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쩌다보니 또 새로운 글을 적게 되었네요.
죄송해요, 제가 좀 끈기가 부족해서 TnT
이 스토리는 제가 옛날부터 생각해뒀던건데 이렇게 '루민'으로 쓰게 되네요.
제목부터가 '순수' 따위와는 거리가 좀 멀어보이죠?
이번에는 불맠을 좀 자주 달 것 같은 느낌입니다 허허허허허허
(루민에게는 언제나 미안해요 ㅠㅠ)
평일에 열심히 쓰고, 주말마다 하나씩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이야기는 꼭 끝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암호닉]
찬찬
융유
두부
경구
감사합니다! 암호닉 신청은 항상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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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의 애인과 연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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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애인이 생겼다. 여기서 '엄마가 바람이 났다'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내 부모님은 몇 달 전 이혼 하셨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는 이혼하기 전부터 애인이 있었고, 아빠도 그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미성년자인 나에게 형식적으로 '부모'가 되어주셨던 두 분은 내가 성인이 되자마자 깨끗하게 남이 되었다. 하나뿐인 자식이 자신들의 곁을 떠날 수 있는 그 날만을 기다렸던 사람들처럼 말이다. 덕분에 나는 성인이 되자마자 아빠의 마지막 선물인 집을 받아 혼자 살게 되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얘기하자면 엄마에게는 이혼하기 전부터 사귀던 애인이 있고, 지금은 그 애인과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엄마의 애인은 엄마보다 훨씬 어린 30살의 잘생긴 꽃미남이고, 엄마는 그 남자를 꽤 좋아하는 것 같다. 엄마의 애인은 아빠가 채워주지 못 했던 엄마의 성적 욕구를 밤마다 아주 잘 채워주고 있는 것 같았고, 그 대가로 엄마에게 물질적인 것을 많이 받아내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엄마의 잘생긴 애인에 대한 모든 정보다.
나에게도 애인이 있다. 몇 달 전 사귀게 된 내 애인은 30살의 잘생긴 꽃미남이고 나를 꽤 좋아하고 있다. 내 애인은 언제나 내 욕구를 짜릿하게 채워주고 있으며 그 대가로 나도 내 애인에게 밤마다 충실하게 봉사하고 있다. 그리고 내 애인에 대한 정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내 애인은 바로 엄마의 애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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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애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부모님의 이혼 날이었다. 그 날은 내가 대학에서 첫 강의를 들은 날이기도 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부모님께서는 내가 완벽한 대학생이 될 때까지 꾹 참고 기다려주셨고, 내가 첫 강의를 마치고 강의실을 빠져나온 그 때 부모님은 법원 앞에서 서로의 길을 찾아가셨다. 어릴 때부터 워낙 바쁘셨던 부모님이셨기에 외동인 나는 늘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했고, 부모님과 살갑게 지낸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나 역시 조금의 아쉬움이나 미련도 없이 내 길을 찾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날 밤 갑자기 부모님이 무엇 때문에 헤어지셔야 했는지 그 이유가 너무나도 궁금해졌고,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엄마가 사는 곳으로 향했다. 꽤 늦은 밤이었는데도 엄마의 집에는 불이 훤히 켜져 있었다. 꼭 이유를 듣고 말겠다고 다짐하며 집 앞까지 찾아간 것이었지만 나는 아파트 앞에서 또다시 한참을 망설이고 있었다. 그 때였다. 웬 젊은 남자가 엄마네 집 베란다로 나와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내가 엄마의 새 집 주소를 잘못 안 것 일까싶어 다시 엄마의 문자를 확인했다. '101동 802호'. 1층부터 천천히 다시 세었다. 남자가 서 있는 베란다는 802호가 맞았다. 분명히 엄마의 집이었다. 내가 빤히 쳐다보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건지 남자는 재떨이에 담배를 비비며 엄마를 불러냈다. 엄마는 속옷 차림을 하고 얇은 가운 하나만 걸친 채 베란다로 나왔다. 낯선 엄마의 모습을 본 나는 그대로 뒤로 돌아섰고, 엄마의 외마디 비명을 뒤로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그 날이 엄마의 애인을 처음 보게 된 날이다. 엄마가 다른 남자와 그렇게 지내는 모습을 봤다고 해서 엄마에 대한 원망이나 혐오 같은 것은 전혀 생겨나지 않았다. 오히려 엄마를 이해했다. 엄마도 이제 다시 솔로가 되었으니 그럴만한 자유가 있다는 생각으로 아주 쉽게 엄마를 이해했다. 하지만 문제는 엄마가 아니었다. 그 날 이후 다시 마주치게 된 엄마의 그 애인이 문제가 되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그 당시 애인이었던 녀석이 집 앞에서 기다린다는 문자를 받고 걸음을 조금 빨리 움직였다. 아. 내가 밝히지 않은 것이 있는데 나는 동성애자다. 그러니까 게이. 당시 사귀고 있던 녀석은 늘 하던 대로 인터넷에서 만나 꽤 마음이 잘 맞던 상대였다. 어찌됐건 그 날, 나는 기다리고 있던 애인과 만나자마자 진한 키스를 나누고 이것저것 이야기를 한 뒤 애인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걸어가는 뒷모습을 아쉽다는 듯 계속 쳐다보다가 뒤로 돌았을 때 내 앞에 엄마의 애인이 서있었다. 사실 나는 그 때 그 남자가 엄마의 애인이라는 것을 몰랐다. 워낙 어두운 밤에 잠깐 보았기 때문에 얼굴을 기억하지 못 했었고, '웬 이상한 남자 하나가 서있네'라는 것이 그 날 엄마의 애인을 마주쳤을 때의 느낌이다. 헤어지기 전 애인과 나눈 키스로 인해 번들거리는 입술을 빤히 쳐다보던 엄마의 애인이 나에게 말했다.
