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쫑/치훈] [현유] 달의 후예 02 "야, 이태민. 나 들어가도 돼?" "하아- 넌 진짜 할일도 없냐. 아님 전생에 내 방에 못 들어가 죽은 귀신이라도 붙었냐. 왜 자꾸 내방에 들어오는건데?" "으응- 잔소리 들었으니까 들어간다!" 어휴, 결국 허락도 안 맡고 들어올거면서. 신이 나서 휘파람까지 불면서 내 방으로 당당히 들어오는 호열의 얼굴에 쌍욕을 한바가지 퍼붓고 싶었지만, 겨우 겨우 살려주고 먹여주고 재워준 것을 생각해서 참았다. "아- 또 왜. 나 지금 바쁘단 말야-" "웃기네- 니가 바쁘긴 뭘 바빠. 지금 내가 온 이유는 어엄-청 중요한건데-" "중요한거는 무슨. 애니팡 신기록이라도 깼냐?" "으응- 그건 아니고. 니가 빌려준 닌텐도를 깼어." 순간 20년 묵은 울화가 긴밤 불꽃처럼 터졌다. 이런 망할. 포켓몬 몇달만에 다 깨놓은걸... "야!!! 이 및......" "넝담~ㅎ" "아 진짜!! 사람 화나게 하네. 그럼 대체 뭔데! 뭐, 20년전 그 또라이라도 찾았냐?" "응." "...뭐?" "...근데, 죽었어." 무표정하게 끔찍한 말을 하는 호열을 도저히 믿을수가 없어서 볼을 세게 꼬집어 보았지만, 볼에는 찌릿한 통증만이 전해져왔다. ....말도 안돼.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앗아갔으면서. 그렇게 허무하게 죽었다고? ".........아마도- 그때 그 사건 뒤로 죽었나봐..." "....말도.........말도 안돼......." 입술이 바싹 말라왔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 ...분명, 거짓말일거야. ".........그런걸로 장난치지 마." "...나, 그런 사람 아닌거 알잖아-" 다리에 점점 힘이 풀리더니, 주저 앉고 말았다. "죽.....었..........다고.............? ........정말....그 새끼가.....죽었다고......?" "...........미안해. 정말- 정말..." 눈앞이 점점 흐려진다. 삶의 의욕도, 의지도,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다. 아, 눈물이 나오는걸까. 두 뺨이 촉촉하고 뜨거워졌다. "....태민아." "...나, 잠시 나가볼게..." * 밴드를 붙였지만, 왠지 아까부터 뒷목의 상처가 신경쓰여서 나도 모르게 상처를 긁적였다. 어제 그 남자, 정말 뱀파이어였을까? 헉, 그럼 설마 나도 뱀파이어가 되는건가? ......에이 설마, 그냥 미친 남자겠지. "치훈쌤-!!" "어라, 성우씨?" 복도 끝에서는 성우씨가 평소의 성우씨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어제 그분이 1층에서 찾고 계세요!" "어제- 그분이요?" "네, 지금 빨리 가보세요!" 어제 그분-? 혹시, 어제 그 미친............... .....아닐거야. 아니여야만 한다. 생각을 해보자- 그래, 어제 온 사람이 한 두명인가? 주봉씨일수도 있고, 드류씨일수도 있고- 아, 맞아. 주봉씨가 오늘 검사 결과 보러 온다고 했는데. 역시 주봉씨겠지? 하지만 계단을 내려가자 마자 보인 얼굴은, 주봉씨도 드류씨도 아닌 어제의 그 미친 남자였다. "..........이런 미친." 나름대로 작게 중얼거린건데, 남자의 귀에 들린건지 남자가 이쪽을 봤다. "......히이익." 나를 발견하고, 내쪽으로 점점 다가오는 뱀파이어. 지금 이 장면은 마치 공포 영화의 클라이막스 같았다. ".......소개할게. 이쪽은 내 친구 이치훈." 방금 저 남자가, 뭐라고 했던가? 분명, '친구' 랬다. 아니, 그전에- '소개한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남자의 옆에는 낯선 얼굴이 있었다. 갈색의 머리에 갈색의 눈. 적어도 남자보다는 정상인처럼 보이지만, 어쩐지 날렵한 눈매와 오똑한 코가 이국적이였다. "그리고 이쪽은- 내 친한 동생, 기범이. 김기범이야." 흐음- 뱀파이어들은 죄다 저렇게 생긴걸까. 혼자 고민하고 있을 찰나에 '김기범' 이라고 불리운 남자가 내 손을 덥썩 잡았다. "........김기범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치훈씨" "아.......이치훈입니다. 기범씨라고 부르면 될까요." "...네. 그래주세요." 