遊學日記[유학일기]
부제: 당신에게, 호그와트는
. . .
["친선경기 시작 세 시간 전입니다. 호그와트와 보바통, 두 학교의 선수들은 경기장으로 모여주십시오. 다시 알립니다..."]
대망의 경기날. 이미 선수들을 집합시키는 방송이 나오기도 전에 락커 룸에서 경기복으로 갈아입은 세나는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누나, 그 빗자루, 뭔가 이상했어. 지나치게 복잡했던 게 마음에 걸린단 말이야. 꼭 머글들이 만드는 폭탄처럼...'
폭탄, 폭탄, 폭탄이라.
설마... 그게...? 그녀는 어디론가 급히 뛰어나갔다.
. . .
["세나 어디갔어?"]
["아까 미리 락커룸으로 왔다던데?"]
["경기 시작하기 십 분 전이야! 얘 안오면 우리 대책 없어!"]
["...내가 찾아볼게."]
경기가 시작하기 10분 전임에도 세나가 나타나지 않는다. 경기날이면 모든 것을 내팽개쳐 두고 퀴디치를 1순위로 삼는 애가 대체 무슨 일이길래 10분 전까지도 대기실에 나타나지 않는걸까.
없어.
여학생 락커룸 문을 한참 두드리다가 답답하다 못해 문을 따고 들어간 민호는 머리를 한껏 헤집었다.
"이런 일이 한번도 없었는데..."
"최민호!"
"...준면이 형?"
"경기 딜레이됐다. 경기용 빗자루 검증 요청이 들어왔어."
"왜?"
"세나가 맥고나걸에게 요청했어. 뭔가 구린 게 있는지 보바통 부원장은 뒤집어 졌지만."
"세나가 건 컴플레인이 통과가 됐단 말이야?"
"어쩌다 보니 그 쪽 원장과 부원장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져서 그렇게 돼 버렸어."
어제 자신이 복사해준 자료였던 일레인 세두의 빗자루 구조 스캔본이 떠올랐다. 그 쪽으로 비상한 정한도 파악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했던 그 빗자루. 민호는 그녀가 그것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경기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아이들끼리의 작은 헤프닝이 일이 꽤 커져 버렸다는 것도 직감했다.
"...형, 형이 나 대신 가서 팀원들에게 경기 딜레이 됐다는 것 좀 알려줘. 교장실로 지금 모여야 한다는 것도. 나 급히 가 볼데가 있어."
"어, 응."
자신의 무릎과 팔꿈치 보호대를 거칠게 풀어 제끼고 민호는 급히 교장실 쪽으로 달렸다. 세나야, 이런거 잘 때려맞추는 내 머릿속에서, 미친듯이 경고음이 울려.
. . .
["그렇게 보면 자네 빗자루도 그리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지. 안 그런가?"]
["마이스터 세두, 난 내 형제가 선물해 준 안장과 발받침을 달았을 뿐, 당신의 동생 것처럼 위험천만하게 검증도 안 된 실험중인 제품을 개조하진 않았어."]
["... 저 빗자루에 대해 어떻게 알았지?"]
["......"]
[" 저 빗자루가 터질 수도 있는 것이라는 건 분명 스캔을 해야 알 수 있을텐데... 경기 전 상대 팀을 뒷조사하는 건 분명 징계 감인것을 모르는 바는 아닐테고?"]
["그래도 사람 하나 죽는 거 옆에서 관전하는 것보단 나아."]
["...그래?"]
["당신은 어짜피 일레인 세두의 빗자루가 폭발하는 순간 그것을 우리에게 뒤집어 씌울 생각이었어. 아니야? 학생들끼리의 반칙플레이에 희생된 차기 수색꾼 유망주. 다만, 기사 제목으로 쓰기에는 내가 이게 영 싫어서 말이야."]
["......"]
["할아버지의 유산의 절반을 상속받을 예정인 편애받는 막내 여동생을 죽이려고 하는 배다른 첫째. 이게 좋겠다."]
["...닥쳐. 너 같은 계집은 내 손으로 처리하고 치우면 끝이야! 아바다 케다..."]
["익스펠리아르무스(Expelliarmus)!"]
"...김기범, 땡큐."
"...왜 이리 무모해, 대체."
"너가 근처에 있는 거 알고 한 도박이야. 붉은 색 솜뭉치가 보이길래 너인가 했지. 교장실에서 따로 날 불러내길래 이상하다 싶었어. 너가 어제 이야기 해 준 그 집 가정사도 그렇고, 검증 요청에 팔짝 뛰는 저 사람 행동을 보아하니 구린 게 있을거라고 생각이 되더라고."
"......"
