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석 사극 외전 - 花樣年華 (부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참고: 방탄소년단 사극물 고르기 - 호석편 - http://instiz.net/writing/1630190
참고해주세요.
- 제 一 장 -
“흐억, 허..”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반대편 손으로 맞잡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반복되는 악몽, 제 아버지가 죽고 제 가문이 몰락하던 그 때의 밤. 죽어가는 부모의 모습을 어린 아이의 눈으로 봤던 때는 제게 쉽사리 떨쳐낼 수 없는 어떤 것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무뎌진 감정이라고 일컬을 수도 있겠지만, 본능적으로 그리고 무의식 적으로 아직도 그 날의 기억은 제게 계속 곱씹는 악몽으로 이어졌다.
“물, 물.. 석아. 물 좀.”
제가 악몽을 꾸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녀석. 제 옆을 지키며 항상 잠을 청했던 너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떨리던 손길은 점차 마음으로 번져 가슴이 더욱이 쿵쾅거렸고 목이 따끔해질 정도로 타는 듯한 갈증에 손을 뻗어 내밀며 혹여나 밖에 있을지도 모르는 네 이름을 부르며 인기척을 냈다. 밖에서 다급한 그림자가 새어나오는 불빛으로 보이더니 이제는 아주 익숙한 걸음걸이로, 마룻바닥이 끼익하는 소리를 내며 네가 달려왔다.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익숙한 얼굴에 불안함이 가득했던 제 마음이 점차 안정을 찾았고, 머릿속으로 남아있는 악몽의 잔상을 떨치려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정신 차려봐, 괜찮아?”
”으응.. 괜찮아. 물 좀 줘. 나. 어디에 있었어?”
“잠이 안 와서, 자꾸 뒤척이길래. 편하게 자라고 베개 뉘어주고 건넛방에서 자려고 했지.”
“네 팔베개가 훨씬 더 편해.”
“또, 장난친다.”
“진짠데.”
어렸을 때부터 죽마고우처럼 친했던 친우다. 왜, 사람마다 누군가에게 정말 바닥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비밀이 있지 않나. 그런 비밀까지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친우.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 그리고,
“너는 아직도 내가 편하지. 어?”
“왜, 싫어? 싫으면 이제 안하고.”
“그게 아니라, 아..”
“왜, 왜 그래.”
“슬슬 아버지께서 너랑 함께 잠에 드는 걸 그만두라고 하셔서. 이렇게 같이 침상에 있으면 사당패 사람들이 오해한다고..”
“그래, 그럼 나 혼자 잘게.”
“아니, 그게 아니라..”
“불편하게 만드는 거 맞으니까. 그래야지. ”
가장 연모하는 사람.
- 제 二장 -
조부께서 영의정의 관직까지 올라 남부럽지 않은 옷에, 음식을 매일 갖고 살았던 제 집안이 한순간에 몰락하고, 연좌제에 따라 제 조부부터 식솔, 식모까지 모두 죽임을 당했다. 유일한 자식인 저를 살리기 위해서 아버지는 반으로 쪼개져 사용할 수 없는 호박 조각을 제게 건네며 저를 도망치게 했고, 나는 크게 울지도 못하고 입을 막으며 살기위해. 그렇게 살기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쳤다.
도망친 이후의 삶은 더욱 비참했다. 하나뿐인 가족의, 부모님과 조부의 상을 치루지 못했다는 큰 불효.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제게 화살이 되어 스스로에게 시위를 겨누었다. 사흘 밤낮을 쓰러지고, 깨어나고를 반복하고 난 뒤, 깨어진 나머지의 호박 조각을 갖고 있던 웃는 인상의 남정네를 처음으로 만났고, 그 남자는 자신을 사당패의 수장이라고 일컬었다. 정씨. 사당패 사람들은 그를 그렇게 불렀다.
