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마흔살 아저씨 짝사랑하기
w.1억
기분은 하루종일 좋았다.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가도 가족들을 보면서 모든 걸 망쳤다. 역시는 역시다. 나에게 뒷통수 쳤던 친구가 또 내 뒷통수를 쳤다.
앞에선 내 편인 척.. 자기 편을 만들더니 뒤에선 내 욕을 했다. 그리고 차단까지 해버리는 친구가 너무 미웠다. 나는 너한테 뭔 말도 못하게.
친구 집 앞으로 찾아갔다. 친구가 퇴근하고 집에 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렇게 퇴근 시간이 되고, 친구가 모습을 비췄다.
친구가 많이 당황한 것 같았다. 내 성격에 이런짓까지 못할 줄 알았지. 내가 만만했던 거잖아.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어?"
"……."
"너 힘들다고해서 편들어줬고, 같이 욕해줬어. 돈도 빌려주고 맛있는 것도 보내줬어. 근데 왜 나한테는 이유 하나 말 안 해주고 갑자기 차단해버리는데. 내가 너한테 준 시간은 왜 무시하는데."
"……."
"내가 그렇게 바보같아? 나도 사람이야. 나도 기분 나빠. 너 다른 애들한테 다 말했더라?"
"……."
"나는 힘든 거 꾹 참고있다가 네가 좋은 사람 같아서 믿고 힘든 거 다 얘기했는데.. 너는 그걸.. 남들한테 웃으면서 비웃었더라."
"……."
"나도. 나도 힘들어. 나도 상처 많이 받았고.. 어렸을 때부터 사랑 하나 받으면서 자라본 적 없어. 너만 힘든 거 아니잖아. 나도 너처럼 죽고싶은 순간들이 넘쳤다고."
"……."
"미친년. 먼저 손절 쳐줘서 고맙다는 생각만 들더라. 고맙다."
정신에 문제라도 있는 사람처럼, 미친년처럼 소리를 지르는 내 모습이 어색했다.
그리고 나도 못된 년 처럼 그 친구가 갖고있던 약점들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너도 당해봐. 나도 이제는 참을 수 없어.
그렇게 그냥 집에 와서는 울기만 했다. 근데 문제가 뭐냐면.
"…괜히 말했어."
친구한테 너무 미안했다. 원래 힘들다고 했던 친구였다. 친구야말로 정신에 문제가 있던 친구였는데. 내가 힘든 걸 말해서 친구가 더 힘들어지겠지. 내가 너의 힘듦을 알려서 더 힘들겠지. 몇시간을 울었다.
왜 계속 우는데도 눈물이 나는 걸까. 이 순간 전화를 할 사람이 없었다.
이혼해서 멀리 떨어져서 사는 엄마한테 말하면 엄마도 속상할 거고.. 수영이한테는 내가 힘든 걸 들키기 싫었다.
생각나는 건.. 아저씨뿐이었다. 전화를 할까 말까 한참 고민하던 나는 1시간의 고민끝에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서로 아무말이 없는 게 웃겼다. 그래서 잠깐 웃으면 아저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 전화를 걸었으면 말을 해야지.
"…아저씨도 안 했잖아요."
- 울었냐.
"…조금요."
- 왜.
이래서 누구한테 말을 못하겠다.
목소리만 들으면 눈물이 날 것 같아.
- …….
근데 아저씨는 무슨 일이냐고 얼른 말하라고 난 재촉하지 않았다.
내가 진정을 할 때까지 기다렸다. 내가 뭐라고.
"어묵 먹고싶다."
겨우 진정하고선 하는 말이 저건데. 아저씨는 내 말에 웃지도 뜸을 들이다 말했다.
- 먹자.
"……."
- 나와.
"…집 앞에 맛있는 어묵집 있는데."
- …….
"……."
- 5분 걸려.
"……."
아저씨랑 만나자마자 말도 없이 포장마차에 왔다.
아저씨는 내게 그 어떤 질문도 던지지않았다.
아무렇지도않게 배를 채우다가도 힐끔 아저씨를 봤다.
"아저씨는 왜 아무것도 안 물어봐요?"
"편할 때 얘기하는 거지."
"……."
"진정되면 얘기하는 게 서로한테 좋아."
"아저씨는.."
"……."
"나 별로인 것처럼 얘기해놓고. 왜 부르면 바로 나와요?"
"……."
"진짜 이상한 아저씨같아."
아저씨가 한참 말이 없었다. 그리고 나도 같이 말이 없어졌다가.. 아저씨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어묵 얘기에 솔깃했어."
"…참나."
"……."
"이젠 농담도 하네요. 진짜 안 어울리는 거 알아요?"
