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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모양곰돌이 전체글ll조회 3194l

13.

 

 

 

W.별모양곰돌이

 

 

 

 

 

 

 

동우는 알람이 울리는 핸드폰을 겨우겨우 찾았다. 안 그래도 아침잠이 많아 죽겠는데. 거기다 오늘은 방송도 없어서 쉬는 날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같이 일어난 이유는...

 

아웅... 눈 아파...”

 

동우는 눈을 뜨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저장해 놓은 도시락 조리법을 열어 보았다. 요즘 드라마촬영 때문에 하루에 두 시간도 제대로 못 자는 호원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어 주기로 한 것이다. 저번에 팬들에게 조공 받은 도시락이라고 보여주던 게 조금 질투가 나서 직접 만들어 주기로 한 것이다. 물론 호원에게는 비밀이다.

 

뻔하긴 하지만 흰 쌀밥에 완두콩으로 하트도 만들고 참 사연 많은 쭈꾸미도 도시락에 최대한 예쁘게 담았다. 위에 깨도 솔솔 뿌리고. 편식을 하는 호원에게 억지로라도 야채종류를 먹이려 시금치도 직접 무치고 샐러드도 만들어서 오리엔탈 소스도 만들었다. 차곡차곡 쌓이는 도시락을 보며 동우는 어깨를 들썩였다. 누군가를 위해서 음식을 만든다는 게 이렇게도 좋을 수가.

 

동우는 호원이 일본에서 사다 준 후드를 챙겨 입었다. 그리고 호원이의 애장품인 시계도 찼다. 그리고 커플 신발도 신었다. 큰 거울 앞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점검을 마친 동우는 시간을 확인했다. 지금가면 촬영 시간 전에 만날 수 있겠다.

 

스튜디오 촬영이라 동우는 방송국으로 갔다. 이럴 때 자신이 방송국 관계자라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몇몇 호원의 팬들이 주차장 밖에서 까치발을 들고 방송국 안을 보려고 하는 게 보였다. 동우는 총총거리는 걸음으로 호원의 벤을 찾았다. 그 앞에서 문을 똑똑 두드리니 창문을 열고 우현이 인사를 했다.

 

이야~ 좋겠다, 이호원은.”

, 여기.”

? 내 것도 있는 거야?”

맛있게 드세용~”

땡큐, 땡큐~”

 

우현은 도시락을 받자마자 운전석에서 내려왔다. 뒷좌석의 문을 열어주고 우현은 도시락을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동우는 차에 올라타 자리에 앉아 발을 동동거렸다. 신발코가 닿을 때 마다 톡톡- 소리가 들렸다. 그게 재밌어 계속 발장난을 쳤다. 호원이가 보면 무슨 말을 할까? 밥에 하트 한 건 너무 쑥스러운 일이였나? 갖은 생각이 들었다. 동우는 고개를 들어 건물쪽을 봤다. 호원이 가볍게 뛰어 오고 있었다.

 

아 떨려...”

 

호원은 차에 빠르게 올라타 문을 닫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끌어안는 탓에 도시락을 떨어뜨릴 뻔 했다.

 

, 깜짝이야!!”

아 완전 보고 싶었어. 형 냄새 맡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

“...”

~ 좋다. 형 냄새.”

 

호원이 동우의 목에 코를 박고 동우의 냄새를 맡았다. 사람마다 살 냄새가 다 다른데 특히 동우의 살 냄새는 달콤했다. 실컷 동우의 냄새를 맡다 떨어진 호원이 이번에는 동우의 무릎 위에 있는 도시락을 보며 물었다.

 

뭘 이렇게 많이 했어?”

아니야, 별로 없어... 나도 급하게 하느라.”

이게 별로 없는 거야? 열어봐도 돼?”

 

호원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 귀여워. 처음 밖으로 나온 아장아장 걷는 아기 호랑이 같아. 이런 맛이 연하남이로구나~ 당장이라도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동우는 도시락을 열어 주었다. 도시락이 열릴 때 마다 호원은 감탄을 하며 박수를 쳤다. 도시락 한 번 동우 한 번 보면서 좋아하는 티를 팍팍 내는 호원이 어쩜 저렇게 귀여운지. 날이 갈수록 호원은 동우보다 어린 티가 확실히 났다. 철이 덜 들기도 했지만 어쩌면 호원은 생각보다 귀여운 면이 많은 남자였다.

 

다음에는 더 잘 해줄게. 오늘은 너 스케줄 알고 급하게 한 거라서 대충이야.”

이것보다 더 잘 하게? 나 평생 반찬 걱정은 없겠다.”

평생? 누구 마음대로?”

뭐야, 아니야?”

글쎄~”

나랑 맞추는 속궁합이 아쉬울 텐데.”

너는 꼭 잘 나가다가!!”

