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 들으면서 썼어요!]
'그'를
사랑은 우리를 멍들게 한다
w. 싸만코
5.
이럴 줄 알았다. 하루는 오늘 밤도 잠은 다 잤다며 이불을 뒤척였다. 괜히 인스타그램 검색창에다가 제형의 인스타 아이디를 쳤다가 다시 지웠다를 반복하기도 하고 카톡 차단도 풀었다 다시 설정하길 반복 중이다.
헤어지자고 말한 사람은 분명 하루 자신이었는데 정작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은 것도 오롯이 자신이었다.
이럴 거면 좀만 더 생각한 뒤 말해야 했나 싶다가도 괜히 자신을 잡지도 않고 보내던 아까 전 제형의 모습이 생각나 이마를 쳤다.
"정신 차려, 김하루."
그렇게 핸드폰을 충전기에 꼽고 어떻게든 잠들어 보겠다며 옆에 있는 인형을 껴안아봤지만, 그 인형마저 제형의 손길이 닿은 인형이라는 점이, 하필 그 인형이 제형이 좋아하던 고양이였던 점이 하루를 더 착잡하게 만들었다.
결국 하루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갑자기 방 청소를 했다. 어떻게든 자신에게서 제형의 추억을 잊어보겠다는 욕심에 생긴 일이라 갑작스러웠지만 그나마 이게 하루가 지금 할 수 있는 제형과 관련된 일이었다.
제형과 찍은 사진, 제형과 5일간 쓰다만 커플 다이어리, 제형과 마시려고 모아둔 기간 지난 음료 쿠폰, 제형과 같이 2박 3일로 여행 갔던 기차표 그리고 제형이 100일 기념으로 사 준 고양이 인형까지.
대충 상자에다가 사진, 다이어리, 기차표 그 외 자잘하게 제형과 연관된 물품들을 집어넣고 상자를 닫았다.
그리고 고양이 인형은, 그건 지금 당장 버리기엔 손이 많이 가서 잠시 보류해뒀다.
그렇게 하루가 몸을 움직이는 동안 시간은 새벽 3시를 향해 있었고 하루는 그제서야 불을 끄고 다시 누웠다.
누워있는 동안 제형과 추억이 생각나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지금 하루는 슬픔보단 피곤함이 더 크게 작용해 바로 잠들 수 있었다.
물론 이 역효과로 꿈속에 박제형이 나와 불편했다.
꿈속에선 뭐가 그리 좋은지 웃어대는 박제형이 좋아서 나도 계속 따라 웃었는데, 어쨌든 지금 상황에선 개꿈 인 게 확실했다.
6.
"어제는 일찍 잠들었나 봐?"
하루가 어젯밤 꿨던 꿈 때문에 컨디션 난조인 걸 아는지 모르는지 강의실에 들어오자마자 영현이 하루 뒷자리에서 안부를 물었다.
하루는 잠시 뭔 말인가 싶어 생각하다 어제 박제형이랑 헤어지고 나서 영현한테 온 카톡을 씹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아 선배 죄송해요, 그때 바빠서 카톡 나중에 보낸다는 걸 깜빡하고."
영현은 그럴 수도 있다며 하루에게 자신이 수업 전 사 온 캔커피 하나를 건넸다.
하루는 영현에게 고맙다며 캔커피를 건네받고선 다시 정면을 바라봤다.
하루는 지금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었다. 이 강의실 안에 제형과 하루가 사귀는 걸 알고 있던 사람이 대략 10명 정도 아니 소문이 돌고 돌았으면 웬만해서는 다들 눈치챘을 거다.
다행인 점은 박제형이 작년에 졸업한 거 하나였지만, 제형과 헤어지자마자 영현을 보기엔 하루 스스로 껄끄러웠다. 물론 제형과 하루가 헤어진 건 아직 원필과 영현밖에 모르는 사실이었지만.
강의 시작 시간이 몇 분 안 남아갈 때쯤 뒤이어 원필도 나타나 영현과 하루에게 인사했다.
"김하루, 어제는 잘 잤어?"
"지금 내 얼굴이 잘 잔 거 같냐?"
자연스레 하루는 자신의 옆자리에 원필이 앉을 거라 생각하고 가방을 치우려고 하는데, 원필이 예상 밖에 행동으로 영현의 옆자리에 앉았다.
"아 영현이 형, 저 오늘 짐이 많아서 그런데 하루 옆에 앉아 주시면 안 될까요?"
"어? 그래."