어차피 갈 곳도 없는 몸, 아버지와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곳에 있어야 제가 지었던 불효도 뒤늦게나마 갚을 수 있는 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이후로 마음에 묻고 살았다. 부모님이 죽으셨던 그 날 밤. 분명히 기억나고, 또 기억나지만 사당패에서의 생활과 몰락한 양반의 집안임을 티 내지 않고 잘 해주는 사당패 사람들의 모습에 많은 위로를 받았고, 제 자신도 변화하고 있었다. 마음의 짐을 덜어놓고, 새로운 것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들의 광대놀이에 도움이 되기 위해 제가 오랫동안 배웠던 가야금을 다시 시작했고,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속에 짐들을 하나하나씩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런 삶도 좋은 것 같았다.
하지만, 가끔 몸이 좋지 않는 날에는 분명 이렇게 잔상이 제 머릿속을 훑고 간다. 너는 오늘 밤에도 끔찍한 악몽을 꾸게 될 것이야. 분명해. 그러니까 준비하고 있어. 그날도 그 잔상이 제 머릿속을 훑고 지나갔다. 좋지 않는 기분에도 억지로 웃는 척을 해야 했고, 잠을 청하는 것이 두려웠다. 제가 직접 목격하고, 몇 년 동안이나 되풀이되는 그 장면을 보아야하니까. 예고되는 그 두려움은 혼자만 행복하게 살고 있지? 라는 물음으로 다시 되돌아와 손가락질하곤 했다. 너만 행복하게 사냐. 네 집안은 이미 다 죽어버렸어. 아버님도, 어머님도, 심지어 너를 챙겼던 식모까지도.
그날도 잠을 청하지 못해 미친 듯이 답답한 가슴을 억누르고, 답답한 마음에 울음만 훌쩍이고 있었을 때였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없이 울고 있는, 하지만 어렸을 적 제 버릇 덕에 더 이상 소리를 내어 울지 못하는 모습으로 그저 넋 놓고 잠이 오지 않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왜 우는데, 소리를 내지 않아?”
낯선 목소리와 인기척에, 깜짝 놀라 뒤를 돈 순간, 정씨와 굉장히 비슷한 미소를 가지고 있는 네가 제 쪽으로 걸어왔다. 얼굴에선 눈물선이 그려져 제 볼 위를 타고 흐르고 있었고, 남들 앞에서 한번도 보인 적 없던 제 울음이 부끄러워 그 자리를 도망치려던 순간, 제 팔을 붙잡고 부들부들 떨고 있던 손을 잡아 준 사람은 바로 너였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소년이라고 하기엔 제법 큰 두 손으로 제 두 볼 위를 살며시 닦아주면서 제 눈을 바라보게 했다.
“네가 그 아이지. 아버지가 데려온 그. 아버지 친우의 하나뿐인 딸.”
“...그러하옵니다.”
“너와 나랑 나이가 같아. 그러니 편하게 말을 하자.”
“...그래.”
“...그런데, 왜 그렇게 울고 있었는지 물어도 돼?”
“......”
“싫으면 말 안 해도 괜찮고. 근데, 울고 싶을 땐, 소리내어 울어.”
“...그럼 더 슬퍼지잖아.”
“참으면 가슴이 더 답답해지고 더 힘들어지니까.”
마지막 네 말을 듣자마자 눈물이 쏟아지며 아버지가 죽던 그 날 이후로 처음으로 소리 내어 울었다. 처음 보는 이의 품에서 울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토닥이며 달래곤 따뜻한 한마디를 해 주었던 너. 진정을 하고 난 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에 대한 부분을 알 수 있었다. 네 이름은 정가(家)호석이라고 했다. 아버지의 일을 도와, 줄을 타는 줄타기를 하고 있고, 꽤 유명해 왕실의 잔치에서도 간혹 모습을 비춘다했다. 우와, 대단하네. 꾸밈없는 제 감탄사가 이어지자마자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웃는 네 모습이 순간 참 부러워 네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웃는 모습이 진짜 예뻐.”
“징그럽게, 무슨 사내보고 예쁘다는 소리를 하냐.”
“아냐, 진짜로. 예뻐.”
“그럼, 너도 이렇게 웃어.”
“어?”
“나와 친우가 되었으니. 이제부턴 너도 이렇게 웃으라고.”
“...내가 그럴 수 있을까?”
“충분하지. 사당패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 매일 울상인 표정을 지으면 어떻게 해.”
“그럼, 도와줘.”
“어?”
“도와달라고.”
“그럼, 화양연화부터 알아야겠네.”
