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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세종] 소나기내리는동안 | 인스티즈

 

 

 

 

오늘은 유난히 날씨가 어두웠다. 그 만큼 별은 반짝였고 나는 말없이 너의 두손을 꼬옥 잡았다. 차가웠던 손이 서로에 체온을 타 금방 따뜻해져선 포근한 느낌까지 안겨주었다. 사실 내 눈 앞에 보이는건 별이 아니였을지도 모른다. 날이 좋지 못한날 별이 뜰 가능성은 적었고, 이 깊은 어둠에 날이 개었는지 개지 못하는 상황인지 나는 알수없었기때문에 내가 보는 저것이 별이라고 장담짓는건 어리석은 행동일뿐이였다. 하지만 날이 좋지 못하더라도 너와 함께라면 항상 따스한 햇빛이드는 운치 좋은 봄일테니 상관없어. 보이는곳에만 있어줘, 종인아

 

 

 

《비눈》

 

 

 

 

그날은 아침부터 하얀 눈이 내리던 한 겨울이였다. 그날따라 날씨는 흐리고 내 마음도 쎄하니 좋지 못했다. 하지만 뭐에 그리 들떴는지 마음은 구름마냥 붕 떠있었고 여러 감정이 뒤섞여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거리의 분위기도 몽환적인것처럼느껴져 맨날보던 거리가 신비로워보였다. 안보이던 하늘도 오늘따라 눈에 들어오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나와 다른세계에 사는 사람들같았다. 마치 사람들과 나 사이에는 유리막이 있는듯 신비로웠다.그렇게 멍하니 하얀 눈에 내 발자국을 내며 발을 천천히 움직였다. 내 귀에 들어오는거라곤 하얀눈의 뽀드득거리는 소리와 자동차들의 시끄러운 경적소리만 존재할뿐 평소에 사람에 대한 공포증은 존재하지않았다. 이렇게 유별난 날이였지만 이런 특별함에 연연하지 못하는 성격이되버려 그렇게 하루를 종이 밀어버리듯 밀어버렸다. 이렇게 밤이 되는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였다. 회사에 내 하루를 바치고 나오니 밤이 되어있었다. 핸드폰 화면을 켜니 12월 25일이라는 날짜가 내 눈에 들어왔고 작은 탄식을 내뱉었다. 오늘따라 이상했던 내 하루가 12월 25일이라는 단어 하나로 정리가 되버리는 느낌이였다. 그렇게 하얀 눈을 사박 사박 밟으면서 길을 걸으니 괜히 울적해져 눈물이 쏟아질것만같았다. 오늘따라 내가 제 정신이 아닌게 분명해. 그렇게 생각하곤 평소에 잘 가지 않던 골목으로 들어왔다.

 

 

"하아…헉…흐어…"

 

 

주황색 불빛에번져 하얀 눈이 주황빛으로 얼룩져보이는것만 같았다. 그 주황색 불빛을 내뿜는 가로등 밑에 앉아 배를 움켜쥐곤 거친 숨소리를 내는 남자와 함께 말이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퍽 얇은 옷을 입고 눈이 싸인 가로등 밑에 앉아있던 남자는 힘든듯 땀을 흘리며 눈물까지 흘리고있었다. 몇번을 그렇게 숨을 토해내다 남자는 힘들게 눈을 뜨곤 나를 바라봤다. 그러고선 강아지마냥 네발로 걸어와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는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사실 쓰러졌다는 표현을 쓰기도 뭐했다. 애초에 쓰러져있으니까. 그나마 지탱하고있던 팔 다리마저도 힘을 잃은것이였다. 하지만 내 바짓가랑이는 놓지않고 잡고있었다. 내가 발을 살짝 뒤로만 빼도 놓칠것같은 압력이였지만 나는 측은함에 핸드폰을 켜고는 느릿하게 119를 눌렀다.

 

 

"119부르지마!"

