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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뱀파이어 -01 | 인스티즈 

 

 

 

혈색조차 없이 새하얀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새빨간 눈동자. 길게 자란 앞머리 틈에서 그 소름끼치는 눈동자가 요사스럽게 빛난다. 그는 골목의 낡은 가로등 위에 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가로등은 제 위에 올라선 자의 무게가 버거운지 연신 깜빡거린다. 도대체 얼마나 그렇게 꼼짝도 않고, 내 발로 걸어 나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앉아 있었던 걸까. 한 치의 미동도 없는 그의 어깨에 눈이 잔뜩 쌓인 게 보였다.  

 

한 번.”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그의 입이 열렸다. 사막에 버려져 물을 마시지 못한 사람마냥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였다. 내 예상대로라면, 그는 갈증에 시달리는 상태다 

 

한 번만 기회를 줄게.” 

…….” 

뭐해,” 

 

얼른 도망쳐.  

눈 내리는 밤의 악몽은 그렇게 시작됐다. 

 

 

 

# 

 

 

 

[어젯밤 천안 서북구에서 시신 두 구가 또 발견되었습니다. 일주일 전에 발견된 시신과 동일하게 미라화가 되어 있는 시신이었습니다. 이번 역시 보란 듯이 통행이 잦은 대로변에 방치된 것과 시신의 상태 등으로 미루어보아 검찰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하고 시신 발견 지역을 통제하...] 

 

식탁에서 아침을 먹는데 거실의 TV에서 나오는 뉴스가 심상치가 않다. 요즘 들어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유독 시체가 자주 발견된다. 그것도 체액이 다 사라진 채 쪼글쪼글해진 시체가 말이다. 일각에서는 변태적 성향을 가진 범인의 연쇄살인이 아니냐고 하던데 나도 그 의견에 동의하는 바이다. 도대체 얼마나 단단히 미쳐야 저런 짓을 할 수 있을까. 밥을 먹다 말고 뉴스를 보고 있으니, 거실 소파에 앉아 양말을 신던 동생, 박지민이 쯧쯧 혀를 찼다. 

 

너는 저게 무서워? 액면가는 늙어 빠진 게 어리다, 어려.” 

닥쳐. 엄마 아빠 일찍 좀 퇴근하시라고 해야겠다.” 

미친년이. 너나 일찍 다니고 씨부리지?” 

까분다, ?” 

 

이걸 확 그냥. 숟가락으로 때리는 시늉을 하니 얄밉게 혀를 내민다. 그러더니 까부는 건 지면서.’ 중얼거리고 내가 뭐라 반박하기도 전에 패딩을 주워 입고 밖으로 나가버린다. 사실 박지민은 내 친동생이 아니라 우리 아빠와 아주 친한 친구의 아들이었다. 그분이 아내와 함께 사고로 돌아가시고, 두 분 다 친척들과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기에 지민이를 맡으려 하는 사람이 없었다. 지민이의 눈동자는 색소가 조금 부족해서 갈색보다 빨간색에 가까운 눈이었다. 얼굴에 핏기가 없어 창백한 것까지 더해져 친척들이 부모님과의 관계를 핑계로 멀리하는 느낌이었는데, 아빠는 지민이가 생김새 때문에 차별당하는 것이 안쓰러웠단다. 우리 아빠는 엄마와 상의 끝에 박지민을 맡아 키우기로 했다. 처음엔 지민이도 자긴 그럴 자격이 없다고 거부했다. 억지로 우리집까지 왔을 때 나를 보고 냄새가 심하다며 코를 막고 인상을 찡그리던 지민이가 떠올랐다. 그게 벌써 10년 전 얘기다. 성도 다르고 호적에도 없지만 박지민은 엄연히 내 동생이 되었다. 

 

1년 전까지는 다른 연년생 남매들과 다르게 싸우는 일도 없이 사이가 좋았던 우리였지만, 녀석이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나는 동생과 학교를 함께 다닌 적이 없다. 그렇지만 따로 지민이의 학교 생활을 알아보려고 하지는 않았다. 비록 눈으로 보진 못해도 워낙 성격이 좋으니 평범하게 잘 다니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동생은 그 믿음을 배반하고 잘못된 노선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박지민은 학교에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몸에 상처들이 생기다가 나중에는 얼굴에도 밴드를 붙이고 다녔다. 처음에는 마냥 활달하던 애라 그냥 놀다 다쳤겠지 하고 넘겼다. 그 날도 그랬다. 지민이의 볼에 아침에 나갈 때는 없었던 데일밴드가 하나 붙어있었다.  

 

"또 어디다 긁혔니?"  

