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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ㅎㅎ 어제랑 비슷하게 왔지? 다음에 분량 낭낭하게 온다고 했는데... 분량이 그다지... ㅠㅠ
미안해... 아무튼 저번에 말한 대로 대망의 입학식 날 이야기! 사실 별거 없어 ㅎㅎ... 아무튼!
이 날도 너무 똑똑히 기억나 ㅎㅎ 우리 중학교 교복이 진짜 별로였거든 그래서 더 예뻐 보이는 거야 고등학교 교복이, 신나서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눈이 떠지더라 ㅋㅋ 알람보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 손승완 일어났어? "
" 응! 방금 일어났다 ㅋㅋㅋㅋ. "
" 네가 왜 늦잠을 안자...? 혹시 막 오늘 해 서쪽에서 떴니?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이름 죽는다 진짜. "
승완이가 잠이 워낙 많아서 나더러 전 날에 모닝콜 해달라고 했거든 근데 전화 한 3번 걸어야 일어날 줄 알았는데 통화음 한 10초 들리자마자 받는 거야.
역시 얘도 고등학교 첫 등교에 기대 많이 한 거 같더라ㅋㅋ
아무튼 나는 평소에 안 하던 마스카라도 했다...
너무 일찍 준비한 바람에 집에서 할 짓도 없고 그래서 일찍 나갔어 근데 버스정류장에 딱 도착했는데 분명 난 10분 일찍 나왔는데 애들이 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
" 너네 뭐야?! "
"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일찍 나올 수도 있지! "
" 야 근데 성이름 맞으세요? 경수야 쟤 봐라 화장했어. "
" 헐... 아... 손승완이랑 진짜 쌍으로... "
" 박찬열 죽는다 ㅋㅋㅋㅋㅋㅋ 도경수 너 뭐. 뭐 불만 있냐? "
" 아뇨 너무 예뻐서 눈이 멀뻔했습니다. "
분명 얘네들도 설레서 일찍 나온 거겠지? 아침부터 도경수 박찬열의 시비는 덤이었고 ㅎㅎ 그렇게 우리는 입학 첫날부터 지각은 면했다~
입학식 한다고 강당에 모이래서 또 강당으로 갔지. 예비소집일이랑 다른 점은 모두가 교복을 입었다는 점? 그리고 담임선생님이 생겼다는 점?
여기선 아무 일 없었어 그냥 반마다 담임선생님 호명하고 우린 담임선생님 두 줄로 서서 쫄래쫄래 따라갔지 ㅋㅋㅋㅋ
이제 딱 반에 들어가서 앉는데 선생님이 자리 배치를 해주셨어 전에 말했다 싶이 남녀 비율이 남 20에 여 5라 했던 거 기억나? 그래서 선생님이 모둠에 한 명씩은 꼭 여자가 들어가게 배치하셨거든
나는 2분단 맨 앞자리였고 찬열이는 내 옆자리! 승완이는 3분단 맨 앞자리였고
백현이는 내 바로 뒷자리였어 ㅠㅠ 대박이지 않아? 운명... 데스티니... ☆ 오버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ㅎㅎ...
그래도 소심했던 나는 뒤도 못 돌아보고 앞만 보거나 박찬열이랑 손승완이랑 대화할 때만 고개 돌리는 게 끝이었어... 아 근데 갑자기 선생님이 자기소개를 하겠다는 거야... 하 ㅠㅠ
진짜 아무리 해도 자기소개는 적응이 안 돼...
