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ock B - 빠빠빠빠
그 알바생, 그 손님 |
by.팊 삑- “ 1800원입니다. ”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커다랗고 하얀 손이 불쑥 돈을 내밀었다. 아, 귀찮게 만원짜리 주고 난리야. 라고 속으로 중얼거린 태환은 조용히 거스름돈을 집어들어서 건내주었다. 물론, 감사합니다. 안녕히가세요. 도 빼먹지 않았다. 영수증을 정리하려고 몸을 돌렸는데 물건을 집어가는 소리가 들리지않아서 다시 고개를 돌려 시선을 들었다. 그제서야 자신의 앞에 생긴 커다란 그림자에 놀래서 태환은 흠칫했다. “ …뭐, 뭐 더 필요한거 있으세요? ” 태환은 순간적으로 말을 더듬었다. 그렇게 말하고 아, 멍청한 놈! 왜이래! 라며 자신을 탓했지만 앞에 서있는 커다란 그림자의 사내는 말이 없었다. 뭐야, 벙어리인가? 라는 눈으로 태환이 고개를 기우렸다. “ 이름. ” “ 예? ” “ 이름. ” “ 이,이름요? ” “ 이름! ” 갑자기 말 끝에 힘을 주자, 적지않게 놀랜 태환은 다시 한번 흠칫하고는 바, 박태환인..데요? 라며 또 말을 더듬어 버렸다. 무표정으로 서있던 커다란 사람은 흡족한 듯 입꼬리 끝을 살짝 올려 웃더니 계산한 물건을 들고 휘적휘적 걸어서 편의점을 빠져나갔다. 어깨가 잔뜩 움츠려있던 태환은 시선만 굴셔서 그 뒷모습을 보다가 딸랑- 거리는 문소리가 들리자 허? 하면서 긴장했던 몸을 늘어뜨렸다. “ 아, 뭐야 저 병신은? ” 연신 에이씨. 만 내뱉던 태환은 고개를 절레이고 영수증 정리를 마저했다. 그게 태환과 그의 공식적인 첫만남이였다. 다음날 그는 같은 시간에 노래를 틀어놓고 흥얼거리던 태환의 앞에 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섰다. 아르바이트를 오래하며 생긴 버릇은 사람의 얼굴을 잘 안보는 버릇뿐이였던 태환은 고개를 숙인채 계산을 하다가 그 시선에 또 고개를 들었다. 물론 흠칫 놀래는거도 빼놓지 않았다. “ 박태환씨. ” “ 예, 예? ” “ 안궁금합니까? ” “ 뭐, 뭐를요? ” “ 내가요. ” 태환은 정말 속으로 진심으로 생각했다. 이 새끼 미친새끼인가? 하지만 자신보다 한참 큰 사내 였기 때문에 입밖으로 내지는 못하고 속으로 열심히 투덜거리고 있었더니, 그가 한번더 물어왔다. “ 안궁금합니까? ” “ 벼, 별로요. ” “ 왜요? ” “ 왜 궁금해야하는데요? ” “ 매일 이 시간에 오잖아요. ” “ 그랬어요? ” 몰랐다. 태환은 정말 몰랐다. 그를 의식하기 시작한건 얼마전 대뜸 이름을 물어봤던 그 시점 부터였다. 사실 그는 이미 두달 내내 같은 시간에 와서 같은 물건을 항상 사갔었다. 얼굴을 안 보는 버릇을 가진 태환은 그런 그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신경 쓸 이유도 없었다. 그날 그는 왠지 멍해진채로 편의점을 나섰다. 태환은 여전히 저 새끼 미친새끼가 분명해. 라고 그의 뒷통수에대가 가운데 손가락을 펴서 날려주었다. 물론 문이 닫히고 저 멀리 사라졌을 때 쯤 이지만. “ 어서오세… ” 딸랑- 하는 소리가 들리고 문 쪽을 봤더니 오늘도 어김없이 그 큰사내는 같은 시간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근무 시간대를 바꿀까. 라고 태환은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편의점에 들어와서 쭈욱 한바퀴를 도는 그가 자꾸만 신경쓰였다. 