 

평소처럼 무심히 묻자 지민이는 웃으면서 축구하다 넘어져서 긁혔어.’라고 대답한 뒤 화장실로 씻으러 들어갔다. 들어가기 전에 겉옷과 핸드폰을 내 옆 소파에 던져 놓았는데, 그의 핸드폰이 진동을 울렸다. 무심코 그 핸드폰을 들어서 잠금을 풀었다. 박지민은 귀찮다고 비밀번호 설정도 해놓지 않는 아이였다. 진동이 울린 건 카톡이 와서 그런 거였다. 미리보기에 민윤기라는 이름과 카톡 내용이 떠있었다. [, 내일 단체로 애들 피 맛 좀 보러 가자.] 순간 머리가 새하얘지고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그리고 생각은 오래 가지 않았다. 화장실에서 막 샤워하고 나와 머리를 수건으로 털고 있는 박지민의 눈앞에 그 카톡을 들이댔다. 

 

너 이게 뭐야?” 

뭐가?” 

이젠 패싸움도 하고 다니냐? 너 얼굴도 쌈박질하다 다친 거지?!” 

누나는 신경 꺼.” 

 

그렇게 살벌한 박지민은 처음 봤다. 늘 실실 웃는 얼굴만 봐왔던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보다 작던 녀석이 언제 이렇게 컸는지, 표정을 싹 굳히고 내려다보는 게 꽤 위협적이다. 

 

신경을 끄라고? 그게 지금 할 소리야?” 

, 목소리만 존나 커서는.” 

 

,라고? 방금까지도 웃으면서 화장실로 들어갔던 녀석이라고는 믿기지가 않는다. 박지민은 무심히 말하고, 벙쪄있는 내 손에서 자기 핸드폰을 뺏은 뒤 자기 방으로 가버렸다. 그 후로 놈은 집에서 나와 마주치기만 하면 시비를 걸고 누나라는 호칭은 어디다 갖다 버린 건지 아주 맞먹으려 들었다. 이미 틀어질 대로 틀어진 사이를 돌이키려는 노력은 서로가 하지 않았다. 박지민이야 자기를 숨길 필요가 없으니 이게 훨씬 편해서일 테고, 나는 박지민의 고집을 잘 알고 있는 탓에 괜한 일에 힘을 빼고 싶지 않아서였다.  

 

박지민은 예전부터 토요일 아침마다 친구들과 축구를 하러 나갔다. 오늘도 아마 그래서 나간 거겠지. 부모님은 두 분 다 아침 일찍 회사로 출근하신 지 오래다. 집에 나만 남자 거실의 TV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아침부터 석연치 않은 뉴스를 봐서 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한가득 펐던 밥을 반이나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설거지를 하는데 부엌에 조그맣게 있는 창문 너머로 무언가 이상한 광경이 보였다. 웬 사람이, 무성한 나무들 틈에서 가만히 서있다. 

 

우리 집 뒤에는 등산로도 없는 산이 하나 있었다. 산의 크기는 작지만 야생동물이 많이 살기 때문에 일반 등산객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데, 사람이 있을 리가 없는 그 산턱에 인영이 나타났다. 그건 분명 이상한 광경임이 틀림없었다. 저거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닌가? 뭐 가끔 산에 뿌리식물을 캐러 몰래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 부류 중 하나겠지 생각했다. 틀어놓은 물을 끄고서 그릇에 거품을 뭍이던 손이 나도 모르게 뚝 멎었다. 왠지 모르게 저 이상한 남자와 눈이 마주친 것만 같은 싸한 느낌이 들어서였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 상황에서는 못 본 척 고개를 돌리는 게 맞았다. 그러나 난 그럴 수 없었다. 누군가 내 고개를 잡고 있는 것 마냥 온 몸의 관절이 딱 굳어버렸다. 저 남자를 자세히 보면 볼수록 낯선 위화감이 나를 휘감았다. 멀리서 보아도 이상하리만치 새하얀 얼굴에, 추위에 강한 박지민이 패딩을 입을 만큼 추운 날임에도 가벼운 반팔 티셔츠 차림. 창백한 박지민의 얼굴보다 훨씬 더 핏기가 없는 얼굴이었다. 거리가 있는지라 더 자세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딱히 보고 싶지도 않다. 오히려 고개를 돌리고 싶다. 등골을 타고 식은땀이 주륵 흘렀다. , 하고 억눌린 신음성이 간신히 튀어나왔다. 그러자 남자가 웃는 것 같았다. 강제로 의문의 남자를 관찰하던 그 때, 분명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는데 남자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 딱딱하게 굳었던 몸이 그제야 움직였다.  