'정연씨 아들한테 이런 취미가 있을 줄이야.'
나는 그때서야 그 남자가 엄마의 애인이라는 것을 알아챘고,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섰다. 당당하지 못할 건 없지만 들켜서 좋을 것도 없었다. '여기서 뭐하고 계셨어요.'하는 내 물음에 남자는 엄마가 집에 찾아왔다고 했다.
'엄마 비밀번호 모르는데.'
'응. 그래서 기다리고 있었어.'
엄마가 집에 찾아왔다는 말에 당황했고, 이 남자와 함께 왔다는 것에 황당했다. 이왕 들킨 거 정식으로 소개를 시켜줄 셈인가보네, 하며 남자를 지나쳐 가려고 하자 별안간 남자가 내 팔을 붙잡았다. 놀라서 쳐다보자 남자는 뜬금없이 여행용 티슈 몇 장을 뽑아 내 입술을 톡톡 두드리며 닦아주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다른 남자 침이 묻어있으면 좀 찝찝하니까.'
였다. 무슨 소릴 하는 건가, 싶어 손을 밀어내려 했지만 그 손은 그대로 남자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남자는 휴지를 들었던 손으로 내 어깨를 잡았고 갑자기 나에게 키스를 해왔다. 너무 당황하기도 했고, 닿아오는 입술이 꽤나 부드러워서 나는 잠시 동안 가만히 멈춰서 있었다. 엄마가 이 키스 실력에 넘어간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남자의 키스는 달콤하고 황홀했다. 덕분에 밀어낼 생각도 하지 않고 남자의 키스를 받아내다가 결국 내가 먼저 혀를 밀어 넣었다. 남자에게 붙잡히지 않은 손으로 남자의 허리를 끌어안자 남자는 나를 끌어안고 더욱 깊게 키스를 해주었다. 그대로 있다가는 다리가 풀려버릴 것만 같은 느낌에 허리를 끌어안았던 팔에 힘을 풀며 천천히 고개를 뒤로 빼었다. 내 침이 묻어있는 남자의 입술을 멍하니 바라보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남자에게 잡혀있던 손을 얼른 빼내었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하는 생각에 멍청한 표정으로 남자를 쳐다봤다. 남자는 옷소매로 자신의 입술을 닦아내더니 내 입술도 톡톡 두드려주었다. 내가 말했다.
'우리… 이래도 돼요?'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키스는 엄마보다 아들이 훨씬 낫네.'
그 말이 부끄럽기도 하고,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해서 고개를 숙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엄마 기다리고 계셔. 첫인사는 이걸로 끝내고 나머지는 차차 알아 가는 걸로. 어때?'
키스만 부드러운 것이 아니라 그 목소리도 참 부드러웠다. 나는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고 남자는 먼저 들어갈 테니 조금 있다가 들어오라고 말하며 먼저 건물로 들어갔다. 그 뒷모습을 쳐다보며 나는 생각했다. 아무래도 빠른 시일 내에 애인과 헤어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엄마와 그 애인이 나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마치 나를 처음 본다는 듯이 '쟤가 정연씨 아들?'하고 엄마에게 물었고,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에게 말했다.
'너 뭐하느라 이렇게 늦게 다녀?'
남자의 연기에 나도 함께 어색한 척을 하며 엄마 앞으로 걸어갔다.
'친구 좀 만나고 왔어요. 근데… 누구에요?'
엄마는 일단 들어가서 얘기하자며 얼른 문을 열라고 했고, 나는 몸으로 문을 가린 채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왠지 엄마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나중에 그 비밀번호를 남자에게 살짝 가르쳐주긴 했지만.
집으로 들어온 엄마는 겉옷도 벗지 않고 남자와 함께 거실에 앉아 나에게 얘기했다.
'엄마 애인이야.'
엄마의 당당함에 꽤 놀랐다. 하나뿐인 친아들한테 이렇게 당당히 애인을 소개시켜줘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실 것을 찾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었던 나는 그대로 멈춰선 채 엄마를 쳐다봤다. 그리고 그 옆에 쑥스러운 듯 앉은 남자의 얼굴도 흘끔 쳐다봤다. 남자의 연기에 내심 감탄하며 냉장고에서 주스를 꺼내었다.
'바로 갈꺼니까 아무것도 안 줘도 돼. 너도 이제 성인이니까 엄마 이해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럴 수 있지?'
그래도 아직은 만 열아홉 살인데…. 하지만 엄마를 이해 못 해줄 이유도 없었기에 나는 네, 하고 대답했다.
'여기 이 사람 번호야. 급한 일 있을 때 엄마랑 연락 안 되면 이리로 연락하면 돼.'
아주 손쉽게 남자의 번호를 알게 된 나는 들뜨는 마음을 겨우 감추고 엄마가 내미는 쪽지를 받았다. 그리고 아들로써 아주 듬직해 보일법한 말을 남자에게 해주었다.
'엄마… 잘 부탁드려요.'
그 순간 '그래'하고 대답하던 남자의 입 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꿈틀대는 것을 나는 보았다. 덕분에 나도 웃음이 터질 뻔 했지만 억지로 참고 고개를 숙였다. 엄마는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얼른 가야겠다며 남자를 데리고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까지 마중을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곧바로 남자의 번호를 저장해두었다. 그 때는 남자의 이름을 몰랐기 때문에 그냥 '엄마 애인'하고 저장해두었다. 물론 지금도 그 이름 그대로 저장되어 있지만 말이다.
그렇게 나는 엄마의 애인과 강렬한 첫인사를 나누었고, 차차 알아가자던 나머지는 그 다음 날부터 아주 빠르게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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