선생님께서 나름 배려라고 남자 애들부터 자기소개를 시키셨어 박찬열은
" 안녕 나는 박찬열이고 ○○중학교를 졸업했고 취미는 게임이야. 1년 동안 잘 지내보자~ "
뭐 이런 식으로 간단하게 말했던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 성격이 워낙 밝아서 또랑또랑 잘 말하더라고
또 김종인이라는 애가 있었는데 생긴 거랑 다르게 수줍음 타더라 저번에 버스에서 마주친 그 시끄러운 3명 중 한 명이었어 ㅋㅋㅋㅋ 아무튼 얘가 막 말 못하고
" 어... 이거 뭐라 말해요? 존댓말로 해요? "
막 이렇게 선생님한테 묻고 ㅋㅋㅋㅋㅋㅋ 우물쭈물 거리니까 변백현이 엄청 크게 웃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 김종인 귀는 빨개지고 막 이 꽉 깨물고 ' 네 차례에 보자... ' 이러는데 솔직히 좀 귀여웠어 생긴 건 무서웠는데... ㅎㅎㅋㅋㅋㅋ
그리고 대망의 변백현 차례였어 책상을 팍 치면서 일어나더라... ㅋㅋㅋㅋㅋㅋ 덕분에 깜짝 놀라서 성들짝 ㅋㅋㅋㅋㅋㅋ 엄청 당당하게 교탁 앞에 서서는
" 어... 저는 변백현이고요. 중학교는 ○○중을 졸업했고, 친한 친구는 김종인 옆 반에 김종대입니다. 또 장래희망은 가수입니다. "
라고 ㅋㅋㅋㅋㅋㅋ 엄청 몸을 배배 꼬면서 이야기하는 거야 뭐 누구 한대 칠 듯이 나가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조금 의아했던 게 장래희망이 가수라고 했는데 우리 학교는 그런 쪽이 아니었거든 그래서 다들 질문 같은 거 하는데 선생님이 왜 이 학교에 지원했냐고 물으셨어
" 김종인 따라왔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별로 웃긴 말도 아닌데 애가 막 김종인이랑 눈 마주치고 막 몸 배배 꼬니까 웃긴 거야 그래서 진짜 박찬열 잡고 때리면서 웃고 싶었는데 앞자리라서 교탁이랑 가까워서 참았다 후...
그러고 나서 선생님이 노래시키니까 ' 아 안돼요~ 부끄러워요! ' 라고 말하다가 ㅋㅋㅋㅋㅋㅋ 성대모사 하나 하고 들어갔어
그리고 대망의 여자들 차례였는데 내가 마지막인 거야... 넘나 부담되는 것... 아무튼 승완이가 먼저 나가서
" 제 이름은 손승완입니다. 중학교는 ○○중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친한 친구는 성이름, 박찬열, 옆 반의 도경수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
이렇게 말했어 ㅋㅋ 역시 승완이도 털털하고 성격이 밝아서 말 잘하더라 ㅠㅠ 너무 부러워 아 근데 우리 반 남자애들 웃긴 게 뭔 줄 알아?ㅋㅋㅋㅋㅋㅋ 남자 애들 자기소개할 땐 박수 하나도 안치다가 여자애들 소개하니까 손뼉 치는 거 있지 ㅋㅋㅋㅋㅋㅋ 선생님이 지금 남녀차별하냐며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딱 내가 나가서 말하려는데
" 안녕 나는 성이름이ㅇ... "
" 근데 왜 반말해요? "
... 박찬열이 내 말을 끊어 오는 거 있지 ㅎㅎ 분명 나 말고도 반말로 한 애 많았단 말이야 ㅠㅠㅠㅠㅠㅠ 그래서 평소 같았으면 당장이라도 니킥 날리는 거 당황해서 어버버 거리니까 선생님이 괜찮다고 말하라고 하셨어. 아 나 정말 소심킹...
' 박찬열 죽었어 ' 하면서 째려보니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사람처럼 웃더라 ㅎㅎ... 죽일까 갑자기 또 생각하니까 화나네 내일 만나면 욕 좀 해줘야겠다.
" 내 이름은 성이름이고 ○○중학교를 졸업했어~ 그리고 친한 친구는 손승완,도경수,박찬열이ㄱ... "
" 아닌데? 누구세요??? "
맞아 내 말 또 끊겼어 누구 때문에? 박찬열 때문에ㅎ 진짜 가뜩이나 처음 보는 애들이라 어색한데 이상한 시비나 걸어오는 거야 ㅋㅋㅋㅋㅋㅋ 애들도 다 웃고 와~ㅎ 나 진짜 표정관리 하나도 안됐잖아... 그래서 애써 웃음 짓고 있었는데 좀 애들도 조용해지고 선생님이 나서서 박찬열 입단속 시키고 나니까
어디서 풋 하고 웃는 소리가 나는 거야
??? 당황해서 보니까 변백현이 고개 숙이고 끅끅 대는 거야 ㅋㅋㅋㅋㅋㅋ 심지어 바로 마주 보는 위치였거든 교탁 앞앞자리인데 내가 맨 앞자리였는데 나왔으니까 황당해서 쳐다보다가 너무 쪽팔려서 그냥 빨리 끝내려고 마무리했어.
