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징은 고3이야, 수능은 80일 남았고 너징의 원래 꿈은 가수. 예전부터 원하던게 가수로 데뷔해서 대학 포기하고 너징이 하고싶던 노래를 실컷 해보는 거 였어.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나와, 여기서 네가 뭐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네 자신이 너무 한심해. 네가 좋아하고 동경하는 엑소의 사진을 잔뜩 들고 옥상으로 나왔어, 한숨이 푹푹 나와. 공부를 그럭저럭하는 터라 좋은 대학은 무리라 생각 돼. 너 징은 울먹거리며 엑소 사진들을 하나씩 찢어. 다 소용없잖아 이런거. 어, 그거 난데.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너징이 뒤를 돌아봐. 눈물에 가려 잘 보이지가 않아서 소매를 끌어당겨 눈가를 벅벅 닦고는 다시 한 번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봐, 세훈이야. 네가 그리 좋아하던. 너징은 이제 헛웃음이 나와. 헛것이 다보이는 구나, 이제. 그리고 헛것이라도 좋으니 세훈에게 하고싶던 말들을 다 꺼내버려. 너를 좋아했어, 팬으로써지만 그걸로 만족했고. 가수가 된 다음에 당당히 네 팬이었다고 말하고 싶었어. 근데 지금 나는 이게 뭐야, 그냥 인생망한 빠순이년이잖아. 네가 사생들에 시달릴 때도 아무것도 못 했어. 그저 혼자 마음 졸이면서 어떡해... 하는 게 다였고 팬싸? 당첨도 못 되서 맨날 사진으로 만족하고..이게 뭐야. 너징이 하소연하면서 다시 울음을 터뜨려. 세훈은 그런 너징을 바라보다 너징을 안아주며 토닥여줘. 그랬어? 다정한 세훈의 목소리에 너징은 더 크게 아이처럼 엉엉 울어버려. 나 어떡하면 좋지? 세훈이 네 머리를 쓸어넘겨주며 눈물을 조심스레 닦아주어 너징은진정하려는 듯 흐끅하며 눈물을 점점 그쳐. 세훈은 그런 너징이 기특하다는 듯 등을 두어번 토닥여. 망한 거 아니야, 잘못한 건 더더욱 아니고. 음, 네가 거북이 해. 내가 토끼할게. 내가 중간에 잠들고 있으면 너는 열심히 와서 나를 놀리고 앞서나가, 알았지? ..... 전화번호 줄테니까 문자해요, 내가 공부감독 해줘야겠다. 한 여름밤의 꿈같은 일에 너징은 멍하니 급히 뛰어가는 세훈을 바라보다 제 손에 쥐어진 번호가 적힌 종이를 바라봐. ...진짜 세훈이야? 너징은 세훈이의 고나리 아래 인서울대학에 가 회사원으로 평범하게 살았지만 너징에게 특별하고 소중한 세훈이와 결혼 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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