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델바이스 (Edelweiss)
07 (完)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각자 다른 사람에게 고백을 받은 두 남녀.
“ 저랑 만나 주시겠어요? ”
“ 제가 잊게 해드릴게요.. 그 핫 초코, 어때요? ”
하이,호석 / 윤기,여은
“ 아, 죄송해요. ” / “ 아, 미안해요 ”
“ ........ ” / “ ........ ”
“ 기다렸었는데, ” / “ 기다렸거든요. ”
“ ... 네? ” / “ 뭘요? ”
“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기에 기다렸는데, ”
“ 드디어 봄이 왔어요 ” / “ 이제 봄이 왔거든요. ”
“ 그게 무슨...? ” / “ 무슨 말이에요? ”
“ 저한테 봄은.. 단 한 사람이거든요 단... 한 사람.. ”
-
오늘은 나에게 조금 특별 한 날이라서 그런지 이른 아침부터 눈이 떠졌다.
거기다 밖에는 햇빛이 내려 째는 화창한 날씨였다.
날씨도 풀리고 정말 봄이 왔는지,
벚꽃이 흩날리고 가벼운 옷차림이 사람들이 가득했다.
정말로 봄이 왔다. 안 올 것 같았던 봄이 왔다.
침대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자 꽃과 나무냄새가 방안으로 가득히 들어왔다.
그리고 햇빛이 향하는 쪽을 보니,
보라색 꽃이 활짝 펴있는 화분이 보였다.
“ 예쁘네 진짜, ”
꽃을 한참 바라보다가
빨리 준비를 하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씻고 나왔다.
그리고 나서 옷장 문을 여니 오늘 입으려고 놔두었던 베이지색 원피스가 보였다.
오늘 입으려고 기다려놨던 옷.
오랜만에 입는 거라서 조금 불편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래도
내 옷이라는 걸 알려주듯이 딱 맞았다.
바람이 선선하면서 따뜻한 지금 날씨에 잘 어울리는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하게 조금 들뜬 마음으로 화장을 하고 가방은 멘 채 나가려다가,
“ 아! 맞다 ”
제일 중요한 걸 놓고 갈 뻔했다.
나는 그대로 창가 쪽으로 가서 활짝 핀 보라색 꽃을 챙겼다.
오늘은 너와 데이트를 해보려 한다.
힐있는 구두와 단화와 둘 중에 고민을 하고 있다가,
걸어갈 생각을 하니 단화가 눈에 들어왔다. 오늘은 편하게 갔다 와야지.
나는 그대로 단화를 신고 한 손에는 가방을 한 손에는 화분을 들고 나왔다.
문을 열고 나오니 아침에 창문으로만 느꼈던 나무와 꽃냄새가 가득했다.
오늘은 왠지 하루 종일 기분 좋은 날이 될 것 같았다.
급히 나온 것도 있고 해서 아침밥을 먹지 않아 조금 배고파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니 한 카페가 눈에 들어갔다.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먹어야겠지?
자연스럽게 하나를 주문하고 결제를 하려는데,
“ 죄송한데 2개 주세요 ”
이상하게 2개를 사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뭐, 내가 배고프면 2개다 먹을 수도 있으니깐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2개를 사놓는 게 낫겠지 싶어 두 개를 주문을 했다.
그렇게 포장된 샌드위치를 챙기고,
그대로 우리가 항상 가던 공원으로 향했다.
날씨도 좋고 평일이 아닌 주말이라서 그런지
여기저기 보이는 가족들과 커플들이 눈에 띄었다.
벚꽃이 한참 펴서 그런지 여기저기 보이는 갖갖이 색들이 공원을 가득 채웠다.
거기에 꽃향기들까지 나니 나는 그 향기에 취해서 걸었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렇게 걷고 내가 도착한 곳은 ..
“ 윤기야 이것 봐, 나뭇가지가 하트로 되어있어 ”
“ 어 그러네? ”
“ 진짜 신기하다 ”
“ 그러게? 진짜 신기하다 ”
“ 나중에 여기 또 오자 이 날, 이 시간, ”
“ 그래 꼭 같이 오자. ”
나중에라는 말에 나는 정말 너랑 같이 올 줄 알았다.
내 시간은 많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이 나무에 있는 하트는 유지한 채 있었다.
그날 꼭 다음에는 같이 오자고 했는데.
지금은 아쉽게도 혼자 와버렸다.
그렇게 나는 하트 나뭇가지를 바라보고 있었을까,
갑자기 머리가 맑아지는 향에 순간 놀랐다.
내가 들고 있는 화분에서 나는 게 아닌 내가 바라보고 있는 나무에서 나는 듯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다가 나무 밑에 놓여있는 한 화분이 눈에 띄었다.
내가 지금 들고 있는 꽃과 같은 꽃이다.
민트향이 가득히 들어있는 민트 꽃이 였다.
왜 저기에 놓여있는거지?
알 수 없는 두근거림과 함께 나는 조심스럽게 그 나무 뒤쪽으로 걸을을 향했다.
그리고 그 순간 꽃 옆에서 나무에 기대 잠들어있는... 너가 보였다.
“ ....... ”
너도 기억하고 있었구나
놀란 가슴을 진정한 채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너의 옆에 앉았다.
