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Name Of Lawyer
정확히 언제였는지 내 기억상으론 비가 수없이 내렸을 때 일거다.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쏟아져
꼭 비가 나를 삼켜버릴 것 같이 왔었다.
그래 맞아.
그날 급하게 집을 뛰쳐나왔을 때는 목적지가 없는 상태로 걸었고.
우산도 챙기지 못한 채 그대로 그 비를 온몸으로 다 받아들였다.
그렇게 걷고 또 걸었을 땐, 어느 순간부터 이미 내가 알던 곳은 사라지고,
처음 보는 곳이 보이기 시작했고 ,
주위에는 점점 건물들이 사라져갔다.
그렇게 나는 또 다시 정차 없이 걸었을 때, 보이지 않은 무언가에 걸려 넘어졌고
뒤를 돌아 봤을 때는 사람이 쓰러져있었다.
그리고 나는 조심스럽게 그 사람 코에 손을 갖다 댔을까,
숨이 쉬어지지 않는 다는 듯이 고요했다.
" 변호사님, 정말로 유력한 용의자를 변호하실 생각이십니까? "
" 살인자 일수도 있습니다 "
" 만약에 변호사님의 가족을 그렇게 만들었다면 그래도 맡으실 겁니까? "
" 기자님은 반대로 가족이 저지르지 않은 살인을 했다 하면 어떻게 하실 거죠?
아직 확실치 않은 추측으로 인해 범인으로 몰아가지 마세요.
만약에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는데 징역을 살게 된다면 보상해주실 수 있나요? "
숨을 쉬지 않는다는 생각에 손을 거두려는 순간
내 앞에 있던 남자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개구진 표정을 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 하... 죽을뻔했네 "
" ....... "
" 왜? 비 구경하는 사람 처음 봐? "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길바닥에 누워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는 남자였다.
그리고 곧 있어 앉더니 나를 바라보는데, 뭔가 이상하게 그 남자와 난 닮아 있었다.
그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는 그런...
그래 이때였을 거다.
너를 처음 본 날이.
-
가방을 책상에 올려놓은 채 바로 침대에 누웠다.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취재진까지 오니 골 아파 죽겠네.
그대로 잘까 하다가 울리는 전화에 움직이기 힘든 몸을 이끌고 가방이 있는 책상까지 갔다.
" 여보세요 "
" 이 시간쯤이면 자려고 누워있겠네? "
" ........ "
" 밖에 비 온다. 엄청나게 "
비 온다는 말과 함께 전화기 넘어 비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또 비를 맞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빗소리와 함께 웃음소리 또한,
" 밥은 먹었어? 요즘 잠도 잘 안 자지? "
" 잘 먹고 잘 자거든? "
" 몸조심 좀 해. 그러다 너 황천길 걷겠다. "
-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 뒤를 돌아보면
하늘을 바라보며 내 뒤에서 따라 걷는 남자에 멍하니 바라봤다.
목적지가 어디인지 어디를 가는지 모른 채 우린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남자는 나보다 앞서있었고 그는 나를 안내하듯이 나를 이끌었다.
조금 더 걸으니 우리 앞엔 집 한채가 보였고 남자는 그 집 문을 간단히 열었다.
" 소개할게, 우리집,.. 으악- "
" 어? 살아있네? 이번엔 비랑 휩쓸려 간 줄 알았는데 "
문을 열고 나에게 자기 집이라며 소개 하려던 남자는
문에서 나타난 또 다른 남자 손에 있는 국자로 머리를 맞음으로 말이 끊겼다.
그리고 아쉬워하는 표정을 하면서 묻는 말에 살아있다며 소리치는 남자였다.
" 거기 꼬마 아가씨도 사람? "
옆에서 찡찡 거리는 소리에 무시 한 채로,
나를 바라보며 말한 남자에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비를 쫄딱 맞은 채로 간 거니.. 잘못보면 귀신 같았을 수도.....
남자의 손짓에 나는 그 집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 곧 담요를 가져다 주면서 난로 앞에 데려다주었다.
