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우지호"
"왜"
"사귈래?"
"조까"
역시 넌 이렇게 튕겨야 재밌어.표지훈이 능글맞게 웃으면서 빵봉지를 뜯는다.저새끼는 맨날 빵만 쳐먹는데 왜 키가 계속 크지.난 씨발 맨날 밥만 쳐먹는데도 여기서 멈췄고만.저 빵이 무슨 건강빵 그런건가.
"야 표지훈.나도 먹어볼래."
"뭐?내 입술?"
"식중독 걸릴일있냐.그 빵.맛있냐?"
"이것도 맛있는데 니가 더 맛있을거같아."
"역시 넌 명불허전 미친새끼.야 한번 줘봐."
우리 지호가 달라는데 줘야지-저새끼는 가만히 내말을 듣는게없냐.꼭 저런 멘트를 달고 빵을 줘야하나?빵을 한조각 받고는 입에 덥석 넣었다.오....와!!!신기하다!!!!역시 표지훈이 먹고 키크는 이유가 있었어!!!!빵에서 산삼맛이나!!!!!!
"시발놈아!!!!"
"왜 우리지호?더 먹고 싶어?"
"조까 개놈아.이거 무슨 빵이냐?"
"마미스 야무야무 쩝쩝 베지터블스 브레드."
"...이름도 존나 괴기스럽네.암튼 이거 먹지마.빵에서 왜 산삼맛이나냐."
"맛있는데?달달하지않아?"
"달달하지않아.이거 만든사람은 분명 흑설탕 넣을려다가 실수로 계피 가루 쳐넣었을거야."
차라리 내가 만들고말어 시발.혼잣말로 중얼거리니 표지훈이 그 마미스 야무야무 어쩌고 암튼 걍 야무빵을 먹다가 갑자기 날 홱 보더니 물어본다.만들어줄꺼야?!
"뭐?"
"고마워 지호야.잘먹을게 진짜 고마워."
"뭔 개소리야.나 그런 거 못만ㄷ.."
"알았어 나도 사랑해.뽀뽀해줘?"
"꺼져 미친ㄴ..."
"알았어 이리와."
"나한테 손대면 다신 니 딸 못잡을줄알아라."
"우리 지호는 아직 생리중인가봐"
"그딴빵 쳐먹지말고 내 엿이나 쳐먹는게 어떠냐."
가볍게 엿을 날려주고는 옥상을 빠져나왔다.표지훈 저 미친새끼.쟤랑 얘기하면 기빨려.아 참고로 말하자면 표지훈은 10년지기 내 불알친구로 현재 나와같은 낙지고에 다닌다.난 2학년 3반 쟤는 4반.저놈이 나한테 저러는게 장난같지만 지딴엔 진심이다.한 2년전인가 그때 나한테 고백을 갑작스럽게 하고선 까이곤 지금까지 계속 잡소리를 하면서 유혹중이고.나도 싫지는 않다.근데 그냥 뭔가 받아주기엔 어색해서 그렇지.
"근데 나 누구한테 이렇게 설명하냐."
다 저새끼랑 다니니까 이상해져서 그래...오늘도 지호는 숨어있는 자신의 똘끼와 본능을 애써 지훈을 변명으로 외면한다.
"지호야!!지호야!!!!"
"응??어 유권아."
"지호야 너 영어 잘하지??"
"다른과목에 비해선 좀 하지.왜??"
"나 궁금한 단어가 생겨서!!!"
"응-뭔데?"
히죽히죽 웃으면서 말을 거는 유권이를 보면 항상 뭔가 마음이 맑아진다.세상에 얘만큼 해맑은 애가 없을거야 아마.2년내내 같은반인데도 항상 변함없이 친절하고 발랄하고 따듯한 유권이가 부족한게 있다면
"펭귄이 영어로 뭐야?"
존나게 돌대가리란거다.
"으..응...?"
"펭귄!!막 다른애들한테 물어보니까 그냥 웃기만하더라구...아마 몰라서 그런가봐!!지호 넌 알거같아!!"
"음..글쎄..넌 뭐라고 생각하니?"
"음...내가 곰곰히생각해봤는데..."
"응..."
아 이새끼 입에서 또 어떤 대단한 어록이 나올까 궁금하다.
"우선 P로 시작하지?"
"헐."