 

뭐지.” 

 

잘못 본 거라고 치부하기엔 등골을 스치고 지나가는 서늘한 그 느낌이 너무 생경하다. 어느새 내가 입고 있던 티셔츠의 등 부분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힘이 빠진 팔을 억지로 움직여 남은 그릇들을 닦았다. 설거지를 하는 내내 입술을 꾹 물고 창문 쪽은 쳐다보지 않았다. 무심코 창문을 봤다가 아까의 남자가 다시 서 있다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릴 것 같아서. 

 

원래 나도 2시쯤 친구와 약속이 있었다. 화장품 가게들이 세일을 해서 함께 쇼핑을 하기로 했는데, 도저히 집 밖으로 나갈 자신이 없어 약속을 취소했다. 남자는 왜 그곳에 서있었을까? 내가 보는 건 어떻게 알고 눈을 마주쳤을까? 애초에 나를 보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생각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마지막 가정에는 팔뚝에 소름이 쫙 돋았다. 그럴 리는 없겠지. 난 평범의 끝을 달리는 아주 평범한 고등학생일 뿐이다. 내년이면 고3이 되는 불쌍한 영혼이기도 했다. 한겨울에 반팔을 입고 돌아다니는 미친놈과는 안면 자체가 없었다. 눈이 마주쳤다는 건 느낌일 뿐이라서 나를 본 게 아닐지도 모르지만내 느낌에 그는 분명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난 벌벌 떨리는 다리로 거실 소파로 가 앉았다. 아직 켜져 있는 TV에서는 서프라이즈가 방송되고 있다. 실제 이야기라면서 흡혈귀의 얘기를 하는데 하나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마음이 계속 불안해서 손톱을 물어뜯었다. 30분 정도 손톱을 아작내고 있었을까, 문 비밀번호가 눌리더니 박지민이 들어왔다. 

 

, 아니, 누나. 대체 어쩌다가,” 

……지민아?” 

씨발.” 

 

박지민은 집까지 달려왔는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띄엄띄엄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도 예의 그 하얀 얼굴에 상기된 기색 하나 없는 게 낯설었다. 지민이는 늘 그랬다. 체력도 좋아서 암만 오래 달려도 얼굴에 피가 몰리는 일이 없었고, 손발은 늘 차가웠다. 어릴 때부터 수족냉증이 있었다고 했다. 운동은 또 엄청 좋아하는 녀석이라 온 몸이 근육이 된 건지 어느 한 곳 빠짐없이 전부 단단하다. 놈은 누군가의 손이 자신에게 닿는 걸 싫어했다. 등을 토닥거리려다가 그 사실을 기억해내고 얼른 손을 치웠다. 허리를 숙여 자기 무릎을 짚은 채 전정국 개새끼, 씨발새끼, 하고 연달아 욕을 내뱉은 녀석이 당황한 내 손목을 덥석 잡아챘다. 호흡은 어느새 안정돼있었다. 그렇지만 들뜬 목소리는 여전하다. 

 

내가 씨발, 김태형 그 새끼 없어졌을 때 씨발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태형이? 너 친구? 태형이가 왜? 무슨 일 있어?” 

네가, 아니, 누나가 지금 남 걱정할 때야?!” 

 

싸울 때에도 목소리 한 번 높인 적 없던 박지민이 빽 소리를 질렀다. 웬일로 누나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이렇게 다급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럼 내가 누구 걱정을 해야 되는데? 상황파악이 되지 않아서 눈살을 찌푸리고 서있자 그런 나를 강하게 끌어당겨 내 방으로 향한다. 

 

"들어가서, 1분 내로 옷 갈아입고 나와." 

 

조금 진정된 목소리로 박지민이 명령했다. 

 

, 뭐야. 어디 가려고? 나 지금 씻지도 않았어.” 

필요 없으니까 갈아입고 나오기나 해! 어디든 여기보다야 나을 테니까.” 

 

더러운 모기새끼들, 박지민이 뿌득 이를 갈며 말했다. 내가 얼결에 등 떠밀려서 방에 들어오자마자 뒤에서 문을 쾅 닫아버린다. 아침부터 이게 무슨 상황이야. 일단 동생의 말대로 급하게 긴 바지와 두꺼운 니트를 꺼내 입었다. 문득 부엌 창문으로 봤던 남자가 떠올랐다. 하얗기 보다는 창백하던 얼굴과 미동도 없던 모습, TV에서 나온 진실이라던 흡혈귀의 얘기, 동생의 입에서 나온 모기라는 말. 바지를 입고 막 니트에 팔을 집어넣던 내 움직임이 딱 멎었다. ……설마? 

