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사친을 소개합니다
...
♬응 어서와 방탄은 처음이지? 두우우우우웅 띠이이이이잉 뚜구뚜구뚜 딱 에이요 레이디스 앤 젠를맨 준비가 됐다면...♬
"끄으으으으으으으...."
진짜 일어나기 싫다
두번째 알람에서야 겨우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 앉았다.
상태는 멍...
"...더 잘까"
진지하게 이 생각도 했지만 좀 있음 올 인간 생각하면 자면 안되지... 그래...
결국 무거운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했다.
와 아침부터 오징어가 한마리 서있네
안 일어났으면 큰일 날뻔
얼굴에 물을 묻히고 폼클렌징을 쭈욱 짜서 거품을 낸 뒤 코를 먼저 문질러줍니다.
거품이 나면 볼을 문질러줍니다.
그다음은 턱을 문질러주고 이마를 문지른 뒤 피지가 자주 쌓이는 옆 헤드라인을 꼼꼼히 문질러 줍...
나 이거 왜 설명하고 있지
그냥 씻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감습니다.
귀찮으니까 머리만 감는다.
머리가 기니까 짜는 거도 일이다 일
대충 수건으로 털어주고 머리를 고정시키고 나와서 방으로 향했다.
아니 향하기 위해 걸어가는 중이였는데...
"안녕하세요!!"
"박지민 왔냐"
"머리 감았네"
"어"
"물 떨어진다"
"아"
물 떨어진다고 엄마한테 혼나기 전에 얼른 말려야겠다 싶어 급히 방으로 들어왔다.
지민이는 완전 자연스럽게 내 방으로 들어오더니 내 침대에 앉아 폰을 꺼냈다.
"편하냐?"
"어 엄청"
나는 머리 말리느라 정신 없는데 니 놈은 편하다는 소리나 하고 앉아있냐
라는 말은 가득 담은 눈빛을 쏘자 결국
"머리 말려줘?"
"어!"
"그냥 말려달라고 얘길하던가..."
"그럼 말려줘"
"바로 써먹는거봐 영악해"
영악하다 하던 말던 박지민은 내 머리를 말리고 나는 나름대로 내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머리 자를까"
"자르지마"
"왜? 아침마다 시간이 너무 걸려"
"자고로 여자는 머리가 길어야 하는 법이야"
"니 기준을 왜 나한테 적용시키는건데"
"내 맴"
"니가 계속 말려준다면 안 자를께"
"맨날 말려줘야겠네"
"오예 노예 획득"
"내가 노예냐?"
"그럼 아니냐?"
"말을 말자"
머리가 거의 다 말라갈때 쯤 엄마가 지민이를 불렀다.
"지민아 밥 먹어"
"네 이모! 빨리 나와라"
"옷 갈아입게 나가"
다시 하복 입고싶다
춘추복은 절차가 너무 많아
귀찮아 죽겠지만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매고... 단계도 더럽게 많다
위에 얇은 회색 후드집업을 걸치고 나왔다.
이미 박지민은 밥을 거의 다 먹은 상태였다.
지민이 부모님이 맞벌이셔서 지민이보다 일찍 나가시기 때문에 아침밥을 못 먹는 경우가 허다했다.
아침밥은 꼭 먹어야해!
라는 신념을 가진 엄마의 사명감(?)을 불태우기 충분했고 그 이후 지민이는 늘 아침을 우리집에서 해결했다.
"빨리빨리 안 나올래"
"네넹"
엄마 말에 대답 후 나도 내 밥 먹기에 정신 팔렸다.
"야 늦었어 빨리 먹어"
"거의 다 먹었거든 좀 기다려"
재빨리 밥그릇을 싱크대에 넣어두곤 양치를 하고 가방을 매고 나왔다.
"굼벵이"
"그 별명은 엄마한테 듣는걸로도 충분하거든"
"굼벵이"
"아오"
꼭 맞을 짓을 해요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와"
철컥
도어락 열리는 소리와 함께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버스 못 타면 니 탓"
"왜 내 탓?"
"니가 늦게 준비했잖아"
"아... 그건 인정하지"
"양심은 있네"
"양심하면 나지"
"양심은 엿 바꿔먹었냐?"
"아니 여기 잘 있는데"
"양심 없다 진짜"
실 없는 소리를 주고 받다가 버스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아무래도 출근시간이다 보니 사람이 많았다.
낑기고 낑겨서 겨우 서서 멍때리고 있었는데 옆에서 작은 실갱이소리가 들렸다.
싸움구경은 불구경보다 재밌지!
누구랑 누구랑 싸우는거지
재밌는건 박지민이랑 같이 봐야지
하고 고개를 돌렸더니...
"아뇨 저 여친 있습니다"
"전화번호는 줄 수 있잖아"
"여친 있다니까요"
"요즘 세상에 여친 있다고 연락 안 하는 남자가 어딨다고 그래 번호 좀 줘봐"
"아 진짜 싫다고 했잖아요"
...아 그 싸우는 사람 중 하나가 너였어...?
미안 내가 멍 때리다가 이제 알았네...
근데 얘 여친 없는데... 는 무슨 눈치로 아 얘가 번호 주기 싫구나는 알아챘다.
음... 내가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딱 박지민이 싫어하는 타입이네
화떡에 치마 짧은거
아 그리고 치근덕 대는거
와 어쩜 그 조건 세개를 다 충족할까
그거도 능력이다 능력
이렇게까지 싫어하는 모습을 보긴 또 오랫만이라 박지민이 측은해졌다.
이와중까지도 실갱이 일어나는걸 보니 내 친구는 내가 구한다!! 라는 사명감이 급 불타올랐다.
이럴때보면 나 좀 엄마 닮은듯
"누구세요?"
"얜 또 뭐야..."
"저 얘 여친인데 제 남친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세요?"
"뻥치고 있넼ㅋㅋㅋㅋㅋㅋ 아까까지 가만히 있다가 왜 이제와서 지랄이야"
"이제 알았으니까 이제 오지 그럼 언제 와욬ㅋㅋㅋㅋㅋㅋㅋㅋ 싫다는 사람 붙잡고 난리치지말고 곱게 가세요 자존심도 없나"
"야 너 지금 뭐라 그랬냐 시발년이 진짜..."
"아이고 내려야 되네 정 꼬우시면 페북에 제 이름 쳐서 저 찾아오시던가요 제 남친한테 지랄하지마시고 저한테 지랄을 하세요 아침부터 꼴깝이야"
"와 저 시발년"
조낸 당당하게 내 학생증 얼굴에 들이밀어주고는 내렸다.
워후! 통쾌해!
박지민을 지켰다는 것과 떨거지를 떨궈줘서 박지민한테 도움을 줬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져서 박지민 얼굴을 바라봤다.
"야"
"응?"
"누가 내 일에 나서라던데"
"...어?"
"왜 갑자기 끼어드는데 내가 알아서 마무리 짓고 있었는데"
"...에?"
"짜증나게 하지마"
하더니 혼자 올라가버림...
허?
내가 누구때문에 욕 먹어가며 그 난리를 쳤는데 뭐?
짜증나게 하지말라고?
급 열받네 와씨
내가 뭐가 이쁘다고 쟤를 도운거지?
어이가 없어서 그 자리에 얼음해 있다가 뒤에서 기습 어택으로 땡 해준 김태형 덕에 무사히 학교로 들어올 수 있었다.
***
지민이랑 과 같은 작가입니다!
제목이랑 필명 바꾸려고 삭제하고 다시 올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