헐 뭐야 김유권이 펭귄이 영어로 펭귄인걸 아는거야?그것도 스펠링까지?조용히 창문으로 다가가 하늘을 봤다.아 해가 동쪽에 있는데 어째서?
"지호야 뭐해?"
"아 아니야.응 P 맞아.그래서 뭐인거같아?"
"음..내 생각엔..."
"....."
"...핑구?"
"...아."
그냥 허탈하게 탄성을 내뱉고는 자리에 와서 서랍을 뒤적였다.어딨더라...아 여깄네.서랍에서 파란색 노트를 꺼냈다.거기엔 김유권 병신어록 이라고 적혀있었다.와 벌써 반넘게 채웠네.아직 1년도 안쓴건데.조용히 공책을 펼치고 날짜를 쓰고 끄적였다.
'오늘의 어록-펭귄은 영어로 핑구!!^^*'
됐다.뿌듯하게 공책을 덮을려고 하는데 김유권이 옆에 와서 옆구리를 콕콕 찌른다.하 이새끼 또 왔어.
"지호야 나 틀린거야?"
"...응 아깝게."
"내가 그래서 다른 답을 생각해봤거든?이번엔 좀 맞는거같아."
"뭔데?"
"이것도 P로 시작하지?"
"응"
와 눈빛봐.쟤 진짜 이번엔 확신하나봐.결의에 차있는 눈빛을 보며 기대를 했다.자 유권아 니 지식을 조금이라도 보여줘!!!
"음...뽀로로?"
...다시 한번 조용히 펜을 들고는 마저 끄적였다.
'+펭귄은 영어로 뽀로로!!^^*'
"지호야 나 이번엔 맞았어?"
"...유권아 너 그냥 지금 꺼지는게 좋겠어"
안그럼 이 펜으로 니 정수리를 찍어버릴지도 모르니까.
저 김유권 옆에 조금이라도 더있다가는 컵이 영어로 뭐인지도 헷갈릴거야.조용히 아직도 고민을 하고있는 김유권 옆에서 빠져나와 혼자 자리에 앉아있는 박경 옆으로 가 등짝을 치며 박경을 불렀다.이새끼 왜 오늘은 안나대고 조용히 앉아있지?
"야 박경!!"
"....."
"어이 오이!!"
"....."
"야 양말에 깔창넣는놈!!"
"아 시발 오늘은 안넣었어 개새끼야."
존나 우려먹네 사골곰탕같은 놈...박경이 결백한듯 자신의 발바닥을 들이밀며 말한다.알았어 새꺄.치워 토나와.
"너 근데 오늘은 왜이렇게 조용하냐?"
"...하 씨발 지호야 나 어떡하냐.."
"왜임마.말해봐."
"존나 너무 심각한 문제여서 못말하겠어.."
"새끼야.우리 우정이 어언 6년이다.말해봐."
"아 하긴 넌 입이 무거우니까...코도 무겁고..."
"야 너 끝말 뭐라고했냐?"
"내가 저번에 여소 받았었잖아.그 익인여고 좀 잘나가는애.지민이."
"말 존나 잘돌리네 이새끼.근데 지민이가 뭐."
"나 씨발...걔랑 잘되가고 있었는데 그년이 내 등쳐먹고 토꼈다.."
"뭐?!?!!"
와 지민이 존나 쎈캐네.와 걔 좀 노는건 알고있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네.야 경아 힘내라 지민이가 얼마나 등쳐먹었냐?
"존나 그년 등골브레이커 개쩔어...나 그년한테 밥 산게 몇번인데.."
"와 대박이다.얼마나 사줬냐?"
"짱가네 분식집에서 오천원어치 사주고 새콤달콤도 여태까지 천원어치나 갖다바치고 코코팜도 벌써 한 3개는 사준거같다...아 나 걔한테 1500원도 빌려줬는데...그년이 팥빙수 사먹는데서..."
"아...지민이가 그렇게 등쳐먹었어?"
"어..아 좆됬네...이거 존나 신고해야되는거 아니냐?"
"좆때고 싶으면 신고해라."
시발 지민이가 등골브레이커?옘병하네.지민이는 존나 천사였어.걔만큼 부처인애도 없었을거야 아마.저새끼랑 사귀면서 얼마나 억장 터졌을까...안타까운 지민이...지민이가 조용히 잠수탈만하네.안그랬으면 지민이가 영원히 박경을 잠수시켰을텐데.
