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보고서'
제 1장. 내겐 꿈 같은 하루 A
CITIZENS! -True Romance
저기요, 요정님?
'왜요? 그새 마음이 변하셨나요?'
아니요, 그게 아니라요. 이따가 해도 늦지 않을 거 같아서요. 뭐 배도 고프고, 석찌가 저를 위해 밥도 차려놨는데 제가 어찌 저걸 두고 떠나요. 진짜 저건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유일한 특권 뭐 그런 거라구요! 그건 빠수니로서 도리가 아니에요. 그냥 미친 거죠! 전 난간을 붙잡고 뛰어내릴게요! 아니 제 말은 그게 아니라요! 하하...
'조금 더 체험하고 싶다는 뜻이죠? 석진 님과의 미래를요.'
ㄱ,그쵸... 바로 그겁니다. 안 될까요?
'안 될리가 있겠어요? 탄소 씨의 후회없는 선택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괜찮아요.'
감사해요. 저한테 왜 그리 잘 해 주세요. 진짜 몸 둘 바를 모르겠잖아요.
'저는 탄소 씨가 두 번 다시 후회만 남는 선택을 하지 않길 바라요. 저는 그건 예방하고 싶거든요.'
네? 그게 무슨...
"탄소야. 다 씻었어요? 욕실에서 쓰러진 거 아니지?"
'석진 님이 부르시네요. 얼른 가 보세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아요. 오늘 7 분 모두 만나시려면 빨리 움직이셔야 해요.'
알았어요. 밥만 먹고 올게요.
'그럼 좋은 시간 보내세요. 그럼 전 이만.'
그렇게 나의 요정님은 의미심장한 말만 내게 던져두고는 순식간에 내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냥 한 말이겠지. 나는 그녀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는 대충 세수를 하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석진이에게 향했다. 석진이는 심각한 눈으로 화장실을 바라보고 있다가, 내가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는 방긋 웃으며 나를 맞았다. 진짜 빠수니의 시점이지만 이건 진짜 죽으라는 눈빛이었다, 스윗 러블리 보이 유얼 소 큐트 아이러브 유 소 머치... 이런 생각들이 봇물 터지는 뿜어져 나왔다. 그렇다. 나는 빠수니 중 특급 빠수니였다. 한 마디로 나는 아내 연기가 전혀 불가능한 빠수니인 것이었다. 그런 내가 어찌 석찌랑 결혼에 골인했을까... 내가 석찌를 납치한 건가. 아님 석찌 눈이 하향평준화가 된 것인가. 아무래도 전자가 더 맞는 말 갖다. 괜히 당분간 경찰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해요? 진짜 어디 아파? 얼굴이 빨갛다."
'"아니, 그게 아니라요. 오빠가 오늘따라 너무 잘생겨서 그래요."
"아, 진짜 아침부터 오빠 미치게 할래요? 그런 말 아침부터 하면 오빠 힘들잖아요."
"네? 그게 무슨..."
"또 모르는 척하는 거 봐. 오빠가 아무래도 여우를 키우는 것 같다. 그것도 아주 예쁜 여우."
"ㅇ,오빠 진짜 능글 맞다. 얼른 밥 먹어요 밥. 아 덥다!"
"탄소야, 오빠 밥 말고 다른 거 먹으면 안 될까?"
"뭐요? 오빠가 밥을 마다하기도 해요?"
"그런 일은 흔하지는 않다만, 유일하게 대체 가능한 게 있긴 하죠."
"그게 뭔데요? 알약 캡슐 이런 건가? 포만감을 만들어 주는?"
"탄소야. 오빠 오늘 촬영 비었는데."
"아, 진짜요?"
"응, 진짜요."
...?
"...오빠. 설마?"
"우리 탄소는, 여우치고 눈치가 느린 거 같다. 우리 두 명만 살기에 우리집 너무 넓은 거 같지 않아요? 그래서 말인ㄷ... "
"오뻐, 나 잠깐 화장실!!!!!!!!!!!!!"
"에? 방금 갔다 왔잖아요?"
"ㅇ,양치를 안 했어요! 기본 ㅇ,에티켓은 지켜야 돼요! 제 아무리 부부사이여도요!"
"오빠는 탄소가 그런 거 하나도 안 지켜도 상관 없는데요?"
"아니요! 전 상관 거업나 있어요! 오빠 나 금방 갔다 올게요!"
