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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최승철] 함부로 애틋하게 : 01 | 인스티즈






[10년 전 돈과 편지를 유리병에 넣어 바다에 떠나보낸 소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유리병은 10년이 지난 지금, 지구의 정 반대편에서 발견됐죠. 이처럼 사람들은 인연이 돌고 돈다고 말을 합니다. 그 인연이 1년, 6년.... 10년이 지나도 못있게 하는 애틋한 인연일 수 도 있고, 그 긴 시간동안 기억하고 싶지 않아도 기억나는 애증의 인연일 수 도 있죠. 저는 그런 인연을 믿는 편이 아니었는데. 오늘부터는 믿어야 할 것 같아요. 오늘로 처음 인사드립니다. '최승철의 들리나요' 청취자 여러분, 잘 부탁드려요.]






"아오!! 최승철 저거 대본 바꿔먹었어!! 이 다음 멘트 어떡할거야!! 자연아! 빨리 다음 대체 대본 써봐!!"

ON AIR의 빨간불이 켜진 부스에서 최승철은 나를 응시하며 오프닝 멘트를 읊었다. 분명 저 말은 나보고 들으라는 듯 했다.

"아, 네!!"

이미 방송계에서 유아독존 막무가내 성격으로 돌려 말하는거 없는 돌아이. 일명 "돌돌이"로 유명한 최승철이었기에 메인PD님은 성을 내다 금세 안정을 찾고 나에게 임시대본을 급히 모니터에 띄우라고 지시했다.

너는 여전히 7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 골려먹는 일에는 능숙해보였다.

나는 급히 선배 작가들과 쪽대본을 쓰고 최승철이 보는 모니터로 대본을 띄웠다.

[아, 지금 왜 인연을 믿냐, 잘 부탁한다는 문자들이 오고있는데요. 감사합니다. 그냥.... 처음 맡는 김에 근사한 말을 하고 싶었어요.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세상에 운명이 있구나... 라는걸 문득 오늘 느꼈거든요.]

최승철은 작가팀의 대본을 무시한 채 여전히 자기방식대로 진행을 시작했다.

"내가.... 스타성만으로 섭외를 하자고 할게 아니었어... 저 유아독존 돌돌이를 데려오는게 아니었어."

"그래도 PD님... 저희 문자 들어온거 속도보면 벌써 장난 아니에요. 오픈닝한지 3분 밖에 안됐는데 벌써 문자 2000건 들어왔어요."

가장 황금타임인 10시에서 12시 사이의 라디오가 1%의 아슬아슬한 청취율로 프로그램 구조조정 위기에 놓인 방송을 살리기 위해서 계약 기간이 끝난 DJ섭외를 고민하다 우리는 무리해서 최승철을 들이기로 다짐했다. 이는 현재 신의 한수지만 나는... 아직 저 녀석을 잘 모르겠다. 무슨 이유로 내가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지
































01.

"하.... 동시간대 청취율 꼴찌가 뭐냐....."

"어떡해요 PD님..... 우리 프로그램 진짜 없어져요?"

내가 어릴 적부터 정말로 가고싶던 방송국에 취직하고, 라디오국에 왔지만. 처음으로 배정받은 프로그램은 당장에 폐지 위기에 놓여있었다.

"자연씨... 미안해... 우리 프로그램에 배정받아서.... 고생만 하게 생겼네."

"아닙니다 PD님! 다시 일으켜 세우면 되죠!!"

"자연씨는 긍정적이라서 좋네. 하지만 우리 메인PD양반이 썩 긍정적인 양반은 못 돼..."

"석민아, 아무리 그래도 막내한테 내 욕하냐. 그것도 내가 있는데."

"욕이 아니라 사실이잖아요 선배."

다들 프로그램 폐지 위기앞에서 무기력하게 회의실에 앉아서 의미없는 대화들만 오갔다.


"일단, 계약 만료된 DJ부터 시급해. 다음달이면 저 친구 DJ끝나는데 지금 상황은 저 친구 끝나면 바로 구조조정이야. 우리 다 잘린다고."

"선배, 그럼 최승철 어때요? 솔직히 지금 저희 대박치려면 이 친구밖에 없지 않아요?"

"야... 너 얘 성격 몰라서 말하는거냐. 우리가 돌돌이를 어떻게 케어해."

"그래도... 돌돌이 받아주는게 백수되는 것 보다 낫죠. 선배 실적을 봐요. 말아먹은게 한 둘인가."

"이석민 진짜 자꾸 아무말 할래?"

"아무말은 선배 특기잖아!! 그니까!! DJ 최승철 하자니까?"

".....그럼 일단 최승철 섭외하는 쪽으로?"

"후보지 정해두자. 최승철이랑... 아... 요즘 에스쿱스 있잖아. 그 친구도 괜찮고."