그러고선 한다는 말이 영현 선배한테 자리를 뺐으며 하루 옆자리로 이동해달라고 부탁한다.
하루는 상황 파악이 안돼 이리저리 눈을 굴려봤지만 원필은 그런 하루는 안중에도 없단 듯이 자리 2개를 떡하니 혼자 차지했다.
하루는 다시 옆자리에 놓인 가방을 치우고선 급하게 영현이 자신의 핸드폰을 볼 수 없게 대각선으로 손을 옮겨 급하게 원필에게 카톡을 날렸다.
[ 뭐 하는 짓 이냐? ]
[보다시피 짐이 많아서, 그리고 나 다음 강의 시간에 발표해야 해]
[바쁘니까 카톡 하지 마]
하루는 원필의 카톡을 보자마자 뒤돌아 원필을 째려봤다.
[너 지금 나랑 박제형 헤어졌다고 무슨 놀리냐?]
[나랑 영현 선배랑 엮어보겠다는 거야 뭐야?]
[교수님 오셨네. 앞에 봐.]
하루는 급하게 다시 전면을 바라봤고 가방에서 필통을 찾았다. 하지만, 아침부터 개꿈 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건지 필통을 챙겨온다는 걸 대신 안경집을 들고 왔다.
급하게 원필에게 필기하게 팬을 빌리려 했지만, 이미 2년 전부터 원필은 아이패드로 필기를 해 필통은커녕 볼펜도 들고 다닐까 말까 였다.
"저 영현 선배, 죄송한데요.."
"어? 왜?"
"제가 필통을 놓고 와서 그런데, 볼펜 하나만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 그냥 모나미라도 있으시다면 그걸로 라도 제발.."
"그럼 이거 써, 난 다른 필기구도 많으니까. 하루 너도 필기 정리하는 거 좋아하잖아."
영현은 필통에서 가장 큰 오색 볼펜 하나를 바로 하루에게 건넸다.
영현의 행동이 부담스러웠지만 주는 사람 호의를 무시할 순 없으니 하루는 고맙다며 급한 대로 노트랑 전공 책을 폈다.
그렇게 출석과 동시에 수업은 시작했고 몇 분이 지난 건지 하루의 책상 가장자리는 아까 전 영현이 준 캔커피 표면에 맺힌 물 때문에 흥건해졌고 그에 반해 영현의 목 부위는 타들어가듯이 빨개졌다.
영현도 자신이 빨개졌다는 걸 알아챘는지 겉에 걸친 셔츠로 어떻게든 자신의 목부위를 감추려고 했다.
영현의 바람대로 하루는 교수에게만 눈이 고정해 있었고 손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형 더우면 셔츠 걸친 거 벗지 그래요?
그리고 하루와 반대로 원필은 영현의 어색한 행동을 보며 뒷자리에서 영현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영현은 괜찮다며 조용히 웃어 보이고 선 다시 정면을 응시했다.
원필은 그렇게 한참을 영현과 하루를 등 뒤에서 보고있었다. 하루 옆자리에서 어쩔 줄 모르는 영현을 바라보고 있자니 좋아하면서도 자기 마음 제대로 표현 못하고 있는 영현이 미웠고, 또 하루를 쳐다보고 있자니 그런 영현의 마음을 밀어내기만 하는 하루도 미웠다.
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미운 사람을 뽑자면 원필은 주저없이 자신이라 생각했다. 방금 전 영현이 더워서 빨개진 게 아닌 걸 알면서도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자신이, 그리고 그런 하루가 한편으로는 자신을 좋아해주기 바라는 자신이 가장 미웠다.
물론 여기에 박제형은 여전히 원필이 미워하는 상대 중 하나였다.
7.
때는 원필과 하루가 고3 끝자락, 그니까 대학교 합격 발표 시즌 때였다. 원필은 반에서 주변 친구들과 두루두루 잘 어울렸고 하루는 자신에게 호의적인 애들과는 잘 어울렸지만, 조금이라도 자신의 눈에 거슬리거나 이해 불가능한 행동을 하면 칼같이 끊거나 아니면 싸우기 일 수였다.
처음엔 원필도 그런 하루를 보며 쟤는 뭐 저리 세상을 불편하게 사나 싶었고 거의 1년간은 그저 그런 학생 중 한 명이지만 엮이기는 싫은 애 중 하나였다.
어차피 고3이고 자기를 좋아하든 말든 지금 반에서 애들이랑 싸움 일으켜봤다 좋을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12월 겨울방학 전, 딱 일이 터졌다.