"새끼야 어디가냐?"
"일단 니가 없는곳으로."
왜 이 교실엔 아무도 정상이 없는거지.혼자 조용히 교실에서 빠져나와 학교 뒤 뜰로 갔다.아 역시 여기서 혼자 노래나 들어야 그게 학교오는맛이지.뒤뜰에 벤치에 앉아서 이어폰을 꺼내려고 주머니를 뒤적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 어두운 그림자가 진다.아 씨발 설마 학주인가?
"...?"
"너 혹시 라이터 있니?"
"..어,없는..데요.."
"그래?"
앞에 있는 이남정네는 누구지.우리 학교 교복?파란명찰?2학년?뭐야 나랑동갑?근데 나 왜 존댓말썼지...는 이사람을 직접 보면 저절로 그냥 군대식 말투가 나올거다.앞에 있는 불빌려달란 남자는 한손엔 말보루 담배각을 들고 있었고 한손은 삐딱하게 바지 주머니에 넣고있었다.뭐야 우리학교에 이런 존나 쎈캐도 있었나.분명 박경같은 조찌질이만 있는줄알았는데...
"알았어.불 없다고?"
"..예..아니,응...아니..예..."
"그럼 내 라이터로 쓰지 뭐."
"....?"
니미 옘병하는고만 지랄도 떡처럼 가지가지라더니 니놈새끼는 떡중에서도 개떡일거야.라고 말하던 욕쟁이할머니네 수제비집 할머니의 말이 떠올랐다.와...진짜 개떡같은 사람이 실존하는구나..뭐야 이 사람..몰라 무서워...
"저..불이 있으면 왜 나한테 물어봤어..?....요..?"
"...야."
"에?"
"너 밀키스 좋아하냐?"
"아니 그닥..."
"넌 그렇게 생겼다."
"...?"
"그래서 재수없어."
지금 뭐하자는거지??난 왜 이 잉여한테 쫄았지??어째서 우리학교엔 정상이 없는거지?아 엄마보고싶다...엄마...어떤 미친놈이 저보고 밀키스 싫어하게 생겨서 재수없데요...존나 고추장아찌 좋아할거같이 생긴놈이요...난 진짜 다음생에 태어나면 나방이 되고싶다.너같은 새끼들 뺨 후려치고 토끼게...
"아니 그게 무ㅅ..."
"됐어.불없는건 미안한일이 아니야.사과 안해도돼."
"그게 아니라 밀키ㅅ..."
"그것도 미안한 일이 아니야.니가 싫어하게 생긴건 너의 얼굴이 어쩔수없이 그렇게 태어난거잖아.사과하지마."
"아니 그..."
"알았어.다음부턴 불 잘 가지고다니고.밀키스는 어쩔수없는거지만 한번 좋아하도록 노력해봐."
"제 말을 들ㅇ..."
"그래!!다음에 보자!!!"
"이 씨발!!!"
뒤에다 대고 온갖 욕을 해봤지만 그놈은 내욕이 지가 떠나는게 싫어서 발악을 하는줄 아는지 쿨하게 손을 휘휘 흔들며 사라졌다.뭐야 존나 밀키스 신도자야?요즘 이딴 종교도 생긴거야?;와 이러다 종교싸움 한번 크게 나겠네...저 미친놈...밀키스 사고 집에가다가 일찐들 만나서 밀키스 달라고하면 밀키스 품에 꼭 안고 존나게 쳐맞을 밀빠놈...존나 소름돋는 미친놈이다.이름이 뭐더라.이름은 존나 정상이던데..기억이 안나네...
"어?뭐야 이거?"
그냥 잡생각 집어치우고 교실에 다시 돌아갈려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는데 바닥에 새 담배가 하나 떨어져있었다.뭐야..저 새끼가 흘리고 간건가...무심코 주워들고 담배를 살펴보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곤 이새끼가 진짜로 미친놈이란걸 확신했다.
'이민혁'
아니 도대체 어떤새끼가 담배 개비 하나하나에 이름을 쓰냐고!!!!!!!저 미친놈!!!!!!존나 소름돋게 섬세한 새끼야!!!!!!!하얀 담배에는 중간에 까만색으로 정갈하게 이민혁 이라고 써져있었다.무슨 초등학교1학년 입학할떄 부모님이 색연필 하나하나에 이름표 써주신것처럼.
