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 인터뷰요? 죄송합니다"
"아,예예.. 리얼리티는 좀.."
"네?? 24시간 밀착 취재요? 아..죄송합니다"
나의 연예인이 이렇게 잘 될 줄 알았냐고 물어본다면, 대답은 노. 네버. 솔직히 내가 이렇게 바빠질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다 죽어가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내세운 이들은, 우리 대표님이 스타워즈를 보다가 외계인에 심취한 나머지 제작했기 때문이다. 외행성이라니,...우주선.....초능려ㄱ..............
그래서 나는, 아니 우리들은 한동안 바쁜 듯 무료한 일상을 즐겼다. 이제 신인은 아니지만 인기가 없으면 대우를 못 받는 사회 속에서.
그런데, 문제는 인기가 생겼다는 거..? 남들은 이제야 빛을 본다고 축하를 해주고 여기저기 섭외가 들어오고 그럼 돈이 들어오고 대체 왜 이렇게 힘들어하냐고 물어보는데.
일단 나의 연예인은,
예쁜 미성을 가진 가수이고
(회식타임)
코스프레는 기본이고
(참고로 주*피아를 보고 경찰이 되어야겠다며 경찰드라마를 찍는다며 코디에게 거짓말을 해 구한 옷)
(연말 시상식)
갑자기 카메라 감독님들의 수고를 알아야겠다며 모든 스타들이 모이는 시상식에서 카메라에 대고 저런 짓을 하는
(다행히 근처에 있던 다른 매니저가 가서 말렸다. 분명 본 사람들이 있을거야..끝까지 잡아내리라)
김준면
활동명은 수호
나이 29
절을 다니는 이 시대의 오빠
나는 그의 사생활을 온전히 아는 몇 안되는 핵심인물
공식적으로 수호의 성실장,
팬들에게는 수호의 이모님
(이모님이라는 별명은...생각할 수록 열받지만, 단골식당 이모를 닮았다는 인터뷰 이후에 팬들이 붙여준 별명)
여튼 이래서 나는 오늘도 나의 스타에게 들어온 다양한 인터뷰와 방송 활동을 거절하고 있다.
얘는 별 관심도 없고. 그저 내 옆 좌석에 앉아서 내 손가락을 가지고 또 장난질.
"씁, 김준면. 그만해- 지금 나는 네가 손가락을 가지고 놀 만큼 한가롭지 못하거든? 진짜 왜 팔이 두 개일까?"
"그럼 내 팔도 네 꺼해"
"....동휘야, 들었지? 빨리 체크해놔"
"아,알겠습니다"
"김준면, 너 내가 반말하지 말랬지, 이게 어디서 반말이야- 내가 너보다 나이 많거든?"
"쳇. 나이 많은게 자랑이십니다 이모님"
"예 실장님"
나의 말에 이젠 익숙해진 듯 안경을 한 번 올리더니 여느 때처럼 연기모드에 돌입하는 동휘였다. 아무래도 이 놈을 캐스팅을 함 해보..
"아.아이구우 실장님!!!!!!!!!!어,어디가 많이 아프신가요오-"
캐스팅 취소
어쨌든 동휘의 말도 안되는 발연기에 모든 스탭들이 속았다. 나는 오랜 경험을 살려 배를 부여잡으며 아픈 척 연기에 돌입했다.
동휘는 나를 부축하며 어색한 말투와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속는 우리의 준면이었다.
그리고 항상 정색을 하며 달려오는 준면이도 있었다.
"동휘야, 아무래도 내가 아프다는 래퍼토리는 그만하는게 좋겠어.. 이것봐..이...이..약봉투들.."
분명히 나와 동휘가 짜고치는 고스톱을 한다는 걸 알고있는게 분명한데도 항상 당하는 준면이었다. 처음 준면이를 속였을 때 나와 동휘는 뭔지 모를 성취감을 느꼈지만 이제는 우리가 준면이를 속이는 건지 준면이가 우리를 속이는 건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럴까요, 그럼 다음에는 머리가 아프신걸로 할까요?"
