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마흔살 아저씨 짝사랑하기
w.1억
아저씨와 손을 잡았다. 그 어떤 말도 해주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위로를 받는 것 같을까.
아저씨 손을 잡고 친구 앞에 섰다.
친구가 여전히 화가 나서 나를 노려보았고, 아저씨는 그런 친구를 한참 바라보았다.
"……."
"……."
"가자.:
아저씨와 같이 집으로 들어왔다. 손을 잡고 계단을 밟고 올라서는데 기분이 좋았다.
문 앞에 서서는 가만히 아저씨를 올려다보니, 아저씨가 문을 열으라는 듯 턱짓으로 문을 가리킨다.
문을 열고 먼저 들어서면 아저씨가 따라 들어와 내 앞을 막아서서는 말했다.
"쟤가 찾아온 거야?"
"…네. 잠깐 친구랑 밥 먹고 집에 왔는데.. 기다리고 있었나봐요."
"쟤가 너 몇호에 사는지 알아?"
"…알죠?"
내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겉옷을 벗는 아저씨에 놀래서 아저씨를 올려다보았다.
"왜요..!?"
"뭘."
"왜 벗어요..?"
"자고 가려고."
"…네? 왜요????"
"쟤 저기 앞에서 기다리고 있잖아."
"…그러니까. 왜.. 자고 가요..?"
"왜."
"……."
"자면 안 돼?"
"…안 되는 게 아니라.. 그냥.."
"걱정 되니까."
"……."
"걱정 돼서 왔더니. 또 걱정 되는 일이 생겼잖아."
"…자고.. 간다는 게.. 그럼.."
"너 내가 짐승처럼 보이냐?"
"…에? 아뇨! 막 그런 뜻으로 물어본 게 아니라...!"
"네가 바닥에서 자. 그럼 됐지."
"에...?"
아저씨가 '농담'하고 웃어보이는데 웃음이 나왔다. 아저씨도 나한테 농담을 다 하는구나.
아저씨가 소파에 앉았고, 나는 괜히 이 상황이 어색해서. 씻고 온다고 하고선 막 도망치기는 했는데.
씻으면서 생각을 해봤는데.. 근데.. 아저씨가 내가 걱정이 돼서 왔다는데. 생각을 해도 모르겠다. 걱정이 된다는 게 무슨 뜻이지.
다 씻고 나왔더니, 아저씨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하다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난 조심스레 그 옆에 앉아 한참을 뜸을 들이다 말했다.
"정확하게 알고싶어요. 왜 저 찾아왔는지."
"……."
"걱정이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그게 궁금해요."
"너 예쁜 거 알려주고 싶어서."
"…에?"
"매일 매일 알려주고싶어서 왔다고."
"……."
"너랑 연애하려고."
"…진짜요?"
"……."
"진짜요???????저랑 연애 한다고요??진짜???"
"……."
"아니 갑자기!? 갑자기 막 제가 좋아졌어요? 막 제가 생각나서 밤에 찾아왔어요!? 아저씨도 저 좋아하고 있었어요!?! 언제부터요!?"
"……."
"아니 왜요! 웃지만 말고.. 알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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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불마크!!! 오늘 짧아서 미안해요우!!! 못낼 것 같았는데 ㅠㅠ급히 쓰고 냈어요 후하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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