 

동우가 호원의 어깨를 때리면서 말 하니 호원도 하하- 하고 웃어버렸다. 밉지 않게 동우의 볼을 꼬집은 호원이 젓가락을 들고 쭈꾸미를 하나 집어 먹었다. 동우도 젓가락을 들어 먹으려고 하니 호원이 동우의 젓가락을 뺏었다.

 

내가 먹여 줄 거야.”

됐어~ 내가 손이 없냐?”

우리 동우형은 내가 먹여 줄 거야. 내가 먹여주는 것 만 먹어, 알았지?”

, 알았다 뭐.”

, ~”

~”

 

어설픈 젓가락질로 동우에게 밥을 먹이는 호원의 손에서 젓가락이 자꾸 미끄러졌다.

 

넌 젓가락질부터 다시 배워야겠어.”

밥만 잘먹는구만.”

봐봐. 또 미끄러지잖아.”

... 숟가락으로 퍼먹을래.”

 

젓가락을 내팽겨친 호원이 숟가락만 들고 밥을 퍼먹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 동우는 턱을 괴고 호원을 보고 있었다.

 

? 뭐 묻었어?”

아니~ 좋아서.”

쿠훕-”

 

잘 먹던 밥이 목에 걸려버렸다. 이런 표현은 부끄러워하는 호원의 얼굴이 벌게지기 시작했다. 동우가 푸하하- 웃으며 호원의 등을 두드렸다.

 

크훕- , !”

크하하, 호야 이런 거 부끄러워하지?”

아 진짜. 매운 게 갑자기 목에 걸려서 그랬어.”

헤헷. 호야도 나 좋아하지?”

.”

사랑한다고 해 줘.”

 

호원의 입술이 씰룩였다.

 

나중에.”

, ! 맨날 나중이래.”

 

비죽이는 호원의 입술이 말을 할 듯 하다 이내 입을 다물어버렸다. 매번 같은 식이라 이제는 실망보다는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조금 섭섭하긴 하지만. 오물오물. 씹기만 하던 호원이 헛기침을 했다. 누군들 말 안하고 싶나. 안 나와서 그렇지.

 

...”

 

드디어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건가!

 

사이다 먹을래?”

 

사이다같은 소리 하고 있네.

 

 

**

 

 

성규의 호출에 호원은 이제 저절로 긴장이 됐다. 워낙 지은 죄가 많다보니. 하지만 요즘은 얌전히 촬영에 전념하고 있고 연애도 얌전히 하고 있고! 그런데 심각하게 자신을 부르는 성규가 못마땅했다. 차라리 이 시간에 장동우를 더 보고 말지.

 

사무실로 들어가니 성규가 앉아 있었다. 그 옆에 앉은 호원은 머리를 괜히 긁적였다. 분위기가 영 농담따먹기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였다. 성규는 아무말없이 서류봉투 하나를 호원의 앞에 던졌다.

 

뭐야, 계약 들어왔어?”

그래 뭐. 계약일수도 있겠네.”

뭔데 그래?”

 

서류봉투를 열어 본 호원이 초음파사진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 했다.

 

무슨 광고야?”

광고 아니야. 태아 사진이다.”

태아? 애기?”

그래. 니 애기.”

“... 무슨 소리야.”

한유미가 왔다 갔어.”

 

유미가 가지고 온 태아의 사진과 서류들을 보며 호원은 눈을 감았다. 소파에 기대어 앉아 한 숨을 내쉰 호원은 온 몸에 힘이 빠지는 걸 느꼈다. 성규와 우현도 한 숨을 쉬었다. 성규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두드렸다. 성규의 손가락이 이마를 두드렸다. 성규는 고민을 할 때면 늘 하는 버릇이었다. 성규의 손가락이 멈췄고 호원과 눈을 맞췄다.

 

결혼발표 할 거면 서둘러라.”

미쳤어? 이거 진짜 내 앤지 아닌지 확인은 해 봐야 할 거 아니야!”

한유미 의도가 뭔 줄 알아? 이 애의 아버지를 찾는 게 아니라. 이호원하고 결혼을 하는 거야.”

... 돌겠네, 진짜.”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한유미가 항상 달고 다니는 꼬리표는 실패한 아역배우의 성장이였다. 그 꼬리표를 떼기 위해 노출도 하고 화보도 찍었지만 한유미의 뒤를 따르는 건 아역배우라는 것이었다. 그 꼬리표를 가장 확실하게 떼고 이미지까지 굳힐 수 있는 건 결혼이 최선일 수도 있었다.

 

한유미 소속사는?”

한유미가 아무 말도 안 했다고 하더라. 행여나 내가 먼저 소속사에 말 하면. 그 다음에 일이 더 커지면?”

... 씨발.”

솔직히 이건 우리가 밑지는 장사야. 그리고 한유미가 결혼을 하고 이혼도 하자고 이미 말 했어.”

