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밀남친이 있다!
w.1억
좆됐다는 건 알고있었다..근데.. 아니기를 계속 바라기만 했다.
"내가 몰래 보고싶어서 본 건 아닌데."
"……."
"혹시 스토킹 당해? 아니.. 왜 말 안 했어, 나한테?"
이런 상황이 오고야 말았다..
"아니.. 근데 진짜 별 거 아니에요.. 그래서 말 안 한 거죠.."
"때리려고도 했다면서. 집도 알고."
"괜찮아요!.. 막 이상한 짓 할 만큼 그렇게 또라이 같지는 않ㅇ.."
"가자."
"네?"
이종석이 짐을 다 챙기고선 내 손목을 잡고 끌었다. 이러다 사람들이 보면 어쩔려고.. 모자도 쓰지도 않고 나온 이종석에 불안해 하고 있으면, 이종석은 그러든 말든..
나를 조수석에 앉히고선 안전밸트를 매주려고 하는데...
"아니 진짜 괜찮아요..! 진짜 오빠가 그렇게 걱정할 만큼.."
"가만히 있어."
"……."
"그 새끼가 집도 안다며. 당분간 내가 주변에 집 알아볼 테니까 그쪽에서 지내."
"에?.."
"해결 될 때까지. 가족들이랑 같이."
이종석이 화났다... 화가 난 게 분명하다.. 저 표정이 화난 게 아니라면 더 이상한 거다.......
이종석의 집에 온 나는 소파에 앉아서 손톱만 물어뜯는다. 정원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종석을 빼꼼히 보고 있는데..
원래 같으면 꺄아아아 섹시해애앵- 이러고 난리 날텐데.. 눈이 살짝 마주쳤는데 어찌나 뻘쭘하던지 바로 피해버렸다.
사실.. 차타고 이종석의 집에 오는 동안에 말 한마디 제대로 안 한 것 같다..이종석이 많이 화가 난 것 같아서.. 그래서 말을 걸 수도 없었다.
재미있지도 않은 tv 프로그램을 틀어놓고서 어색하게 웃고 있다보면.. 이종석이 문을 열고 들어섰고.. 이종석이 내 옆에 섰다.
"경찰에 신고는 왜 안 했는데."
"…혹시라도 경찰에 신고했다가 저한테.. 우리 가족한테 무슨 짓 할 줄 알구요.. 그냥..말로 잘 풀어보려고 했어요."
"나한테는."
"…네?"
"나한테는 왜 말 안 했어."
"정말 별 거 아니니까요.."
"어떻게 이게 별 게 아닌데. 무서워서 신고도 못 하면서 이게 별 게 아니야?"
"……."
"이런 일이 있으면.. 나한테 제일 먼저 말했어야지. 왜 이렇게.."
"어떻게 말해요."
"……."
"제가 오빠한테 스토킹 당한다고 말한다고 해서..뭐가 달라지진않잖아요."
"왜 달라지지않는데."
"오빠는 연예인이잖아요."
"……."
"어떻게.. 어떻게 그런 것 까지 신경 써줘요.. 저도 오빠한테 신경 쓰이게 하고싶지 않았고.. 이런 일에 끼어드는 것도 별로 원치않아요."
"……."
"제 남자친구이기 전에 연예인이잖아요. 혹시라도 일이 커지면요? 괜히... 괜히 이 일에 끼어들었다가 오빠 일하는데 지장 생기면요.
안 그래도 요즘 촬영 때문에 바쁘기도 하고..."
"……."
"저 때문에 오빠 이름에, 이미지에 먹칠 하고 싶은 마음 없어요. 진짜.."
나한테 왜 말 안 했냐고 화를 내는 이종석에 결국 나는 솔직하게 말해버렸다. 이종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증거가 모이면요.. 그러면.. 신고할 거예요. 그렇게 큰 일 아니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요."
"…미안해."
"……."
"다짜고짜 화부터 내서 미안해."
"……."
우리는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처음이었다.. 첫만남 이후로 이렇게 어색해진 건.
이종석도 아마..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더 미안해하는 거일 수도 있다. 그걸 나도 알고있기 때문에 나도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아침부터 촬영이 있는 이종석은 나를 새벽 6시쯤에 일어나 집으로 데려다준다.
"……."
솔직히 말자하면... 어제 밤에 그렇게 다툼 아닌 다툼을 하고나서, 밤에 잘 때도 서로 아무 말도 안 했다.
집에 가는 길에도 말 몇마디 했나...
"…갈게요오.."
"지안아."
"네?"
"무슨 일 있으면 꼭 말해줘야 돼."
"…네!"
"꼭."
"알았어요!"
표정에서 너무 잘 보였다. 자신이 아무것도 못 해주니 미안해 죽겠는 표정..