 

좋지 않은 상상을 하자 손이 다시 덜덜 떨려왔다. 말도 안 돼, 하면서도 지민이처럼 나도 급해졌다. 옷장에서 코트를 꺼내 입고 침대 위의 핸드폰을 코트 주머니에 넣었다. 방문을 열고 나가니 마음 급한 동생은 벌써 신발까지 신고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운동화에 발을 밀어 넣었다. 지민이는 왼손으로 내 오른쪽 손목을 잡고 신중하게 집 문을 열었다. 문 여는 것 하나까지 조심스러워 보였다. 우리 집은 8층이었는데, 무슨 생각인지 녀석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지 않고 계단으로 내려갔다.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도중에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나에게 건네준다. 달리면서 확인한 그것은 정체 모를 액체가 든 불투명한 작은 병이었다.  

 

이게 뭐냐고 물으려했지만 어떻게 알아챘는지 하고 눈짓을 건네는 지민이 때문에 말을 꺼내지도 못했다. 아주 잠시 마주쳤던 시선임에도 나는 무언가 평소와 다른 점을 깨달았다. 옅은 붉은색을 띈 지민이의 눈이 오늘따라 사나웠다. 지민이가 달리던 것을 멈추고 천천히 걸어 내려갔다. 어느새 우린 1층에 도착해있었다.  

 

"말 하지 말고, 숨도 최대한 쉬지 마."  

 

나지막이 속삭이는 말에 영문도 모르고 숨을 참았다. 밖은 눈이 내리고 있었다. 둘 다 조심스럽게 1층 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누나.” 

 

가만히 나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흠칫 몸을 떨었다. 10년을 함께 지냈지만 오늘의 박지민이 가장 낯설다. 내가 아는 박지민이 아닌 것만 같았다. 시선은 나를 보지 않고 여전히 문 밖을 향한 채로 말을 잇는다.  

 

"내가 누나를 들고 달릴 건데, 놀라지 마." 

 

? 누가 누굴 들어? 네가 운동 잘 하는 건 알겠는데, 그냥 같이 달리는 편이 훨씬 빠를……! 말을 하지 말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기에 눈만 크게 뜨고 반항의 표시로 박지민이 잡은 오른손을 흔들었는데, 눈을 한 번 깜빡였을 때 나는 이미 박지민의 어깨에 매달려있었다. 허억, 놀라서 숨을 급히 들이켰다. 채 눈도 감지 못해서,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바닥을 고스란히 볼 수밖에 없었다. 멀미가 날 것 같았다. 이건, 인간이 낼 수 있는 속도가 아니다. 자동차 창문을 열고서 엑셀을 밟을 때의 느낌이다. 박지민이 나를 내려놓은 곳은 생전 처음 보는 공사장이었다.  

 

지민이가 멀미가 나서 헤롱거리는 나를 이끌고 아파트 공사장 안쪽으로 들어선다. 거의 완공이 되어서 천장도 방마다 있고 문도 다 달려있었다. 다만 외부인이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여기저기 천을 둘러 놔서 빛 한 점 새어 들어오지 않았다. 어둠에 적응되는 건 금방이었다. 주변의 모습이 아주 낯설다지민이의 손에 끌려가면서 두리번거리는데, 지민이는 3층으로 올라와 복도 끝까지 가더니 308호라고 쓰여 있는 방으로 나를 밀어 넣었다. 강한 힘으로 밀린 탓에 하고 휘청대니 미안하고 곧바로 사과를 건넨다. 들어간 방에는 먼지가 가득했다. 바닥은 아직 장판도 깔지 않은 콘크리트 더미 그대로였다. 큰 상자들이 시야를 방해하듯 어지러이 널려있다. 지민이는 손가락으로 벽쪽의 상자 하나를 가리켰다. 

 

나 올 때까지 저 뒤에 가만히 숨어있어. 아까 준 병 열어서 옆에 놓고.” 

무슨…….” 

안 그러면, 다신 누나라고 안 할 거니까. 알아들어?” 

넌 어디 가는데. 방금 일 물어보지 않을 테니까나랑 같이 있어.” 

나는 안전해, 누나. 나중에 설명해줄게.” 

