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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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벌써 몇 번째인지 알 수 없어요. 형만 보면 제 심장이 터져버리는 걸요. 형이 툭 내 던진 말 한 마디에도 제 주변엔 노랑 히아신스가 만개한답니다. 아! 이런 또 형을 보아버렸어요, 또다시 퐁! 하고 히아신스 꽃잎들이 널리 퍼져버렸어요. 이런 제 마음 형에게 들키고 싶지 않는데 전 쉽게 터져버리는 모양인가 봐요. 얼른 형이 보시기전에 제 마음들을 주섬주섬 주워야겠어요. 아쉽지만 형은 동성관계가 싫은 모양이에요. 형은 제가 당연히 싫겠죠? 아. 가슴에서 묵직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괜한 눈물이 차오르네요. 저에겐 형은 큰 존재인데 형에게 저는 그저 친한 동생일 뿐이겠죠, 이 사실이 너무나도 고달프네요. 저에겐 짝사랑이라는 게 너무나도 큰 고통이에요. 줍고 있던 히아신스가 점점 시들어가네요. 고왔는데 시드니 형편없기 짝이 없어요. 저도 이렇게 시들어 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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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부승관. 지훈이 형이 불러”
이런! 묵직해진 가슴이, 시들어진 히아신스가 반응하는 거 같아요! 형의 이름 세 글자만으로도 저를 이렇게 설레게 만들 줄은 처음 알았어요. 시들어져 생기가 없어진 히아신스 몇 잎을 잡고 형을 보러 3학년 층으로 올라가요. 묵직한 가슴 탓인지 제 발걸음은 한 걸음 한걸음 무겁게 걸어갔답니다. 형은 이런 제 기분을 모르겠죠? 저기 복도 끝에 서있는 지훈이 형이 보여요. 눈가를 벅벅 닦고 형에게 천천히 걸어가니 형은 저를 보며 활짝 웃네요. 이러면 또, 제 심장이 터질까봐, 제 마음이 형에게 들어날까 겁이 나요. 형 앞에 다가서서 괜히 먼 곳을 쳐다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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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의 거리가 멀어지게 될까봐 저는 항상 걱정하고 있는데 형은…. 그 사실도 모르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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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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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부르면 제 마음이 언제 터져버릴지 몰라요 제발 제 이름을 부르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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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아, 형이 할 말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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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제 이름 두 글자를 부르지 말아주세요. 형과 멀어질까 겁이 나고 무섭단 말이에요. 제발 저를 평소처럼 대해 주세요. 승관이 말고 부승관이라고….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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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해봤는데, 네가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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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 이제 끝이 났어요. 형은 저를 좋아하지도 평소처럼 대하지도 않을 거예요. 이제 형과의 사이가 멀리 떨어지겠죠. 그러면 저 멀리 너머에 있는 형을 물끄러미 쳐다만 봐야할 거예요. 저와 형의 사이가 가까웠는지 형의 머리에, 몸통에 모든 곳에 제 마음들이 붙었어요. 노란 히아신스가 형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저도 형이랑 잘 어울리겠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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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역시 나를 좋아하는 구나?”
“형, 전 형이랑 멀어지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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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형이 너무 좋아 미쳐버릴 거 같다고요.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아요. 형이 싫어할까봐 그게 저는 또 겁이 나요. 제 노랑 히아신스를 시들게 하지 말아주세요. 영원히 제 마음 속 꽃이 시들지 않게 형의 사랑을 저에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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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바보야? 아직도 눈치 못 챘어? 나도, 너 좋아한다고.”
“네? 진짜로요?”
“참느라 힘들었어. 같이 터뜨릴까? 예쁘겠다. 노랑 히아신스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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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 그 짧은 순간을 참지 못하고 제 히아신스가 먼저 터져서 복도 끝을 가득 채웠어요! 지훈이 형에게 웃어 보이니 지훈이 형은 두 귀가 빨개진 채 머리를 한 번 쓸었어요. 이제 형의 마음을 저에게 보여주세요. 형이 저를 사랑한다는 증거를 저에게 보여주세요. 놀라지마, 난 매과나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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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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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이 형의 마음이 제 가슴을 뚫고 자라나있는 노랑 히아신스에게 붙었어요. 손에 남아있던 시들어버린 꽃잎 몇 점은 바스라진채 없어졌지만 가슴에 묵직해진 감정은 토해냈어요. 그걸로 저는 만족해요. 가슴께에 있던 노랑 히아신스는 툭하고 떨어졌고, 제 답답하던 감정 또한 해결 되었어요. 전, 형이 너무나도 좋아서 미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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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좋아해요,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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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이 형의 얼굴이 붉어졌어요. 그런 말 하지 마, 부끄러우니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던 지훈이 형의 가슴께에서 다시 사랑이 싹 텄어요. 퐁! 하고 지훈이 형 사랑이 퍼져만 가요.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