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새♡가 왜 여기에...
여주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바닥에 누운 채 눈만 끔뻑거렸다.
눈치없는 전정국은 여주에게로 달려와 그녀의 어깨를 짤짤짤 흔들었다.
여주의 관자놀이로 식은땀 한줄기가 주륵, 흘렀다.
"..."
"...?"
"누구...?"
'... ♡발 뭐라 말하지?'
음...
"제 외삼촌의 사촌동생의 친한친구의 조카에요."
"아항- 남이구나?"
"머, 멀고도 가까운 사이?"
여주는 뛰어난 위기 대처 능력으로 위기를 모면한 뒤, 아직도 제 어깨를 붙잡고 있는 정국을 한껏 노려봤다.
정국은 그제서야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깨달은 듯 놀란 표정을 짓고서는 한껏 미안한 기색의 얼굴로 여주에게 입모양으로 말했다.
'헐, 미안...'
'그러게 미안할 짓을 왜 해여?'
연습을 얼렁뚱땅 끝낸 정국과 여주는 정국이 살고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여주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바닥에 널부러진 불에 그을린 이불과 산산조각이 남으로써 생을 마감한 접시들은 입을 쩍 벌리게 했다.
입을 다물지 못하는 여주의 모습에 멋쩍어하던 정국은 베란다의 전자레인지를 가리키며 헤헤 웃으며 말했다.
"우리 집은 전자레인지 필요없을 것 같아."
"..."
웃지마 정들어.
여주와 정국은 난장판이 된 집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빗자루로 깨진 유리를 쓸려고 하던 정국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이자 여주가 정국의 빗자루를 뺏어들었다.
"이리 줘요. 이런건 남자가 하는,"
...
"이런건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사람이 하는거에요."
그렇게 여주의 육체적 노동이 2시간 넘게 지속되고 난 뒤에야 집청소는 끝이 났다.
여주는 숙소로 돌아왔다.
정국을 집안에 혼자 두는 것이 영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그냥 관심을 꺼두기로 했다.
살림살이 태워먹지만 않으면 되지 뭐...
하지만 여주는 여전히 불안했다.
"안녕하세요 김여주라고 합니다. 당분간만 신세 좀 질게요!"
결국 데려와버렸다.
늦은 시간, 갑작스러운 낯선이(아까 보았지만)의 등장에 멤버들은 모두 당황한 눈치였다.
정국은 그러거나 말거나 오랜만에 마주한 형들을 보게되어 기분이 좋은 듯 했다.
멤버들은 안쓰는 방 하나를 정국에게 내줬다.
양 손에 짐을 한가득 싸들고 온 정국은 혹시라도 숙소 근처에 있을지도 모르는 사생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웃긴표정을 지으며 들어왔다고 했다.
개그우먼의 표본이었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여주는 정국을 쥐어박아주고 싶었지만 정국이 너무 뿌듯해하는 것 같아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
정국은 안쓰는 방에 짐을 풀고 정리하는 중이었다.
다른 멤버들은 모두 꿈나라로 여행을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국아 샤워 안해?"
"..."
정국의 방에서 짐 정리 하는 것을 도와주고있던 여주에게 지민이 말을 걸어왔다.
대화는 지극히 평범했으나 그 영향은 창대했다.
정국은 방금 전까지 개그우먼 놀이 이야기를 재미나게 하던 입을 꾹 다물고는 조용히 여주의 눈치를 보았다.
"샤워... 할거야?"
"당연하지."
오늘 땀을 정말 많이 흘렸거든
여주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
학교 가려니까 죽을것가타여... 눈알 빠질것같아여... 살려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