-부잣집 아들램과 결혼하기
너는 다 가졌지만 왠지 외로워 보여
모두들 너를 부러워하지만 나는 네가 안쓰럽기까지 해.
나는 가진 것 하나 없으면서 주제넘게 너를 걱정하지.
그리고 가끔은 내가 너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같은 느낌이 들어.
"안녕?"
넌 대답도 하지 않고 그 차가운 눈으로 나를 빤히 바라만 봐.
그렇지만 난 이런거에는 아랑곳 하지 않아.
"너 왜 혼자있ㅇ"
"왜 친한 척 해?"
생각보다도 싸늘한 너의 반응에 잠깐 멈칫했어.
근데 내가 또 이런 일에 기죽고 못 사는 편이라
"너 부자잖아."
"...내가 부자라서 친해지고 싶어?"
잘못하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넌 진짜 한대칠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무섭도록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어.
"그리고 너 잘 생겼잖아!"
너는 당황한 것 처럼 보였어. 작다고 생각한 귀가 붉어졌고 아무말도 하지 못했으니까.
잘생겼다는 소리에 당황한건 조금 의외야.
너는 나름 여자애들 사이에선 잘생겼다고 많이 언급되었고, 그래서 적어도 일주일에 세번은 잘생겼다는 소리 들을 줄 알았거든,
근데 또 대화해보니까 잔뜩 가시세우고 말하는 게 어느 여자애가 말이나 제대로 해봤을까 싶고,
역시 너는 그동안 많이 외로웠을 것 같아.
"그래서 너랑 친해지고 싶어!"
별의 별 미친년을 다 보겠다는 너의 표정을 보고있자니
기분이 나쁘긴 커녕 오히려 재밌기만 해.
"그건 얼마야?"
딱 봐도 비싸보이는 시계를 가리키며 물었어.
"넌 못사."
"누가 산대? 물론 엄청 비싸겠지, 디자인이 구려서 물어본거거든? 솔직히 내 시계가 더 예쁘다."
"그런건 얼마 주고 사냐? 줘도 안 갖게 생겼네."
"엄마가 사준거라 얼만지는 몰라."
"아..."
"미안해 하지는 마라, 나도 니 시계 구리다고 놀렸는데 뭘ㅋㅋㅋㅋㅋ"
너는 약간은 수그러진 채로 눈을 굴리고 있어.
나는 그런 네가 생각보다 여린 것 같다고 느껴.
그렇게 나와 너는 친구가 되었어, 물론 너는 인정 안 했지만
나는 너한테 끊임없이 질척거렸고, 너도 뭐 마지못해 받아줬으니까.
"정략결혼이라고?"
"어."
"이야~ 역시 그사세다 그사세..니가 부자가 맞긴 맞구나!! 그래서, 예뻐?"
"어 예뻐."
"오오오~진짜 어지간히 예쁜가보다?"
"응, 근데 니가 나랑 결혼하면 안돼?"
"......진짜 무슨 듣기좋은 개소리야?"
"너랑 결혼하고 싶어서, 그냥-"
"머리에 총 맞았어?"
"그냥 너라면 나를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았어, 우리 엄마한테서"
"...지켜주긴 뭘 지켜줘, 내가 장군이냐??그리고 나도 너네 엄마 무섭거든~"
"너도 무서운게 있어?"
"이게 진짜...!!!"
"그리고 또 좀 행복해져도 되지 않나 싶기도 하고.."
버르장머리 없고 드센 나는 어쩌면 늘 얽매여 사는 너에게 돌파구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렇게 나는 여리고 외로운 너의 친구가, 방패가 되어주었어.
"원우가 너같은 애를 좋아할리가 없잖니."
쓰디쓴 조롱도 별로 아프지는 않아.
"뭐, 우리애를 빌미로 돈 좀 뜯어볼생각인가 본데, 소원대로 해줄테니"
내 손에 두툼한 봉투가 쥐어졌고
"앞으로 원우 주위에서 어슬렁 거리지 마라."
쥐어진 봉투에는 내가 감히 만져보지도 못할 돈이 들어있었어.
"원우랑 저 이정도 돈으로 끊어질 사이는 아닌데요, 더 주세요."
"되바라진게, 돈독만 올라가지고는. 제대로 세어보기나 했니?"
"돈이 아까우시면 아깝다고 말씀하세요, 이정도 가지고 저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시다니요.
저는 또 엄청난 부자신 줄 알았는데 뭐, 별거 아닌것 같네요."
쬐끄만하고 촌스런 기집애 하나가 이렇게 바락바락 대드는게 얼마나 성가시겠니
너의 어머니는 화를 참지 못 하고 손을 들었고,
그때 마침 네가 어디서 나타났는지 내 앞을 막아섰지.
나는 그런 네가 꼭 드라마 주인공같다고 잠깐 생각했어.
"어머니 제가 나봉이 좋아하는거 맞아요, 그리고 결혼하겠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곤란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게 무슨...."
"그런데 어머니도 제 의사 묻지않고 정략결혼 진행하신거니까, 저도 그냥 제 마음대로 할래요 이번엔,"
"원우야 정신차려 저 기집애가 너를 단단히 홀려놓았나 본데, 너 나중에 후회할꺼야!!!!"
"저를 아들로 받아들이지 않으신다고 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 그래도 나봉이와 결혼할 생각이니까요.
"원우야 너희 엄마가 용돈 많이 챙겨주셨다."
"너는 왜 나랑 엮어가지고 사서 고생을 해?"
"네가 좋으니까. 왜? 결혼하기 싫어진거야?"
"아니!! 그런 소리 하지마, 나야말로 네가 힘들어서 도망치면 어쩌나 했으니까."
"그런 일은 없을거야, 원우야."
"나 이제 어떻게 될지몰라. 내가 부자가 아니여도 괜찮아?"
"응, 생각해봤는데 괜찮은 것 같아."
-나는 사실 널 처음 봤을 때 부터 느꼈어,
우리는 어떻게든 좋은 친구가 될거라고, 우린 서로 너무 잘 맞는 조각이라고.
"그럼 나랑 결혼하자.김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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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런 노답글이 다있습니다 여러분. 양심상 5포인트만 걸어 놓았어요. 영감은 우효의 K드라마 에서 받았습니다. 원우야 미안하다. 그리고 이름치환 받침없이 끝나는 이름에는 어색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