원필도 하루도 서로 자신들이 같은 학교, 같은 과를 썼는지는 몰랐지만, 둘이 떡하니 붙은 것도 신기했다.
거기에 원필과 하루 둘 다 상향 지원한 학교가 합격한 거라 담임선생님께서도 친구들도 모두 축하해 주는 분위기였다.
딱 한 명 빼고, 물론 지금은 이름도 기억이 긴가민가한 아이 중 한 명이지만 아마 그 아이도 원필과 하루가 쓴 대학교를 쓴 아이였던 거 같았다.
안타깝게도 그 아이는 대학이 불합격이 나 기분이 꽤 좋지 못했다는 것은 확실히 기억난다.
"운 좋은 것들이네, 그 성적이면 꿈도 못 꿀 학교 일텐데.."
그 아이의 저 한 마디가 사건의 시작이었다.
조용히 중얼거려서 인지 다른 애들은 못 들은 눈치였지만 근처에 있던 하루와 원필은 분명 똑똑히 들었다.
원필은 자기 혼자 떨어져 자격지심인가 싶어 못 들은 척 했지만 하루는 아니었다.
저 한 마디를 듣자마자 하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그 아이 앞에 섰다.
"다시 한번 말해봐."
하루의 말 한마디에 반 분위기는 싸해졌고, 애들이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그 아이는 당황했고 하루는 기가 찬 건지 콧방귀를 뀌었다.
"야, 그럼 너는 왜 나랑 쟤보다 성적도 높으면서 그 학교 합격 못한 건데?"
뒤늦게 담임선생님이 상황을 알아채고 말려 댔고 그 아이는 울면서 반을 뛰쳐나갔다.
뒤이어 그 아이 친구들도 눈치를 보다가 뒤따라 반을 나갔다.
그리고 담임선생님은 하루를 불러 '애들이 예민한 시기니 네가 이해해라.'라는 말을 하며 하루를 타일렀다.
하루는 한층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알겠다며 앞으로는 주의하겠다 약속하고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야 김원필, 너는 화 안 나? 그걸 왜 듣고만 있어?"
하루가 자신의 뒷자리인 원필을 향해 앉고선 입을 열었다. 원필은 하루와 대화를 해본 적이 여태 잘 없었기에 당혹스러웠다. 여태 물어보는 것 정도만 대화해봤지 하루가 직접적으로 말을 걸었던 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 그럼 너는 왜 화내는 건데? 굳이 자격지심 있는 애 한테 화 내봤자지."
"뭐야, 너도 화났네, 근데 왜 그냥 넘어가? 너 그렇게 남들 좋은 것만 생각해서 참으면 결국 너 속만 터져."
그러고는 하루는 자기 얘기만 하고 자리로 돌아가려는 순간이었다.
원필이 하루의 손을 잡았고 하루는 놀라 다시 원필을 바라봤다.
"야 김하루 너 대학에서는 나랑 같이 다닐래?"
"내가 왜?"
"네가 남들 좋은 것만 생각해서 참으면 속 터진다며? 그래서 말해보는 건데."
"뭐라는 거야. 이럴 때 써먹으라는 게 아니라. 아 됐어 네 마음대로 해."
둘의 12월은 금방 지나갔고 그렇게 새내기가 된 원필과 하루는 대학 다니면서부터 점점 친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원필이 하루를 좋아하기 시작하는 건 대학 다니고 조금 더 후에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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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오랜만이라 뭐라 말을 시작해야할지도,,,
죄송합니다,,,
빨리 온다 해놓고 6개월 뒤에 오다니, 무슨 아이돌 컴백도 아니고,,, 그쵸?
심지어 데이식스도 유멬미내고 3개월 뒤에 이오데가 컴백했는데, 저는...^^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습니다...
아니 사실 있어요,, 저 원필이 보고 왔어요,,^^ 물론 하루 보고 왔어요,
그러고 즐겁게 유투브 보며 흥청망청,,,,
사실 오늘 이렇게 급하게 쓴 것도 댓글 알림이 와서,, 2편을 기다리신다는 분들이 있으셔서,, 헉하고 찾아왔어요.
저 정말 한 2개월 지나고 나서부터는 제가 글을 썼다는 것도 까먹고 있었어요...^^
무슨 소리냐고요? 저도 무슨 소리인지 잘...
그냥 오래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고요,,,
마지막 말도,, 죄송합니다,, 로 끝내겠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