집에 오자마자 침대에 누웠다가도 괜히 과대 녀석이 우리집 앞에 서있지는 않을까 싶어서 무서워 커텐을 친다.
이런 일이 있다는 걸 들키고 나니까 왜 이렇게 찝찝한 거야.
학교에 와서는 또 쥐 죽은 듯이 가만히 엎드려 있다.
과대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나를 미워한다. 과대를 미친 취급 했다며.. 자기들 끼리 내 욕을 어찌나 많이 하던지.
지나갈 때마다 피해망상증이라면서 비꼬는 애들도 있었다. 참다 못 참겠어서 이종석한테 전화나 해서 풀어버릴까 싶다가도.
[촬영 들어갈게!]
저렇게 먼저 카톡이 와버리는데 내가 어떻게 전화해서 칭얼거려..
"야 선지안."
"?"
"아니다."
"뭔데 ㅅㅂ."
"아니라고 ㅅㅂ."
지후녀석도 내 눈치가 보이는지 자꾸 힐끔 힐끔 쳐다보다가 부르고 말고.. 부르고.. 아니라고 하고.. 왜 저러는 거야아아ㅏ...
주변에서 저러니까 더 힘들어.
학교가 끝나고 집에 와서는 이종석의 연락을 기다리기만 했다. 칭얼거리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요즘 연락이 잘 안 되니까 보고싶은 거지.
대본도 외워야 되고.. 촬영도 해야 되고.. 나한테 신경 쓸 겨를도 없겠다 싶어서 집착 같은 건 하지 않는다.
아마 내가 카톡을 마구 보내지 않아도 피곤하게 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많을 거니까.
"마트 가서 장 좀 봐와."
"귀차나.."
"가면 2만원 줄게."
"콜."
돈 없는 거지 대학생에게.. 2만원이란... 큰 유혹입니다..
저녁에 해가 질 무렵 장바구니를 들고 나왔을까, 대문 앞에 과대가 서있다. 와 진짜.
"…뭐예요?"
"아, 이거 애들이 너한테 전해달래."
"…뭔데요."
"조별과제 자료. 네가 ppt담당이라며, 깜빡하고 너한테 못 줬다고 그러던데."
"이걸 왜.."
"…왜."
"……."
"또 미쳤다고 하게? 또 변태짓이냐 이게?"
"……."
금방이라도 돌변해서 나한테 손지검이라도 할까봐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 했다.
아무 말도 없이 과제를 받아놓고선 다시 집으로 들어가려는 나를 보고 과대가 말한다.
"어디 가려던 거 아니었어? 나 피하는 거야 혹시?"
"아뇨. 겉옷만 입고 다시 나오려구요. 추워서."
"그래? 어디 가는데?"
"…장보러."
"같이 가줄게 그럼."
진짜 미친새끼.
"진짜 미친새끼같아. 나 오늘 걔랑 같이 마트 갔어."
- 같이?
"…어! 아.. 진짜 어떻게 해야 돼... 하.."
- 야 지안아.
"…어."
- 그.. 오늘 점심에..
"……."
- 아니다....
"왜 자꾸 그러는데."
- 엉?
"왜 자꾸 말을 하다 말아 ㅅㅂ 안 그래도 ㅠㅠㅠ빡치는구만.ㅠㅠㅠㅠㅠ
자꾸 말읗 하다 말아 진짜 이지후ㅠㅠㅠㅠ하...혼자 이불에 얼굴 박고 킁킁 울다가도 이종석 사진을.. 그것도.. 제대로 얼굴 보이게 찍은 것도 없이..
뒷모습 찍은 걸 보면서 위안을 삼는다. 괜히 앞모습이나 같이 셀카 찍으면 너무 너무 사귀는 걸 티내고 싶을까봐 못 찍는 내 자신도 참 찐따같고..흐하
어제는 많이 바빴는지 이종석이랑 연락이 많이 닿지 않았다.
과대 녀석 때문에 무섭지만 그래도 꾹 참고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강의실에 도착했을까.
과대가 나에게 다가오기에 쫄아서 고개를 살짝 뒤로 뺴면..
"잠깐 얘기 좀 하자."
과대의 표정이 좋지 않다. 원래 같으면 느끼한 표정 지으면서 나한테 예쁘다 드립이나 칠 텐데.. 오늘은 내 눈치를 본다.
"여기서 얘기 해요."
다른 곳에 가서 얘기 하면 또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나는 과대에게 당당히 여기서 얘기를 하자고 했고, 과대는 주변 눈치를 보다가 내게 조용히 말한다.
"미안하다."
"…에?"
"너 뒤 따라다니고.. 그때 심하게 뭐라한 거 미안하다고."
"……."
"진짜 그냥 네가 좋아서 그랬던 거였어."
"…좋다는 이유로 그렇게 하면 안 되잖아요."