 

 

남자는 다급하게 내 다리를 때려가며 나를 말렸다. 덕분에 119에게 전화하느라 들렸던 신호음이 두어번 들리고 끊겨버렸지만 나는 지금 이 상황이 꽤나 흥미로웠다. 핸드폰 화면을 끄고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내가 남자에 눈을 마추려 쭈구려 앉으니 남자는 부들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살려줘, 가래가 섞인건지 걸걸한 그의 목소리에 인상을 찌뿌렸다. 마치 독감에 걸렸을때의 트라우마라도 생각난것처럼 내 목이 다 따끔거리는것같았다. 남자는 내 무반응을 보자 잠시 멈추었던 눈물을 다시 흘리며 내게 매달렸다. 제발 살려줘, 제발. 가슴이 애잔했다. 드라마를봐도 영화를봐도 애인을 만나도 채워지지않는 감정이였다. 내안의 빈공간이 저 남자애대한걸로 차버린것같은 감정이 들었다. 빠르게 내가 입고있던 패딩을 남자의 어깨에 대충 걸치곤 남자를 부축하듯 안아 내 등에 엎었다. 말라보이던 두 팔이 이 남자의 몸무게를 알려주는듯했다. 느리던 내 발걸음이 빨라졌다.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지만 힘들진 않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였다. 숨이 너무 차올라 힘든지도 모르겠는, 마취라고하기엔 뭐한. 마치 내가 날개가 달린 천사가 된 기분이였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어디든 갈수있을것같은 감정에 나는 뛰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내 등에 엎혀 힘없이 팔을 내 목에 걸쳐놓은 팔이 차다. 급하게 내가 사는 아파트로 가니 갑자기 막막했다. 내가 어쩌자고 이 남자를 여기로 데려온것일까, 제정신이긴했을까. 하지만 고개를 살짝 돌려 그 남자의 얼굴을 봤을때는 모든 의심과 후회는 사라져버리고없었다. 병든 어린 짐승처럼 숨을 쌕쌕이는 남자를 보니 울컥하니 무언가가 올라왔다. 오늘따라 엘레베이터가 오는 시간이 긴것같았다. 불안하고 초조했다.내가 안절부절하지못하고 몸을 움직였을때 거울속의 나와 눈이 마주치고야 말았다. 내 머리에서는 땀이 흘렀지만 미소짓고있었다. 순간 표정이 굳어버리고 동시에 엘레베이터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한팔로는 남자가 안떨어지게 지탱하고 급하게 문을 닫고 내가 사는 층수 버튼을 눌렀다. 4층. 문이 급하게 닫히고 이젠 완전한 정적이였다. 몇초안되는 그 시간이 숨이 막혀 어지러웠다. 띵, 엘레베이터가 여자안내원의 목소리와 함께 문이열렸고 나는 바로 우리집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비밀번호를 누르는 내 손길이 너무 자동반사적이라 나도 정신을 차리고 나니 따뜻한 집 안이였다. 후다닥, 집안에서 속도를 내니 소리는 더욱 거창한듯했고 볼거없는 작은 안방 침대에 남자를 눕혀놓고는 두툼한 이불을 덥어주곤 보일러를 높였다. 그러고선 티비나 영화에서 보던게 생각나 차가운 물수건을 남자의 머리에 올려주고는 남자의 옆에 앉았다. 익숙했지만 익숙하지못한 이목구비에 숨이 또다시 막혀왔다. 높은 코와 짙은 쌍커풀, 두툼한 입술이 잘생긴 미남을 보는것같았다. 그렇게 몇분동안 그의 얼굴을 감상하니 남자의 머리에서 흐르던 땀이 멈추고 혈색이 돌아왔다. 겨우 이정도의 일로 사람이 이렇게 괜찮아 질수도 있나 싶었지만 내 눈을 의심하지 않기로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아봤다. 아까보다는 많이 따뜻해졌고 이곳도 분홍빛으로 혈기가 돌기 시작했다. 아, 저 사람이 깨면 코코아나 줄까, 그렇게 혼자 웅얼거리곤 주방으로 갔다. 혼잣말은 이 집에 살아오면서 생긴 버릇이였지만 딱히 고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 스스로도 자제할수있다는 생각때문이였는데 오늘이후로는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부억으로 간지 얼마 안되서 전기주전자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김을 뿜어대었고 나는 불이 꺼지자마자 머그컵에 물을 따르고는 티 스푼으로 코코아가루를 몇번 퍼넣고는 꿀을 넣다. 두손으로 코코아잔을 잡고있으니 따뜻함에 녹아버릴것만같았다. 후끈한 열이 올라오는 안방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움찔하곤 하마터면 소리까지 지를뻔한 두 심장을 움켜쥐고는 눈을 감았다 떴다. 남자가 앉아서 밖같을 바라보고있었다. 이렇게 빨리 일어날줄은 몰랐는데…. 두손에 들고있던 코코아를 남자에게 건내주었다. 남자는 잠시 멍하니 코코아를 바라보더니 미소짓곤 고맙다며 갈라진 목소리로 이야기하며 코코아를 홀짝 마셨다.

