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쟤 13살 차이 나는 아저씨랑 연애한대
w.1억
"오늘은 아저씨 집에서 배달음식!?"
"응. 그러자. 뭐 먹고싶어?"
"음..일단... 매운 거!!!"
"매운 거 요즘 너무 먹는 거 아니야?"
"……."
"뭐라하는 게 아니라. 계속 속쓰리다고 했잖아. 걱정돼서."
"……."
"닭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내가 삐진 줄 알고 빠르게 닭발??하고 나를 힐끔 보는 아저씨에 웃음이 다 나왔다.
아 귀엽게 진짜 ㅋㅋㅋㅋㅋ
배달 앱에 들어가 막 주문을 하면서도 웃겨서 계속 웃으면, 아저씨도 허탈하게 웃는다.
그냥 아저씨랑 있으면 사소한 것들 마저도 행복하게 만드는 게 너무 신기하다.
그렇게 막 웃기지도 않은 것들도 한 번 웃기 시작하면 하루종일 웃기고 ㅋㅋㅋㅋ
"……."
"…왜요??"
"뭐가."
"진짜 아까부터 계속 먹는데 쳐다보잖아요 ㅡㅡ"
"되게 기분 나쁜가봐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할말 있으신 것 같아서 ^^??"
먼저 다 먹은 아저씨가 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팔짱을 낀 채로 내게 말했다.
그래. 할말이 없는데 저렇게 계속 쳐다볼리가 없지.
"회사는 어때."
"왜 맨날 물어봐요!?ㅡ.ㅡ... 나쁘지 않아요."
"나쁘지 않으면 좋지도 않은 거네."
"…그냥 뭐?"
"……."
"뭐.. 그냥저냥?? 더 다녀봐야 알 것 같은데."
"그래?"
"……."
"무슨 일 있으면 말해줘 나한테."
"…알겠어요."
"대답만 하지 말고."
"그럼 대답만 하지!"
"고개도 끄덕."
"ㅋㅋㅋㅋ이씨. 됐어요???"
"ㅋㅋㅋㅋㅋ응."
내가 티를 냈나.. 괜히 물어봐서 찔리고 그러네.
말을 해야되나 싶다가도 아저씨 걱정할까봐 말을 하기가 싫었다.
밥을 다 먹고 아직 시간이 9시도 안 되었길래 아저씨랑 맥주 한캔씩 마시는데 아저씨가 꽤나 피곤해보였다.
원래 피곤해도 티 잘 안 내는데.. 얼마나 피곤하면.. 걱정이 됐다.
"아저씨 피곤하죠.. 요즘 잠도 제대로 못자고. 일 좀.. 쉬엄쉬엄 해요ㅠㅠㅠㅠ"
"너 먹여 살리려면 계속 일해야지."
"하긴.... 제가 요즘 너무 먹죸ㅋㅋㅋㅋ."
"그것도 있고."
"에?"
"같이 살려면 이것저것 살 것들이 많겠지."
"같이요??"
"……."
"결혼????????!!!!!!!!!!!!!!!!!!!!"
"어우 깜짝이야. 무슨 애가 목소리가 우렁차..."
"저랑 결혼할 거예요?????????????????????????????????????????????????"
"그럼 안 하려고 했어?"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런 얘기를 막 갑자기.."
결혼 생각 없다고 그렇게 말하던 아저씨가
3년이 지나서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듯이 저렇게 말을 해주는 게
너무 감동이라ㅠㅠㅠㅠㅠ갑작스레 말해서 더 감동이라ㅠㅠㅠㅠㅠㅠ입을 틀어막고 보고있으니 아저씨가 마구 웃는다.
"왜 웃는데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 너무 웃기게 생겼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색ㅋㅋㅋㅋㅋ."
"그럼.. 그럼!! 우리 결혼은 언제 하는데요?? 언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언제에!!!!"
"무서워 왜 그래."
"아니이!!!!!!!!!!!!!!!!!!!!!!!!!!!!!!!!"
"아, 하지 마. 진짜 ㅋㅋㅋㅋㅋㅋ."
아저씨한테 달려들어서 매달려 말했더니 아저씨가 계속 웃었고, 결국 나도 터져버렸다.
난 감동 먹고 진지한데 왜 웃냐고요,,,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점심시간에 사람들은 또 날 기분 잡치게 한다.
"어제 봤어? 김석류 회사 끝나면 애인이 데리러 오는 거."
"응. 자기 나이 또래 안 만나는 거 의외네."
"그러니까. 근데 또 애인 차도 좋고 생긴 것도 괜찮던데?"
"결국 돈 때문이겠지. 김석류가 예쁜 얼굴은 아닌데. 어떻게 물었대."
"끼리끼리지 뭐."
따뜻한 차 들고! 휴게실에서 좀 마시다가 가려고 했더니만!! 들어가기 직전에 저런 얘기 하는 게 들리는데.
내 성격상 이게 참을 수가 없는 것이지.
문을 벌컥 열고선 그 사람들 옆에 앉아서 차 한모금 마시고선 입을 열었다.
내가 입 열기도 전에 이 사람들 표정은 좋지가 않다.
욕한 거 들킨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니.
"일 못한다고 까는 건 좋은데. 애인을 만나서 뭐 어쨌고 저쨌고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어요."
"……."
"뭐 잘생기고 좋은 차 타는 애인 만나서 제 이미지가 막 꽃뱀으로 변해버렸나요?"
"…무슨 소리야."
"근데 꽃뱀도 아무나 하는 거 아니라던데요. 예쁘거나 매력이 있거나."
"……."
"제가 일까지 잘하니까 충분히 이렇게 제 얘기 하고 다닐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해요."
세명이서 나를 한꺼번에 내려다보는데. 아무말도 안 하는 게 너무 웃겼다.
남들한테 할말은 다 하고 다녀도 나도 떨리긴 떨린다.
나를 한참 내려보던 사람들이 대답도 없이 휴게실에서 나갔고.. 세명이 나가자마자 나는 심호흡을 하며 나이스를 외쳤다.
"내가 이겼다."
"……."
"어우 깜짝이야!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요?"
"방금..."
"……."
"…멋있다."
"에? 아..하하하하하..."
"…응."
"…제가 싸가지가 없어서 그런가..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는데. 선 넘는 행동하는 사람들 보면 참을 수가 없어서요."
"……."
"다른 건 몰라도 남자친구 욕하는 건 못참아요. 속상해서."
"……."
"남자친구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요.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한테 저런 소리 들을 바에 얼굴에 철판 깔고 이렇게 속시원하게 털어버리는 게 낫더라고요. 어차피 욕 먹을 거."
"……."
"아, 죄송해요.. 안 물어봤는데 혼자 막 말했네."
"…아니야."
"……."
"잘했어. 멋있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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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따악
다음편에 끝내버릴게오!!
안뇨옹 ~ 나는 새작 준비 해보러 ! 뾰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