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코가 베일듯 동장군이 찾아온 겨울이었다.
나는 매주 금요일 너가 일하는 작은 카페에 가 너가 잘보이는 자리에 앉아 따뜻한 허브티를 마시며 너의 관찰 일지를 적었었다.
너에게 관심이 생기고 나서 부턴 한참 부끄러워하다 나를 바라보는것만 같은 너의 모습에 서명란에 내 번호를 하나씩 남겼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11개의 숫자의 11번째 숫자를 서명하는 날.
<토깽이 관찰일지>
2012.12.21.금
오늘 유난히 늦게 보내주는 친구들 때문에 토깽씨를 볼수 있는 시간이 얼마없다 ㅠㅠ
오늘 토깽씨는 버건디색 바지를 입었다.
머리는 이발을 했는지 조금 정돈된 깔끔한 모습에 너무나 보기 좋았다. 흰 피부도 좋고 너무 예쁜 모습이었다.
국화차를 내뤄 주는 손이 겨울이라 그런지 조금 터서 속상한데 그래도 겨울의 토깽씨는 너무나 예쁘다.
지금 스콘을 입에 넣었다 오물오물 거리는 것도 예쁘다.
들리는 노래를 지금은 흥얼거린다. 어서오세요 하는 목소리가 경쾌한걸 보니 오늘은 기분이 좋나보다.
바닐라라떼 두잔 클래식쇼콜라 하나 총 만. 만..팔천원입니다 에베베. 귀엽다 ㅋㅋㅋㅋ 혀 꼬인것도 귀엽네 10시다. 토깽씨 퇴근시간!
띠링-
갑자기 울린 문자음에 나는 정리하던 것을 멈추고 문자를 확인했다.
-저기요
..뭐지?
나는 누구시냐고 답장하고는 국화차를 음미하며 고개를 들었으나 사래가 걸리고 말았다.
내 앞에 옷을 갈아입고 나온 토깽씨 아니 준면씨가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저기요. 이름이 뭐세요?"
"오세훈이요."
당차게 물어오는 준면에 세훈은 눈을 여기저기 흘기며 답했다.
"너 나 좋아해?"
"예. 좋아해요. 많이."
눈을 땡그랗게 뜨고 상체를 세훈쪽으로 기울인채 물어보는 귀여운 모습의 준면에 세훈은 싱긋이 미소를 짓고는 대답했다.
그 후론
세훈의 시간은 멈춘듯 하였다.
준면의 입술이 세훈의 입술에 따스히 자리했기에
"나도. 나도 너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