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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탁탁-

수고하셨습니다-”


. 피곤해 일주일째. 팀장이란 자리에 올라 온 지 일주일 째.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 오늘은 제시간에 퇴근하나 싶었더니 어김없이 오늘도 fail. 왜 김 팀장은 갑자기 해외로 발령을 받아서 사람 힘들게나 하고. 아무튼,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


남 팀장님 퇴근 안 하세요?”

아 저는 남아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좀 있어서요.”

피곤하셔서 어떻게요. 그럼 수고하세요.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피곤한 거 알면 좀 빨리빨리 퇴근 좀 하던가. 사람 피곤하게 옆에서 뭐하는 짓이야.


오후 7시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샌드위치를 까먹고 있는 내가 불쌍하기만 하다. 26살이란 어린 나이에 팀장이란 직급을 얻게 되었지만 얻는 만큼 잃는다고 열 손가락이 차고 넘칠 정도로 잃은 것이 많다. 뭐 말하자면 많다. 친구 관계, 여자 친구뿐만 아니라 여자 사람, 가족들과의 시간, 취미생활까지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없다.

 


탈깍-

 


유일하게 남은 것이 있다면 지금 같이 근무를 하고 있는 불알친구 김성규 정도?


남우현. 오늘도 야근?”

어 야근. 먼저 퇴근해 어제처럼 기다리지 말고.”

같이 들어가.. 혼자 가면 외롭단 말이야..”

애야? 외롭게? 얼른 들어가. 피곤하다고 찡찡대지 말고


기획 1팀 팀장과 인턴 사이. 일주일 전까지 다니던 회사에서 팀장이란 직급을 달고 잘 다녀왔으면서 어쩐 일인지 회사를 때려 치고 말도 없이 지금 울림백화점의 인턴으로 들어온 성규이다. 왜 그랬냐며 다그치는 말에도 대답하지 않고 우물쭈물하던 성규가 고개를 푹 숙이고 했던 말은 너랑 같이 다니고 싶어서 어처구니없으면서 기분 좋은 말이었다. 그 말 한마디에 으구-하며 성규의 머리를 헝클어트리고 말간 웃음을 보이니 그제야 웃음을 보이던 성규였다.


중학교 시절부터 함께 해왔고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하여 같은 대학교 원서를 넣고 합격하여 서로 얼싸안고 좋아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그때에도 지금에도 성규도 나도 여전했다. 그런 우리가 취업이라는 벽 앞에서 무릎 꿇기도 전에 평소에 나와 성규를 아끼던 교수님께서는 각 회사에 잘 맞는 인재들이라며 추천서를 써주셨고 우리는 보기 좋게 합격하였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펑펑 울며 자기와 같은 회사에 다니면 안되겠냐고. 혼자 다니기 싫다고. 그때 단호하게 안된다며, 이제는 혼자 해야 하지 않겠냐며, 네가 애냐며- 몰아붙이던 나였다. 항상 옆에서 챙겨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성규에게 돌아온 말은 고작 나쁜 놈 나쁜 놈.. 두 마디였다. 일주일동안 연락 두절이었던 성규는 다행스럽게도 아무소리 없이 3년이란 시간동안 회사를 다녔고 괜찮았다. 아니 정확히는 괜찮은 줄 알았다. 일주일 전까지는..


하암...”

졸리면 가라니까 성규야?”

싫어.. 같이가..”


같은 집에 사는 것도 아니고 옆집에 사는데 왜 저렇게 꼭 같이 들어가겠다며 떼아닌 떼를 피우는지 모르겠다. 그래놓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지도 못할 거면서.


우현아.. 우리 팀장님 일을 너무 많이 시켜..”

“..네 팀장이 나다 이 자식아

..맞다 그랬지.. 그래도 좋아. 너랑 같은 회사 다녀서 

“..나도"


회사에서 평소에 일을 할 때면 누구보다 철두철미하게 일을 진행하는 성규의 모습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모습도 잠시 우현과 둘이 있을 때면 무장해제가 돼버리는 성규였다. 일을 하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몰래몰래 눈웃음을 짓는게 누가 보면 사내연애라도 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우혀나..닭발...” 

“..?”

“.......,,”

..”


며칠 전부터 닭발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기어코 잠꼬대로까지 닭발이 먹고 싶다고 외치는 성규다. 집에 들어가서 잘 것이지 잠도 많은게 왜 기다린다고 버텼는지..


읏챠-


잠이 들어 축 쳐져버린 성규를 업자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무거워,.. 아무리 업고 안아도 무거운 건 무거운거다.


흠냐흠냐.,”


꿈속에서 못 다먹은 닭발을 먹는지 계속해서 입맛을 다셔 나오는 입김이 목을 간질이는 것이 썩 기분이 좋다. 언제쯤 철들래 성규야.


- 10층입니다.


성규를 업고 느지막이 걸어 도착한 우현은 자연스레 성규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읏차-


졸려..닭발..”


