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반가워. 오랜만이다 그치? 사실 그간 좀 바빴어. 지훈이랑 신혼여행 갔다오느라 글 쓴다는것도 있고있었네...ㅎㅎ
아, 신혼여행이라해서 많이 놀랐으려나...?
너희도 알다시피 나랑 지훈이가 속도위반을 했잖니...?(부끄)
그래서 친척 어른들, 친한 지인들만 불러서 조촐한 결혼식을 했어. 배는 자꾸만 불러오는데 더 부른 배에 웨딩드레스 입고 사진 찍고싶지는 않더라. 그래서 정말 소리소문 없이 방학동안 식을 올리고 터키로 신혼여행도 갔다 왔어.
결혼식은 지훈이 아버님 친구분께서 운영하시는 팬션에서 했어. 바닷가에 있는 팬션이였는데 경치도 너무너무 예쁘더라구.
사실 지훈이는 웨딩홀에서 화려한 웨딩드레스 입고 예쁜 신부화장 받은 채로 아빠랑 나랑 손잡고 들어오는 그런 결혼식을 꿈꿨다고 하는데 그러기엔 내가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지훈이한테 너무 미안하더라고...지훈이는 자기가 돈도 잘 버는데 생에 한번뿐일 결혼식 에 돈쓰는건 아깝지 않다고 그러긴 하는데, 사람 마음이란게...너무 미안하니까. 부담되는 것 같고. 그래서 몇날 몇일을 설득한 다음에야 지훈이도 조촐하게 결혼식을 하는데 동의하더라고.
또 신랑 좋다는게 어디니? 지훈이 회사 동료들이 우리가 스몰 웨딩을 할거라고 하니까 지훈이 턱시도랑 진짜 너무 예쁜 웨딩 드레스를 보내왔더라고. 동료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둔듯...무릎까지 오는 튜브탑 원피스였는데, 허리 부분에 보석이 티아라 모양으로 허리띠로 둘러진 모양이였어. 정말 너무너무 예뻐서 드레스 보자마자 눈물나더라.
결혼식은 간단하게 지훈이네 가까운 친척분들, 우리쪽 가까운 친척 분들이랑 지훈이 회사 동료들, 내 고등학교 동창들정도만 초대해서 작은 파티식으로 열었어. 엄마아빠는 드디어 밥만 먹는 식충이 딸 지훈이가 데려간다고 너무 좋아하시더라고 ㅋㅋ물론나도 엄마아빠가 우울하고 슬퍼하는건 싫었지만 결혼식에서 너무 즐거워하셔서 한편으론 좀 씁쓸했음 ㅋㅋㅋ
근데 나중에 들어보니까 지훈이한테 따로 찾아와서 엄마가 우시면서 너무 고맙다며 잘해주라고하시면서 지훈이한테 내 어린시절 사진이 담긴 앨범을 주셨다그래. 그 이야기 들으면서 괜히 기분이 멜랑꼴리하더라...휴ㅠㅠ
결혼식 와주신 분들한테는 간단하게 국수 대접해드리고 비누도 선물로 드렸어. 돈을 최대한 아끼려고 노력했더니 정말 얼마 안되게 결혼했더라 괜히 뿌듯...ㅎ
ㅠㅠ하여튼 와 주신 분들이 너무 축하도 많이 해 주시고 해서 진짜 행복한 결혼식이였던 것 같아.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을 날일거야 아마. 내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결혼식이라 생각하니까 괜히 기분이상하기도 하더라구 ㅋㅋ.
결혼식은 4시간 정도? 거기서 친척분들한테 인사도 드리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끝냈던 것 같아.
결혼식 끝나니까 5시쯤?되더라고. 바로 꾸려뒀던 짐 챙기고 공항으로 갔어. 12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고 가니까 도착했더라고. 사실 비행기안에서 둘이 꽁냥꽁냥하는 장면을 기대한 익들이 있다면 미안해. 둘다 너무 피곤했는지 비행기 타자마자 나눠준 슬리퍼로 갈아신고 기절하듯 잠들었어 ㅋㅋㅋ 중간에 기내식 먹을때만 잠깐 깼다가 다시 바로 잠 듦.
가끔 기내식이 정말 맛있냐고 물오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가 터키 항공을 타서 그런지 터키식?으로 기내식이 나오더라구. 빵에 버터에 치즈에 오이에 토마토...심하게 건강한 식단이였어...사실 우리 둘다 반수면 상태에서 기내식을 먹어서 그런지 맛은 그냥 먹을만 했던 듯...? 단지 과일이 신선했던 것 정도? 기억이 나네 하하하....
