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화 초반에 보신 분들은 뒷 부분에 내용을 더 추가했으니 보시고 오세요...!!
나는 덕선이의 옆에서 조금 떨어졌다. 원래 하던 것 처럼만 하면 되었다. 덕선이에 대한 나의 감정은 좀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그저 참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나는 앞으로도 덕선이와 나의 사이가 친구 이상으로 진전될 수 없다는 것을 문득 깨닫는 순간마다 쌍문동에 다시 돌아온 것을 뼈저리게 후회할 것이다. 지금도 나는 그랬다.
"뭐가 돼?
"뭐?"
덕선이는 조금 화가 나 있었다. 그리고 내가 덕선이에게서 멀어진 거리만큼 나에게 한발짝 다가왔다.
"넌 왜 항상 네 멋대로 오해하고 판단해?"
덕선이와의 거리가 아찔할 정도로 가까웠다. 나는 반사적으로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덕선이가 다시 나에게 다가왔다.
"나 언제까지 너 기다려야 하는건데."
덕선이의 향수 냄새가 나의 코끝을 찔렀다. 달달한 앵두의 향과 비슷한 그것이었다. 코끝을 찌를 정도로 강한 향기가 아니었다. 은은하게 풍기는 향기가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다.
10년을 기다렸다. 아니, 어쩌면 더 오래되었을 지도 모른다. 언제부터인지 덕선이는 나에게 최초의 여자였고, 최초의 사랑이였으며, 오래도록 나를 괴롭히는 중독성 강한 향기였다. 꿈인지, 생시인지. 언젠가 이런 비슷한 꿈을 꾼 적이 있었다. 나는 눈을 비볐다. 눈 앞이 몽롱해졌다. 아니 뿌얘졌다고 하는게 더 맞을 것이다. 내 눈에서는 기쁨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네가 5년 전에 술집에서 한 고백. 넌 장난처럼 넘겼지만 난 다 알아들었어. 그리고 기뻤어. 그때의 너도 나의 마음과 같았구나 싶어서. 그때는 나도 어렸기 때문에 네가 날 밀어내는 모습에 상처도 많이 받았었는데, 다행이다 싶었어."
그리고 덕선이는 계속해서 말을 내뱉었다. 덕선이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야. 나도 너 때문에 무슨 짓까지 했는 줄 알아? 너랑 학교같이 가고 싶어서 맨날 지각하는 내가 새벽부터 일어나서 널 기다렸어."
"버스타고 같이 등교한거, 그거 우연 아니야. 그리고 너랑 같이 이문세 콘서트 보러 갔을 때, 나 발 안 삐었는데 일부러 삐인척 했어. 네 손 잡고 싶어서."
덕선아.
"야, 내 신경도 온통 너였어, 너. 네가 웃으면 설레고, 네가 나한테 장난쳐도 설레고, 네가 가끔씩 나한테 자상하게 굴 때는 너무 좋아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
사랑해.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덕선이의 팔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뒷 목을 잡고 덕선이의 입술을 훔쳤다. 덕선이의 입술에선 앵두맛이 났다. 몸에서 나는 앵두향과 섞여 달큰한 키스는 나를 더욱 흥분시켰다. 덕선이도 나에게 매달리듯 키스하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울고 있었다. 눈물이 입에 들어가 나중에는 짠 맛이 날 정도였다. 그동안의 아픔들을 모두 씻어내리겠다는 듯이 계속해서 정열적으로 키스를 했다. 나는 덕선에게 너무나도 목말라 있었다. 그리고 덕선이도 나에게 자신도 그랬다고 했다. 계속해서 엇갈리던 우리는, 결국 돌고 돌아, 제자리를 찾았다. 첫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 아픈 사랑이 아니라, 결실을 맺었을 때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다. 나는 드디어 첫 사랑을 이루어냈다.
그렇게 우리는 10년 만에 연인이 되었다.
(++) 분량이 조금 작죠...?ㅠㅠ 제가 내일 여행을 떠나요... 1월 26일, 화요일 날 돌아옵니다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빨라도 수요일 날 다음 편이 업뎃될 듯 싶어요ㅠㅠㅠㅠㅠ 그래서 조금이라도 올렸습니다... 다음 편 부터는 개떡의 연애스토리와, 덕선이에게 1994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개될거예요ㅠㅠ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독자님들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