 

박지민은 그 말을 남기고 내 대답도 듣지 않은 채 밖으로 달려 나갔다. 이제 숨기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사실 달려 나가는 것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내 눈엔 흐릿한 잔상만 보였을 뿐이다. 지민이가 나가버리니 어두컴컴한 밀폐된 공간에 정적이 흐르고, 혼자 남았다는 게 실감이 났다. 박지민, 도대체 넌 누구야? 10년간 봐온 너는 네가 아니었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내가 생각해도 참 이상한 게 그런 지민이가 무섭지는 않았다. 일단 그의 말대로 아까 나에게 쥐어주었던 병을 코트 주머니에서 꺼냈다. 뚜껑을 돌려서 열자 싸한 냄새가 났다. 락스?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고분고분 내 옆에 병을 내려놓았다. 일반 락스와는 다르게 냄새가 무척이나 독하다. 얼마 열어놓지도 않았는데 벌써 내 코가 마비되는 것 같다. 이게 무슨 일이람. 냉기가 도는 공사장 벽에 등을 기댔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손에 쥐었다. 익숙한 물건이 잡히니 그나마 견딜 만 했다. 다리를 모아 끌어안고 그 위에 얼굴을 묻었다. 평화롭던 토요일 아침의 일상이 깨져나가고 있었다. 

 

친구, 여기 있지? 나는 지민이 부탁으로 왔어.” 

 

얼마나 그렇게 앉아 있었을까. 갑자기 내가 있는 방의 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낮게 깔린 목소리는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숨어 있으라는 지민이의 말을 떠올리며 숨을 죽였지만 심장박동은 점점 빨라졌다. 긴장으로 인해 핸드폰을 쥔 손에는 어느새 땀이 맺혔다.  

 

"소리가 너무 크잖아. 이해는 하지만, 나 진짜 지민이 친구야. 해치지 않아." 

 

내 심장 소리를 들은 것처럼 남자가 투덜거렸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남자는 문 앞에 선 채 더 이상 다가오지 않았다. 

 

민윤기가 냄새를 맡았어. 여기 있으면 너 죽어.” 

 

그의 입에서 내가 아는 이름이 나왔다. 민윤기. 지민이에게 패싸움으로 의심되는 카톡을 보냈던 이름이다. 그제야 조금 신빙성이 있어졌다. 어쨌건 남자는 내가 여기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고, 숨어 있는 건 의미가 없었다. 그를 경계하면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만약 그가 못된 사람이라면 한 대 후려쳐버릴 생각으로 핸드폰을 더 꼭 쥐었다. 남자는 안심을 시키려는지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눈에 띈 것은 지민이처럼 옅은 붉은색으로 빛나는 눈동자였다. 나는 가다듬고 있던 호흡을 다시 편히 쉬었다. 그와 동시에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래. 얘기는 들었지만 정말 엄청나구나, .” 

……?”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부탁인데 최대한 입을 열지 말아줄래? 아까처럼 숨도 참아주면 더 좋고. 여긴 밀폐된 곳이라서.” 

 

남자는 자기 입과 코를 손으로 가리면서 내게 손짓했다. 집에서 나올 때 지민이가 했던 말과 똑같은 말을 한다. 고개를 끄덕여 알았다고 의사를 표시한 나는 최대한 숨을 참았다가 쉬기를 반복했다. 내가 숨을 내쉴 때마다 남자가 인상을 찡그렸다. 마치 나에게서 냄새가 나는 것처럼 코를 가리는 행위도 곁들여졌다. 10년 전의 박지민이 냄새가 심하다며 내게 가까이 오는 걸 거부했던 게 떠올랐다. 남자가 신경질적으로 자기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락스 냄새에도 가려지지가 않네.” 

제가 냄새가 나나요?” 

, 친구. 제발 말은 삼가줘. , 뭐랄까, 아주 맛있는 냄새가 나.” 

 

있는? 내가 딱딱하게 굳은 게 느껴졌는지 남자가 힘겹게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었다. 안심시키려고 한 것 같은데, 오히려 범인보다 날카로운 이가 드러나 역효과였다. 안정되었던 심장이 다시 쿵쿵 급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러자 남자가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괜찮아, 나는 약속을 했거든." 

 

남자는 의미 모를 말을 내뱉고 뒷걸음질로 방을 나갔다. 따라오라고 고갯짓을 하는 바람에 따라 나가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내심 지민이가 카톡 하나쯤은 보내줄 거라고 기대했는데 내 동생은 아무런 연락도 없다. 그가 하는 행동들이 딱히 나쁜 사람 같지는 않고, 지민이 부탁이라는 그의 말도 나를 흔들었다. 올 테면 오고 마려면 마라는 듯 남자는 나를 재촉하지 않았다. 난 엉거주춤 서 있다가 결국 방을 나갔다.  

