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개 힘들어. " " 물.. 마실래? " 평소와 다름없이 또 나가서 주구장창 농구하고 땀 삐질삐질 흘리며 들어온 준회 선풍기에 대고 옷을 필사적으로 펄럭거리는 준회가 불쌍했는지 자기 텀블러를 조심스럽게 내밈 사실 결코 친하다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진환이가 먼저 물을 챙겨줄 정도면 정말 많이 발전한 것.. " 진환아. 내가 선물 줄까? " " ...? " 철퍽. " ..윽.. " " ㅋㅋㅋㅋㅋㅋㅋㅋ어때 향기롭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땀에 흠뻑 젖은 와이셔츠를 진환이 얼굴에 고이 덮어줌 ㅋㅋㅋㅋㅋㅋ 약 주고 병 받는 불쌍한 진환이..ㅠㅠ " 야!!!!!! " " 아 저새끼 또왔네 " " 헉, 헉, 너, 내가 얘 괴롭, 히지 말랬지? 하. "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매번 귀신같이 아는지, 쉬는시간마다 50%의 확률로 한빈이가 달려옴 한빈이가 처음에 준회를 처단(..)할 마음까지 먹었던 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큰 일이 발생하지 않아 현재는 그냥 경계 태세. 그것도 그렇고 진환이를 저렇게 함부로 다루는 게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아 어떻게든 둘이 떼어놓으려고 쉬는 시간마다 진환이 교실로 찾아감. " 내가 괴롭혔냐? 선물 준건데? " " 넌 진짜 이딴 선물 주면 받냐? " " 농구스타 땀이면 영광인 줄 알아야지. " " 넌 둘만 있었으면 한 대 처맞았어. " ' 딩동딩동 ' " 쌤 얘가 남의 교실에서 떠들어요!!! " 구준회 진짜 한 대 패버리고 싶다. 이를 바득바득 갈며 한빈이는 부리나케 다시 뛰어감. 참고로 한빈이네 반은 3층 진환이네 반은 4층.. - " 오늘은 뭐 힘든 일 없었어? " " 응 뭐 딱히. " 진환이와 한빈이의 평화로운 하교길. " 오늘은 구준회가 안 괴롭혔지? " " 응.. 셔츠 덮어씌운거 빼고.. " " 아오 씨 그놈을 진짜. " " 아냐 근데, " 잠시 말할까 말까 멈춰서서 뜸들이는 진환이 때문에 한빈이도 일시정지. " 근데 준회가.. 생각보다 나쁜 애는 아닌 것 같아. 보면 나름대로.. " 예상치도 못했던 진환이의 말에 놀라 또 한번 일시정지. " 미쳤냐? 너 걔가 어떤 앤지는 알아!? " " 아니, 왜? " " 사실 나도 잘 몰라. 근데 짜증나 " 자꾸 너한테 들이대잖아, 나도 못하는 걸..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들을 애써 다시 넘김. 그게 뭐야 초딩도 아니고. 배시시 웃는 진환이가 마냥 귀여움. 김진환 이렇게 웃는 거 너무 예뻐서 나만 보고 싶다. " 한빈아 햇님이 왔어. 밥 주자 " " 알았어 금방 사 올게 " 사실 한빈이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음. 준회가 딱히 진환이를 괴롭히거나 못살게 굴지 않을거라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과도하게 진환이를 보호하는 이유는, 준회에게 질투 아닌 질투심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음. 중학교 때부터 친구는 저밖에 없었던 진환이에게 혹시나 새로운 친구가 생긴다면, 혹시나 진환이가 준회와 친해져 준회에게 기대게 된다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괴로워질 것 같기 때문임. " 햇님아 밥 먹자. " " 오늘도 잘 먹네 우리 햇님이. 우쭈쭈 " 하교 길에 함께 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것,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집까지 함께 걷는 것. 전부 둘이서만 함께 하는 일이지만 너무나 행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소중한 순간들을 누군가에게 빼앗겨 버릴까봐 두려움. 정확히 준회가 나쁜 놈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후로부터. - 톡톡. " 야 김진환. " " ..응? " " 넌 왜 맨날 공부만 하냐? " 정확히 점심 시간이 끝난 후 등교한 어김없는 지각생 준회가 수학 문제를 붙고 끙끙대던 진환이에게 건넨 첫 마디. " 그건.. " 사실 진환이도 준회의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음.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 꼭 출세해야 한다는 부담감? 자꾸만 나를 괴롭히는 기억의 파편들을 전부 잊고 몰입하게 해 주는 도피처? 아니면 그저 자기 위안? 도대체 난 무엇 때문에 이렇게, 펜을 놓는 순간 어딘가로 떨어질 듯 쫓기며 살아가는 걸까? " 야야야 됐어. 뭐 갑자기 심각해지냐? 그냥 던진 말에. " " 아.. " 별 생각 없이 던진 말인데 갑자기 어두워지는 진환이 얼굴에 급 당황. " 하긴 그러니까 전교 1등 하겠지. 입 벌려봐 " " ...... " " 이럴땐 레몬사탕을 먹어. " 왜? 몰라 누가 그러래, 아씨 너 지금 내가 말하는데 토 다냐? 미안..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서) 진환이 입에 레몬사탕을 까 넣어주는 준회 그 와중에 입술에 잠깐 닿은 손, 김진환 입술 되게 부드럽다.. " 한빈이가 레몬사탕은 생각 많을 때 먹으랬는데. " " 아 그 기생오라비 진짜. " 배시시 웃는 진환이를 보자마자 순간 입술을 스친 손끝이 달아오른 건 기분 탓이겠지, " 뭘 쪼개 " " 고마워, 준회야 " 아무래도 기분 탓은 아닌 것 같다. 살짝 눈웃음 짓는 진환이와 눈이 마주친 순간, 갑자기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착각이 드는 걸 보니. - 늦어서 미안해요!! ㅠㅠㅠ 그 와중에도 댓글 남겨 주신 분들 비록 늦었지만 전부 답글 달아드렸습니다! 내일은 갓리와 나 나오는 날이네요ㅎㅎㅎ 항상 말하지만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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