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신부
05
새로운 만남
엄마, 나는 도저히 여기에 있을 수가 없어
매일 밤엔 알 수 없는 끔찍한 비명소리가 들려
무엇보다 그에게서 진하게 풍기는 역겨운 피비린내가,
나를 바라볼 때마다 은은하게 빛나는 그의 붉은 눈이
너무 무서워.
그래서 나는 이 곳을 탈출할 거야.
아니 이제부터 천천히 탈출하려고
그 몰래
"창문에 매달려서 뭐해?"
"ㅇ,어 저기 그게! 방 안에만 있으니깐 답답하고... 아! 밖이 궁금해서요!"
"아, 그럴 수도 있겠네. 많이 답답했어?"
"그정도는 아니고..."
"난 또 우리 색시가 도망가려는 줄 알았잖아"
"...."
"아,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
"300년 전처럼 여기서 도망치다가 걸리면"
"...."
"더 이상 너에 대한 배려는 없어"
"...."
"그 배려 중 하나는 너를 지켜주는 거고"
"나랑 뜨거운 밤 보내고 싶으면 어디 한 번 시도라도 해보던가"
"물론 실패겠지만"
그는 그 말을 뒤로 한 채 천천히 방을 나갔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하지.
정말 방법은 없는 것인가.
나는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탈출을 시도할 것이냐
이대로 갇혀 살 것이냐
깊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탈출하자.
*
나는 무작정 방 밖을 나와 궁전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방 안에만 있어서 그런지 붉은 색이 가득한 궁전이 낯설게 느껴졌다.
크긴 드럽게 크네.
궁전은 생각보다 크고 화려했다. 뭔가 중국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은 동양풍의 화려한 고궁이랄까.
붉은 색이 우아하지만 한 편으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내가 제일 무서운 건
내가 지나갈 때마다 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시녀들이었다.
노란 빛이 도는 눈동자를 쳐다보고 있자면 무언가 매혹되는 기분이었다.
이래서 여우들이 사람들을 홀린다고 하는 건가.
왜... 왜 자꾸 쳐다보지...
치맛자락 아래로 복실한 꼬리털이 비죽 나온 것을 보니 모두 여우인 듯 했다.
시녀들은 하나 같이 모두 화려하고 매혹적인 외모를 갖추고 있었다.
아니... 이렇게 예쁜 여우들이 많은데 왜 하필 나냐고
내 머리로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내가 여우의 신부가 되어야 하는지
왜 내가 이 곳에 갇혀 있어야 하는지
"뭐야 여긴 되게 어둡네"
궁전 깊숙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묘한 분위기의 통로가 나왔다.
이 곳에는 나를 묘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시녀도 없고 그저 조용하고 적막한 곳이었다.
유난히 특별한 점이 있다면
조금 더 어둡고 붉다는 점?
나는 조심히 통로의 안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여긴 밖으로 나가는 곳이 있긴 한 거야?
출구가 있긴 한지 의문이 들 때 즈음 기둥 뒤로 사람의 형태가 보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린 남자아이였다.
이 곳에서 처음으로 보는 어린아이였기에 나도 모르게 그 아이에게 관심이 갔다.
그때, 아이가 나를 발견한 것인지 내 쪽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길을 잃었나봐? 여긴 함부로 못들어오는데"
"아... 응, 여기 혹시 밖으로 나가는 길 알아?"
".....밖은 왜?"
"궁 밖이 궁금하기도 하고... 산책도 하고 싶어서"
"따라와"
아이는 내 옷자락을 잡고 무작정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묵묵히 아이의 뒤를 따라서 한참을 걷다보니 어느새 궁전 밖으로 보이는 곳에 도착해있었다.
"와... 여기 산 속인가봐"
"그렇지? 아무래도 인간들에게 들켜선 안되니깐"
"아...."
"그리고 여기 궁전 근처까지 결계가 쳐져 있어서 결계 밖을 벗어나면 산짐승들에게 잡아 먹힐 걸"
탈출은 무리인 건가.
말 그대로 절망이었다. 나는 절망감에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는 그런 나를 보며 뭐가 그리 재밌는지 꺄르륵 거리며 웃었다.