"좀만 더 머리를 굴려 보니까, 얼추 찍을 수 있는 문제였달까? 파이어볼트 제조사가 그 집안 계열사 중에 하나고, 저 인간이 관리하는 회사라고 어제 너가 말했었잖아. 그러면 그 빗자루는 저 양반이 자신의 이복동생에게 '선물'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지지. 그리고 다시 유산 상속 문제. 이미 유서를 공개한 할아버지인 제롬 세이두가 재산의 50퍼센트를 일레인 세이두에게 넘기기로 밝혀 놓은 상태라면, 배 다른 막내동생과 사이가 그닥 좋지 않은 첫째의 심정은 어떨까?"
"...... 글쎄, 난 잘..."
"보통 사람이라면 썩 유쾌하진 않을거야. 하지만 범죄 행위로 구치소까지 몇번이나 들어갈뻔한 사람이라면 이 게임은 뻔하게 끝나."
"...넌 지금 로빈 세이두가 일레인 세이두를 죽이려고 했었다는 거야?"
"내 추측으로는. 둘의 사이는 좋지 않다가 최근에 풀어졌어. 로빈 세이두가 그 문제의 빗자루를 선물함으로써. 일레인 세이두가 했던 한가지 큰 실수는 갑자기 태도가 바뀐 사람인데 의심도 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였다는 거야. 어쨌거나 핏줄이니깐."
"......"
"마침 좋은 찬스가 왔고, 보바통은 우리 학교로 원정경기를 하러 왔지. 프랑스를 벗어난 이 때가 가장 적임기였을거야."
"......"
"부원장을 겸임하고 있었던 로빈 세이두는 보바통 궁전 안에서는 살인을 저지를 수 없었어. 교원에게 걸린 속박때문에 학생들에게 그 어떤 해를 입히는 주문도 사용 할 수가 없었던 것이 첫 번째 이유, 유산때문에 그녀를 죽였다는 것이 너무 뻔해진다는 게 두번째 이유."
"...그래서?"
"일레인의 빗자루를 뻥! 터뜨려놓고 운도 없게 경기에 걸려버린 우리 기숙사 팀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한 거야. 난 그걸 고작 조금 전에 알아내서 맥고나걸에게 씨도 안먹힐 이야기를 했어. 다행히 덤블도어와 스네이프의 초상화가 그녀를 잘 설득해줘서 참극은 막을 수 있었지만."
기범의 표정이 순간 서늘해졌다. 그리고 파테(프랑스의 제일 큰 언론사)와 전쟁을 할 수도 있으리라 그리 생각했다.
"...까먹고 있었어..."
"뭘?"
"...기범아, 이홍빈!"
"...어?"
"그 빗자루에 대해서 다 알고 있는 눈치였어. 공범일수도 있다고!"
"...젠장."
. . .
["베리타세룸(진실을 말하게 하는 약)을 먹이니 자백을 하더군요. 자칫하면 큰일이 날 뻔 했어요."]
["어른들 열 보다도 아이 하나가 더 낫구만. 자, 미네르바. 이제 어떻게 할 건가?"]
["규칙대로 해야죠. 프랑스 법무관이 호그와트로 세 시간 내에 당도 할 거라고 하더군요."]
["보바통의 그 한국인 추격꾼 아이도 다시 조사해야 할 거야. 매우 정확한 우리의 정보통에 의하면 빗자루에 대해서 미리 알고 있었다고 하고......"]
["하지만 덤블도어, 그 아이는 아까 와서 충분히 조사받고 갔어요. 로빈 세이두의 입에서도 그 학생의 이름은 나오지도 않았구요!"]
["그거 말고, 다른 것을 물어봐야 할 거야. 의도적으로 우리학교 학생에게 접근 한 이유라던가, 어떻게 그 학교에 입학 할 수 있었는지도."]
["그건 마담 맥시마 권한이니 내가 할 이유는 없어요."]
["...음... 그렇다면야..."]
"들었잖아, 난 이미 조사받고 나왔어."
"...넌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거야? 사람 한 명을 죽일 뻔 했는데도 지금 그렇게 웃음이 나와?"
"죽일 뻔? 웃음? 너 지금 나한테 가르치는 거야? 너가? 너 따위가?"
"...야."
"잘 들어. 운이 좋아서 이번에는 이렇게 넘어가지만 다음에는 나도 호락호락하지 않아."
"......"
"...아, 너가 나와의 거래를 거절함으로써 날릴 뻔 했던건,"
"......"
"네 친구들이야. 니 기숙사 팀이지."
"...넌 인간도 아니야, 친구를 담보로 정보상 행세를 해? 협박으로?"
"최소한 너랑 네 쌍둥이보단 당연히 내가 더 사람답지. 당연히."
"......뭐?"
"...내 예측이 틀렸기를 빈다. 너에게서 못 하면, 화령각을 다 헤집어 엎어서라도 확인할거야, 난."
"......"
"그 날 왜 죽었는지."
