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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WONDERLAND 中上





본 글은 트리거워닝 소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읽기 전 주의해 주시고 불편하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BGM 1





“아저씨 집 갈래?”


“미쳤어요?”



그의 말도 안 되는 말에 내가 혐오스럽단 표정을 짓자 그가 어이없다는 듯 픽 웃더니 턱으로 내 발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자고 가라는 게 아니라, 발. 집에 밴드도 없다며. 치료해 줄게”


“제가 뭘 믿고 모르는 사람 집엘 가요”


“꼬맹이 보기보다 똑똑하네. 싫다면 어쩔 수 없고.”



그는 여유로운 듯 어깨를 으쓱였다. 이 아저씨 진짜 이상한 사람은 아니겠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잔뜩 찌푸린 채 그를 쳐다보자 그가 또 웃어 보인다.



“꼬맹이”


“왜 자꾸 불러요”


“보기보다 귀엽네?”



또 뭔 소리야. 이대로 더 있다간 그에게 말려들 것만 같아 그를 한껏 째려봐주곤 다시 몸을 돌려 발을 뗐다.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거든요? 나를 자꾸 다 아는 듯 깔보는 그에 대한 내 나름의 반항이었다.


내 침묵에 그가 뚜벅뚜벅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빠르게 뛰어 그를 벗어나면 좀 멋졌을 텐데, 절뚝거리는 다리로는 그에게 붙잡힐 수밖에 없었다. 내 팔목을 아프지 않게 잡아오는 그 때문에 내 발걸음은 또다시 멈췄다.



“장난 그만할 테니까 업혀. 그러고 집 갈 수 있겠어?”



꽤 진지한 표정. 늘 장난기가 서린 듯 속을 알 수 없어 보였던 그의 표정들 중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그의 진지한 투가 어색해 멍하니 그를 바라보니 그가 한숨을 푹 내쉬곤 무릎을 굽혀 업히라는 시늉을 했다.



“난 두 번 말 안 해. 얼른 업혀”



결국 그의 단호한 말투에 결국 그의 등에 몸을 맡겼다. 가뿐하게 날 들어 업은 그의 등은 꽤 따뜻했다. 이 주변의 밤공기와는 다르게.



그는 묵묵히 내가 말한 주소로 향했다. 평소엔 장난도 잘 치더니 말도 없이 걷는 그 때문에 괜히 어색한 공기가 맴돌았다. 누군가에게 업혀본 게 처음인데 말도 오가지 않으니 심장에선 불편한 긴장들을 보내고 있었다. 빨라진 심장 박동을 들리지 않게 도운 건 그의 목소리였다.



"꼬맹아, 도망칠 땐 안전한 곳으로 가는 거야. 사방에 유리 파편이 늘어져 있는 곳이 아니라."



웃겨. 매일 나랑 거기서 놀았으면서. 지금은 누가 봐도 그도 안전하지 않았다. 정체불명의 사나이, 새벽마다 이런 곳을 오다니는 사나이.



"그럼 아저씨는요? 아저씨는 안전해요? 제가 믿어도 될 만큼 좋은 사람이에요?"



그의 정체를 알고 싶어 떠보는 의도가 다분한 나의 질문에 그가 답을 하지 않았다. 거봐, 답 못하잖아. 자기가 누군지도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왜 자꾸 참견하지? 속에서 알 수 없는 반항심이 꿈틀대는 것 같았다.


집에 다다를 때까지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 그를 따라 침묵하며 속으로 그를 욕했다. 고작 한 개비씩 빌려주는 담배와 따뜻한 등을 내어준 게 다면서, 지금 누구한테 충고야. 그런데 그 반항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집에 도착해 나를 조심히 내려준 그가 집에 들어가려는 나를 불러 세웠다. 꼬맹아. 나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다시 뒤를 도니 그가 내게 성큼성큼 다가와 허리를 숙여 내 눈을 마주쳤다. 조금만 더 다가오면 입술이라도 닿을 것 같은 가까운 거리에 놀라 휘청이자 그가 내 허리를 붙잡고 그의 가슴팍으로 잡아당겼다.


덕분에 온몸이 그와 가까워진 내 눈동자는 길을 잃고 방황했다. 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끈질기게 내 눈을 바라보았다. 나를 바라보는 짙은 흑색의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 내가 그 반짝임을 빤히 쳐다보자 그는 다시 개구진 듯 순수한 눈웃음을 지어 보이며 내 귓가에 속삭였다.



"그래도 나는 재밌는 사람이야."

"이제 대답이 됐을까?"



대답은 모르겠고, 이것만은 확실했다. 내 심장이 입 밖으로 뛰쳐나올 만큼 두근거리게 만드는 저 사람은 위험하다고.





//





BGM 2
재생 후 꾹 눌러서 연속재생 눌러주세요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기분이 나쁘게 천둥이 큰소리로 하늘을 울리고, 비는 시끄럽게 길거리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길거리를 신발도 없이 달리고 있다. 

