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헤어녀는 헤어랑 메이크업을 배우는 중이니까 헤어녀로 할게
나랑 헤어녀는 중2 때 처음 알았어
우리 학교는 공학이었고 헤어녀는 옆 여중이었는데
우리 학교가 특화된 운동이 두 개 있었거든
근데 헤어녀가 처음에 운동 하려고 우리 학교로 전학을 왔었어
그 운동 때문에 숏컷하고
근데 운동 때문이 아니라는 소문이 많았음
뭐 왕따를 당해서 왔다 어쨌다
아무튼 사실 무근이니까 쭉쭉 넘어가고
나랑 헤어녀의 첫 악연은 중3 때
나랑 헤어녀 사이는 그냥 길가면 인사하는 정도고
딱히 접점도 없는 사이였어
그렇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쓰니는 서울 피플 친척 오빠들이 있는데 우리 집이랑 유독 친해서
친구들한테 웃긴 일화 같은 거 종종 얘기하는데
그날도 그냥 그런 얘기를 하고 있었음
일단 나는 탄산으로 할게
탄산음료 존좋ㅠㅠㅠㅠㅠㅠㅠㅠ
암튼
가만히 듣고 있던 헤어녀가
근데 나 탄산이 카톡 프사에서 오빠들 본 것 같아!
?
???
??????????????????
나는 단 한 번도 카톡 프사에 오빠년의 사진을 올린 적이 없음
각별한 사이도 아니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 낯짝을 내 소중한 프사에 올림?
오빠는 둘째치고 남정네의 ㄴ도 올린 적 없음
아니 헤어녀야 나 카톡 프사에 오빠들 사진 안 올렸는데...?
?? 뭔소리야 내가 분명히 봤다니까
카톡에도 안 올렸고 핸드폰에도 사진이 없는데?
ㅇㅇ 사실이여
누가 핸드폰에 오빠년 사진을 들고다님?
적어도 우리 오빠년이라면 갤러리 열 때마다 식겁할 것 같아서 극혐임;;
아무튼 그래도 끝까지 오빠를 봤다고 엄청 주장하는 거야
그때 나랑 단짝인 얜 그냥 단짝이 하겠음
암튼 단짝이가 당시 뽐뿌 와서 머리를 점점 잘라대더니 숏컷으로 진화한 때였음
헤어녀랑 내 대화를 보다 못한 단짝이가
그럼 내 사진 본 거 아니야?
하자마자 헤어녀가 내가 아니라고 해서 엄청 곤란한 표정 짓던 거 싹 지우고
무슨 미끼 덥썩 물듯이
어, 맞아!!
하는 거
근데 내가 중간에 프사를 한 번 바꾼 건 맞지만
둘 다 머리카락 찰랑이는 내 사진이었단 말이지?
착각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수준의 여자여자한 사진
너인지는 모르겠는데 너였던 것 같아. 딱 너 같은 분위기? 아무튼 좀 그랬어.
남자라고 엄청 주장할 때는 언제고
단짝이가 혹시 자기 아니냐고 하니까 너 본 것 같다고 함 ㅋㅋㅋㅋ
여기서 어이가 없어서
나 진짜 얘도 사진으로 올린 적이 없는데?
아니야, 내가 진짜 봤다니까?!
하고 짜증을 내는 거
당시 김빠진 탄산 같은 성격이었던 나는
걍 싸우기도 싫고 해서
사실 질 것 같아서ㅠㅠㅠ 찌질이임ㅜㅜㅜ
일단 알았다고 넘어감
여기서부터 뭔가 얘 성격이 진짜 심상치 않구나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