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 하는 소리와 문이 거칠게 열리고 태은 선배가 강의실 내로 들어왔다. 갓댐. 전탄소!!!라고 날카롭게 소리친 선배가 하이힐 굽을 부러뜨릴 기세로 쾅쾅 거리며 걸어오자 쫄아버린 난 팔을 엑스자로 만들어 머리 위로 올렸다. 으아아 가까이 오지 마세영!!! 눈을 질끈 감고 소리 질렀는데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한쪽 눈을 느릿하게 뜨자 내 앞엔 너 뭐하냐는 듯 한심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태은 선배가 있었다.
“야, 너 왜 요즘 나 안 따라다녀?”
물론 다음 말은 더더욱, 예상 하지 못했다.
여장이 취미인(?) 태형선배X새내기 너탄 01
w.과대 언니
“느에..?”
정말로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말을 얼버무리자, 팔짱을 낀 선배가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하고 날 쳐다봤다. 이럴 땐 뭐라고 해야 되지. 전정국이 조언해준 선배들 상대하는 법엔 이런 질문 비슷한 것도 없었단 말이야..어떤 답변을 줄지 고민하며 눈알만 도록도록 굴리는데 태은 선배가 짜증이 났는지 이따가 점심 사줄테니 전화 하면 받으라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
그동안 선배 까톡도 다 씹고 그랬는데, 큰일 났다. 잉, 조금만 더 잘 피해 다닐걸, 아까 책상 밑에 숨을 걸 그랬어.. 마른 세수를 하며 혼자 뒷북을 때리고 있는데 핸드폰 화면에 전정국이 보낸 카톡이 떴다.
‘전탄소’
‘선배랑 만남?’
‘선배 기분 좋아 보이던데’
‘싸운 거 아니었냐’
응..아니었나봐, 태은 선배 앞에 앉아 선배가 쥐어준 딸기 스무디를 쪽쪽 빨고 있는데, 너무 노골적으로 쳐다 보길래 내내 눈을 깔고 있었다. 선배가 그 낮은 목소리로 나 봐. 라고 할 때 까지. 넹. 볼게요. 조심스레 눈길을 위쪽으로 올리자 오늘도 엄청 예쁜 선배가 눈에 들어왔다. 헤, 진짜 이뻐. 뱅탠소낸단의 김태현 업빠가 여장하면 저런 느낌일 듯..그러고 보니까 선배 원래 모습도 엄청 잘생겼지. 전날 술마시고 방금 잠에서 깼는데 그렇게 까리할 줄이야. 선배가 그때 배를 긁느라 살짝 옷이 살짝 올라갔었는데, 몸도 조금 핫했던 것 같기두..
아니야, 고개를 도리도리 젓자 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던 선배가 무슨 생각해, 라고 나직이 말을 뱉었다.
“아, 아무것두!!”
변태 같은 생각한 거 안 들켰겠지. 조심스레 눈치를 살피자 태은 선배의 표정은 상당히 풀어져있었다. 기분이 풀어진 것 이상이었을지도. 선배의 예쁜 입꼬리는 호선을 그리고 있었으니까.
“선배 저 궁금한 거 있는데요.”
몸을 조금 선배 쪽으로 끌어당기며 묻자 말해보라는 듯 선배가 커다란 손을 까딱였다. 선배 손도 정말 크다.. 이 남자는 어쩜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 취향을 조져놓을 수 있는 거지. 평범하게 만났어도 내가 졸졸 쫓아다녔겠네.
“선배 본명 뭐에요?”
남자 이름이 김태은은 아닐 것 아니에요. 라고 하자 선배는 꽤나 흔한 이름을 입 밖으로 뱉었다. 김태형. 김태형이야. 내 이름. 그러면 나도 뭐 하나 물어봐도 돼? 눈을 반짝이는 선배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자 선배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너 왜 내 연락 다 씹었어?”
내가 그렇게 카톡도 많이 하고, 전화도 하고, 그런데 다 씹고. 허구한 날 똥강아지 마냥 졸졸 쫓아다니던 애가 나만 보면 꽁무니를 빼 길래, 이상하다 했어. 말해봐, 왜.
“내가 남자라서?”
선배의 물음에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이자 선배가 가발의 머리카락을 슬쩍 귀 뒤로 넘기며 슬핏 웃었다. 넌 나 왜 쫓아 다닌건데. 그냥 예뻐서? 그런 이유라면 지금도 이쁘잖아. 왜 요즘은 안 쫓아다녀, 나 섭섭했어. 맨 날 뒷 꽁무니에 귀여운 거 달고 다니는 거, 기분 좋았는데. 애완동물 같아서. 선배 말을 듣고 있는데, 원래 이렇게 치대는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냥.. 내가 그렇게 따라다니구.. 치대구 했던 사람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고 생각하니까 전처럼 대할 자신이 없어서요..”
생각해 보니까 나 선배가 남자였으면 상상도 못했을 일을 마구 해댔단 말이지. 생리통 때문에 죽을것 같다고 징징대기도 하고 목욕탕도 같이 가자고 졸랐는데, 술 먹었을땐 취해서 뽀뽀도 하려고 했지..(선배가 죽일용납하지 않겠단 기세로 막았던건 기억난다)
그럼 전처럼 안 대해도 되는 사이가 되면 되는거야? 라고 물은 선배가 내 침묵을 제멋대로 해석하곤 말을 뱉었다. 그럼 사귀자, 우리.
고마우신 암호닉 분들
사랑둥이 나의 별 무민이 레몬녹차 쉬림프 꽃단♡ 침맘 1 미니미니 뱁새 용용 거창아들 바움쿠헨 페페 대머리독수리★ 생활과윤리 유리꽃 분수
과분한 사랑 감사드립니다.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