" 김석진 22살 편하게 오빠라고 불러 "
-
-
" 오빠? 언제 왔어? "
언제 온 건지 맛있는 냄새에 눈을 떠보니 앞치마를 하고 아침을 차리고 있는 석진오빠가 보였다.
" 몇 분 안됐어, 한 128분 정도? "
안심도 하기 전에 들려오는 다음 말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내 모습을 본 건지 요리하다 말고 엄청 웃는 오빠였다.
그리고 언제 웃었냐는 듯이 부엌 싱크대에 기대서 팔짱을 낀 채로 나를 바라봤다.
" 님 요즘 밥 안 드시죠? "
저번에 밥해 먹으라고 쌀을 사다 줬는데 생각해보니
한두 번 하고 한 번도 안 했었네...
" 안 그래도 너 밥 굶긴다고 고나리 들을까 봐 오긴 왔는데 신종 자살 방법이 굶는 거면 그냥 가고 "
벌써 쌀을 챙기려는 오빠를 만류했다.
요즘 바빠서 그랬다고 알지 않냐는 내 말에 그러니깐 굶어뒤지라고요 라며
다시 가져가려는 오빠를 뜯어말렸다.
" 아! 먹어 먹을게! "
"그럼 우선 앉아 오늘은 돼지고기 김치찌개다 "
한숨을 쉰 오빠가 가지고 온 냄비를 바라보니, 없던 입맛이 순식간에 생겨 버렸다.
역시 석진오빠 요리는 진짜 맛있어서 거부 할 수가 없지.
" 이게 마지막 밥상.. "
" 아 해 먹는다고! 쫌! "
" 이 아니구나. "
-
" 맛있겠지? 역시 우리 형아가 최고야 "
남자 것이지만 씻으라며 옷도 준 덕분에 새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니
언제 밥을 차린 건지 식탁 위에 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가 있었다.
그리고 언제 앉아서 먹고 있던 건지 밥을 먹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을까
" 꼬마는 안 먹어? 치운다? "
협박 아닌 협박에 나는 내 밥인 듯이 놓여있는 식탁으로 다가갔다.
며칠 제대로 밥을 먹지 않아서 그런지 그 순간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런 소리에 웃은 건 내 앞에 있던 남자였다.
" 빨리 먹어. 다 먹는다? "
내가 바라보자 입에 가득 밥을 넣은 남자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고,
마지못해 한입 떠서 먹었는데 생각 외로 정말 맛있었다.
그렇게 먹고 또 먹었을 때 언제부턴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두 남자가 눈에 띄었다.
그러고 보니, 내 소개도 안한 상태로 짐에 들어와서 밥까지 먹었다.
순간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아.. 밥만 먹고 갈게요. "
밥을 먹고 간다는 말에 나를 바라본 남자 둘은 서로를 바라봤고 웃어 보였다.
그리고 먼저 말을 걸은 건 석진 오빠였다.
" 꼬마 이름은? "
" 이여주요.."
" 몇 살? "
" 19살이에요 "
" 오! 동갑이네? 나도 19살 김태형 잘 부탁해 "
그게 우리의 첫 자기소개였고, 그 이후로 나는 그 집에서 같이 살게 되었다.
정확히는 갈데없는 나를 걷어준 거일지도.
" 같이 살자 "
" ...... "
" 너도 어차피 갈 곳 없잖아? "
그리고 그 말이 너무나도 달콤했었을 수도 있다.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똑같은 대답을 했을지도 모른다.
어떤 일이 일어났든 간에 지금의 나였어도, 그때의 대답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아니,
후회를 안하려고 노력중이다.
안녕하세요 도도하개 입니다!
우선 에델바이스의 완결로 새로 내는 글이구요
조금 무거우면서 재밌는 이야기입니다.
과거랑 현재랑 왔다 갔다 하는게 있는데
이번편이 좀 많이 왔다갔다 해요 ㅠ
이해해주세요!
그럼 많이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리고 며 칠 안으로 세젤잘을 갖고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