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야,군주님 02-
내가 왜 이렇게 남에게 견고한 철벽을 치는 아 이유가 있어서 그렇다.첫번째 이유는 이곳에서 나혼자 살아남기도 벅차 힘들어 죽겠는데 옆에 있는 동료들을 챙겨가면서 까지
생활 할수 없었고,그렇다고 나에게 따뜻하게 다가와준 사람도 없었기에 나도 똑같이 대한것 이였다.
두번째 이유는 소속사와 한 계약 때문이였다. 계약 조건에는 절대로 누군가와 '스캔들'이 나서 회사 수익에 지장이 생긴다면 위약금을 10배로 물어야 한다는 조건때문이였다.
부당한 계약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어린나이에 데뷔만 시켜준다면 뭔 일을 못할까...라는 생각으로 수긍했던 것같다.
"네..?"
"선배님, 저랑 번호 교환 해요."
".........그..."
'전 출연자 분들 이제 내려 가실꼐요.'
"죄송합니다.."
타이밍 좋게 나타난 pd의 등장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대를 내려와 황급히 대기실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 있던 문별이 언니와 매니저 오빠를 지나쳐
거울앞에 있는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매니저 오빠-"
"응, 이름아(야), 무슨일 있어?"
"아니- 이 다음에 스케쥴 뭐야."
"화보 촬영 있어, 바로 이동하면 될껏 같아."
"그러면 바로 빠르게 이동하자. 뭐해 언니 빨리 짐 챙기지 않고."
"어?? 그래 빨리 챙길께."
"빨리- 빨리 가자."
"응, 알겠어!"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빠르게 짐을 챙기는 오빠와 언니를 뒤로 한체 대기실을 나왔다. 먼저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을 생각으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를 기다리는데 오늘따라 느리게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때문에 속이 까맣게 타 버릴것만 같았다.
이러다가 마주치면..완전...
"언니!"
"아- 깜짝이야."
"뭐, 귀신 봤어? 놀라고 그래-"
"수정아?"
"왜 그렇게 놀래- 죄졌어?"
"아니..."
"언니 오늘 컴백했다면서-"
"응, 앞으로 자주 볼껏 같은데?"
"자주? 방송국에서만 보지말고 밖에서 좀 보지?"
"...너도 알잖아.. 나 스케쥴 많은거..."
"알고는 있는데- 너무 많아. 하루에 5개가 넘게 있는게 말이되? 언니 그러다가 죽어."
"...인기 있을때 많이 벌어 놔야 노후 걱정 안하고 살지."
"연애 좀 하고 살아라. 언니한테서 노처녀 냄새날려고 그런다."
"뭐? 설마..."
"수정아- 촬영 들어가야 해-"
"나 가야 하니까, 나중에 전화하고 짜증나게 하는 애들 있으면 말해 혼내 줄께-"
"알겠어- 잘하고와-"
"꼭 연락해!!!"
수정이의 등장은 너무 깜짝 놀랬고. 너무 갑작스럽게 등장해 바람처럼 사라지는 수정이의 뒷모습에 대고 손인사를 살짝했다.
뭐 이런 성격에 소유자고 왕따라고 칭하지만 나라고 친구가 없다는 아니다. 특이한 내 성격까지 좋아하는 '수정'이 같은 아이도 있듯이
나를 엄청나게 싫어하는 친구도 있다는 말이다.
-띵
"왜...이렇게 늦게 내려..."
"어.....안녕..하.."
"..........."
"저기...내려갈꺼에요?"
"......네..."
"타요- 지하 주차장 가는거 맞죠?"
"아...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발을 내딪는 순간 보이는 얼굴에 저절로 뒷걸음질 쳐졌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더니..가 아니라,
일부러 마주치지 않을려고 빨리 서둘러서 나왔는데...하...내인생은 너무 평탄한 길은 없는것 같다.
"........."
"........"
"........."
"........."
"............"
"........."
".................."
"저기..선배님."
"......예...."
"제가 막 불편하고 그런거 아니죠?"
"아...아뇨..."
"진짜로 거짓말 하지 말고 말해줘요."