 

나를 기다리고 있던 남자는 곧장 업히라면서 등을 내밀었다. 내게 등을 보이고 한쪽 무릎을 꿇은 채였다. 차마 모르는 남자의 등에 업히기는 뭐해서 머뭇대는데, 공사장 밑에서 쾅 하는 거친 소음이 났다. 나는 갑자기 난 소음이라 놀라서 펄쩍 뛰었고 남자는 쯧쯧 혀를 찼다.  

 

역시 지민이는 어려. 냄새를 줄줄 흘려놨으니 이렇게 빨리 들키지.” 

?”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어.”  

 

한 번 더 소음이 울려 퍼지고, 남자가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성큼 다가오는 것에 놀라 나도 모르게 한 발자국 뒷걸음질을 쳤다. 

 

외간 남자라 못마땅하겠지만, 이름 아는 남자인 거로 만족해줘, 친구. 내 이름은 김남준이야.” 

……?” 

잠시 실례.” 

 

남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는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 아 깜짝야. 눈 한번 깜빡했는데 체위가 바뀌어있는 이 상황은 두 번째지만 여전히 적응은 되지 않았다. 두 손으로 나를 받쳐 안아든 남자가 뻥 뚫린 복도 끝의 창문으로 돌진했다. 밖은 해가 저물어 어두워져 있었고, 눈은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 잠시만요? 지금 저기로 뛸 거예요? 전 오래 살고 싶어요, 남준 씨. 제발 평범하게 계단으로 내려가 줬으면 했던 내 바람은 그가 창문으로 몸을 날리면서 산산조각 났다. 최대한 입을 열지 말아 달라고 했던 그의 부탁도 잊고 나는 두 눈을 꼭 감고서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후룹라이드? 롤러코스터? 다 좆까라 해라. 아무 안전장치도 없이 맨 몸 그대로 3층에서 뛰어내리는 것에 비하면 쨉도 안 된다.  

 

남자, 김남준은 두 발로 안전하게 땅에 착지했다. 내 몸에는 어떤 충격도 오지 않았다는 게 놀라웠다. 내가 3층에서 뛰고도 살아있다는 것을 인지하기도 전에 김남준이 땅을 내달렸다. 공사장에서 예의 쾅 하는 소음이 두어 번 더 들렸다. 한 번은 크게 들렸지만 두 번째는 거의 희미하게 들렸다. 벌써 공사장에서 멀어진 듯하다. 훙훙거리는 매서운 소리를 내며 공기와 눈송이가 내 뺨을 스친다. 눈을 감고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지민이가 달렸을 때보다 어지러움이 확실히 덜했다.  

 

박지민과 이 사람은 이미 인간의 범주를 뛰어 넘었다. 3층에서 맨몸으로 뛰어내리고도 충격 하나 없이 살아남은 사람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자동차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사람도 본 적이 없다. 박지민과 김남준, 두 사람의 형제처럼 똑 닮은 붉은 눈동자가 감은 눈앞에 아른거린다. 도대체 정체가 뭐란 말인가.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 입술을 꾹 깨물고 생각하는데, 눈송이가 빗방울로 변해 연신 싸대기를 때렸다. 고개를 남준의 품 쪽으로 돌리고 이 말도 안 되는 달리기가 어서 끝나기를 빌고 또 빌었다. 귀를 때리던 빗방울은 금세 사라졌다. 바람만이 내 뺨을 긁고 지나간다. 그렇게 한참을 더 달리고 나서야 남준은 달리기를 멈췄다. 예고도 없이 갑자기 우뚝 멈춰 섰기 때문에, 관성에 의해 앞으로 쏠리는 느낌에 눈을 번쩍 떴다. 눈을 떠 바라본 곳은 밝게 불이 켜져 있는 꽤 넓은 거실이었다. 그는 나를 푹신한 소파에 내려놓았다. 밝은 곳에서 본 김남준의 얼굴은 무척이나 하얬다. 지민이와 외모는 많이 달랐지만, 똑같이 핏기가 없는 창백한 얼굴에 붉은색 눈동자를 가진 사람이었다. 

 

, 소개할게. 여긴 정호석.” 

……이건 뭐냐? 간식?” 

지민이 가족.” 

아직도 시답잖은 가족 놀이 안 끝냈어, ?”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하나 더 있었다. 김남준은 그를 정호석이라고 소개했다. 지민이의 가족이라는 남준의 말에 무심하게 내게서 시선을 돌린다. 언뜻 보인 그의 눈동자 역시 붉었다.  

 

"적어도 네가 우리처럼 만들었으면 끝까지 책임은 져야지." 

 

타이르듯 부드러운 어투로 김남준이 정호석에게 말했다. 그러자 정호석은 코웃음을 쳤다.  

