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 답없는 애랑 연애하기 01 : 노답의 정석 글쓴이 : 카힐 나에게는 남자친구가 있다. "이름아, 돈 좀 있냐?" "뭐하냐,또." "일진놀이. 흐흐." "..." 조금, 아니 좀 많이 노답인 남자친구. 이름은 김태형이고, 나이는 나와 동갑인 스물 셋. 나이를 먹었다면 먹었을 나이인데, 하는 행동은 고딩이나 다름없다. "덥다." "더운데 물총놀이 할까??" "닥쳐." "응.." 세상에. 저게 스물 셋이 할 말인가. 이 나이 먹고 한낮에 대학교에서 물총놀이라니. 사귄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머릿속에 뭐가 들은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이름아." "왜." "나 고등학교 친구 만나는데, 좀 늦게 들어갈 것 같아.." "누구? 박지민?" "응!" "그래, 알았어." 김태형은 늦게까지 밖에 있어야 할 때나, 술자리에 가게 되면 나에게 꼭 미리 알려주곤 했다. 그래, 거기까진 참 좋다. 정말 좋은데, "여보세요" '흫..이름아아..' "하. 내가 사리분별 못할만큼 마시지 말랬지." '화내지마아-우리 이삐 보고싶다..' 한달에 한번씩은 꼭, 거하게 취해서 내가 데리러 가야 한다. 아니, 술 취해서 집도 못가고 여친을 밤늦게 불러내는 남친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술에 취한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오다가도,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에 또 어디야, 하고 묻는다. 막무가내인 김태형을 좋아하는 나도, 참 답이 없다. "김태형." "어어! 여자친구다- 우리 이름이 흫ㅎ" "일어나, 집에 가자." "옙! 여자칭구님이 가자는데 가야죠! 야 얼라들아 내 간다!" 이미 여러번 봐서 익숙한 김태형의 동창들에게 꾸벅꾸벅 인사를 하고 술이 떡이 된 김태형을 질질 끌어 밖에 나왔다.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면서도, 내게 안겨오며 우리 이삐 너무 좋다 보고싶었다 애정표현을 남발한다. 가만히 토닥여주고 있으면, 내 목에 얼굴을 묻은 김태형이 푸스스 웃는 소리가 들린다. "냄새 좋아. 이름이 냄새." "변태야." "왜- 너무 좋은데.." "택시 왔다. 타 얼른." 술에 취해서 어지러울텐데도 그 와중에 내 말은 고분고분 잘 듣는다. 택시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 김태형의 집으로 향하는데, 조용하던 김태형이 갑자기 눈에 힘을 주더니 입을 연다. "아즈씨! 제 여친 이뿌죠!!" "예? 아, 예- 이쁘네요." "어어! 제 여자친구 넘보지 마세여! 제꺼에요!!" "하하하..전 결혼 했으니 걱정 안하셔도.." "우리 이삐 오늘따라 더 예쁘네, 우쭈쭈-" 난데없이 여친자랑을 우렁차게 하더니, 결혼도 하셨다는 분한테 큰소리를 친다. 그러다가도 날 보며 이쁘다고 볼을 부비고 있는 김태형에 한숨을 내쉬고 기사님께 대신 사과를 드렸다. 취할거면 곱게 취하던지^^... "얼른 자 김태형." "이삐야.." "왜." "나랑 같이 자자. 내가 이삐 재워줄래.." "개뿔. 니가 먼저 잘거잖아. 나 쇼파에서 잘거야." 김태형을 침대에 던지듯 내려놓고, 방 문을 나가려는데 날 붙잡는다. 같이 자자는 김태형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거실로 향하려는데, 갑자기 강한 힘으로 날 끌어당긴다. 김태형에 의해 옆에 눕혀지고, 놀란 눈으로 바라보자 풀려있던 눈도 어느새 제대로 뜨고있다. 뭐야, 얘 안취했나? "..김태형." "...힣.." "....." 그럼 그렇지. 금세 배시시 웃으며 풀려버리는 눈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가만히 천장만 보고 누워있으니, 나에게 팔베게를 해준 김태형이 큰 눈으로 내 눈을 감긴다. "이름이 코-자자.." "너나." "씁! 착한 어린이는 일찍 자야지!" 내가 더이상 말해봤자 나아질게 없는 상황이라, 가만히 김태형의 토닥거림을 받고 있었더니 착하다며 입술에 뽀뽀를 퍼붓는다. "얼른 자, 김태형." "응! 여자친구도 잘자-" 잘자, 하며 나를 끌어안는다. 잔잔히 전해져오는 김태형의 심장소리를 기분좋게 듣다가, 나도 스르륵 잠에 빠져들었다. "악!!!" "으음..? 왜그래 이름아.." "오늘 일교시 있잖아 너랑 나!!" "응..지금 몇신데..?" "아홉시 반이다. 이 멍청아!" 분명 알람을 맞춰놨다. 김태형의 폰에. 분명 일곱시에 울렸는데, 자기가 끄고 다시 잤단다. 아오, 진짜 얘를 어떡하지? "뭐가 그렇게 태평해, 너!" "에이, 수업 한번 빠지고 그러는거지-" "3학점 전공 수업인데도 그런 말이 나와?" "....헿." 나야 교양이라서 크게 상관 없다지만, 김태형은 중요한 전공 수업이었다. 내가 정색하며 말하는데도 그저 헤헤 하는 해맑은 웃음만 짓고 있다. 머리에는 까치집을 지은 채. "그냥 이름이랑 더 잘래-" "하...인간아.." 김태형의 노답미는 오늘도 열일중. ---- 안녕하세요 카힐입니다! 반응이 좋으면 에피소드 형식으로 연재해보려고 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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