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스치면 인연 김태형이 사랑에 빠지면 08
12월 30일. 김태형의 생일이었다.
남자친구의 생일을 챙긴다는 것 자체가 처음 해보는 일이라 며칠 전부터 고민해봤지만 좋은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얼굴도 보기 힘든 이 와중에 이벤트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고 흠..
"머행...지호 띰띠매!!"
"저리가"
"흥! 넘행!! 지호한테!!"
"...알았어 안 할게. 그래서 아까부터 뭐 하는데..."
"내일 오빠 생일인데 뭘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
며칠을 고민하는데 진전이 없다. 진전이.."
"선물은 샀냐?"
"솔직히 사줄게 없어.. 팬들이 주는 게 어마어마할 텐데.. 수정이만 봐도 그렇잖아."
"뭐..하긴"
"하.. 차라리 물어볼 걸 그랬나"
"편지 써"
"편지? 나 잘 못쓰는데.."
"야 그러니까 더 감동인 거지. 남자들은 단순해서 별거 없어.
여친이 써준 편지? 끝장나는 거지"
"그런가.."
"고민할 시간에 빨리 쓰겠다.."
우지호의 말에 문구점을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앞치마도 벗지 않은 채 카페를 빠져나왔다.
"나쁜기집애.. 나랑은 몇 년 친군데..
지호한테는 편지 한 쪼가리 안 써주면서.."
중얼중얼 불만이라는 듯 말하는 우지호는 무시한 채 머리를 쥐어뜯으며 한자 한자 꾹꾹 눌러 적었다.
정말 초등학생 이후 이렇게 긴 편지는 처음 써보는 것 같다.
"다 썼다!!"
"....치"
쓰다 보니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았는지 3장을 꽉꽉 채운 편지를 봉투에 넣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니 아니나 다를까 우지호가 못마땅하단 눈빛으로 째려봤다.
"하하.. 혼자 너무 오래 일했지?"
"때려치든가 해야지.."
"아 알았어! 오늘 피자랑 치킨 사줄게 응?"
"와.. 몇 시간을 혼자 부려먹곤 고작 그거로 퉁?"
"그럼.. 그럼 뭐 해줄까 우쭈주 우리 지호."
"아우 씨발.
존나 소름.. 됐다. 대신 오늘 마감 네가 해라!"
"응, 알았어"
"그리고 피자... 치킨.. 그것도"
참 단순한 생명체 우지호.
*
김태형의 생일날 아침이었다.
잠에 취해 있느라 꿈속을 헤매고 있는데 어렴풋이 노랫소리가 들려 잠에서 깨니 김태형에게서 전화가 오고 있었다.
"우응.."
-자써?
"응.."
-내 이제 리허설간다
"벌써? 오늘도 얼굴 못 보겠네.. 아 오빠"
-응 왜.
"생일축하해... 많이"
-그런 건 얼굴 보여주면서 하면 안 되나
"안돼.. 못생겼어.."
-아아아아아아아아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내 얼굴 보고싶다아 아아아아아 보고싶다
"내가 씻고 영상통화 걸게"
-아 싫다싫다 내는 싫다
"똥고집 진짜... 알았어"
-헤헤.. 내가 지금 전화할게"
다시 영상통화가 걸려 온 김태형은 못생겼다며 이불 속으로 꽁꽁 싸맨 얼굴을 보고 싶다며 떼를 쓰고 예쁘다며 나늘 현혹해 방송국에 도착할 때까지 헤헤-하고 웃기만 하며 내 얼굴을 감상하다 전화를 끊었다.
*
"야 네 남친 언제 나오냐"
"방탄소년단 언제 나오냐라고 해줄래. 동네방네 소문을 내라 소문을.."
"아 미안, 방탄소년단 언제 나오냐"
"좀 늦게 나온다고 했어. 거의 끝 순서래."
"올 역시 요즘 대세.."
"대세라서 난 죽어난다 죽어나.. 생일날 얼굴도 못 보고.."
"오늘도 얼굴 못 보냐?"
"응, 생방송이 새벽이나 돼서 끝날 것 같은데 그때 보자니 피곤하고.. 내일도 스케줄 있는데"
"너 선물은."
"두고 와야지. 좀 이따 끝나고"
불쌍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는 우지호를 보고 그냥 웃어버렸다. 아직은 그렇게 힘들지 않은 것 같다. 수정이 때문에 내성이 생겨서 그런가..
"나온다..나온다!!!"
"지... 지호야.... 죄송합니다."
생중계로 방송을 보고 있던 우지호가 대뜸 소리를 지르며 내 앞에 휴대폰을 들이밀었다.
"야야 빨리 봐봐."
"손님들 다 놀라셨다 우지호.."
"여기 이사람이 지민이야 지민!!"
"나도 그 정돈 알아.. 오빠랑 동갑"
"어 나온다 나온다!!!!"
내 팔을 퍽퍽 치며 김태형이 나온다고 난리법석을 치는 우지호를 보며 순간 게이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나저나 김태형 진짜.. 멋있네
"야 진짜 잘생겼다 네 남친"
"그러게..멋있네"
"부러운 년.."
사복을 입고 평소에 보던 김태형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가수는 무대 위에서 빛이 난다는 말이 맞구나 싶었다.
어느새 넋을 놓고 보고 나니 금방 끝나버린 무대에 나도 모르게 박수를 짝짝 쳤다.
"지호야 나 간다!"
"어, 뭔일있으면 전화해라."
마감은 지호에게 넘기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카페를 나왔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택시에서 내려 어젯밤 급하게 산 홍삼과 케이크를 들고 낑낑대며 주소를 찾았다.
"여긴가.."
예전에 김태형이 보내준 주소와 건물 이름을 번갈아보며 가까스로 숙소로 보이는 빌라로 들어섰다.
혹시나 누가 보진 않을까 두리번 거리는게 꼭 미어캣 같았을 것 같다.
읏차-
대문 앞에 홍삼과 케이크를 놓아두고 누가 볼세라 재빨리 빌라를 빠져나왔다.
********************
엄청나죠? 오늘 분량 엄청나죠?(뿌듯)
태형이가 안나오지만..ㅠㅠ
아 여러분 저 내일은 못올것같아요ㅠㅠ타지역에 갈 일이 생겨서 엉어유ㅠㅠ토요일에 올게요!!
아..그리고 이제 음...탄소에게 엄청난...엄청난 현타가!!!머지않았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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