그러니까 이미지 변신만 필요하다는 거네?”

어떡할래? 우리가 늦으면 한유미가 지 멋대로 기사 낸다고 협박할 텐데.”

시간을 줘. 일주일만.”

 

호원은 말이 끝나자마자 사무실을 나갔다. 호원의 뒷모습을 보며 성규는 눈을 감고 소파에 깊게 기대어 앉았다.

 

**

 

 

호원이 전화를 하자 바로 잠옷 바람으로 내려간 동우는 호원의 차를 찾았다. 저 구석에 박혀 있는 호원의 차가 보이자마자 동우는 그 곳으로 뛰어갔다. 문을 두드리니 호원이 문을 열었다. 동우가 조수석에 올라타자 호원은 차 안의 불을 껐다. 저 멀리 보이는 가로등만이 차 안을 밝혀 주고 있었다. 처음에는 호원이 연예인이라 이런 점이 불편하고 불만이었지만 바빠진 호원과 이렇게라도 만나는 게 왜 이리 좋은지. 급하게 나오느라 삼선 슬리퍼를 신고 뛰어 나온 게 조금 부끄러웠지만.

 

호야.”

 

아무 말 없이 앞만 보고 있는 호원이 어색해 동우가 호원을 불렀다. 왜 이렇게 심각하지?

 

호야?”

, .”

 

동우가 부르니 놀라며 대답한다. 호원은 바로 고쳐 앉아 가볍게 한 숨을 쉬었다. 아랫입술을 깨물고 할 말이 있는 듯 망설이는 호원을 보며 동우는 갸우뚱. 호원의 입술을 꼬집었다.

 

말 해. 무슨 고민 있어?”

아니 고민은... , 고민은 고민인데...”

말 해~ 형이 다 들어줄게!”

 

동우가 꽤 믿음직스럽게 웃으며 호원의 어깨를 두드렸다. 긍정 에너지를 무한히 발산하며 호원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하지만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한 숨을 쉬고 또 쉬고...

 

에이, 뭐야. 나갈래.”

 

동우가 삐친 척을 하고 나가려고 하자 호원이 급하게 동우의 손을 잡았다.

 

한유미가 임신했데. 그게 나래.”

 

지금 무슨 말을 들은 거지? 동우는 그 자세 그대로 얼어버렸다. 호원의 손이 동우의 손을 강하게 잡았다. 동우를 끌어 앉히자 그대로 다시 앉았다. 시선은 창밖을 향해 있었다.

 

형 만나기 전에... 그런 거야. 그 때... 나 진짜 망나니처럼 살 때.”

“...”

한유미가 결혼하자고 했어. 아이를 낳고 난 뒤에는 이혼을 하자는 조건도 걸었어.”

“...”

그러니까 이건. 계약이야, 계약. 이런 커플들 많은 거 형도 알잖아. 내가 분명 잘 못 한 거는 맞지만 내가 형한테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라. 형은 내가 정말 사랑하고 또... 충분히 반성하고. 나는 그 때는 정말 바보여서...”

됐어.”

 

동우가 그대로 차를 나갔다.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고 있는 동우를 보며 호원은 핸들에 머리를 박았다. 멍청이. 빠앙- 하는 클락션 소리가 골목을 크게 울렸고 동우는 그 소리에 쫓기듯 빠르게 사라졌다.

 

 

 

 

 

---------------

짧고... 늦게 왔지만...

내 님들은 나를 이해해 줄 거지요? 그렇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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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허ㅜㅜ기다렸어요ㅠㅠ 얼른 저여시가 떨어져나가야될텐데..!!!
11년 전
독자2
허ㅜㅠ어케요 한유미...하 제가 동우래도 화나겠지만 반성하고있는 호원이가 슬퍼하는걸보니 가슴이 찡하네요ㅠㅠ이걸 어떻게 풀어가야할지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ㅠㅠㅠㆍ 동우야 그러지마 ㅠㅠ 으헝 ㅠㅠ 한유미씨 미워 ㅠㅠ 감성 이에요 내가 애타게 작가님기다렸어요 ㅠㅠ 너무 보고싶었어요 진짜 ㅠㅠ 사랑해요 ㅠㅠ
11년 전
독자4
엘라에요 한유미진짜 ㅠㅠㅠㅠ찾을꺼면 다른사람리나 찾지 어ㅐ 하필이면 호원이야 진짜 ㅠㅠㅠ
11년 전
독자6
유미씨..?이건 아니에여..으엉 진짜ㅠㅠㅠㅠㅠ너 그러니까 누가 그러고 다니래ㅠㅠㅠ이제 막 진짜 달달하고 막막 서로 막 어휴ㅠㅠㅠ이런 답답해서 속터지네요 진짜ㅠㅠ아니 어쩜 그래?어휴 진짜ㅠㅠㅠㅠ끵..동우야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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