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내리쬐는 어느 봄날의 평범한 오후였다. 특별할 것도 그렇다고 별로일 것도 없는, 그녀는 침대에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터벅터벅 방을 나와 냉장고에 생수 한 병을 꺼내 마셨다 그럼에도 갈증이 풀리지 않는 듯 괴로워 했다. 쾌쾌한 공기를 인지한 그녀는 창문을 활짝 열었다. 얼마 되지 않아 밖에서 웃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소리가 조용한 방안에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그녀는 잠깐 그들을 쳐다보다 "재수없어.."라고 읊조리듯 혼잣말을 하고 창문을 도로 닫아버렸다. 쾅 괜히 성질을 부리고 싶은 맘이 들었다. 나도 안다 지금 문제는 내 혼란한 마음이라는 걸 그럼에도 난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진짜 싫다 해가 뜨기도 전인 어느 봄날 이른 새벽이었다. 특별할 건 없지만, 지난 3년 동안의 사랑이 끝이 났다. 아니 내가 끝을 냈다.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평소와 같이 일어나 눈을 부비고 새벽 러닝을 나가려고 준비했다. 문밖을 나가려는 순간 바닥에 떨어져 있는 고작 머리끈 하나 때문에 그의 바다에는 나비의 날갯짓이 일렁였다. 그는 고개를 들어 거울을 바라봤다. 무표정한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며 붉게 물들었다. 눈에는 눈물이 고이고, 그것이 얼굴을 타고 내려오며 입안을 텁텁하게 만들었다. 괜찮다고 되새겼지만 그는 아직 괜찮지 않았다. "이런 내가 진짜 싫다" 따뜻해질 리 없는 나의 계절에 꽃 한 송이였던 당신이 아직 바람처럼 남았다 | 김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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