닭발 그만 찾고 잠이나 자라


침대에 눕힌 성규의 불편한 마이, 양말, 셔츠를 벗겨주고 편한 일상복으로 갈아입히고 나서야 옷을 벗고 잠자리에 들 채비를 하는 우현이다. 휴대폰 홀드를 눌러 시간을 확인하니 어느덧 10. 내일 아침 제대로 일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K


으으..눈 부셔..”


눈부셔..눈부셔..눈부셔..? 우리 집은 암막커튼인데 눈부셔,,? 눈이 부실 리가 없는데..?


아악!!!”

“..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일어났으면 조용히 세수나 하지.”


당황스럽다. 내가 왜 남우현이랑 자고있지? 설마 나 어제 기다리다가 잠든건가?


너 어제 나 기다리다가 잠들어서 업고 왔어. 정신 차렸으면 집에 가서 옷 좀 갈아입고 와. 너 때문에 지각이야.”


야 너도 늦게 일어났으면서 왜 나 때문이래!!”

어제 너 업고 오느라 힘들었다고. 그냥 좀 빨리 갈아입고 와.”


할 말이 없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업고 와줬다니 더 할 말이 없었다. 예전에 잘 웃어줬으면서 이젠 웃지도 않네. ..많이 무거웠나..? 살을 좀 빼야하나,,


고양이 세수만 하고 우현과 첫 출근 때 같이 샀던 정장과 넥타이. 아까보니 우현이 입었던 것 같아 문뜩 생각나 입었는데 멋있다. 김성규. 얼마 전에 인터넷을 통에 산 딸기 맛이 나는 성인용 치약으로 양치질을 하고 우현에게 주고 자신이 먹을 토스트를 한 장씩 구워 내려가니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끌고 온 우현이 보인다.


으그 므그 (이거 먹어)‘


땡큐. 얼른 가자. 나 먼저 들어가면 네가 나중에 들어와.”



사무실에 나와 우현이 친구라는 걸 아는 사람은 0. 그니까.. 따지고 보면 나와 우현 2명정도? 딱히 숨길 사항은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숨기게 된 사실이다. 일주일 째 팀장직에 있다가 인턴 생활을 다시하려니 지겨웠다. 그래도 좋았다. 우현과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없었다. 전에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왔을 인턴으로 들어 왔을 때 팀장이 우현이란 사실에 규들짝. 인턴들이 인사할 때 자신을 설명해보라는 듯이 쳐다보는 우현의 표정을 보고 규들짝2. 절대로 너랑 같은 회사 다니고 싶어서 때려쳤다는 말은 죽어도 못할 말이니 이건 무덤까지 가지고갈 일이다.


햇살도 좋고 바람도 좋고..


나 먼저 들어간다.”


아 응.”


같이 들어가면 이상할거 같아 따로 들어가기로 했는데 막상 남겨지니 할 일도 없고 커피나 한잔 사서 들어갈까? 우현이 좋아하는 카페라떼 한잔 내가 좋아하는 카페라떼 한잔. 우현이 들어간지 5분정도 되었으니 이쯤이면 들어가도 되겠지.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김 인턴. 인턴 주제에 늦네요?”

박 대리다. .. 잘못 걸렸다. 들어가면 우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 성규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저쪽 구석에서 자신과 같이 인턴으로 들어온 성열과 명수가 애잔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이 자식들아 쳐다보지만 말고 팀장 빨리 데려오라고. 오늘은 살 운이었는지 타이밍 좋게 휴게실에서 우현이 나왔다. 우현과 눈이 마주치고 성규는 망설임 없이 우현을 향해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제가 오늘 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박 대리


휴게실에서 나오면서 성규와 눈을 마주친 우현은 무엇이 또 마음에 들지 않는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성규에게, 아니 정확히 박 대리와 눈을 마주치며 걸어 왔다,

나도 있는데..


박 대리는 우현이 좋은 의미로 부른 것으로 단단히 착각했는지 두 볼이 발그레 핑크빛을 띠며 몸을 베베 꼬고 있었다.

지금 근무 시간 아닌가? 인턴 교육 담당이 인턴한테 지각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거 그 정도도 안 했나? 지각한 김 인턴도 문제가 있지만, 교육 담당인 박 대리 책임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은데.”

. 죄송합니다.”

핑크빛으로 물들던 박 대리의 얼굴을 삽시간에 빨갛게 물들어 갔다. 꼴 좋다.

김 인턴

“....?”

박 대리를 보며 남모르게 코웃음을 치고 있던 성규는 갑작스레 자신을 부르는 우현에 규들짝3

앞으로 지각하지 않도록. 지각도 마지막 정규직 평점 때 해당 사항인 거 알지? 잘해

말 안 해도 잘 할 거고 일도 잘하고 있는데 오늘 한번 지각 한 거 가지고 엄청 뭐라 그러네..