미쳐 재킷도 입지 않고 급하게 뛰어나와 온몸이 덜덜 떨려왔다. 깨진 유리병에 상처 입은 팔에선 피가 빗물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발에 감아놨던 흰색 티셔츠는 어느새 풀려 쓰라림을 막아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내 다리는 멈추지 않고 뜀박질을 계속했다.


머릿속에서 집에서의 풍경이 계속해서 머리를 괴롭혔다. 또다시 일어난 비극, 오늘은 온도가 사뭇 달랐다. 며칠을 안 들어 오시다 또 오랜만에 들어오신 아빠의 상태는 전보다 더 심각했다. 분명 예전엔 밖에 나갔다 들어오시는 게 나름 긍정적인 신호였는데. 텅 빈 듯 공허한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던 섬뜩함이 계속해서 떠올라 어지러웠다.


비에 잔뜩 젖은 채 좁은 골목길을 들어서고 그곳에 도착했다. 눈물과 비로 젖은 얼굴에 머리카락이 달라붙어 엉망이었지만 머리카락을 정돈할 기력조차 나지 않았다. 헉헉하는 소리를 주워 담지도 못하고 숨을 몰아쉬는데, 좁은 골목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남들이라면 이 새벽에 이런 공간에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면 무서웠겠지만 나는 자동으로 한 사람을 떠올렸다.



"아저씨.."



울음에 젖은 목소리가 빗소리와 함께 좁은 골목길을 울리고 긴장이 탁 풀리는 기분에 주저앉았다. 그럼에도 빗물과 팔에서 떨어지는 피 냄새로 머리는 아파오고 세찬 비로 어두운 골목길을 쳐다보기 힘들었다. 점점 아득해지는 기분에 한 번 더 아저씨를 불렀다. 나, 나 좀 구해줘요. 살려줘요..


그러나 앞에서의 기척과 다르게 뒤에서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꼬맹이..?"



기운이 없어 그를 바라보지 못하는데,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와 다급한 구두굽 소리가 들리더니 내 몸이 붕하고 떴다. 그가 주저앉은 내 등과 다리를 팔로 받치고 들어 올려 안은 것이었다. 파르르 떨리는 팔로 그의 목에 손을 두르고 왁스 칠이 되어있던 그의 머리가 젖는 것을 바라보았다. 아까 떨어진 소리는 우산이었나 보다.



“왜 비를 맞고 다녀요”



힘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나름의 인사를 건네는 나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슬퍼 보였다.



"넌 왜 맞고 다녀.."




/




푹신하고 따뜻한 감촉, 움직일 때마다 들리는 가죽 소리와 코에 스치는 웜 코튼 향과 미세한 약품 냄새. 어딘가 감촉이 없는 듯 미세하게 얼얼하고 간지러운 느낌,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와 무언가 스치는 소리.


정신이 미세하게 들고 뻑뻑한 눈을 겨우 떠 본 관경은, 소파에 기대 누운 내 팔의 상처를 꿰매고 있는 그 남자였다. 어쩐지 팔 부분만 느낌이 이상하더라. 부분마취라도 한 듯 감촉이 나지 않지만, 주변을 만지는 그의 손길은 그대로 느껴졌다.


그에게 눈을 떼 눈동자를 굴려 주변을 살폈다. 새하얀 벽지에 회색 대리석 바닥. 흰색과 검은색의 모던한 가구들이 깔끔하게 배치되어 있고 누군가 사는 게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깨끗한 집이었다. 아저씨네 집이겠지.


다시 돌아온 시선은 아저씨. 여전히 그는 내가 깬지도 모르는지 내 상처 치료에 몰두해있었다. 그나저나 아저씨가 의사였나? 부드럽고 능숙한 손길이 제법 믿음직스러웠다. 능숙하게 철실로 내 상처를 봉합하고 의료용 가위로 마무리하는 그의 손을 바라보자, 그도 내 시선을 느꼈는지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날 바라봤다.



"깼네. 꽤 깊게 찢어져서 6바늘 정도 꿰맸어. 발 상처랑 같이 붕대 감아줄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



철제 의약통에서 붕대를 꺼내든 그가 소파 앞에 앉아 내 발을 조심히 잡았다. 더러워진 발을 손수건으로 닦아내고 소독약을 그 위로 부어댔다. 극심한 쓰라림에 끙끙거리자 인상을 찌푸리고 잔소리를 했다.



"아무리 반창고가 없어도 그렇지. 처음 상처보다 더 심해졌잖아. 그러게 내가 치료하자 했지. 너가 아무렇게나 방치해서 더 아픈 거야"


"아니. 그건.."


"됐어, 소독 끝났어."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연고까지 꼼꼼하게 바른 그가 상처를 붕대로 감쌌다. 가만히 그의 행동을 지켜보는데 기분이 묘했다.

이 사람은 왜 나에게 이리도 잘 해주는 걸까? 내가 불쌍해서? 따지고 보면 서로 이름도 모르는데, 그는 왜 나를 도울까. 바삐 움직이는 그의 손과 달리 발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감촉에 발끝은 쭈뼛대며 움츠러들었다. 땀인지 비인지 무언가에 젖어 찰랑이는 주황색 머리칼은 내 시선에 꽂혀 온몸을 간지럽혔다.



