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찬식 정진영
“장난 하냐?”
귀에 문제가 있어서 내 말을 못 들은 건가, 아니면 머리에 문제가 있어서 반응 속도가 느린 건가. 잠시 생각을 해봤지만 아니다, 둘 다 아니다. 정진영 쟤는 귀도, 머리도 어디 하나 문제 있는 곳 없이 멀쩡하다. 정진영 쟤는 지금 이렇게 무시할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저 지가 귀찮다는 이유로 이렇게 내 말을 무시하고 있는 거다. 아니, 쟤는 애가 왜 저렇게 뻔뻔한 거지? 그리고 나는 왜 저런 애랑 아직까지도 친구랍시고 어울리고 있는 거고? 정진영 저 나쁜 새끼 아니 여도 친구는 차고 넘치는데? 아니, 뭐 이렇게 물음표 투성이인 상황이 있는 거지? 그보다 정진영 쟤는 뭘 잘했다고 저렇게 당당해? 돈이 있어서 그런건가? 와, 정진영 너 돈 많냐? 부자야? 그래, 정진영 이 새끼네 집이 좋긴 좋더라. 정진영네 집에서 먹었던 과일도 맛있긴 했지. 우리 집 과일은 식초에 쩔은 것 마냥 시큼시큼한데 이 새끼네 집에서 먹은 과일은 존나 달고 존나 상큼하고. 그래서 이렇게 당당한 건가? 집에 돈이 많아서? 집에 과일이 달달해서?
“시발, 눈만 멀뚱히 뜨고 있지 말고 말을 하라고, 정진영.”
“그래서,나보고 뭐 어쩌라고.”
“뭐?”
“미안하다고 사과도 했잖아. 그리고 걔가 니 여자친구인줄은 나도 몰랐다고, 지원이라는 이름 가진 여자얘가 한둘인 것도 아니고, 눈 돌리면 보이는 게 지원이고 널린게 지원이라는 이름 가진 여자애들인데 걔가 니 여자친군인줄 알았으면 나도 안 만났지.”
와, 정진영 너 진짜... 말문이 막힌다. 머리가 멍해지고, 정진영을 쏘아붙이려 미리 준비해놨던 말들도 기억나지 않는다.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뻔뻔함이구나, 시발. 이게 친구 여자 친구랑 바람난 새끼가 하기에 적절한 말이던가? 아니, 그렇게 따지자면 일단 정진영과 그 기지배의 사이부터가 부적절하다. 뭐라고 쏘아붙이고는 싶은데 너무 황당한 탓에 준비해두었던 말들도 잊어버리고 마땅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눈에 힘만 빡 주고서는 이글아이가 된 기분으로 정진영을 노려보자 깔라는 눈은 안 깔고 저도 따라서 똑같이 나를 노려본다. 이 개새...아, 됐다. 시발 내가 정진영 이 새끼한테 뭘 바래.
“화났어?”
“그럼 지금 이 상황에서 화가 안 나겠냐?”
“나도 화났어.”
뭐? 니가 왜 화가 나, 화가 나도 내가 나지. 니가 왜 화가 나냐고 따지듯이 묻자 평소와 다름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한다.
“몰라, 시발.”
“니가 모르면 누가 알아, 시발!”
“아, 넌 진짜 시발이야.”
“뭐? 시발? 시발이라고? 와...이 뻔뻔한 새끼.”
“난 존나 시발이고. 아, 다 짜증나. 다 시발이야.”
시발, 뭐가 시발인지 이유라도 좀 듣자. 시발!
차라리 안 보는 게 더 난 쓰다만 글이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