"나랑 산책이나 하자. 나 심심하단 말이야 응?"
"하... 그래"
아이는 조그마한 손으로 내 손을 감싸쥐었다.
아이는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반동을 주며 흔들었다.
"인간, 여기 생활은 어때?"
"음... 좀 무서워"
"왜?"
"...."
"말해봐~"
"여우는 원래 그렇게 사람을 죽여?"
"정확하게 말하면 여우라기 보단"
"...."
"우리 같은 존재들이지"
"너희 같은 존재가 뭔데?"
"뭐 요물이라고 하면 되나? 모든 여우가 우리 같은 존재는 아니거든"
"....아"
"우리들은 살육이 가장 큰 즐거움이야 그 중 특히 인간"
"....너도, 너도 그래?"
"음... 원래는 그랬는데 이젠 아니야"
"왜?"
"히히, 그것보다 재밌는 걸 찾았거든"
아이와 손을 잡고 해가 어둑해질 때까지 산책을 한 후에 아이와 함께 다시 궁전으로 향했다.
나는 오랜만에 운동을 한 탓인지 부쩍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방에 있는 침대로 몸을 던졌다.
이런 곳에 어린아이가 있긴 하구나.
나는 아이와 맞잡았던 손을 바라봤다.
보들보들한 아이의 감촉이 아직도 느껴지는 듯 했다.
"누워서 뭐해? 유혹하는 건가? 이러면 내가 참기 힘든데~"
"....됐어요"
그는 내 옆에 앉아 내 머리를 조심스레 쓸어넘겼다.
긴 머리를 만지작 거리기도 하고 잔머리를 넘겨주기도 하며 나를 진득한 눈빛으로 내려다 봤다.
어젯 밤 있었던 일이 떠올라 소름이 끼쳤지만
가만히 누워 그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알 수 없는 공포감이 그 앞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오늘도 여전히 그에게선 피비린내가 진하게 풍겼다.
"....제가 오늘 어떤 어린아이를 만났는데"
내 머리칼을 쓸어넘기던 그의 손이 멈췄다.
"그 아이도 당신처럼 앞으로도 계속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이겠죠?"
"....만나서 뭐했어?"
"그냥 같이 잠깐 산책했어요. 어린아이도 여우는 여우인가봐요. 살육을 재미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
"아, 여기 계속 있다간 우리 색시 잡아먹어버릴 것 같아서 못있겠다"
"잘자, 내 색시"
그는 내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 방을 나갔다.
나는 소름끼치는 느낌에 이마를 벅벅 닦고 내일이 다시 오지 않길 바라며 잠을 청했다.
나는 언제 이 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
제발 보름달이 뜨지 않았으면
당신을 만나기 전으로 돌아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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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부들 사담이 초큼 길지만 봐주겠어요?
.......?
??????
여러분 이게 뭐죠?
왜 제 글이 맨 위에 올라가 있는 거죠?
ㄴ,내려와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ㅠㅠ
진짜 똥글인데 왜 저기까지 올라가 있는 건지...
괜히 다른 필력 좋은 작가님들이 계셔야 할 자리를 제가 차지한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ㅠㅠㅠ
그래도 우리 신부들 덕분에 초록글도 가보고 정말 고마워요ㅠㅠㅠ
매일매일 오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우리 신부들 기다리면 안되니깐 자주 오려고 노력할게요!
그리고 4화에서 지민이가 사촌오빠를 죽인게 복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은데요!
복수보다는 질투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암호닉 공지에서도 말했다시피 암호닉은 7/13 까지 받습니다!
14일로 넘어가기 전까지만 신청해주시면 돼요~
중복신청은 추가해드리지 않습니다~
아마도 암호닉이 너무 많아서 정리하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아요ㅠㅠ
천천히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2화에 대해서는 암호닉 공지 댓글에 적어놨으니깐 참고해주세요~
2화는 수위조절해서 1화 밑으로 합치거나 다시 올릴 예정이에요~
앞으론 글 쓸 때 더욱 신중하게 써서 올리겠습니다!
우리 신부들 싸라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