“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어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란 뜻이야. 내가 슬프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 성어를 생각하면서 참아냈다.”
“좋은 뜻이네. 그거.”
“내 화양연화에 너도 있게 된거지.”
“어?”
“내 화양연화라고. 너도.”
바야흐로, 내 연모하는 마음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 제 三장 -
“이게 무슨 일이야.”
“어머, 그러게. 이게 무슨 일이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 몰락한 가문의 여식. 그 아이가 그렇게 될 줄이야.”
“그러게 말이야.”
“하긴, 아름다운 용모를 가지긴 했지. 거문고를 튕길 때, 솔직히 여자인 나도 반할 정도긴 하더라. 세자 저하께서 눈 한번 꿈쩍 안 하고 쳐다보시는 거 있지.”
“인생은 폈네. 좋겠다.”
“하긴. 그 가문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겠네”
사당패 여인들이 수근거리는 소리를 듣는 순간 제 귀를 의심했다. 후궁간택이라니, 어젠 분명...
어제는 분명 후궁간택이 있는 아주 중요한 날이었다. 전국 팔도에서 이름을 날리는 사당패들이 잔치상에서 콩고물 하나 안 떨어지나, 하고 한양에 모여 왕 앞에서 바람을 잡는 역할을 했고, 저 역시 줄타기 명수로 입바람이 세게 분지라 참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마당놀이를 선보이는 사람들 가운데 분명 그 아이의 이름은 없었다. 이름이 없어야 할 텐데. 갑자기 도대체 왜.
솔직히 불안한 것이 사실이었다. 아름다운 용모. 스스로는 겸손하게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처음 그 아이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과, 슬퍼 보이는 얼굴을 보았을 때 보기 싫다. 가 아닌 아름답다. 라는 생각부터 먼저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마음속에서는 이미 그 얼굴에 끌리고 있었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슷하게 작용하는 묘한 끌림이 그 아이의 얼굴에 분명 있었다. 그래서 불안했다. 어디 절대 가지 말고, 사당패들에게 주어진 궁과 가까운 마을 곳에서 쉬거나 장을 구경하라고 했다.
그러나 웬걸, 나는 꿈에서도 상상할 수 없었다. 춤을 추는 무희 하나가 발목을 다쳤고, 급하게 네가 나가 아름다운 용모로, 그 하얀 손가락으로 거문고를 튕겨 세자뿐만 아니라 그 안의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켰다고. 어찌 이런 일이. 그녀가 후궁에 간택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확신하지 못하는 제 스스로가 비참했다. 아직까지 나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소중한 사람인데. 정말 아끼고, 아껴서 네 아름다운 얼굴에 미소를 되찾게 해주겠다. 약속했는데. 그런데 어찌 이런 일이...
“한번만, 한번만 부탁드립니다.”
“감히 어디서 놀이하는 놈이, 여기가 어느 안전이라고 지금 이렇게 생떼를 쓰냐! 어디서 돌아가거라.”
“제발요, 한번만 부탁드립니다.”
“썩 안 꺼지냐?”
“..제발….”
다급하게 네가 있는 궁으로 들어서려고 하자, 그 주변을 보위하고 있던 병사들에 의해 몸이 가로막혔다. 제 부탁에도 안된다고 단호히 말하면서 그가 하는 말 중 제 귓속에 박힌 말은 다름 아닌 놀이하는 놈. 이었다. 그렇다. 결국엔 이렇게 꼬여져버린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네가 웃는 모습을 볼 수도, 아름다운 네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도 없었다. 악몽을 꿀 때마다 팔베개를 해주며 네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함께 잠잘 수도, 그럴 수도 없을 뿐이었다. 현실 속에선 저는 그저 줄을 타는 명수일 뿐이고, 너는 이제 세자의 옆자리를 보필하며 높은 자리에서 백성을 지켜봐야 할 후궁이 되었을 뿐이다.
술잔을 기울였지만 너에 대한 그리움이 찰뿐이었다. 네 얼굴, 네가 웃던 것, 제 품에서 잠 들던 그 얼굴, 오목조목하고 아름다운 이목구비. 환상같이 바람에 나부껴대 흐르는 네 잔상이 눈에 계속 들어오고, 잠을 청해도 네 모습이 아른거려서 어찌할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이렇게도 연모하는데, 왜 보지를 못할까. 심장이 답답하고 아파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럴 줄 알았으면...
