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켄엔] 흩날리다 1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5/3/d53b4f7c03d9cd36dd6a64af438b2d0b.jpg)
![[VIXX/켄엔] 흩날리다 1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e/4/8e42ce4bbb2beb0914cd6af09b1fb39f.png)
![[VIXX/켄엔] 흩날리다 1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4/2/242b7ae4b7fd8aa310acc2915c85f831.gif)
" 야. 야. " " 으응? " " 너, 잠깐 나 좀 보자. " " 왜에, 자는데 왜 깨워어- " " 일이 좀 생겼어. 큰 도련님 일. " " 뭐? 왜? 또 아프신것이야?" " 큰 도련님 일이라면 벌떡 벌떡 깨는구나. " " 왜 그래, 무슨 일인것인데. " " … 너, 씻었어? " " 당연한 … " " 따라와봐. 조용히. " 그렇게 원식이 학연을 끌고 간곳은 재환의 방이 아니였다. 밤이 아무리 어둡더라도 자신과 매일을 함께있던 재환에게로 가는 길은 학연의 몸에 익숙해져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 길은, 아니였다. " 다왔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자. " " 여기에 큰도련님이 계신다고? 별채인것이야? " " … 학연아. " 원식이 자신의 이름을 부른것은 처음이였다. 어깨를 꽈악 붙잡기까지 하며 매우 진지해보이는 원식의 까만 눈동자는 학연을 더욱 더 긴장 속으로 몰아갔다. " 설마, 돌..돌아가신거야? " " 아니야, 그런거. " " 그럼 뭔데. 뭔데 식아 " " 연아. " " 응 " " 미안하다. " " 응? " " 용서하지마. " 원식의 작고 낮게 깔린 사과를 마지막으로 한채 학연의 눈앞에는 말도 안될것만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 이제야 왔느냐." " 인사는 해야지. " 이홍빈이다. 자신이 그토록 갈망하던 재환의 따스한 목소리가 아닌 홍빈이였다. 홍빈의 목소리는 이내 벽과 부딪혀 다시 돌아왔다. 예의는 차려야 했다. 홍빈이 싫던 말던 자신은 홍빈앞에서 하염없이 무너져내리는 천민에 불과했기에. " 밤이 늦었습니다. 왜 주무시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 " 말투가 거만하게 느껴진다. " " 죄송합니다. " " 니가 이재환과 며칠 있었다 해서, 네가 이재환은 아니지않느냐? " " ……. " " 잘 새겨들어. " 귓가에 거슬리던 창밖의 낙엽부스러기 소리가 이내 멈추었다. 그리고 그 고요함은, 홍빈에 의해 다시 채워졌다. " 노비는, 한낱 물건에 불과하다. 필요없으면 버리는 물건. "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홍빈에 비해 바닥에 깔린 학연의 눈동자는 이미 갈 곳을 잃어 흔들리고 있는 상태.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였다. 자신이 너무 큰 꿈을 꾸고 있는 것이였을까. 재환을 좋아한 자신이 미워졌다. 한심스러워졌다. 어차피 혼자 좋아할것 이였다면 차라리 만나지라도 말았을걸. 그누구도 아닌 자신을 탓해야만 하는 외로운 쓸쓸함이였다. " 주제파악은 끝났느냐? " " … 예. " " 이재환 그자식이, 널 왜 챙겨줬는지 알아? " " …. " 학연이 깔아내린 시선을 끈질기게 쫓아가던 홍빈이 마침내 학연의 턱을 들어올려 말했다. " 딱해서. " " ……. " " 그새끼 쓸데없는 동정심에, 니가 딱해서. " " … 도련님 " " 아직 할 말이 남았다. " " ……. " " 장남이 제구실을 못한다던데, 그이유나 좀 알고싶구나. " " 소인은 이해가 잘 " " 아… 내가 너와 나누기엔 너무 어려운 단어를 섞은 것이냐? " " 요즘 이재환이 사사로운 일은 물론 우리 가문의 한 획이 그어지는 중요한 일까지 못하고 있는것이 니놈때문인걸, 알고 있느냐? " " 감히 저따위가 어찌하여 " " 그렇지, 이제야 니 분수를 제대로 파악했구나. " " ……. " 학연이 하려는 말의 끝자락을 모두 끊어버린 홍빈이 만족했다는듯 입꼬리를 흐릿하게 올렸다. 여지껏 봐왔던 그와는 또다른 모습에 학연의 불안함이 더욱 심히 요동치고 있었다. 고요한 방에 더하여 흘러내리는 정적. 숨이 멎을 듯한 고요함에 더해진 학연의 숨결이 홍빈의 피부에 닿는 순간 홍빈의 낮은 명령투가 방안을 울렸다. " 벗어보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