 

 

 

"코코아 안좋아할것같았는데"

"그래서 코코아 탄거야?"

"어, 나 마실려고"

 

 

 

코코아를 마시던 손이 멈췄다. 그의 손을 바라보고있었던 나는 그의 움직임이 멈추자마자 그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그 남자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있었다. 순간 이유모를 후회도 들었지만 남자는 푸하하 웃어버렸다. 나 목소리 많이 괜찮아지지 않았어? 그가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아까보다 많이 괜찮아진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소지었다. 응, 그렇네. 남자는 다시 코코아를 마시던 손을 움직였다. 둘 밖에 없는 집에 정적이 찾아왔지만 그리 어색하진 않았다. 나는 내 손에 잡힌 종이를 가지며 꼼지락대며 종이를 접었고 남자는 코코아를 홀짝이며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의 풍경을 바라보고있었다. 종이를 접던 손이 더 이상 종이에 손댈곳이 없어지자 몇번 종이를 돌려보다 옆에 내려놓았다.

 

 

"배 안고파?"

"어, 배고프네"

"밥먹자, 오늘은 내가 만들어줄께"

 


작가의 왈

원래 이 소설은 세후니 시점 말고 종인이 시점이 甲인데 세훈이 시점은 후에나 나올듯 합니다. 글을 읽었으면 짧더라도 성의있는 댓글 달고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보기보다 소소한여자라서 댓글하나하나에 좋아해요. 으흐윽 다음화는 내가 내킬때오겠습니다. 여러분 아듀 아 참참 여러분 오타지적 받아요! 아 그리고 이 소설 제목은 줄여서 소내동입니다. 어 무슨 병원같음...ㅎㅎㅎ 앞으로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소설을 쓰고싶어서 옛날에 생각했던 아이디어로 부랴부랴썼는데 정말 말그대로 내용만 짜여진 상태에서 부랴부랴 쓴 소설이라 많이 이상할거예요...다음편은 말짱한 상태로 온다는걸 약속하고 저는 이제 진짜 사라지겠습니다! 여러분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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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눈
그냥 댓글이나 달렸으면 좋겠다(소소)
11년 전
독자1
그냥 세종인게 좋네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종은 뭐든 짱인데 이런 분위기는 개짱이에영 ㅜㅠㅠ
11년 전
독자2
시험공부때문에 신알신 하고 날아갑니다.. 이틀뒤에 꼭 볼게여 사랑해요 세종 아이러뷰 으아우웅우ㅡㅇ으ㅏㄱ
11년 전
독자3
분의기짱이예요!ㅠㅠㅠ브금도 너무좋고!ㅠㅠㅠ잘보고가요!다른시점글도얼렁읽고싶네요ㅠㅠ
11년 전
독자4
언제든지오세요! 이런분위기깡패작이라면 환영환영!
11년 전
독자5
와쩐다^^암호닉신청하고갈게요!!파파존스에욯ㅎㅎㅎㅎㅎ
11년 전
비눈
아 네 다음 망징
11년 전
독자6
?왜그러세요ㅠㅠ
11년 전
비눈
...? 가희아니야? 아니라면 죄송합니다ㅠㅠ
11년 전
독자7
아니에요ㅠㅠ 하하 기대할께요!!열심히글쓰세요^0^
11년 전
독자8
자까님 신알신! 신알신! 취향 저격이에요 정말. 세종 특유의 분위기가 잘 살아서 좋네요. 종인이의 정체가 무엇일지ㅠㅠ 익숙하지만 익숙하지않은 분위기가 좋아요ㅎㅎ 글 잘읽고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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