"아......"
"제가 부담스럽죠?"
".....예....조금요..."
"네???"
"조금 불편해요. 저랑 그쪽이랑 아는 사이도 아니고, 초면이고 아까전에 봤던 사이 라고 하지만
저는 그쪽 이름이 '슈가'라는것만 알고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당신도 저 잘 모르시잖아요."
".....그렇죠."
"그런데..왜 저한테 그렇게 관심을 주세요."
"......네?"
"그냥- 따른 후배들처럼 모른척 지나가세요. 그냥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가요."
"싫어요."
당돌한 그의 행동에 너무 당황했다. 보통 이렇게 까지 했으면 '죄송합니다.''네, 알겠습니다.'라고 지나가기 마련인데 이녀석은 보통 녀석들 보다 다른 멘탈을
가지고 있는 듯이 당돌했다.세상에 별에 별 애들이 다 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까지 앞에서 '너- 꺼져버려. 짜증나니까 더이상 붙어 다니지마.'라고 직설적이게 말하지 않고
최대한 배려를 해서 둥글게 말 하고 있는데- 이해력이 떨어지는것인지..아니면 모른척하는것인지 알수가 없었다.
"근데요, 선배님-"
"네??"
"저는 초면이 아니라 구면 이에요. 우리 만난적 있다고요."
"그 옥상에서 만난거 이야기 하시는 구나, 그것은 기억에서 지우라고."
"그거 말고.....진짜 기억 나지 않아요?"
".......전혀...."
"나는 기억하는데...."
"........"
"그 때 말고, 예전에 우리 만난적 있어. 기억 나지는 않겠지만."
"........"
"나 진짜- 만나고 싶었는데, 그래서 가수 되서 만날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는데.
성이름, 나 진짜 못 알아 보겠어?"
"........"
"옥상에서도 나는 너 봤을때 너무 좋았는데- 그런데 그때도 이런 표정이였고, 지금도 아무것도 기억 나지 않는 듯한 표정을 하고...."
이 좁은 엘리베이터 안 내 어께를 돌려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게 만드는 그의 행동에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억지로 짜내면서 생각을 하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초면이 아니라, 구면이라니...우리 언제 만난적 있나요...
"........우리 언제 만난적 있어요?"
"하...."
"........."
"난 당신이 나라는 사람을 기억 할때 까지 쫒아 다닐꺼에요. 선.배.님."
"무슨//..."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추억이였어요. 그 추억 하나만으로 이곳까지 당신을 만나러 왔다고.
잘생각해 봐요."
-띵
"그럼- 이만."
너무 갑작스러운 통보에 넋이 나간듯 한동안 저 멀리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만 바라보다 겨우 정신을 차렸다. 모든게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라서 입에서는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아 누가 꿀을 발라 놓은듯 꾹 다물어 졌고 '문이 닫힙니다.'라는 소리에 겨우 정신을 다잡고 황급히 내렸다.
장난이기에는 너무 심각한 표정이 두 눈에 들어왔고 단호한 표정이 그 심각성을 더 해주고 있었다.
하.......이게 도데체 무슨 상황인가....
"많이 기다렸지?"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빨리 빨리좀 행동해."
"그게 짐이 조금 많아서.아.. 무슨일 있었어? 표정이 왜 그렇게 심각해."
"....아냐- 아무것도 조금 피곤해서 그래."
"화보 촬영 끝나고 나면 오늘은 휴식이고, 내일 부터 사녹에다가- 팬싸랑 등등..."
"하...알겠어. 얼른 가자. 빨리."
"그래-"
오늘부터 옛날 졸업사진 부터 시작해, 사진이랑 사진은 다 뒤져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화보 촬영을 겨우 끝내고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왔다. 온몸이 천근 만근 힘들었지만 더 힘이 드는것은 아까전 그녀석이
나에게 한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 다른 생각을 전혀 할 수 없다는 생각에 화가날 지경이였다.
무슨 1대100 퀴즈 대회에 나간것도 아니고, 내가 사람하나 기억 못하는게 그렇게 잘못한 일인지- 당황스러울 뿐이였다.