오랜만에 보는 거임에도 불구하고. 더 멋있어졌네
그때. 해어지고 거의 처음 보는 건데...
나는 그렇게 자고 있는 윤기를 눈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러다가 점점 그 주위에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금 입고 있는 옷... 내가 사준 옷이었다.
그리고 손목에 차 있는 시계, 내가 생일선물로 사준 거였다.
그리고 왼손에 반짝거리는 반지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 내 왼손에 끼여져 있는 반지와 같은..
윤기야 너도 봄이 온 걸 알고 온 거야?
따뜻한 햇살에 좀 외진 곳이라서 조용하고 바람도 살살 부니
뭔가 편안한 느낌이 왔다. 거기다 너까지 옆에 있으니 잠이 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도 옆에서 잠깐 자도 되겠지?
-
어느 정도 잠에 깼을까
나무에 기대서 자고 있어야 하는 내 몸이 어느새
윤기 어깨에 기대 있었다.
눈을 뜬 채로 알 수 없는 상황에 멍하니 있었는데,
“ 일어났어? ”
라며 그토록 듣고 싶었던 목소리가
아주 다정하게 내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기분이 이상했다.
“ 응 ”
우리의 이 시간은 꼭 멈춘듯한 기분이 들었다.
서로 지금 이 상태가 좋아서 그런 건지..
나도 윤기도 서로 아무 말도 안 하고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주위 환경 또한 우리의 만남을 지켜주듯 조용했다.
“ 늦었네 ”
“ 응 “
조금 늦었다는 너의 말에 나는 대답과 동시에 너를 바라봤다.
내 고개가 들어진 걸 안 건지 너 또한 나를 바라봤고,
우리는 서로를 마주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너의 이름을 불렀다.
“ 윤기야 ”
“ 왜 ”
“ 저 꽃 니가 가져온 거야? ”
아까부터 묻고 싶던 거.. 저 민트 꽃..... 너가 가져온 거야?
내가 가리키는 쪽에 있는 꽃이 활짝 핀 상태로 보였고,
내 손을 따라간 너는 살짝 웃으면서 나를 바라봤다.
나와 내가 들고 있는 화분을 번갈아보면서
“ 어, 구하기 힘들더라. 넌? ”
“ 난 키웠었지. 씨앗부터 꽃까지 필 때까지.
저 꽃.. 꽃말 알고 가져온 거야? "
그냥 도박이었을지도 나는 아주 조그마한 희망을 갖고
민트를 키웠고, 다행히 활짝 피었다.
근데 넌 이 꽃말을 아니?
내 물음에 살짝 웃는 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너가 말해줘 민트 꽃의 꽃말
“ 다시 한번 사랑하고 싶습니다 ”
민트의 꽃말은 다시 한번 사랑하고 싶습니다.
봄을 위해, 봄이 올 때까지 키웠었다.
그때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 정하이 너도 알고 가져온 거지? ”
“ 응 ”
“ 그럼 대답은? ”
바람이 불고, 꽃도 피고, 하늘도 파랗고,
또 우리 곁에서 나는 민트 향이 퍼지자..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 난 좋아 ”
" ......."
처음부터 그러려고 민트를 키웠고. 민트를 가지고 온 거였다...
내 대답이 마음에 든 건지 내 손에 들고 있는 화분을 들고,
자신이 가져온 화분은 나에게 건네주웠다.
그리고 나에게 손을 뻗은 너의 손을 잡자,
그대로 내 몸을 일으켜졌다.
“ 가자, 데이트하러 ”
환한 웃음과 함께 데이트하러 가자는 말과 함께
잡고 있던 내 손을 다시 꽉 잡더니 나를 끌고 가는 너였다.
“ 어디 가는데? ”
“ 목마르지 않아? 뭐 마실래? ”
내 질문에 내 눈을 쳐다보며 웃는 윤기였다.
당연히 나는
“ 핫초코 ”
“ 그럼 나는 아메리카노 ”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기에.
드디어 기다리던 봄이 왔다.
“ 너 밥은 먹었냐?? ”
“ 아니, 근데 샌드위치 사 왔어 것도 2개. 같이 먹자 ”
“ 나도 사 왔는데, 당근 없는 김밥 ”
.
.
.
.
.
.
세상에서 단 한 사람만 가능한 아주 따뜻한 봄이.
이렇게 에델바이스도 끝이 났네요ㅠㅠㅠ
성숙한 이별, 또는 성숙한 사랑을 표현해 보려 했습니다
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진심으로 다가간, 잊기 힘든,
그래서 안 좋았던 기억마저 너무 소중한,
그 사람만이 될 것 같은
그래서 다시 만날 수밖에 없었던 연인을 표현했는데,
잘 표현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헤헤...
그리고 혹시나 텍파 원하시는 사람 계신가요?
시작과 끝사이도 포함해서
만약 있으시면 댓글에 남겨주세요^^
새작은 며칠 안으로 나올거니까
한 번씩 읽어봐주세요~
암호닉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 비림 ] [ 맴매때지 ] [ 골드빈 ] [ 슈크림 ]
[ 너만볼래 ] [ 화학 ] [ 1214 ] [ 망개똥 ]
[ 요랑이 ] [ 줄라이 ] [ 민투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