"……."
아저씨는 늘 말이 없다. 그럴 땐 표정을 보면 안다. 자기가 생각해도 농담한 게 좀 그랬는지 어색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가?
"집에서 맥주 좀 마시려고 하는데."
"……."
"오늘 혼자 마시면 너무 슬플 것 같은데. 같이 마실래요?"
아저씨는 내 말에 대답도 않았고, 쳐다보지도 않았다. 싫은가.. 내가 너무 무리한 부탁을 했나..싶어서 뻘쭘하게 어묵이나 한입 먹으면 아주머니가 말한다.
"혼자 먹기 싫다잖아~ 총각."
"혼자 먹기 싫으면 안 먹으면 되지."
"에이~ 가줘라~ 나같으면 가~ 예쁜 아가씨가 부탁하잖아~"
아저씨가 그제서야 나를 힐끔 보았다. 콧방귀를 뀌는 모습이 괜히 웃겨서 웃음이 나왔다.
집에 와서는 영화 아무거나 틀어놓고 아무말도 없이 영화 보면서 서로 맥주나 마셨다.
내가 좋아하는 맥주 마시자고 했다가 아저씨가 인상 한 번 쓰는 걸 봤지만...
아저씨는 생긴 거랑 다르게 술을 잘 못마셨다. 그리고 심지어..
술을 잘 안 마신단다. 진짜 하나도 안 어울려. 영화가 다 끝나갈 즈음에 그제서야 난 내가 아저씨에게 전화를 한 이유를 알린다.
"친구한테 또 뒷통수 맞았어요. 심지어 내가 괜찮다고 용서해준지 한달도 안 됐는데.. 근데 아저씨밖에 생각이 안 났어요. 그냥 조용히..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아저씨일 뿐이라고 생각했나.
아저씨한테도 말하기 싫었어요. 엄청 고민했거든요. 남들한테.. 내가 힘든 거 얘기하는 게 왜 이렇게 싫지. 남들이 별 것도 아닌 걸로 찡찡거린다고 생각할까봐. 나 귀찮아할까봐 걱정돼요."
"그래서 나한테 뭐 할말이 있었을 거 아니야."
"내가 힘들다는 건 남들한테 들키기도 싫고.. 아, 들키면 저를 계속 힘든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요. 그래서 싫었어요.
이 친구가 우울증 걸린 친구인데. 외로움을 많이 타요. 그래서 친구 사귈 때 사람 까면서 사귀거든요. 저한테도 그랬어요. 근데 저도 그 자식이 그랬냐.. 못됐네 하면서 같이 깠고.."
"……."
"저도 잘한 거 없다는 건 알아요. 근데.. 욕했던 친구한테 가서 제 욕을 그렇게 했더라구요. 저는 그 친구를 믿어서 제가 힘든 것들 다 얘기했는데. 이번엔 욕 상대가 저예요. 그냥.. 술 안주지. 다른 애들이 저한테 그래요. 지연이가 너 죽고싶다고 했었다. 괜찮냐. 술 마실래? 난.. 다른 애들한테 내가 힘들어서 죽고싶었던 걸 들키기 싫었어요."
"……."
"아까 만나서 욕하고 왔는데. 속이 후련하지가 않아요. 그냥.. 괜히 그랬다. 내가 이렇게까지 안 해도 친구는 많이 힘든데 .그냥 물 흘러가듯이 둘 걸. 왜 그랬지.
나 때문에 더 힘들어하면 어떡하지.. 내가 계속 참았더라면.. 평소처럼 나만 알고있었더라면.. 그 친구는 힘들지 않았겠지. 내가 또 등신처럼.. 나한테 못되게 대했으면, 나도 못되게 할 거야. 하고 그 친구가 갖고있는 약점들을 주변 친구들한테 다 알려줘버렸어요."
"……."
"…내가 여태동안 힘든 거 말 안 하다가.. 터져버렸는데. 후련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그냥 친구한테 미안하기만 하더라고요. 미안해서 계속 울었어요. 정말.. 괜히 말했어. 그냥 나만 알고있을 걸. 왜 똑같은 짓을 했ㅈ지.
내가 말 안 하고 계속 참았다면.. 그럼 친구가 힘들지는 않을 텐데. 평소처럼 나만 알고있을 걸."
"……."
"정말..정말.. 후회가 돼요. 나 아니어도 힘들게 산 친구인데.. 처음엔 화가 나서 눈물이 났는데. 지금은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나요. 또.. 등신처럼 그 애랑 좋았던 순간들이 떠올라서. 너무 미안해요."
"……."
"답답하죠. 아저씨도.."