내심 서운하네. 아침에 토스트도 챙겨 줬건만 웃어주기는커녕.. 어쩔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성규지만 잘 알기에, 아무 말 못하기에 속상한 성규였다. 자리로 돌아가는 우현의 뒷모습과 빨게진 얼굴로 화장실로 들어가는 박대리의 뒷모습을 보다 자신을 부르는 성열과 명수의 목소리에 발걸음을 돌렸다.

성규님!!!”


아씨 쪽팔리게 무슨 성규님이야 성규님은!!그냥 김성규씨라고 하라고 이 멍충아!!”


같은 인턴으로 입사한 이성열과 김명수. 나이는 자신보다 3살 어린 24. 딱 저와 우현이 각자 회사에 입사했을 때의 나이이다. 사실 이 회사에 면접을 볼 때부터 들어봐서 인사를 하고 일을 시작할 때까지 성규는 여럿의 눈총을 받아야만 했다. -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인턴으로 들어오기에 젊지 않은 나이지만 나쁘지 않은 스펙을 소유하고 있는 막강한 인재였으니 말이다. 성규도 느끼고 있었다. 애초에 우현에게 이실직고하고 온 것도 아니였고, 여러 가지 불리한 상황들이다보니 위축되있던 상황에서 성열과 명수는 먼저 자신에게 다가와주었다.


명수와 성열은 성규와 우현처럼 오랜 친구라고 하였다. 사실 자신들이 다른 회사에 추천을 받았는데 성열이 교수님에게 떼아닌 떼를 써서 명수와 같은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나도 조금 용기.. 아니 패기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우현과 같은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을까?


괜한 생각들을 하다보니 어느새 성규의 앞에는 열심히 스템플러로 가지런히 찍어놓은 1차 회의자료들이 놓여있었다.


성규씨, 팀장님한테 가서 자료 준비 다 되었다고 회의 곧 시작한다고 말씀 대신 해주세요. 제가 지금 이거 마저 복사하느라 바빠서요.”


성규는 알고있었다. 성열이 우현을 무서워 한다는 것을. 어린 나이에 팀장직에 올라가서 독하게 일하는게 무섭다나 뭐라나.. 멋있가만 하구만.. 아무리 명수한테 부탁을 해도 들어주지 않는다며 찡찡 거리며 꼭 우현에게 갈 일이 생기면 자신에게 부탁을 하는 성열이었다. 그런 성열이 귀찮기는커녕 마냥 귀엽기만 할 뿐이다. 조금 더 발랄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기분?



똑똑


들어오세요.”

아 팀장님 회의 자료 준비 다 되었다고 회의 가실 준비 하시랍니다.”

알겠어요. 따뜻하게 물 한잔만 준비해 줄래요? 목이 영 아프네


성규는 목이 아프다는 우현의 말에 열고 고개만 내밀고 있었던 몸을 팀장실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우현에게 다가갔다. 열은 나지 않는지 콧물은 나는지 이곳 저곳 안절부절 살펴보던 성규를 진정시킨건 우현이었다.


야 진정해. 내가 죽어? 그냥 감기야. 계속 야근해서 그런가봐. 괜찮으니까 나가봐.”

그래도..”

쓰읍-”


나가라는 무언의 우현의 표정에 결국 호들갑만 떨다 나와 버렸다. 아무래도 점심시간에 성열이랑 명수랑 약국에 들려 종합 감기약을 사와야 할 노릇이다.






이거 뭐 어떻게 해야 하는거죠?ㅠㅠㅠㅠㅠㅠㅠ 영 모르겠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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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늘 요픽 재탕 1도 거짓말 안하고 3번 ㅋㅋㅋㅋ
8년 전
독자3
작가님 다음편 닥기둘하겠슴다
8년 전
아또아또
우와 진짜요? 대박! 고마워요. 부족한 글인데 재밌게 읽어줘서!! ~.~
8년 전
독자2
내가 원하는 거다ㅠㅠㅠㅠㅠ 취저다 진심..ㅠㅠㅠㅜㅜㅠ♡ 다음편 기대할게요!
8년 전
아또아또
네네 재밌게 읽으신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8년 전
독자4
헐 남팀장이라니....남팀장님은 언제나 사랑입니다...♡♡ 그나저나 닭발 찾는 성규 왜 이렇게 귀여운거죠ㅠㅠㅠㅠ잘 읽고 가요!!!ㅎㅎ
8년 전
아또아또
그러쵸 남팀장은 사랑이죠 ㅠㅠ 닭발.. 헤ㅔㅎ... 잘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
8년 전
독자5
히히 이거 2번째 보는것 같아요 소재도 성격도 너무 좋네요ㅜㅠㅜㅜㅜㅠ 다음화도 기다릴게요 감사함당♡
8년 전
아또아또
으아닉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8년 전
독자6
헐 전 이걸 왜 지금 봤을까요... 잘 읽고가요! 완전 재밌어요 남팀장이라니ㅠㅠ
8년 전
아또아또
감사합니다~ 널리널리 알려주세요 흐흐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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