터키 공항에 도착했을 땐 현지 시간으로 저녁 6시 정도? 비행기 타고 오는 내내 잔 덕분에 시차 적응은 거의 완벽하게 했던 것 같아 ㅋㅋㅋ 우리는 이스탄불에 도착하자마자 호텔부터 들어갔어. 지훈이나 나나 그닥 활발한 성격은 아닌지라 일단 짐부터 풀고 보자고 생각했거든. 공항에서 차타고 30분정도 걸리는 호텔에 도착했어. 터키는 돌이 많은 지형이라 돌산을 깎아 만든 집이 많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묵은 숙소도 돌산을 깎아내서 만든 동굴호텔이였어.
둘이서 호텔에 들어가서 짐풀고 침대에 앉아있으니까 괜히 어색...해지더라고...? 그래서 그 어색함을 깨고자 둘이 손잡고 주변에 있는 식당에 찾아갔어. 케밥이 또띠아에 야채랑 익힌고기를 넣어 만건줄로만 알았는데 불에 구운 고기나 야채를 다 케밥이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지훈이가 알려준 깨알 상식) 하여튼 케밥을 시켰는데 왠 불고기같은 음식이 야채들이랑 수북이 쌓여있는 걸 보고 놀라서 지훈이 한테 우리 음식 잘못시킨 것 같다고 이야기 하니까 지훈이가 되게 태연하게
"이게 캐밥이예요 누나."
하더라고.ㅎㅎ 너도 나의 무식함을 익히 알고 있었구나
배부르게 밥을 다 먹고나니까 저 멀리에 한국식당이라고 적힌 가게가 있더라고 들어가서 둘이서 참XX소주 3병 쭉쭉 들이키고 나왔다 ㅋㅋㅋㅋㅋ
날씨도 좋고 분위기도 냥냥하니 술기운에 몽롱하더라고. 호텔로 돌아가자마자 뭐...응 그랬어. (무슨생각해)
하여튼 달달하게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그간 보고싶었던 관광지도 가보고 터키 음식 투어도 하고 그랬어. 여기저기 다니다가 피곤해서 씼고자고 일어나고 또 관광지 둘러보러 다니고. 2주정도 여행했으니까 거의 맨날 그렇게 생활한 듯ㅋㅋㅋ 그렇게 힘들게 돌아다니는데도 매일 아침 같은 침대 위에서 방금 잠에서 깬 지훈이 얼굴을 본다는거, 같이 손 잡고 돌아다니던거, 같이 사진 찍던거, 밥먹던거, 차타는것 까지도, 모든 순간이 이지훈이랑 함께여서 마냥 행복했던 것 같아.
신혼부부들이 왜 신혼여행을 가는지 알겠더라. 몸은 힘들고 지쳐도 남편, 또는 아내랑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마냥 행복해ㅎㅎㅎ. 여행이 되게 길 줄 알았는데 막상 갔다 오니 너무 짧더라고. 그래도 서로에게 너무너무 좋은 경험이 됬던 것 같아서 너무 좋았어.
지금은 내 자취방 빼고 우리 부모님이랑 지훈이네 부모님께서 함께 구해주신 작은 집에서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는 중이야. 지훈이도 나도 요즘 너무너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고, 뱃속에 아이들도 너무너무 잘 크는 중이야. 아무래도 애 둘이 뱃속에 있다보니까 다른 임신부분들 보다는 더 힘들더라ㅠㅠ 살도 많이 찌고...근데 이지훈은 뭐가 좋다고
"누나 살쪄도 너무너무 예쁘다. 지금이 더 보기 좋은데? 내꺼라서 그런가봐요 여보야"
듣기 좋은말만 해주더라?ㅎㅎㅎㅎ 애들은 좋은 소리 예쁜 소리만 들어야 된다면서 매일매일 내 배에다 대고 예쁜말 하는 중이야 우리지훈이 ㅋㅋ
가끔 이럴 때 보면 얘가 남편인지 동생인지 아가야인지 헷갈려 ㅋㅋㅋㅋ아이들 낳고 나면 애가 3이될것만 같은 이 느낌...?
우리 애기들 만날 날 얼마 안남았어. 그때까지 우리 아기들 건강하게 태어나도록 기도해주고 응원해줘!!다음에 돌아올 땐 넷이 되서 돌아올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