'"동휘야, 그걸 바꾸자는 말이 아니....하..아니야.. 난 회사로 갈거니까 준면이한테는 병원갔다고 해"
"옙"
배탈이 났다는 것만 몇 번째인지. 그리고 오늘도 내 손에는 우리나라 모든 의약 회사에서 나온 소화제가 들려있었다. 물론 준면이의 작품.
집에 가면 똑같은 소화제들이 굴러다니는데. 그것도 준면이 작품.
오늘도 병원을 가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동휘는 스케줄을 위해 나와 헤어졌다. 진짜 배탈이라도 나야 병가라도 쓰고 나도 쉴 텐데..
이 놈의 몸뚱아리. 32살치고 굉장히 튼튼해서 문제다.
잠시 회사에 들러 다른 연습생들 진행 상황을 보고 받고 딱히 할 일이 없어 오랜만에 퇴근을 했다. 동휘는 준면이의 스케줄을 일일이 보고하며 걱정말라고 30분마다 문자를 보내오고 있었다. 미덥지 못하지만 일단 거짓말을 친 상황이라.. 내가 촬영장을 갈 수도 없고. 다행히 화보 촬영이지만, 준면이 못지 않은 정신세계를 가진 동휘를 옆에 붙여놓고 오니 마음이 편하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
준면이를 처음 본 건 눈이 오던 겨울이었는데, 회사 앞에서 눈을 구경하고 있는 학생이 있었다. 내리는 눈만큼 이나 새하얗고 예쁜 아이여서 그 자리에서 바로 내 명함을 주었던 것 같다. 두 눈을 크게 뜨고 두어번 깜박이더니 두 손으로 내 명함을 받아가던 준면이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사실 나도 그 때는 신생 회사에 입사한 사회 초년생이어서 내 명함에는 어떠한 권한도 없었던 시절이었지만, 후에 준면이가 다시 나를 찾아왔을 때 대표님이 얼굴만 보고 바로 오케이를 했다는 우리 회사의 전설의 주인공이다.
"누나 나 오늘 학교 갔는데 번호 따였어요"
"준면아, 넌 번호같은거 함부로 주면 안돼-"
"그래도..물어보는데.."
"아니, 너,너가 정말 그 사람이 마음에 들고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줘, 그럴 때 주는 거야."
"아... 그럴 때?"
"응, 그럼- 아무튼 넌 스타가 될 거니까, 힘들더라도 우리 조금만 더 참자"
"알겠어요, 누나"
"아흑....가,감사합니다 성이름 실장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뚜쉬"
전설의 뚜쉬, 아직도 움짤로 돌아다닌다고 하는데. 근데 그 때는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었던 것 같다. 어렵게 데뷔 시켰고, 거의 강제적으로 신비주의와 같은 삶을 살 수 밖에 없던 준면이었다. 생각보다 큰 인기를 끌 지 못해서 회사에서는 다음 앨범에 대해 고민했지만 내가 내 욕심에,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매일 대표실에 찾아가고 찾아갔다. 그렇게 나온 귀한 2집이었는데 하늘이 도왔는지, 수호는 스타가 되었다.
괜히 할 일 없이 집에 있으니까 옛날 추억에 빠졌다. 이미 동휘가 스케줄 잘 끝났고 집에 데려다주겠다는 연락을 보냈다.
나도 내일 스케줄과 새로 들어 갈 드라마 대본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쾅쾅'
무식하게 누가 현관문을 두드리나..
"뭐야, 김준면...? 너 왜 여기에 있어"
"그러는 실장님은요, 아프다면서-"
스케줄이 끝나 집에 갔다는 준면이었다.
사담 |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바빠서 못 들어왔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그날 시리즈를 다 못끝내서.. 오늘은 준면이로!!!!! 최대한 한 편에 다 담으려고 했는데... 어후...생각보다 길어지네요.... 흐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