"...죽어? 이홍빈! 야! 야!"
"이제 사용가치 제로야. 이제 너한테 관심 없으니까 그냥 꺼져."
홍빈이 무표정으로 뒤를 돌아선 순간 조약돌 하나가 날라왔고, 그는 그것을 가볍게 잡아냈다.
"그리고 내 이름, 부르지 마. 이제 부를 수도 없겠지만"
순식간에 조약돌을 태워서 잿가루로 만들어 버리고는 그렇게 홍빈은 자리를 떴다. 도대체 알 수 없는 말만 쭉 늘어놓아 세나를 혼란스럽게 하면서.
. . .
"김세나!"
"...민호?"
펑! 문을 연 민호가 세나에게 달려나가기도 잠시 무엇인가가 터지는 소리가 나더니 그녀가 멍하니 앉아있었던 교실의 나무란 나무로 된 모든 것에 불이 붙었다. 지뢰처럼 어딘가를 밟으면 주문이 실행되는 부비트렙이 민호가 문 턱을 넘자마자 터진 것이다.
"...안돼..."
"김세나!"
"안돼... 김기범... 기범아...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세나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순식간에 불이 번지자 환각이 보이는 듯이 벌벌 떠는 그녀와 그런 그녀를 보는 민호의 모습이 홍빈의 눈 안에 들어왔다. 재밌네. 아주. 조금 떨어진 복도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홍빈은 자신의 품 속에 있던 빛바랜 사진 한장을 꺼내 태우기 시작했다.
"할머니, 뭔가 저 녀석이랑 우리 아가씨 위치가 뒤바뀐 것 같긴 한데요, 난 그때 할머니 보는 게 저것보다 더 힘들었어."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 그것도 알아채지 못한 듯 그는 입꼬리를 올린 채로 말을 이었다.
" 쟤네들은 이제 열 일곱인데, 난 그때 고작 일곱 살이었다고."
복도의 기둥에 기대어 서서 그는 한동안 하염없이 울었다.
"저렇게 기억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게 더 쓰리단 말이야. 할머니."
. . .
환상인가, 세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떴다. 산 건가? 라고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누군가가 자신을 다시 내리 눕혔다. 언뜻 보이는 망토의 파랑색 엠블럼. 그녀는 순간 자신이 어떻게 살아 나왔는지 이해하며 피식 웃어버렸다.
"...언니, 괜찮아?"
"...세령아?"
"누워있어. 가스를 너무 많이 마셔서 아직도 어지러울 거야."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 분명 무언가가 터져 불이 나는 것 까지는 봤는데 누가 임의로 기억을 지우기라도 한 듯 머릿속이 깨끗하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누가 부비트랩으로 언니를 노렸어."
"...뭐?"
"폼프리 부인께는 마법약 잘못 만들다가 폭발한 거라고 둘러댔으니깐 말 맞춰."
"...그럼 민호는? 나 분명 민호가 문 앞에 서 있던 걸 봤는데?"
"옆에. 오빠도 가스를 너무 많이 마셔서 치료를 받아야 되는데 자꾸 언니를 안 놓으려고 해서 폼프리 부인이 억지로 재웠어."
"......"
"내가 우선 그 곳 불을 끄기는 했는데, 뭔가 이상한 걸 발견했어. 나중에 종대오빠 편으로 전해줄게."
"이상한 거?"
"부비트랩에 쓰인 주술이 지금은 사장된 우리 가문 주술 중에 하나인데,"
"...누가 그걸 쓴 거야 대체."
"그 부적조각이 남아있어서 내가 가져갔어. 아, 그리고 내가 왔었다는 거 오빠한테는 비밀로 해 줘. 그 미친개 또 나 물어뜯어."
"야, 오빠한테 미친개가 뭐야, 미친개가."
"...아니다, 여우인가? 뭐, 갈게. 오늘은 쉬어. 경기도 취소됐고, 수업도 취소된 김에 안 한다고 그러니깐."
"응."
푹 쉬어 언니. 그리고 기억하지 마. 그냥 하고 싶은 거 맘껏 하면서, 지금처럼 있어. 언니가 감당하지 못할 거야. 오빠가 다 감당하게 냅둬.
"자업자득이잖아. 김기범."
그렇게 중얼거리며 세령은 레번클로 탑으로 올라갔다. 현장에서 수거한 부적 조각을 완전히 다 맞춰보아야 할 것 같아 발걸음을 빨리 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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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 나란 쓰니.... 맨날 떡밥 뿌리고 회수하는데 급급한 쓰니....
나쁜 쓰니...
못난 쓰니...
분란조장 쓰니
위험한거 좋아하는 쓰니...
그나저나 미안해요 이홍빈 내가 당신 케릭을 다 붕괴시켜 놓은것만 같아(죄책감) 그래도 많이 애낌
(내가 뭔말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