"아...엄청나게 피곤해...내일 또 아침부터 무슨 스케쥴이 그렇게 많아..
이러다 죽겠어- 아주 그냥."
축쳐진 몸을 이끌고 대충 샤워를 끝낸뒤 침대 위에 쓰러지듯이 올라가 휴대폰을 켜고 검색 사이트에 들어갔다.
그리고 초록생 검색창에 '슈가'라는 단어를 치자 수많은 포털사이트 사이에 그의 사진이 보이는 인물 정보를 클릭했다.
"'슈가''민윤기',1993년 3월9일생....뭐..동갑이네....
방탄소년단. 2013년데뷔...."
"민윤기....민윤기......후배....나랑 아는사이....내가 기억 못하는..사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진짜 기억 나지 않는다고!!!"
휴대폰을 저 멀리 던져놓고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나는 오늘 옥상에서 처음보는 얼굴이였고 아무리 내가 안면인식 장애가 심하다지만
그렇게 까지 나에게 자신을 기억해 내라고 하는거 보면 되게 나랑 친밀한 사이였다는 것인데...아무리 생각을 곰곰히 해도 결국에는 머리가 '펑'하고 터지기만 할뿐
전혀 기억을 해 내지 못하고 있을 뿐 이였다.
"기억을 못하면 그냥 피해다니면 되. 그게 정답이야.
다시는 마주칠 이유도 없겠지.....내일 방송국에 출근하면 하루종일 대기실에만 있어야겠어."
*******
"새벽에 라디오 녹음은 잘하고 왔어?"
"응- 대충했어, 어차피 1시간 짜리여서 괜찮아."
"그래- 시작할께."
"예쁘게 부탁해-"
새벽부터 잡힌 스케쥴 때문에 3시간 정도 밖에 자지 못하고 일어나서 그런가 오늘 따라 푸석푸석해 보이는 피부를 커버하기 위해 수분 크림을 듬북 바르는 언니의
손길에 내 피부를 맡겼다. 8년동안 내 전담이였던 언니였기에 누구보다 내 피부상태가 어떤지 잘 알고 있으면서, 내가 틱틱 거려도 항상 다 받아 주는 그런 사람이였다.
뭐...매니저 오빠도 덤으로...
"이름아(야)."
"왜- 오빠, 나 메이크업 시작하잖아."
"그게....밖에 지금 대표님 오시는데...."
"뭐-? 이대표님이 왜 여기까지..."
"어제- 생방때 너 음향이랑 카메라 동선 등등, 보시고 맘에 들지 않는다고 직접 행차 하셨어..."
".............하...."
"곧 이쪽으로...."
-끼익
" 중요한 이야기 하는것 같은데- 내가 타이밍을 잘못 잡았나?"
".......아뇨."
"문별씨- 의자 좀."
"아- 네 대표님."
"이름아(야)하면서 들어- 방송 좀 열심히 해, 표정이 다 똑같이 굳어있잖아.
그러니까- 말이 많이 나오는 거야, 좀 웃으라고."
"억지로 웃기 싫은데..."
"억지로 라도 웃어- 그리고 음원 순위 떨어졌더라."
"아직 나온지 1주일도 않됬어요."
"10위권 밖으로 떨이지면 한없이 떨어져- 그래서 내가 오면서 예능 프로그램 몇개 잡아놨으니까.
가서 홍보도 하고 그래- 대기실에만 주구장창 앉아 있지만 말고."
"............."
"그리고 살좀 찐것 같더라. 매니저."
"네! 대표님-"
"앞으로 얘 먹는거 잘 감시해- 샐러드 이외에 다른거 먹으면 바로바로 보고하고."
"예-"
문을 열고 들어온 대표님의 등장에 다들 당황한듯 손을 멈추고 한목소리로 대표님에게 인사를 했다. 나는 뭐- 고개만 끄덕거리고 거울을 처다보고 있었고
그런 내가 익숙한지 내 옆에 자리를 잡고 앉은 대표님은 들고있던 스케쥴 표를 매니저에게 던졌다.
