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쁜짓좀 하려고 아저씨가 일 하고 있을 회사로 찾아갔다. 회사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눌렀다. " 좋아하겠지? " 엘리베이터 안에있는 거울에 비친 내 머리랑 화장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아저씨에게 부끄러운 존재가 되면 안돼는데, ' 절대 애기같은 모습은 안보여야지 ' 라는 다짐을 하는 사이 엘리베이터가 도착했음을 알렸다. 아저씨가 근무 하고 있는 부서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 어, 안녕하세요. " 들어서자마자 마주친 사람은, 아저씨 친구 찬열 아저씨였다. 찬열아저씨는 유일하게 내가 아저씨와 같이 산다는걸 아는 사람이기도 했다. " 어, ㅇㅇ아. 여긴 어쩐일이야? " " 아저ㅆ, 아니. 박찬열 과장님 보고싶어서 들렸죠~ " " 농담은, 변백현 질투한다. 안에 백현이 있어. 들어가봐. " " 네. 감사해요! " 얼른 아저씨가 보고싶은 마음에 아저씨 방 문을 벌컥 열었다. 그런데, 웬 여자가 아저씨 넥타이를 매어주고 있었다. 순간 그자리에 굳어 그 둘을 바라봤다. " 아저씨!! " " ... " " ... " " ㅇㅇ아. 회사엔 어쩐일이야. " 정작 아저씨는 아무렇지 않다는듯 어쩐일이냐는 말을 무심하게 내뱉었다. 그리고 아저씨 어쩐일이냐니요.. 뭐, 나는 오면 안돼나? 평소랑 똑같은 목소린데 오늘따라 그 목소리가 밉게만 들려왔다. " 저 여잔 누구에요? " " 씁- 말 조심해. 너 보다 나이많아. " " ... " 누가 언닌거 몰라요? 지금 저 언니가 왜 아저씨 넥타이를 매어주고 있었냐는게 궁금한거잖아요. 괜히 심통이 나서 말이 삐딱하게 나왔다. 더이상 말을 했다가는 아저씨를 화나게 할것 같아서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지금쯤 내 입술은 붕어마냥 툭 튀어나와 있을 것이다. ' 나 삐졌어요. ' 광고를 하고 있겠지. 애 처럼 안굴려고 했는데, "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 넥타이를 메어주던 언니는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나가보겠다고 했다. 이게 다 언니 때문이에요, 기분 다 망쳤어. 그 언니가 나가고 아저씨와 나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내가 말실수를 한건 잘못한 일이지만 내 편을 들어주지는 못 할 망정, 누가 봤어도 오해 했을만한 아까의 상황을 설명도 안해주고 저렇게 굳은 표정으로 있는 아저씨보니 서운함이 밀려왔다. 아저씨를 향한 미안함과 속상함의 감정이 뒤섞여 눈물이 나왔다. 나를 보고있던 아저씨는 내 눈물에 놀랐는지 금새 다가와서 넓은 품에 나를 넣어 다독여줬다. " 왜 울어. 아저씨가 미안해. 응? " 미안하다는 아저씨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서러움이 북받쳐서 펑펑 울어버렸다. " 흐엉.. 아니에요.. 내가 더 미안해 흐.. " " 아저씨가 우리 애기 편도 안들어주고, 속상했지? 다 알아. 미안해 그러니까 화 풀어 애기야. " 라며 내 뒷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아저씨의 손길에 이미 화는 다 식은것 같았다. 얼른 아저씨와 눈을 마주하고 싶어서 고개를 들었는데 아까 그 언니가 매어준 넥타이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아무 말도 안하고 넥타이를 바라보고 있자, " 답답해서 넥타이를 풀어놨었는데, 다시 매려니까 어떻게 매야 하는지 몰라서 결제 받으러 온 사원에게 부탁했었어. " 내가 오해 할까봐 빠른 속도로 해명하는 아저씨가 귀여웠지만 여전히 뾰로통한 표정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나 아직 덜 풀렸어요 아저씨. " 정말이야 애기야. 찬열이가 들어왔으면 찬열이한테 매달라고 했을거야. " " 치, 차라리 그게 훨씬 나을것 같네요. " 내 말에 아저씨는 바람빠지는듯한 소리를 내며 웃었다. " 애기야 지금 질투해? " " 질투는 무슨, 아니에요! " 아저씨는 내 머리를 두어번 쓸어준 뒤, 갑자기 넥타이를 풀어버렸다. " 애기가 해줘. " " ... " 아저씨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기분이 좋아졌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나는 아직 삐져있으니까, " 애기야. 아저씨꺼 안 매줄꺼야? " " 피, 앞으로는 다른 여자한테 넥타이 매달라고 하지마요. " " 알겠어. 애기한테만 매달라고 할게. " " 아저씨, 넥타이의 용도가 뭔지 알아요? " 내 물음에 모르겠다는 아저씨의 표정이 귀여운 강아지같았다. 아저씨 이렇게 귀여워도 되요? " 이거를요, 남편이 출근할때 아내들이 매어주잖아요~ " " ... " " 이렇게 매다보면.. 시선이 딱 마주치잖아요. 그럼, " " ... " " 쪽 " 내가 먼저 뽀뽀를 한게 처음은 아니지만, 장소가 아저씨네 회사라 그런지 더욱 부끄러웠다. 부끄러운 마음에 아저씨 넥타이를 쥔채 고개를 못들고 있자 아저씨가 " 애기야 고개들어봐. " 라며 기분좋은 웃음소리를 냈다. " 싫어요.. 부끄러워.. " " 부끄럽다는 애기가 이렇게 음란해도 되? " 음란이라는 단어에 깜짝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 ㅇ..음란?! 그래서, 싫어요?? " " 아니, 음란하고 좋다고. " 오늘따라 아저씨가 자꾸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것 같다. " 그래서 말인데, 애기야. " " 네? " " 얼른 집에 가자. " - 종현이라서 반응들이 없으신거였나요...☆ 조금 속상하네요.. 전 다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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