 

"말했잖아. 호기심에 만들어 본 거라고. 근데 웬 책임?" 

 

지금 지민이를 두고 하는 말인가 싶어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다.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는데 정호석의 날카로운 시선이 다시 나를 향했다. 

 

최대한 너 안 물으려고 노력은 할 건데,” 

?” 

확신은 못 하겠다.” 

 

그렇긴 하지, 하고 김남준이 그 말을 받으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예의 그 맛있는 냄새에 관련된 것 같았다.  

 

"하여튼 말만 까칠하지 지민이 참 좋아해." 

 

김남준의 웃음기 가득한 말에 정호석은 제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렸다. 그 모습에 놀란 건 김남준이 아니라 나였다. 정말로 무슨 맹수처럼 으르렁 하는 소리가 정호석의 목 깊은 곳에서 성대를 긁으며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소리에 반응하듯, 출입문 옆에 있는 또 다른 철문 뒤에서 똑같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 하고 그 문에 무언가가 무겁게 부딪혔다.  

 

저기엔 뭐가 있는 거야. 눈을 크게 뜨는데 정호석이 저거 또 지랄한다.’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자기 송곳니를 다시 숨겼다. 김남준은 내 반응을 즐기기라도 하는 건지 마냥 해맑게 웃는 얼굴이다. 마치 또래 여자아이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기 직전의 남자아이 같다. 

 

너 우리가 뭔지는 알아? , 이건 지민이도 포함된 거야.” 

……모르는데요.” 

우린 말이지,” 

 

뱀파이어야, 피를 먹고 사는. 김남준이 속삭이듯 내게 말했다. 정호석도 아무 부정을 하지 않고 가만히 내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 저쪽 문에서 다시 한 번 세차게 뭔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는 잠시 패닉에 빠졌던 나를 현실로 건져 올렸다. 아예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은 아니어서 그나마 빨리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창백하지만 잘 생긴 얼굴, 단단한 몸, 빨간 눈동자. 그들의 외모는 사실을 알고 나니 너무 기존의 상식과 일치해서, 뱀파이어라는 생소한 개념을 쉽게 받아들이게끔 도와줬다. 내 시선이 금방 초점을 되찾고 소리가 들린 문 쪽으로 향하자, 김남준은 왠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그제야 그 문으로 시선을 주었다.  

 

", 저놈. 저거 김태형이야, 박지민 친구." 

 

덤덤히 흘러나온 말에 나는 경기를 일으킬 뻔 했다. 태형이? 지민이랑 맨날 어울려 놀던? 

 

정국이가 고생 좀 했지, 저거 만든다고.” 

?” 

저 새끼 인간일 때 피가 진짜 더럽게 맛이 없었거든. , 너는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는구나.” 

 

그 후 뱀파이어를 만드는 방법이랍시고 김남준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경악 그 자체였다.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그냥 물리는 것으로는 변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들의 송곳니에 독이 있기는 하지만 단순히 마비독에 불과하다고 했다. 변이가 되려면 시술자가 피시술자의 가슴우리를 파헤쳐 심장을 드러낸 뒤, 온몸을 잘게 찢어 피를 다 빼내고 심장이 멈추기 전에 송곳니로 펄떡펄떡 뛰는 심장을 한 입 깨물어야 한단다. 설명에 불필요한, 생각 이상으로 엄청 아팠다는 후기도 뒤따랐다. 

 

또한 태형이처럼 뱀파이어들이 싫어하는 피 맛이 있는데, 냄새는 다른 인간들과 똑같아서 이빨을 꽂아 한 입 들이켜 봐야 알 수 있다고 한다. 전정국이라는 사람, 아니 뱀파이어가 태형이의 목에 이빨을 꽂았다가 되래 피를 뱉어낸 다음 도망 왔다는 얘기를 하면서 김남준은 웃겨 죽으려고 했다. 원래라면 피를 먹지 않더라도 자기를 본 이상 죽였어야 했는데, 전정국이 태어난 지 5년도 채 되지 않은 어린 뱀파이어라 생각지 못한 피 맛에 당황해서 도망을 쳤다고.  