아마 그대로 뛰쳐나온 것 같다.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을 부실 듯이 두드렸다. 나와요 요정님. 야. 요정 양반 나오라고. 지금 내 심장이 불타오르네 전설의 333을 추고 앉아 있잖아! 석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주옥 같았다. 분명 저런 거 독방 따옴표글이나 글잡에서 본 거 같은데, 그걸 직접 4D로 듣다니. 와 이거 미치게하네 진짜. 아니 이 요정 이 인간은 왜 안 나와. 진짜. 솔직히 나 진심 말릴 뻔? 겁나 자연스러웠어 김석진. 역시 대단해.
'나 불렀어요?'
요정님 왜이리 늦게 나와욧!!
'저도 다 할 일이 있어서 그랬죠, 벌써 체험 다 하신 거예요?'
혹시 요정님이 말하신 체험이 ㄱ,그런 쪽이었어요?
'왜요? 신혼 부부라면 이런 상황이 나오는 거 당연한 거 아니었어요?'
아니, 그래도 저는 하하... 갑자기 모든 게 훅하고 오니까 허허 있잖아요? 제가 뭐 싫다는 건 아니고.
'생명은 소중하답니다!'
아니 그건 무슨 개소리예요. 갑자기.
'그냥 말하고 싶었어요. 그럼 이제부터 다른 미래를 체험하실 거죠?'
그 소중한 생명을 지키려면 아무래도 그래야 되지 않을까요?
'좋아요, 진심으로 후회없는 거죠?'
아 솔직히 조금은 후회되는데 그래도 저는 아직은 하하. 얼른 다른 미래를 보여주시죠. 시간도 없는데 허허.
'그래요, 후회가 없다니 다행이네요. 그럼 지금부터 또 다른 미래를 보여줄게요.'
***
"정희망-! 정소망-! 유치원 갈라면 일어나~야지!"
...희망? 소망? 유치원?
'탄소 씨의 또 다른 미래의 반려자가 나타나셨네요? 이번엔 어떤 미래일까요? 좋은 체험 되시길 바라요. 그럼 전 이만!'
"어! 여보! 씻고 나왔어? 희망이랑 소망이가 도통 일어나질 않네..."
"희망이랑 소망이요?"
"여보! 더위먹었어? 에어컨 막 써도 된다고 했는데! 이 두 아들내미들이 내 말엔 꿈쩍도 안 하네. 엄마 말은 그렇게 잘 듣더니..."
"아! 잠깐만요. ㅎ,희망아 ㅅ,소망아? ㅇ,일어날 시간이에요!"
-엄마아아아아 히망이 유치원 가기 시러여...
-소망이 졸려... 더 자구 시퍼여...
"응? 유치원은 가야지 얘들아 얼른 일어나자!"
-네에에에...
-히잉 더 자구 시픈데...
"와, 여보는 어떻게 애들을 그렇게 잘 깨워? 진짜 우리 여보 대단해!"
"그러게요, 나도 신기하네..."
"우리 여보는 겸손하기까지 하네! 희망아 소망아 너희들도 아빠처럼 엄마같은 사람이랑 결혼해야 된다!"
-희망이 어마랑 겨론할꾼데?
-에? 아니고든 엄마 소망이꾸야! 히망이 꺼 아니란 마랴!
-아냐! 히망이꾸야!
"둘 다 틀렸어. 엄마는 아빠 거야. 그치 여보?"
"...음? 저는 셋 다 좋은데요?"
"에이, 그건 아니지! 하나만 선택해 여보, 희망이 소망이 말고 나지?'
아무래도, 이 미래도 만만치 않게 참 왁자지껄할 것 같다.
***
1장의 A파트가 끝났습니다!
어떻게 잘 보셨나요?
설레긴 하셨어요?
설렜다면 제 작전은 성공!
오글아드셨다면, 석고대죄하겠습니다... 멍석을 가져다 주세요8ㅅ8.
아 참! 그리고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놀랐어요.
이런 비루한 글에 관심을 가져주시다니...
제가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8ㅅ8
그래도 관종이니까 이 관심 감사히 받아 먹겠습니다 냠!
암호닉은 암호닉 방을 따로 만들어서 바로 옮겨드리겠습니다!
암호닉 신청하실 분은 암호닉 방이 생기기 전까지 최근 글에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진짜 독자님들 제가 많이 많이 사랑해요8ㅅ8
아이 러브 유 소 마치입니다 진짜루8ㅅ8
제 사랑 다 받아가세요 뿅뿅뿅
♥♥♥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남주는 모든 미래를 체험한 후 독자 분들의 투표로 결정됩니다)
글잡 비중이 없는 멤버가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