"아저씨"


"왜"



내 부름에 손이 멈추고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밝은 곳에서 보는 얼굴은 처음인데, 분위기가 낯설었다. 옷이 편해 보이는 니트여서 그런 걸까, 아님 비에 젖은 머리가 축 처져서 그런 걸까. 어딘가 더 맑아 보이고 순수한 아이 같아 보이는 얼굴이 내 시선에 닿자 간질거리던 몸이 이번엔 더워지기 시작했다.



"왜 저한테 잘해주세요?"



나의 질문에 그가 내 눈을 바라보고 한참을 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순간 흔들렸던 눈동자가 제자리를 찾고 그가 다시 맑은 웃음을 보이며 붕대를 감은 발을 쓰다듬었다.



"예뻐서"



그의 장난 섞인 말에 다시 화르륵 어딘가가 점화되어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불길을 만들어냈다. 또다시 간질거리고 어딘가 세차게 흔들려 불편한 이 기분. 그의 대답에 또 장난인 거냐며 칭얼대다 귀가 빨개진 채로 고개를 숙이자 이번엔 그가 팔을 들어 올려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프지 마."


"..."


"그리고 당분간은 여기서 지내."


"아저씨 집이요? 왜요?"


"..."


"..."


"왜일 것 같은데"



마지막 대답에서 단호한 그의 목소리가 묘했다. 내가 집에 가서 맞는다는 걸 아는 걸까? 아니면 방금 상처 치료했으니 푹 쉬라는 말일까? 모르겠다는 듯 그의 눈을 바라보니 그가 한숨을 내쉬며 조심스레 손을 잡아왔다. 이번에도 그의 등처럼 그의 손은 따뜻하다.



"너 환자야. 지금 난 니 상처 치료해 준 의사고. 의사로서 충고니까 여기서 지내."


"네.."


"그리고 이름. 환자 데이터 기록해야 해."


"김여주에요. 제 이름 나이는 뭐.. 아시죠?"


"응 21살. 이름 예쁘네"


"아저씨"


"응"


"저도 알려줘요. 아저씨가 누군지"



내 말에 고민하듯 한참을 말이 없던 그가 무슨 결심이라도 한 듯 내 눈을 바로 쳐다보았다. 그의 눈엔 어떠한 장난기도, 위압감도 서려있지 않았다. 나는 그를 알지 못하지만 내가 본 그의 모습 중에 가장 그 다웠다. 한참을 그의 대답에 귀 기울이고 있으면 그의 입술에서 단호한 듯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를 알렸다.




[방탄소년단] 나의 WONDERLAND 中上 | 인스티즈


"난 박지민이야. 아저씨는 아니고 27살."











완벽한 사람 = PERFECT MAN
오랜만에 퍼펙트 맨 주황 머리 걔 직캠을 보다가 떠올라 쓴 글...ㅎㅎ
사실 

[방탄소년단] 나의 WONDERLAND 中上 | 인스티즈

이 움짤 보고 + 어떤 음악 듣고 떠오른 글인데 마지막 움짤 사실 주황머리 시절 아닌데...ㅜㅅㅜ  원하는 표정의 주황머리 지미니를 찾다가 이제야 겨우 올리네요,, 

사진 없이 읽느라 힘드셨죠,,?ㅠㅠ

휴 드디어 지민인 거 밝혔다. 

근데 사실 이 글 되게 별 내용 없는 글인데 뭔가 제가 혼자 흥분해서 거창하게 일 벌린 거 아닌가 싶은 그런 느낌... 

아 그리고 글 특성상 분위기가 너무 어두워서 치환은 안했어요.. 저번에 올린 글 다시 보다가 맞는 장면에서 자기 이름 나오니까 좀,, 그렇더라고요. 

아예 다른 가상의 이름을 설정할까 하다가 짧은 글이라 그냥 놔뒀어요! 어두운 글이지만.. 잘 봐주세요ㅠ




 
비회원79.72
지민이가 은인이었네요~
2년 전
ㅎㅅㅎ맞아요 담편도 빨리 가져올게요오
2년 전
독자1
후하후하후핳흐하흫하흐ㅏ 작가님 늦게 봐서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현생이 바빠서 알람 온 거 보고 퇴근하고 나서 봐야지해놓고 새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따흑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민이 퍼펙트맨 완전 레전드죠… 이번 화도 재밌었어요 조금씩 조금씩 흥미진진 해지고 있는 거 같아서 얼른 다음 화가 궁금해집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뭐랄까 지민이 대사 하나하나가 뭔가 음성지원 되는 거 같은 건 저 혼자 그런걸까요??ㅜㅜㅜㅜㅜㅜㅜㅜ 하여튼 박지민 너무 다정해서 미치겠어요 끄앙!!!!!!!!!!!!!!
2년 전
앜ㅋㅋ 아니에요ㅎㅎㅎ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할따름입니다ㅠㅅㅠ 지미니 음성지원돼서 다행이에요,,ㅠㅠㅠㅠ 독자님 메리크리스마스에요오!.! 다음 편도 빨리 써서 올게요오!.!
2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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