하루에 5개도 넘는 스케쥴을 소화한다고 피곤해 죽겠는데....
"그리고 너 코디들 그만좀 닥달해, 이번 달만 사표낸 코디가 벌써 3명째야-"
".........그래서요- 문별이 언니가 하면 되겠네."
"혼자 다 할수 있는 양이였으면 코디를 더 붙여 주지 않았어. 너에대한 소문도 않좋은데, 계속 그렇게 행동."
"그럼 협찬을 잘 받아 오면 되겠네-"
"뭐-?"
"다시 말해줘요? 협찬 잘받아 오면 된다고,"
"뭐가 문제야- 협찬,협찬 잘 들어오잖아. 너 이미지 믿고 협찬해 주는 회사가 몇개..."
"거지같은거 받아오니까- 내가 닥달하는거야. 아빠- 지금 성이름 이미지는 거지 같은 이미지가 아니라
엄청 고급스러운 이미지야, 근데 만약 내가 거지같은 옷입고 다녀봐- 내 가치 바로 떨어져. 나한테서 꾸준히 페이가 나오기를 원한다면
눈 높은 애들로 데려와."
"하...하..."
-쿵
내말이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보이며 크게 주먹을 쎄게 내리친 뒤 일어나는 대표님을 바라보았다. 표정은 웃고 있지만 그 가면속에 보이는 얼굴이 어떤 표정을
짓고있는지 잘알고 있었기에 더 하고싶었던 말은 입안으로 쏙 들어가고 말았다.
"그래- 그래야지, 아직 당돌하게 입은 살아 있구나. 딸-"
"........"
"내가 가기전에 한마디만 더 해줘야 겠네-"
"......."
"우리딸 앞으로 어디가서 입조심 좀 해 되겠네- 그 입 한번더 막 놀렸다가는 한방에 '훅' 가버린단다..."
"........."
"앞으로 조심하라는 뜻이야- 생방은 예쁘게 보여야 되니까, 메이크업 잘 받고, 수고해-"
-쨍그랑
내가 앉아 있던 옆 거울이 깨졌다. 아니 똑바로 말하면 나가던 대표님이 던진 내 핸드폰 때문에 깨져 버렸지만 말이다. 산산 조각이 나 면서 깨졌기에
기 파편이 여러 곳으로 튀었고 다행히 내 얼굴로 날아오는 조각은 언니가 손으로 막아준 덕분에 크게 다치는 상황은 피해갔지만 다친듯 피가 흐르는 손을 보자
실감했다. 두번째 반항은 목숨을 걸고 해야한다는 것을...
"괜찮아?"
'어....괜찮아. 크게 다친것도 아니고 대충 데일밴드 붙이면 되..."
".............."
"이름아(야)"
"왜 그렇게 처다봐..."
"다음에는 그냥 반항하지 말고...수긍해...너 그러다가 진짜로 크게 다쳐...나는 그런 꼴 못봐..."
"........싫어-"
"왜 그렇게 행동해- 이때까지 잘 참아 왔잖아."
"........"
언니의 말에 아무 말도 할수가없었다. 눈물이 차올라도 흘릴수 없었다. 그렇게 참아왔기에- 그렇게 행동하라고 배워왔기에 이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렇게
행동하라고 시켰기에 내감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그렇게 참아 왔기에 조금이라도 반항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렇게 해서라도 미약하게 남은 내 권리를 찾고 싶어 하는 내마음을.....
"다시는 이런짓 하지마- 알겠지."
"알았어....오빠-"
"응???"
"오늘 회사 가지말고 바로 퇴근해- 언니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우리 대기실 바꿔야 겠다."
"그래, 내가 pd님한테 말하고 올께- 조금만 기다려."
뛰어 나가는 매니저 오빠를 뒤로한체 남은 메이크업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의상을 갈아입었다. 대표님이 나간 뒤로 조용해진 대기실 안은
누구하나 입을 먼저 여는 사람도 없었고 나 또한 아무 말 없이 내 모습을 비추고 있는 거울반 바라 볼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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