"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
라는 형식적인 말을 하고 자리로 돌아와서 박찬열 발 밟았다 ㅎㅎ
그렇게 자기소개가 끝났는데 선생님이 모둠끼리 활동을 준비하셨다는 거야. 바로 〈모둠원의 모든 것> 뭐 대충 이런 프로그램이었어... ㅋㅋㅋㅋ 선생님 귀여우셔
그니까 모둠끼리 자기를 제외한 조원의 이름, 사는 곳, 좋아하는 음식을 외워서 발표하는 거였어. 이거 은근 간단해 보여도 외우기 힘들었어...
아무튼 이걸 하기 위해서 선생님이 연습시간을 주셨어 나랑 박찬열이 책상 돌리고... ㅎ 아 근데 변백현이랑 마주하기 뭔가 민망한 거야. 그래서 괜히 박찬열이랑 장난치고 있는데
" 이름...? 성이름 맞나 어디 살아? "
이렇게 물어오는 거야! 진짜 당황했는데 애써 당황 안한 척 덤덤하게 말했어ㅋㅋ
" ○○동! 좀 멀어 버스 타고 다녀서... 나랑 찬열이랑 같은 동네! "
" 헐 ○○동? 나랑 김종인 □□동 살아 알아? 바로 몇 정거장 더 가면 나오는데! "
" 정말? 헐 신기하다 ㅎㅎ... "
" 잘하면 아침에 버스에서 만나겠네! "
" 그러게ㅎㅎ 찬열아 백현이 □□동 산데. "
둘이 말하다가 할 이야기 떨어지면 금방 어색해질 거 같길래 백현이 짝꿍이랑, 이야기하던 찬열이한테 말 걸었어
" 진짜? 아침에 만나면 인사하자!!! "
" 그래 ㅋㅋ 아 맞아 너네들 어떤 음식 제일 좋아해. "
아니 분명 너네들이라고 모두에게 물어보지 않았니 백현아??? 근데 왜 다들 나만 쳐다보고 있는 거죠?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또 괜히 머쓱해져서
" 어??? 나는... 고기...! 치킨!!! "
이렇게 말했는데 애들이 하나 같이 다 ' 나도 치킨.' ' 치킨으로 통합해. ' 이러는 거야 ㅋㅋㅋㅋㅋㅋ 외우기 귀찮았나 봄... 이 씨...
아무튼 여자 저차 모둠끼리 자기 모둠원을 소개하는 게 끝나고 그 뒤로는 뭐 없었어 입학 첫날이라서 수업도 안 했고 12시에 끝났으니까
그리고 임시회장은 박찬열이었어 ㅋㅋㅋㅋㅋㅋ 지금도 정식 회장이지만 선생님이 임시회장하고 싶은 애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유일하게 찬열이만 손 번쩍 ㅋㅋㅋㅋㅋㅋ
뭐 입학식 첫날도 별거 없었네? ㅎㅎ 그래도 이제부터 나랑 변백현이랑 친해지게 된 계기를 본격적으로 써보려 해!
입학하고 2일쯤 됐을 때였나? 6,7교시 동아리 활동이었는데 5교시에 동아리 안내가 나가고 6교시에 동아리를 정했어 나는 당연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밴드부 오디션 보려고 했어. 피아노는 7년 동안 쳤고 무엇보다 밴드부 자체가 멋있어 보였거든 ㅎㅎ
" 이름~ 나 댄스부 오디션 볼 건데 너는? 박찬열은 도경수랑 축구부 들어갈 거래. "
" 난 밴드부 좀 끌린다...ㅎㅎ 아 어떡하지 손승완? 나 너무 떨려! "
" 평소처럼만 해 잘하잖아 너. "
" 그래도 ㅠㅠ 누구 앞에서 평가받는 건 처음이잖아... "
그렇게 걱정반 설렘 반으로 오디션? 면접? 을 보러 갔지
근데 거기에 변백현이 있는 거야! 그래서 쟨 뭐 하려고 저기 있지 하는 생각에 멀뚱히 보는데 변백현이 밴드부 언니 오빠들앞에 딱 서서는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을 무반주로 부르기 시작하는데 너무 잘 불러서 놀랐어... 와 진짜 나 중학교 때 잘 부른다는 애도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진짜 막 목소리도 너무 좋고 입만 벌리고 감탄했지.
