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초 만에 만나는 방법 - 좋아서 하는 밴드
by.쮸쀼쮸쀼
"…어, 어어…!"
오랜만에 친구와 놀러간 구단. 곧 시험기간 이지만 마지막 추석연휴를 이대로 보낼 수 없어 준비했던 선물을 가지고 갔던 구장에는 선수들이 연습을 하고 있었던 터라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친구는 연습하는걸 구경하다 끝날 때 전해주자며 입구에 털썩 앉았고, 못 이기는척 앉아서 연습하는걸 구경하는데 휙 하고 나와 내 친구쪽으로 돌진하는 축구공, 그리고 순간적으로 캄캄한 눈 앞. 다시 앞이 보일땐, 내 눈 앞에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날 보고 있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1. 임상협
"괘, 괜찮아요?"
"…어,어어…?"
임상협이다…! 그것도 내 코 앞에…. 진짜 이게 무슨 일이람. 축구공에 세게 부딪혀서 그런가 머리가 욱신욱신한데도 날 걱정하는 임상협이 내 눈 앞에 있다. 내 최애가…! 가슴이 두근두근 얼굴은 화끈화끈 멍하게 쳐다만 보자 안되겠다며 세게 부딪힌거 같다며 욱신대는 내 이마에 손을 대어보는 선수님. 아 어떡해 잘생겼어….
"…괜찮은 거예요?"
"아…아, 네…"
"…부은거 같은데…. 미안해요 내가 헛발질을 해서…어쩌지"
"…아, 아니 괜찮아요…! 제, 제가 여기 앉아있어서 그런건데요…"
"…아니…미안해요. 이거 우선 대고 있을래요?"
"…아…아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거기 왜 앉아있어요 땅바닥에…. 맨바닥 차갑잖아요…. 이거 깔고 앉아있어요."
'…아…네…"
연신 미안하다며 내 이마를 걱정하는 선수님. 더군다나 너무 가까히서 말하는거라 떨려서 손에 들려있던 선물도 건내지 못했다. 아 어떡해 진짜…. 내게 건내준 신문지 뭉치와 얼음덩이를 양 손에 들고 연습장으로 뛰어가는 선수님을 멍하니 쳐다만 보는데 정신 차리라며 내 등짝을 때리는 친구. 그럼에도 내 눈엔 선수님만 들어온다. 목소리라저 너무 좋아 어떡해….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는 가슴. 그리고 연습이 끝났는지 내게 달려오는 선수님.
"…이마좀 보여줄래요?"
"…아, 네……"
"붓기는 가라앉은거 같은데 아픈건 좀 어때요?"
"…괘,괜찮아요…! "
"어…그럼…시간도 괜찮아요?"
"……에?"
"어…미안하기도 하고…그리고…댁이 너무 예뻐서… 밥 사주고 싶은데…. 지금 시간 괜찮아요?"
내가 예쁘다고 말하며 부끄러웠는지 뒷머리를 긁적이며 얼굴을 붉히는 선수님. 그리고 내 대답은 당연히 오케이죠!
2. 하대성
"…아 어떡해 괜찮아?"
내 이마를 유심히 살피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내 코 앞에 쭈구려 앉아있는 하대성 선수. 이마가 빨갛게 부었다며 어디론가 향하더니 내 이마에 조심스레 얼음주머니를 가져와 대 주는 그. 그리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날 살피는 선수. 떨리는 가슴. 이렇게 가까이서 본건 처음이라 어찌할 수가 없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마는 아픈데 기분은 좋다.
"어쩍하지?…머리도 다 망가졌네…"
"아…괜찮아요…"
"안 괜찮은거 같은데…. 우선 이거 대고 있을래?"
"…아, 아 네…!"
"내가 지금 보다시피 연습중이라…. 좀만 기다릴 수 있어?"
"…네? 네…당연히…"
"그럼 좀만 기다려…! 가면 안 돼!"
그리곤 급하게 다시 연습장으로 후다닥 달려가는 선수님. 머리에 대어준 얼음. 그리고 맨 손으로 쥐고 있는 덕분에 빨개진 내 손.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방금 전 내 눈 앞에 있었던 상황 속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멍해진 나 화끈거리는 두 볼…. 그리고 꽤 길었던 연습이 끝나고 내게 달려오는 하대성 선수. 멀리서 나를 향해 달려오는 모습이 어찌나 설레는지 모르겠다. 맨날 망상글에서나 보던 상황이 이루어지는듯 했다고 해야할까?
"이마는 괜찮은데…손이 안괜찮네…"
"손 차가운거 봐. 수건이라도 줄걸 그랬나봐"
"아, 아니 괜찮아요! 이거…이거 드리려고…"
"어, 나?"
"…네"
"아 그럼 더 미안해 지잖아…. 뭐 해줄건 없고… 손도 차가운데 차라도 한잔 같이 마실까?"
"……에, 진짜요?"
"…응, 같이 얘기 좀 할까? 나 보러 온거야?"
"…네…"
아무렇지 않게 차가운 내 손을 꼭 잡아주며 구단 안으로 나를 안내하는 선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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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연인설정이 아닌 상태에서 쓰려니까 꽤 어렵네요..ㅠㅠ 한 두시간은 고치고 쓰고 고치고 쓰고 그러다 날라가서 다시 쓰고 수정하고..ㅠㅠ
잘 써질것 같아서 건드렸다가 의외로 너무 어려워서 힘들었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