그건 관심이라기보다는 저 미친놈이 오늘은 또 무슨짓을 할까. 하는 경계의 관념이였다. “ 쑨양. ” “ 뭐요? ” 태환은 무슨 담배 이름을 말하는 줄 알고 순간 귀를 쫑긋 세웠지만 처음 듣는 단어였다. 에? 하고 고개를 들고 시선을 마주했다. 여전히 크다. 나름 키에서는 꿀리지않는 태환이였던지라 자신보다 큰 존재에 놀래서 자꾸 겁을 먹게 되는건 어쩔 수 없었다. “ 쑨양입니다. ” “ 뭐가요? ” “ 내 이름. ” “ 쑨씨도 있어요? ” “ 한국어로 하면 손 이라고 합니다. ” “ 손양은 좀 이상하네요. ” “ 그렇습니까? ” 웃으라고 한 소리였는데 태환만 하하 하고 웃는 꼴이 되어버려서 순간적으로 무안해진 태환은 고개를 숙여 오늘도 어김없이 같은 라면과 음료를 바코드를 찍어 계산했다. 괜히 어색한 이 침묵이 난감해진 태환은 봉지에 넣어드릴까요? 라고 말을 건냈다. 쑨양은 아니요. 라고 말하며 돈을 내밀었다. 오늘도 만원이였다. 돈을 거슬러주었더니 쑨양은 그 길로 얌전히 나갔다. “ …아, 뭐야 대체 저 새끼는? 일본인인가? 아, 아닌데‥ 쑨양이라고 했나? 중국인? 아, 저 짱개가! ” 라고 하는데 딸랑 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문이 다시 열렸다. 쑨양이 보였다. 태환은 순간적으로 놀래서 어, 어서오세요! 하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그 덕에 놔두고 갔던 우산을 가지러 온 쑨양은 놀래서 우산을 집으려다 말고 태환을 바라봤다. 잠시 그렇게 침묵이 흐르고 태환의 얼굴은 터질 듯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쑨양은 가만히 태환을 보다가 고개를 갸웃하더니 그대로 우산을 가지고 다시 나갔다. 여전히 굳어있던 태환은 쪽팔려서 눈물이 날거만 같았다. “ 씨, 씨발‥ ” 그날 하루종일 그렇게 넋을 놓고 있던 태환은 집에 가서도 멍하게 있었다. 엄마가 애가 왜 넋을 놓고 다니냐고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고, 아니라며 방에 들어간 태환은 괜히 편의점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 아, 망할 짱개!!! ” 발을 허공에 내지르다가 발가락이 침대 모서리에 부딪혔고 태환은 비명도 못지르고 그대로 주저앉아 발을 감싸쥐고 끄응 거리며 앓았다. 눈물이 찔끔 흘렀던거 같기도 했다. 결국 태환은 쪽팔림과 아픔에 몸부림치다가 그렇게 잠이 들었다. 잠이 들면서 태환은 다짐했다. 쑨양인지 손양인지 뭐신지, 또 다시 오면 그땐 무슨 말을 해도 대답을 하지않겠노라. 라고 굳게 다짐했다. 물론, “ 수영합니까? ” “ 예? ” 라고 또 대답을 해버렸지만 뒤늦게 그걸 깨달은 태환은 그저 또 속으로 자기 자신에게 신나게 욕을 해야만 했다. |
팊.
조각글을 가장한 반응글이에요ㅋㅋ 가볍게 읽어주세요, 가볍게!
여지껏 무겁다고 하긴 좀 그렇지만.. 그런 느낌의 다운된 글들만 썼더니
로맨틱코미디 같은 장르가 써보고 싶기도 하네요ㅎㅎㅎ
둘중에 뭐를 연재를 시작할지는 모르지만 분명 둘다 연재하긴 할거에요!
시기가 다르겠죵~? 오늘 내로 선생님x2 메일링 공지가 뜰 겁니다 ㅎㅎ
암호닉은 댓글 달아놓으시면 내사랑바보 or 그 알바생, 그 손님 연재시작할때 글에 올려드릴게요! *u_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