왠지 조금 떨떠름한 표정을 짓던 '김기범'이란 남자는 내 손을 꼭 붙잡고 악수를 했다. "근데- ....여긴 갑자기 왜....온거야.....요?" ".........으응, 그냥 기범이도 소개시켜주고- 병원도 구경시켜 주려고........." "볼거...딱히 없는데요..." ".............하나쯤은 있겠지." 라면서 내 손을 잡아 끌던 남자는 '네가 안내해!' 라면서 무작정 어디론가 나를 데려갔다. * 지금 내 심정은 거미줄이 엉킨듯 복잡한데, 옥상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은 반짝거리기만 했다. "......하아." 봄에 가까워졌지만, 아직 밤에는 춥다는 건가. 한숨을 내쉬자 하얀 입김이 나왔다. ".......이젠 어떻게 하지." '복수' 라는 도착지에 닿기 위해 쌓아올린 모래성이 거세게 밀려온 파도에 한순간 와르르 무너진 기분이였다. 초라하고, 한심한 내 모습에 다시 또 눈물이 터질 것 만 같았다. "...어떻게...이럴수가 있어....." 그래. 그가 사라졌으니... 그냥 나도 사라져버릴까. ...차라리 그러는게 낫겠어. 지금 내겐 삶의 목표도, 의지도 없잖아. 멍하니 차들이 지나다니는 길을 쳐다봤다. "........여기서 뛰어내리면..." "당연히 죽겠지." "........!!!" 뒤를 돌아보니, 방금 돌아온 것인걸까. 한 손에 총을 든 준수가 서 있었다. "...이태민, 너 그렇게 약한 애 아니잖아." "....모르겠어, 내가 원래 어땠는지 조차- .....이젠 다 소용 없어졌잖아." "..........허- 그래서, 죽어버리겠다?" 준수의 시선을 외면한채 고개를 숙였다. ...사실, 아직 그 어느것에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냥 나도 사라져야 할지, 아니면 계속 남아있어야할지. "........호열이가, 너한테 거짓말 한거야." ".........뭐?" .......머리가 굉장히 혼란스럽다. 살짝 어지럽기도 하고... "김종현, 멀쩡히 살아있어." 순간, 정신이 아찔해졌다. 정말, 정말 그가 살아있다고? 진짜로, 그가 살아있다는거야? 잠시 머릿속이 어지러웠지만,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다. 김종현이, 살아있어. 그래, 그렇게 쉽게 죽을리가 없지. ...나를 위해, 너를 위해. 넌 살아있어야만해. 네 심장에 나의 은탄이 박히고 나서야, 비로소 죽을수 있게 되는거야. ".....정말, 정말이지? 거짓말 아니지?" 준수는 잠시 내 시선을 회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우르크에 가 있어. 봉사 목적으로 가있다고...그러더라." '김종현, 멀쩡히 살아있어', 이 한마디에 멈추었던 심장이 다시 뛰고. 끝이라고 생각했던 길에서 다시 도착지를 발견했다. "..........지금 당장, 우르크에 가야겠어." ".....잠깐." 내 어깨에 준수의 작은 손이 놓여졌다. "...가지 말아줘. 호열이도 네가 가지 않았으면..." "...그 손 놔." "........태민아..." 준수의 손을 뿌리치고, 내 방으로 달려갔다. 지금 이 순간, 내 인생의 어느때보다 내가 살아있음이 강렬히 느껴진다. 드디어, 때가 온거야. 그 자식 심장에 은탄을 박아버릴 때가... - - - -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 의지박약이기도 하고... 써도 써도 마음에 안 들어서... 그냥 나중에 텍파로 만들때 한번 갈아 엎으려구요...ㅠㅠ 태양의 후예 보니까...제가 생각한 치훈쌤 : 반듯반듯하고 참한 의사청년(...) 이였는데 치훈쌤.......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 이것도 갈아엎어야 하려나요ㅠㅠㅠ 처음에는 엑스트라(?)들을 다른 그룹분들 이름으로 써야 하나...아니면 그냥 작명을 해야하나 하다가...그냥 드라마 배역이나, 뮤지컬 배역등으로 하려구요!! 아마도 치훈쌤이랑 성우쌤 말고 이진기씨, 최민호씨도 언젠간 나오지 않을까요...(?) 잡설정이지만 태민이가 포켓몬을 깨는데 몇개월이 걸린 이유는 저장을 안하고 꺼서(...)라는 설정입니다. 암호닉 매직핸드님과 이 비루한 소설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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