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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무개씨 말씀해보세요. 당신이 저지른 짓이 맞습니까? 라는 검사의 말에 아무개는 고개를 들었다. 자신의 왼손도 함께 들었다. 엄지와 검지가 없는, 고작 세 손가락이 전부인 손이었다. 

 

 

"피해자는 제 덩치의 2배가 되는 사람입니다. 몸이 성해도 어려울텐데, 제가 피해자를 죽일 수 있겠습니까?" 

 

 

억울하다기보다는 오히려 덤덤한 표정의 아무개가 다시 왼손을 내렸다. 검사는 마이크를 툭툭 친 뒤 다시 말을 이었다. 공범이 있다는 소리입니까. 

 

이미 범인이 자신이라고 확정된 듯한 분위기에 아무개는 체념한 것이었다. 아무개는 여전히 덤덤한 표정으로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럼 본인의 범행을 인정하십니까? 아무개는 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거짓된 죄를 얻게 되었다. 

 

 

 

어머니, 저는 가끔 지독한 외로움을 느낍니다. 군중 속에 파묻힌채 축축한 소리를 내지릅니다. 목과 가슴이 막히는 울음 섞인 비명을 지릅니다. 그러나 소리가 없습니다. 아, 사실 그들이 귀가 없습니다. 아니, 내가 입이 없습니다. 

 

아! 진실은 무엇일까요.  

 

 

 

아무개, 아니 여주는 무덤덤을 넘어 멍해졌다. 현실감이 사라지고 공간이 흐려지며 마침내 완벽한 무에 다다른 상태. 마주 우주 중간에 떠다니는 기분. 그렇게 해야만 멀쩡할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멀쩡하기 위해 미쳐야만 했다. 

 

살인 현장과 가까운 곳에 살지도, 지나다니지도 않았던 여주가 살인범이 되었다. 진실을 알지 못하는 자들은 여주에게 입으로 돌을 던졌다. 하나하나 명중하여 여주는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을 피투성이의 여주를 보지 못하고 돌팔매질을 이어갔다. 

 

여주는 죽고 싶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출혈로는 죽을 수 없었다. 고통만 전해졌다. 그래서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마음 먹었다. 교도소에 가면, 기회가 생기면 바로. 당연하게도 미련은 없었다. 정의나 진실 따위 중요하지 않았다. 그만 고통스럽고 싶었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Z씨로인해 그것도 실패했다. Z씨는 진짜 살인범과 관련된 자였다. 누명을 쓰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 곧 꺼내주겠다는 말, 취업 등은 걱정말라는 말. 그 밖의 말말말. 결국 여주의 죽음을 막겠다는 소리였다. 

 

여주가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기회가 가까워지기도 한참 전에. 여주는 출소를 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대중들은 돌팔매질을 다시 시작했다. 여주의 아물지 못한 상처가 못나게 비틀어졌다. 

 

그래서 여주는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위로금이라고 받은 거액의 돈을 청부살인업자에게 보낸다. 그리고 나를 죽인다. 스스로 죽는 건 Z의 사람들 때문에 어려웠지만 청부업자라면 다를 것이다. 그들은 유능하고 능숙한 살인자들이니깐. 결국엔 내가 나를 죽일 수 있게 될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여주는 아주 오랫동안 짓지 못했던 미소를 지었다. 평온한 안식이 머지 않았다. 

 

 

 

 

 

죽음을 위하여, 

 

 

 

 

 

서울에 예상치 못한 비가 내렸다. 기상이변이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기상청을 욕할 때 유일히 여주만이 기상청에게 감사를 했다. 갑작스런 비에 사람들은 주변을 보기 힘들테니깐. 죽음을 맞이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이었다. 발견과 병원 수송은 느릴 것이며 상처에 닿은 빗물은 과다출혈을 유도할 것이다. 

 

오늘은 청부 살인이 예정된 날이자 더 없이 완벽한 죽음의 날이었다. 

 

여주는 인적이 드문 골목에 도착한 뒤 우산을 집어던졌다. 그리고 양 팔을 벌리고 죽음을 기다렸다.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그러나 죽음이 오지 않았다. 여주의 머리가 비에 젖어 늘어지고, 빗물에 옷감의 색이 짙어져도. 예고된 총알은 날아오지 않았다. 단번에 죽을 수 있다기에 전재산을 주었건만-물론 돈에 대한 미련이나 아까움 따위는 없었다.- 일 처리가 엉망이었다. 여주는 더욱 크게 팔을 벌렸다. 예상치 못한 비에 일 처리가 늦어지는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죽음 대신 Z가 찾아왔다. Z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자신의 겉옷을 여주에게 입혔다. 그리고 아랫사람을 시켜 여주에게 우산을 씌웠다. 지겨운! 지겨운! ...지겨운 상황이었다. 

 

 

"제가 다 처리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시죠." 

 

 

여주는 순순히 차에 올라탔다. 여기서 반항해봤자 달라질 게 없었다. 영양가없는 시간 낭비였다. 그럴 바에는 다음 계획을 세우는 게 나았다. 

 

집에 돌아온 여주는 호화로운 침대에 몸을 던졌다. 젖은 옷에서 나온 빗물이 침대를 더럽혔다. 휴대폰으로 은행 어플을 켜자 예상처럼 돈이 돌아와있었다. 그러니깐 청부업자에게 줬던 돈 말이다. Z씨가 대단한 걸까, 진범이 대단한 사람인 걸까. 이 정도 능력이면 차라리 자신이 진범임을 밝히고 그걸 해결하는 게 낫지 않나? 

 

여주는 휴대폰을 저 멀리 던졌다. 파삭-하는 소리와 함께 휴대폰 액정이 깨져버렸다. 여주는 고요한 집안을 느끼며 눈을 빛냈다. 실패할 걸 알지만, 많은 시도는 성공을 부르는 법이니깐. 재빠르게 유리창을 깨고 유리조각을 집었다. 그리고는 손목에 갖다대자 누군가 여주의 손을 붙잡았다. Z였다. 여주는 조금의 반항도 없이 순순히 유리조각을 떨궜다. 그러자 Z는 아랫사람을 시켜 깨진 조각들을 치우게 했다. 

 

 

"다른 방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역시나 순순히 따라나섰다. Z를 따라 걷는 길에 여주는 다음 계획을 떠올렸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오직 그 생각 뿐이었다.


 
독자1
다음글 기대돼요!!
2년 전
설탕요정
헉! 댓글 감사해요😭 다시 써야겠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2년 전
독자2
재밌는 글 써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죠~♡
2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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