심지어 떨리는 기색도 없이 막 제스처? 걔 노래 부르면 나오는 특유의 손짓이 있는데 정말 여유롭게 하길래 더 멋있어 보이고...
그렇게 다른 애들 면접 보는 거 신기하고 멋있어서 계속 보니까 어느새 내 차례더라고 나는 진짜 긴장한 채로 그나마 내가 제일 잘 치는 캐논 변주곡을 쳤어! 그렇게 면접 다 끝나고 10분 기다리니까 결과가 바로 나오더라 조마조마했는데 난 다행히 합격 명단에 있었어 ㅎㅎ... 나중에서야 알았는데 지원자가 별로 없었데 하하 그래서 붙은 거 같기도...?
근데 문득 변백현은 어떻게 됐나 궁금해지는 거야. 그래서 두리번두리번했는데 없더라고 떨어졌나? 먼저 반으로 올라갔나? 생각하다가 안 보이길래 나도 그냥 반으로 다시 올라갔어
7교시부터 본격적인 동아리 활동이어서 동아리가 정해진 애들은 반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야 되는데 변백현이 없는 거야...
그래서 떨어져서 다른 곳 들어가려고 찾아보고 다니나? 생각했지 박찬열이랑 손승 완도 아직 안 왔길래 나도 그냥 내 자리 앉아서 핸드폰을 봤는데
' 성이름 '
' 어디냐? ㅠㅠ '
' 너 기다리고 있었는데 같이 올라가려고... ' -변백현-
5분 전에 이렇게 카톡이 와있는 거야 진짜 육성으로 헐... 하고소리 냄
' 헐 미안 ㅠㅠㅠㅠ 몰랐어 '
' 어디야? 내려갈까? ㅠㅠ '
이렇게 보내니까
' 아냐 ㅋㅋ 지금 올라가고 있어 '
' 아 그리고 번호는 운동장에 찬열이 있길래 물어봤어 '
' 너도 010-0506-xxxx 저장해둬 ㅋㅋ '
' 어차피 오늘 반톡 만들 거니까 ' -변백현-
바로 답장 빠르게 오더라 그래서 답장하려고 하는데 앞문에서 소리가 나서 쳐다보니까 변백현이 왔더라고
" 백현아 진짜 미안ㅠㅠ "
" ㅋㅋㅋㅋ 무슨 내가 기다리겠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 뭘. "
이렇게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내 옆자리에 앉더라 아직 친하지 않아서 뭔 이야기를 해야 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 맞아 너 밴드부 붙었어? "
" 응! 너는? "
" 내가 누군데 당연히 붙었지. "
백현이가 자연스럽게 이야깃거리를 찾아서 말 걸어주더라 ㅎㅎ
" 너 피아노 되게 잘 치더라. 학원 다녀? "
" 에이 진짜 기본만 하는 거지! ㅎㅎ 초등학교 때 3년 정도 다니고, 그 뒤로는 그냥 취미로 집에서 치고 있어. 너도 노래 잘하더라 나 그 노래 엄청 좋아하는데."
" 봤어...? 부끄럽다 야 ㅋㅋㅋㅋㅋㅋ 음이탈 조금 했는데... "
" 아냐아냐 진짜 잘했어. "
" 어? 그러고 보니까 그럼 우리 이름이랑 잘하면 축제 때 같은 무대 서겠네? "
" 헐 진짜 ㅋㅋㅋㅋㅋㅋ 그러면 정말 재밌겠다! "
" 우리 빨리 더 친해져야 돼 환상의 호흡을 맞추려면. "
오늘은 길게 쓰려고 했는데 여기서 더 넘어가면 끊기 애매하고 늦을 거 같길래 오늘은여기서 끊을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