"정말 미안해. 내가 진짜 죽을 죄를 지었어.. 한 번만 봐주라."
"갑자기 왜 이러는데요?"
"…미안하다고."
"갑자기 왜 사과를 하냐구요."
모두가 우리를 보고있다. 과대의 만행에 모두가 놀란 듯 했다.
"암튼 내가 미안해."
"……?"
"나는 네가 남자친구 있다고 거짓말 치는 줄 알았어."
"에?"
"남자친구한테도 정말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전해드려. 정말..다신 안 그러겠다고."
과대가 쪽팔린지 강의실에서 나갔고 , 나는 과대를 따라 나갔다.
"왜 갑자기 사과를 하냐구요!"
내 말에 과대가 주변 눈치를 보더니 내게 말했다.
"알면서 묻는 거야, 뭐야.."
"…남자친구 있다고 거짓말 치는 줄 알았다는 건 뭔데요."
"네 남자친구가 나 찾아왔던 거 못 들었냐?"
"…에?"
"…암튼 진짜 미안했다.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 네가 좋아서 그랬던 거였어."
저게 무슨 소리지.. 남자친구가 찾아와? 벙쪄서 가만히 서있으면.. 갑자기 지후가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 끌었고..
"이렇게 된 거 그냥 찔리니까 말하는데..!"
"……."
"어제 네 남친한테 디엠 왔었어."
"에?????무슨 소리야 그게.."
"어제 점심에 갑자기 누구한테 디엠 와서 봤는데. 이종석인 거야. 나 진짜 무슨 사칭 그런 건줄 알고 막 눈 비비고 확인해봤는데. 진짜 이종석이었어."
"…그래서..? 뭐라했는데?"
"선지안 남자친구라고 실례인 거 알지만 연락 드려서 죄송하다고.. 과대 연락처 좀 알려줄 수 있냐고 그러던데."
"어제?? 점심에?"
"어.. 그래서 내가 너한테 말 하려다 말고 그랬잖아.. 뭔가 말을 하면 안 될 것 같고 그래서..."
"…아니.."
"…몰라! 난.. 암튼... 계속 고민 되고.. 막 미치겠었다고..ㅡㅡ 갑자기 이종석한테 디엠 와서 얼마나 놀랐는지 아냐??? 근데 그 사람도 참 대단한 게...
어떻게 여자친구 친구한테 따로 개인적으로 연락 할 생각을 하냐.. 너 엄청 걱정 됐나보다. 아니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라... 과대 말 들어보니까.. 찾아왔다던데 뭔 소리래 저게??? 이종석이랑 직접 만났다고???"
이종석이 늦을 걸 알지만, 이종석 집 문 앞에서 기다렸다. 촬영 때문에 바쁘기 때문에 어떻게 연락이 닿을 방법이 없었다.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기다린 것만 두시간 정도 됐을까.
- 전화 했었네? 미안해. 지금 봤다..
"…오빠 집 앞인데! 오빠 집에서 기다려도 돼요?"
- 당연하지! 언제 왔어?? 나 지금 촬영 끝나고 가고있어.
"알겠어요오..!"
아무렇지 않은 척 하기는 했는데... 왜 이렇게 초조하고 그런지....
비밀번호 치고 들어오는 소리에 후다닥 달려가 현관문 앞에 섰을까...
"뭐예요!!"
이종석의 얼굴에 상처가 있다...
"아니이이!!! 어제 과대 그 미친놈 만났다더니ㅠㅠㅠㅠㅠ맞은 거예요?? 아니..왜! 왜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왜애애애!!!아니이이 왜애애애ㅠㅠㅠㅠ."
"오자마자 울고있으면 어떡하죠~ 지안씨."
"아니이ㅠㅠㅠ이거 상처 뭔데요ㅜㅜ그 새끼가 그랬어요ㅠㅠㅠ?시불 ㅠㅠㅠ진짜뭐야ㅠㅠㅠㅠㅠ아니이이이 촬영은 어떻게 한 거예요 또 ㅠㅠㅠㅠㅠ아..진짜 무ㅜ야아아유ㅗ뉴ㅗㅠㅠㅠ"
"분장이거든요.. 아줌마."
"ㅜㅠㅠㅠ분..쟝....?"
"그래."
"아 뭐야 진짜 감쪽같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 집에 있다길래 빨리 오려고 지우지도 않고 왔지."
"ㅠㅠㅠㅠ그럼 어제ㅠㅠ어제 과대랑은 어떻게 된 건데요ㅠㅠㅠ"
"내가 혼내줬어. 아주 따끔하게."
"어떻게ㅠㅠㅠㅠㅠ."
"울음 뚝 그치면 알려줄게."
"어떻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아니잌ㅋㅋㅋ ㅠㅠㅠ어떻게에에에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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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편에 알려주지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