"뭐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바닥만 보고 얘기를 하다가 눈물을 흘리며 아저씨를 보았다. 아저씨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나를 바라봐주었다. 내가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고있어.
"…그냥. 어렸을 때부터 가족들이랑 사이가 안 좋았어요. 사랑 받고 자란적이 없어서 사랑을 주는 방법도 모르고.. 내가 너무 미워서. 그래서 그게 너무 싫었어요. 스스로가 답답해요. 날 증오해요.
남들은 나보다 더 힘들게 살았어도 잘사는데. 나는 아직도 애 마냥.. 과거에 얽혀서 사니까요. 혼자서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지."
"……."
"남들이랑 비교 하지 마. 그게 제일 힘들어. 남의 감정을 내 것으로 치부하지도 마. 그게 가족이든, 친구든...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그건 본인의 몫인 거야. 너한테도 이런 힘든 일이 있듯이 그 친구한테도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거지."
"……."
"자기를 증오하는 거 치곤.. 자기 잘난 거 아는 사람처럼 끼를 너무 잘부리는데."
"……."
"혼자서 좋다고 표현도 잘하면서."
"치.."
"……."
"되게 웃겨요. 남자친구를 지금 몇 번을 만났는데. 잘 때 빼고는 사랑 받는다는 느낌을 못 받아요. 평소엔 다 거짓말 같고.. 순간 순간 내 욕하는 것 같고.."
"…그럼 넌."
"……."
"나랑 자고싶어서 좋다고 따라다니냐."
"그런 뜻이 아니라.."
"…11시다."
"……."
"자라."
아저씨가 무심하게 자라고 한 뒤에 집에서 나갔다. 참나..
그 자리에서 그냥 뒤로 누워서 천장을 보았다. 친구한테 화낼 땐 하나도 후련하지 않았는데.
아저씨한테 말하니까 왜 이렇게 후련해.
다음 날 나는 하루쯤은 아저씨에게 자유를 주고싶었다.
내가 많이 귀찮게했고, 요즘 많이 나타났으니까. 아저씨에게도 쉬는 시간을 줘야지.
내 멋대로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웃기긴한데. 어제는 나한테 시간도 줬잖아.
아저씨한테 왔던 카톡 답장만 계속 바라보다가 보니 벌써 퇴근시간이 되었다.
감정이라곤 하나도 없어보이는 사람이. 어제 내 얘기를 들어줄 때는 공감도 해주고 아저씨랑 하나도 안 어울렸다. 그래서 그런가.. 아저씨가 더 좋아졌다.
처음엔 정말 아저씨 말대로 나 도와준 사람이라 관심이 생긴 건가 싶었는데. 확실해졌다. 아저씨가 늘 보고싶은 걸 보니까 좋아한다.
"서림아."
"응?"
퇴근하고 집에 가려는데 실습하는 친구가 나를 불렀다.
"황인엽한테 연락 안 왔어?
"…어?"
"미안.. 지금 만나는 애인도 있는데 이상한 소리해서.. 황인엽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술만 마셨다길래.."
"……."
"둘이 잘 만나다가 헤어졌잖아. 그리고 갑자기 애인 급학 생기고.. 난.. 그래서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했었거든."
"…아니."
"……."
"절대 안 만나. 난 지금 행복해."
"…아. 미안.."
"아니야. 뭐가 미안해. 내일 보자."
황인엽이 신경은 쓰였지만. 다시 만날 생각은 죽어도 없었다. 정이 무섭던 나는 황인엽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아저씨만 떠올랐다.
그래도 오늘 하루 정도는 내가 좋아하는 감정 좀 숨겨두고 아저씨에게 시간을 주고 싶었다.
이게 쓸데없는 배려일 수도 있겠지만, 이래야 내가 편하다. 며칠 괴롭혔으니. 아저씨도 시간이 필요하겠지.
"오늘은 그분 안 오시네요?"
"그러니까요. 뭔가 안 본 지 오래된 것 같지 왜."
직원들과 퇴근을 하고선 밥을 먹고있는데 직원들이 대놓고 얘기를 하고선 석구의 눈치를 보았다.
분명 잘못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
하긴.. 매일같이 찾아와 가게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었으니까.
신경 안 쓰고 밥을 먹는 석구를 본 직원들은 허허허- 웃으며 급히 먹고 일어나 퇴근을 한다.
술이랑 같이 먹느라 밥 먹는 속도가 느려진 석구는 혼자 남아 술을 마신다.
"뭐야? 맨날 찾아오는 여자애가 누군데?"
"……."
"술까지 마시네."
갑작스레 등장한 준혁에 석구는 여전히 놀란 표정 없이 준혁을 올려다본다.