"여기 이름써서 도대체 뭐할려고...어떤놈이 꼼쳐가는것도 아니면서..."
다시 한번 담배를 보다가 다시 그 새끼 생각이나서 치를 떨며 바닥에 내던졌다.표지훈보다 미친놈은 처음이네.
"우리 학교엔 진짜 미친놈밖에 없는건가.."
"야 안재효!!너 또 지각했지!!"
"아 태일아.한번만 빼줘라.나 오늘은 진짜 5분밖에 안늦었어!!"
"병신아.나도 빼주고 싶어도 이미 담임이 너 봤잖아!!그니까 왜 지각을해!!"
"아이씨...제발 한번만 봐줘라 태일아...저번에도 봐줬잖아..제발 마지막 한번만 더 응?"
"하..그니까 일찍 일어나랬잖아.아침에 얼마나 전화하고 문자했는데 자느라 안받고서는.."
"알았어.알았어.그러니까 나 오늘 봐줄거지?명단에서 슬쩍 빼주는거지?"
"알았어-"
그래,우리학교에 다 미친놈이 있을리없지.마침 올라가던 도중 3학년층에서 보이는 재효형과 태일이형이 보였다.아침부터 저렇게 투닥거려도 곧바로 저렇게 알콩달콩거리네.참...저 형들도 되게 귀엽게 논단말이야..같은반인 재효형과 태일이형은 아침마다 저렇게 재효형의 지각에 대해 투닥거린다.하루도 빠짐없이 지각하는 재효형과 반장이라서 재효형의 지각을 명단에 적어 벌청소를 시켜야하는 태일이형.하긴,둘다 입장이 곤란할거야.태일이형은 반장이라 적어야하지만 차마 재효형이 저렇게 부탁해서 못적겠고..재효형은 학교가 끝나자마자 태일이형과 데이트를 하고싶지만 그놈의 잠때문에 항상 태일이형한테 명단에 적지말라고 부탁해야하고.참...그래도 보기좋은 커플이네.저렇게 알콩달콩 정상적으로 연애하는 사람들도 없을거야.
"근데 재효야,"
"응?"
"이번에도 빼주는 대신에 7시까지 내 계좌로 세장 넣어.이정돈해야지."
알콩달콩?그게 무슨 개지랄이야.참고로 말하자면 태일이형은 존나게 돈을 밝힌다.엄청 짠돌이기도하고 벌써부터 돈에 맛을 들여선 항상 아침마다 저렇게 재효형 지각을 면제시켜줄때마다 돈을 입금하라고 재효형에게 부탁(이라고 쓰고 협박이라고 읽는다)을 한다.거기에 또 존나 병신같은건 재효형은 그냥 실실 웃으면서 알았어-라고 한다는것이다.난 이 학교 들어와서 저사람보다 더 호구인 사람을 못봤어.태일이형이 재효형 돈보고 만나는건 절대 아니지만 나같으면 벌써 헤어져서 고소하고도 남았어 시발.
"이따가 맨날 넣던곳으로 넣어줘."
"알았어-어?야 우지호!!"
"...아,예.형."
"너 거기서 뭐해?"
"아니 뭐 그냥...이런 저런 삶의 회의를 느끼고있었어요.."
"지호야.너 왜그렇게 표정이 안좋아?"
"아니 그냥...역시 이학교가 이상하다고 다시한번 느껴져서요.."
역시 여기엔 정상이 없어.오늘 하루종일 풀리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어 빌어쳐먹을세상아.아침부터 마미스 야무야무 어쩌고 암튼 존나 삼산쳐넣은거같은 빵을 쳐먹질않나,새대가리 새끼 퀴즈 뒤치닥거리를 해주지않나,천사표 지민이를 신고한다는 개찌질이놈을 상대하질않나...왠 미친 밀키스빠돌이를 만나지않나.이젠 호갱님과 돈사장 커플까지만났네.오늘 하루는 이미 쪽박이다...
"우리 학교만큼 좋은 학교도 없어 임마.시설도 얼마나 좋은데?"
"시설이 좋으면 뭐해요..."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다 똘마니인데...당신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