 

그래서 지금 나를 쫓아오는 민윤기가 다시 가서 죽이고 와라고 웃으면서 전정국의 등을 떠밀었다. 결국 전정국이 태형이를 죽이러 다시 찾아갔는데, 김태형 이 미친 새끼가 친구 하나 늘리는 셈 치고 자기도 뱀파이어로 만들어 달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전정국은 피를 보게 되면 암만 더럽게 맛이 없는 김태형의 피라도 코를 박고 먹어 치울까봐 걱정했는데, 그 걱정은 쓸 데 없는 걱정이었다. 딱 가슴을 파헤친 순간 피가 튐과 동시에 전정국의 눈이 돌아가 핏물에 코를 박았지만, 한 모금 넘기는 순간 , 씨발!!!’하는 비명과 함께 정신이 돌아왔단다. 도대체 얼마나 맛이 없으면 피에 눈이 돌아간 뱀파이어까지 제정신으로 돌리는지. 

 

어쨌건 그렇게 김태형은 제 발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갓 태어나게 되면 정상적인 사고가 되지 않고 피만 찾게 되어서, 김남준과 정호석이 이곳 자기네 거주지에 붙잡아놓고 가끔 먹이만 던져주면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감시하고 있단다. ‘먹이라는 표현에 조금 움찔했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어색하게 웃었다. 최대한 그들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행동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적어도, 지민이가 오기 전까지는. 10년간 내 맛있는 냄새를 견뎌오느라 고생했을 내 동생 박지민이 보고 싶어졌다.  

 

아까 공사장에서 지민이가 윤기 부딪혀가면서 막던데, 잘 따돌리겠지?” 

민윤기는 여기 모르잖아. 알아서 잘 오겠지, .” 

 

뒤에서 나던 쾅쾅거리던 소리가 두 사람이 부딪히는 소리였다는 말에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물론 나보다 크긴 하지만, 그 조그만 애가 민윤기라는 뱀파이어에게 온몸으로 부딪혔다니. 가끔 만졌던 지민이의 몸도 돌덩이처럼 딱딱했지만, 아무래도 동생이라는 인식이 강해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근데 민윤기씨는 저를 왜 쫓아오는 건가요?" 

 

아까부터 궁금했던 하나의 사실을 물었다. 정호석과 김남준은 그 질문에는 답을 해주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시선을 피하며 딴 짓을 하는 모습에, 그냥 내가 먼저 말을 돌렸다. 

 

지민이 오면 끌어안고 고생했다고 한 마디라도 해줘야겠어요.” 

아서라, 멀리 떨어져서 숨 참고 있는 게 제일 훌륭한 칭찬이다.” 

 

싸늘한 정호석의 일갈이 비수가 되어 내 가슴을 찔렀다.

 

 

-

이전에 연재하던 글인데 보신 분이 있을랑가 모르겠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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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뱀파이어라니 우리 방타니들이 ㅎㅎ 재밌어요!! 신알신하고갑니다 암호닉 받으시면 [코스모스]로 신청할게요♡
8년 전
독자2
완전 재미 있어요!!!! 신알신 하고 갑니다!!!! 그리고 암호닉 받으시나요??? 받으신다면 [빠다뿡가리]로 신청이요!!!!!!
8년 전
독자3
헐 이 탄탄한 스토리는 뭐죠 작가님 오늘부터 제꺼입니다.[낮누의개]로암호닉신청할게요!
8년 전
독자4
이건 봐야한다!!! [슙기력]으로 암호닉 신청해용!!!
8년 전
독자5
헐 대박 암호닉 받으시면 [다홍] 신청하고 싶어요ㅠㅠㅠㅠ대박이다 기다릴께요...
8년 전
독자6
본적있습니다ㅜㅠ [단미]로 암호닉신청이염
8년 전
독자7
[있잖아요..?]로 암호닉신청이요
저는 이거 처음보는데 그냘 짧게 연재하고 끝내시던 다른 작가님들과는 다른느낌? 기대하고 갈게요

8년 전
독자8
세상에ㅠㅠㅠ완전 스토리도 탄탄하고 분량도 아주...ㅠㅠㅠㅠㅠ너무 재밌어요ㅠㅠ다음편도 정주행하러 갈게요~~!
8년 전
독자9
작가님 너무 재밌어요ㅠㅠㅠㅠㅠ지금 정주행중에요!![슈가나라]로 암호닉 신청할께요!!
7년 전
독자10
아 대박 ㅠㅠㅠㅠㅠㅠ 넘나 좋아요ㅠㅠㅠㅠㅠ 윤기 조금 무섭네여ㅠㅠㅠㅠㅠㅠㅠ 정주행 합니다!!!!!!!
7년 전
독자11
처음보는건데 진짜너무재밌어요ㅠㅠㅠㅠ
7년 전
독자12
아이겆니짜ㅜㅜㅜㅜ계속 찾고있었는데ㅜㅠㅜ이거 너무재밌어요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3
오 이런 글을 이제 보다니 ㅠㅠㅠ 너무 재밌어요 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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