석구의 맞은편에 앉은 준혁은 테이블 위에 어색한 맥주에 시선이 간다.
"으, 뭐야 이상한 맥주는."
"맛있던데."
어제 서림과 같이 마신 맥주다. 항상 카스만 마시던 준혁과 석구이기에 준혁이 어색한 듯 새로운 맥주를 한모금 마셔보더니 인상을 쓴다. '별로야'
"근데 직원들이 그러던데. 그 매일같이 찾아온다는 여자가 누군데."
"애들은 뭐라는데."
"그 여자애가 형 좋아해서 맨날 찾아온다고 그러던데?"
석구는 말이 없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듯 하다.
둘은 오랜 친구고, 서로에게는 비밀따위는 없다. 그래서인지 준혁이 궁금해 죽겠다는 듯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선 묻는다.
"좀 어려보인다고 그러던데? 형 안 죽었네~ 몇살인데."
"스물일곱살."
"…진짜?"
"근데 이상하다."
"…뭐가."
"나이 좀 어리면 생각하는 것도 어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겨우 한달도 되지 않은 시간동안 대화 몇 번 해봤는데 전혀 어리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 "
"……."
"애가 너무 어른같더라."
"……."
맥주 한모금 마신 석구는 무슨 가득 채운 보따리가 터진 것 마냥 입을 열었다.
"본인이 스트레스 받아서 힘들어놓고 남들한테 화내면 그 사람한테 미안하대. 그리고 지가 힘들어 해. 여태까지 그렇게 살아왔고, 이렇게 살아왔다고 친한 친구 녀석은 자기를 답답하다고 한대. 근데 또 그 친구를 미워하지는 않아.
그냥.. 모든 게 자기탓인 것 같대. 힘든 것도 상대방이 귀찮을까봐 그게 싫단다.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어. 얘가 나보다 낫구나. 상대방 감정 따위는 한순간도 생각하지 않는 나보다는 낫구나. 처음 느꼈어. 난 늘 내가 옳다고 생각했으니까."
"……."
"쪼그만게 무슨 힘이 있다고 또 말은 존나게 잘해. 남들한테는 미안해서 못하겠다면서 난 무섭다면서 엄청 대들어. 근데 그게 또 자기 살기 위해서 그런 것 같아서 받아주고만 있어."
"……."
"애가 정말 어떻게 외롭게 살아왔길래 이러나 싶었는데. 어떻게 살아왔길래 자기가 예쁜 줄도 모르고 사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지금은 그냥."
"……."
"알려주고 싶다. 자기가 얼마나 예쁜지."
"알려주면 되잖아."
"……."
"형은 하고싶으면 하잖아. 근데 이번엔 왜 안 해?"
"……."
이럴 줄 알았다. 나는 또 사람을 믿었고, 좋아해줬고,걱정해줬는데. 돌아오는 건.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래!! 왜 애들한테 그런 걸 다 알려줘! 시발!"
칼이다.
"애들이 다 알았잖아!!! 나보고 걸레래. 내가 남자만 밝히는 술집 여자래!!! 어쩔 거야! 시발!!"
나도 처음 봤다. 이렇게 미친듯한 눈을 하고있는 친구를.
분명 너는 내 뒷통수를 두 번 쳤고, 나는 봐줬고.. 결국엔 화에 못이겨 복수를 한 내가 잘못이구나.
왜 나는 항상 이럴까. 이왕 이렇게 된 거 같이 미친년이 되자. 결심을 했다.
"넌 왜 그랬는데! 나 원래 이렇게까지 미친년 아니었어. 네가 그렇게 만들었잖아! 나보고 미안하다며! 용서해달라며..! 근데 왜 그러는데! 너는 잠깐 아픈 거 못참아? 나는 몇년을 아팠어. 네가 나 버릴 때마다 아팠다고."
"나는 너한테만 그랬지만, 너는 소문을 냈잖아."
"…소문낸 게 중요하구나. 너도 진짜 미쳤다. 병원 좀 다시 다녀."
내 어깨를 세게 밀친 탓에 주저앉은 나는 눈물도 나지 않았다. 살다 살다 별 미친년들을 다 봐서 그런가.
항상 나한텐 편이 없다. 들어준다고 하지만 내가 늘 피하기만 했으니까. 다 내 잘못이지. 이러다 또 집에 가서 혼자 울겠지
근데 오늘은 달랐다. 저 멀리 차에서 누군가 내려 내게 걸어오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
넘어져서 앉아있는 내게 다가온 아저씨가 내게 손을 뻗었다.
"일어나."
"……."
"일어나. 서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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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