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복)재생 부탁드려요 ~
" 창균아, 너 내 친구 좀 소개받아라. "
갑자기요? 동방에 각자 자리 잡고 앉아 민혁이 형은 휴대폰을, 저는 노트북으로 막간 과제 중이던 창균이 대답했다. 타이핑을 멈추고 돌아보는 동시에 창균의 휴대폰으로 연락처 하나가 전송된다.
" 김여주라고, 내 중학교 동창. "
" 아.. 들어본 것 같아요. 우리 학교 맞죠? "
심드렁해 보이는 민혁의 말에 창균 역시 형식적으로 대꾸했다. 이름 정도는 낯익은 게 맞는데, 워낙 주변에 관심이 없는 터라 그게 다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별 관심도 흥미도 없었던 일에 얼만큼 진심이 될 줄은 꿈도 못 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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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생각이 있는 건 아니지만 무심결에 이성 간의 소개를 말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나름 친한 형의 부탁이니 연락만 몇 번 주고받아야겠다 생각해놓기를 무색하게, 상대방 역시도 거기까지가 다인 게 황당할 정도였다. 일절 사심이란 건 찾아볼 수가 없고 그저, 마주치면 누구보다 반가워하고 무엇보다 좋은 걸 해주고 싶어 하기만 하는 게. 처음엔 얼떨떨하긴 했어도 수긍은 가능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욕심은 되려 제 쪽에서 생기는 거다. 단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여주가 좋은 여자로 먼저 보이기 시작했고, 어렵지 않게 말해주는 감정들을 어려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좋다 말하면서 진짜 좋은 게 뭔지도 모르면서. 이쁘다 말하면서 저야말로 내게 얼마나 이뻐 보일지는 모르면서.
" 누나 목소리 많이 피곤해 보여요. "
" 으응, 아냐.. 규니가 내 피로회복제잖어.. "
수다를 좋아하는 여주와 반대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창균이 거의 매일 저녁 여주와 통화를 하다 잠드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지 벌써 2개월이 다 되었다. 목소리에 졸음이 가득한데, 와중에도 장난스럽게 해오는 말에 불가항력적으로 미소가 걸린다. 어쩌면 가벼울지도 모를 여주의 아낌없는 표현에 불과하지만. 다른 뜻은 제게 밖에 없다는 걸 알지만.
" 어차피 이러다 먼저 잠들 거면서. "
" 이게 다 네 목소리 때문이지.. 자장가가 따로 없서.... "
사실 창균은 한 번도 침대에 편하게 누워 여주의 전화를 받아본 적이 없다. 이쯤이면 적응될 법도 하지만. 항상 혼자만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다 먼저 잠들어버리는 여주에 가끔은 억울하기도 했다. 누구는 그 목소리에 잠이 몽땅 달아나버리는데. 나는 당신의 작은 숨소리 하나라도 놓칠까 한시도 긴장을 놓지 못하고, 어떨 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걸 상대는 알 리가 만무해 보여서.
" 창그나... ... "
점점 더 길게 늘어지는 목소리에 다시 한번 미소가 짙어졌다. 이런 사소한 순간마저 더 끝없으면 좋겠다는 실없는 생각 역시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당신과 함께 하는 모든 순간들은 가끔 너무 과분해 나를 일으키기도 지치게도 하는 모순의 연속이지만 어쩌면. 이대로가 나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곁일 수 있다면.
" 잘 자. "
고앵이 안타까운데 더,, 더 지독한 짝사랑을 해줫스면 좋겟는,,, 글쓴이 변태라고 소문 안 나게 해주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