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오세요, 동물의 아니, 반인반수의 집
w. 뿌존뿌존
오늘 최승철이 외박을 했다.
12시가 지나도 들어오지 않아
그냥 영화보는 승관이와 석민이 옆에 끼어 같이 밤을 새기로 했다.
"주인장, 승철이 형 없는게 그렇게 불안해?"
"..............아냐,"
석민이가 내 옆에 걸터앉아 어깨 동무를 하곤 저렇게 말을 걸어왔다.
안 불안하다니, 안 불안하다면 거짓말이지.
"에이- 주인장. 우리한텐 솔직히 말해도 괜찮잖아. 가족인데!"
승관이가 소파 밑에 앉아 리모컨으로 내 다리를 툭툭 건드리면서 말했다.
맞아 승관아. 우린 가족이지만.
"사실........."
"최승철! 너 얼굴 왜 이래?"
"별거 아냐. 신경쓰지마"
"최승철! 너 어디 갔다왔어! 내가 너 혼자 싸돌아다니지 말랬지!"
"내가 애야? 걱정하지 말래두"
"너 이제 외출 금지야"
"주인장..!"
최승철이 혼자 돌아다닐때면 늘 얼굴에 여러가지 생채기를 안은채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물론 그건 아주 초창기때 이야기긴 하지만,
최승철이 집에 오랫동안 들어오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건 어쩔 수 없잖아.
게다가 외박이라니. 최승철 미친거 아냐?
"사실 뭐?"
"아냐, 별거."
"치, 그럼 주인장 얼른 코 자. 우리가 승철이형 들어오면 깨워줄게"
"알겠어"
그리곤 석민이의 다리를 베곤 잠에 들었다.
+
음음, 아침이다.
또다시 코를 찌르는 계란후라이 냄새.
아, 이석민 이 자식 계란후라이 싫다니까.
"이석민......! 나 오늘은 계란 후라이 암 머그면 안돼....?"
"안돼요-"
오늘따라 낮은 이석민의 목소리.
"아아아ㅏ!! 오늘은 김민규 그 자식도 없짜나!!!"
"ㅋㅋㅋㅋㅋㅋㅋㅋ평소에 날 그렇게 불렀어?"
".......?"
이게 뭐.....?
눈을 겨우겨우 뜨자 내 눈앞에 보이는건,
"어엉? 주인장 일어났넼ㅋㅋㅋㅋ?"
하고 낄낄거리고 있는 이석민,
그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성민! 나 계란 후랴이 암 머글랰ㅋㅋ!"
뒤집개 들고, 배 잡고 낄낄거리고 있는 김민규.
뭐야, 돌아온거였어?
이 새끼들...
"최승철!!!!!!!!!!!!!!!!!!!너 이 개새끼 어딨어!!!"
+
"그래서, 나한테 말도 안하고, 니네 넷이서 반인....거기에 다녀오셨다고?"
"..................."
"아 뭐라고 말 좀 해봐!!"
"아니, 주인장. 다 널 위한거였...."
"아니 그러면 나한테 말을 하고 다녀왔어야지!! 겁나 놀랬잖아!"
"그건 주인장이 자고 있어서........"
"씨발.........."
망할 구성원들께서 나한테 말도 안하고 나에게 이득이 되는 일을 하셨다...
넘나 기쁜 걸..!
아휴 신나!
"그리고 주인장..!"
눈치를 보며 내 옆으로 슬금슬금 걸어오는 최한솔.
"아 왜!!"
"우리 주인장을 위한 파티를 열기로했어..!"
최한솔의 입에서 날아든 청천벽력 같은 말.
+
"1996년 6월 10일.
됬다"
"정말 고마워 유미."
"아냐 뭘. 너희가 주인장한테 더 고마워 해야지.
무려 13마린데. 무려"
"그런가?"
"그럼 집에 돌아가는 길에 한번 생각해봐.
주인장을 위해 뭘 할수 있을지"
"알겠어"
유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또다시 쿠릉쿠릉, 덜컹덜컹.
아까와 똑같은 길이지만
나, 지수, 밍, 한솔이의 얼굴엔 아까와 다른 웃음꽃이 피어났다.
"아학학ㅎ갛각가학학!! 주인장을 위해 뭘하지!! 너무 신난다아아!!"
"최한솔 목소리 낮춰..! 여기 지하철..!"
"아 뭔 상관이야!!!"
일단 저 시끄러운 개새끼는 버려두고..!
"우리 파티 할까?"
한참을 말없던 지수가 툭, 내던진 말.
그래, 우리 파티하자 파티!
#. hidden
"그래서, 이석민. 너는 날 왜 안깨웠어?"
"그건 지수 형이......."
"세봉 졸릴까봐 (젠틀)(스윗)"
"에이- 지수형! 주인장한테 혼날까봐 그런거 아니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