후회의 연속이었다.
네가 그렇게 궁으로 들어간 지 이틀 뒤, 짐을 챙긴다며 밤중에 아닌 소란으로 너와 병사들이 함께 사당패의 마을로 찾아왔다. 버선발을 던지고 네게 달려가자, 제가 선물했던 한복보다는 열 배는, 몇 배는 더 아름다운 고운 비단을 입고 새색시의 모습을 준비하는 네가 보였다. 그리움이 가득 찼던 지난 밤 덕에 너를 보자마자 다가갈 줄 알았지만, 무표정의 네 모습을 보며 저는 망연자실해 그 곳에서 뒤를 돌아 제 방으로 향했다. 결국엔, 이렇게 되는 구나.
“호석아.”
“...”
“너 왜 나 피해.”
“이런 곳엔 뭐 하러 왔어. 어서 필요한 것 가지고 떠나.”
“너, 나한테 할 말 없어?”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
“내가 지금, 네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어.”
언제 쫓아왔는지 제 방에 낯선 네 모습이 보이자마자 제 마음은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얼굴과, 그토록 보고 싶었던 네 모습. 마음속에선 몇 번이고 나의 정인이 되어주지 않으련? 이라고 물었던 그 얼굴. 그리고 단 둘이 있을 수 있는 제 방. 네게 오로지 집중하게 되었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제게 자꾸 어떤 말을 원하는 네 행동에 가만히 잠자코 있다가, 대답을 했다. 내가 지금 네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니. 좋아한다. 연모한다. 나의 정인이 되어달라? 아니다.
“한 마디 할 수 있을 것 같다.”
“.....”
네가 서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저를 약간 원망스러워 하는 눈빛으로 올려다보는 네 눈빛에 쓴 미소를 지으면서 괜찮다는 듯 떨리는 손을 들었다. 제 마음이 떨리는 것 마냥, 손도 계속 떨렸고, 하얗게 분을 칠해 더 예쁘게 빛나는 네 두 볼에 살짝 제 손을 가져다댔다.
“예쁘네.”
“석아… 너..”
“울지마. 좋은 날인데, 왜 울어.”
“흐흑.. 흡….석아…흐으..”
“웃자. 웃으면 모든 일이 다 해결 될 거야. 넌 너무 많이 울었다. 이제까지.”
“..ㅎ흡…”
“행복했으면, 좋겠어. 화양연화. 기억하지.”
“…난 지금 전혀 행복하지 않아, 아름답지도 않고..”
“사당패에서 있는 것보다, 그 곳 생활이 만 배는 더 행복할 거야.”
“....”
“다시는, 내가 감히 쳐다보지 못할 곳으로 가는구나. 너를.. 연모했었다.”
- 外典-
“아버지, 그래서 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어요?”
“글쎄다. 행복하게 살았을까,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소자의 생각으론 행복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마음이 너무 아픈걸요. 연모하는 연인이 마음을 확인도 못한 채 헤어져야 한다니.”
“글쎄,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네?”
“화양연화라고 말했지 않느냐. 호석이라는 사내는.”
“아,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
“그렇지. 아, 네 어머니가 부른다. 어서 가렴.”
“근데, 아버지. 이 사내의 성함이 아버님의 존함과 같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아까부터 궁금하였습니다.”
“글쎄, 이 긴 이야기의 마지막은 결국 아름다웠고, 행복했었다는 것이 아닐까. 화양연화라는 성어의 뜻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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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방에서 감동을 받아 호석이 외전을 써봤습니다. 제가 필력이 많이 부족해서.. 좋은 분위기를 다 망친 건 아닌지.. 읽고 포인트 회수해가세요. 여러분. 긴 댓글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혹시 이렇게 외전처럼 읽고 싶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생각해서 한번 직접 써보겠습니다. 부족한 글 솜씨 좋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 그리고 참고로 여인의 관점으로 1,2장. 3,4장은 호석이의 관점입니다. 읽는 데 참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