"일단 스타성만 보고 뽑자구요. 우리한테는 화제가 중요하죠."

작가과 PD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하고 DJ 후보로 몇명이 거론되었다. 하지만 스타성이 쟁쟁한 연예인들은 그만큼 섭외도 까다로워 생각이 많았다.

"그럼 돌돌이가 제일 문제니까!! 돌돌이는 나랑 이석민이랑 막내데리고 다녀온다. 막내도 이런 경험 해봐야지. 앞으로 팀 나눠서 섭외 꾸려보자고."

"네!!"

나는 그렇게 메인PD와 윤정한PD 이렇게 셋이서 한 팀이 되어 최승철 섭외를 하기 시작했다.



첫날은 최승철의 소속사를 찾아가는 일이었다. 휘황찬란한 회사의 사옥에 괜히 주춤했다.

"안녕하세요. 플레디스입니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죠?"

"아, 저희는 PBS 라디오국 '들리나요' 팀에서 왔습니다. 대표님께 연락 드리고 와서 윤정한이라고 말씀드리면 바로 확인 가능할겁니다."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입구에서부터 남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회사의 위압감에 나는 메인PD를 따라 조심스레 들어갔다.

사옥에서 7층으로 올라가자 대표의 방이 나왔고 비서처럼 보이는 사람이 회의실로 이끌었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대표님이 등장했다.

"아, 대표님!! 안녕하세요!!"

"오, 정한PD가 웬일이야. 무슨 부탁있어서 그렇지?"

"하...하하... 대표님께 말씀드리기는 뭐하지만 지금까지 소속사 식구들 저한테 맡겨주신거.. 많이 감사하지만"

"뭔데. 말해봐."

"혹시 최승철씨... 저희 이번에 새롭게 개편 들어가는데 새로 DJ해줄 수 있을까 해서. 제가 직저ㅂ찾아왔습니다. 직접."

"허...... 정한아... 너도 알다시피 승철이 성격... 너도 알지? 나도 받아주기 힘든거."

"알죠... 돌돌이가 괜히 돌돌이겠어요."

"솔직히 승철이 성격에 이걸 할까?"

"대표님.... 그래서 제가 이렇게 직접 찾아왔잖아요. 이렇게 기획안 들고왔죠."

"받아두긴 하겠지만... 솔직히 장담은 못하겠다."

"잘부탁드려요!!"

"조심히 가!!!"


짧은 대화를 오가고 다시 차에 올라타자. 우리는 우울함에 휩싸였다.

"역시.. 최승철은 안되겠지... 그래... 난 안될거 알았어."

"선배가 평소에 대표님한테 아무말이나 하니까 그렇지. 하.... 이 양반아 그러니까 평소에 말 좀 제대로 하라고."

"석민아.... 제발 사람 신경 건들지 마..."

모두 무기력하게 차를 타고 다시 방송국으로 돌아갔다.




며칠째 섭외작업은 진전이 가지 않았고 위쪽에서는 프로그램 구조조정에 대한 압박으로 문서를 계속 보내왔다.

"아아아아아!!! 우리보고 어떡하라고!! 자기네가 젊은 애들 몰아놓겠다고!! 젊은 피들끼리 뭉쳐보라고 프로그램 만들어주고!! 이제와서 확실히 초짜끼리 뭘 하겠냐고??

메인PD님은 거의 정신을 놓다시피 실성해가고 있었고 작가 PD FD모두 정신줄을 놓아가고 있었다.

"그럼.... 제가 섭외하러 뛰어다닐게요."

"...? 막내 너가?"

"그래도 제가 막내니까 뛰어다니는게 맞죠!! 제가 한 번 섭외 해볼게요."

"에이... 그래도 최승철 A급이야. 너가 할 수 있겠어?"

"....해볼게요."

나는 내가 자진해서 최승철을 섭외하기로 마음먹었다. 생각해보니 나도 내가 왜 나섰는지 모르겠다.

우선 최승철 스케줄부터 확인하자. 오늘은 우리 예능국에서 토크쇼 촬영이 있으니까... 우선 이 쪽으로 찾아가봐야지. 나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식으로 무작정 찾아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오후 1시 쯤 되자 예능국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최승철 출근길이라도 되는 모양이다. 창문 밖을 내다보자 역시나 주차장에는 수많은 팬들과 선글라스를 낀 최승철이 미소를 띄며 내리고 있었다. 나는 이 모습을 보자마자 예능국으로 냅다 뛰어갔다.



예능국에 도착하자 최승철은 대기실에서 메이크업을 받고있다고 했다. 그래서 관계자 선배들이 도움을 받아 대기실로 들어갔다.

"저... 안녕하세요."

"...."

"저는 PBS 라디오국 프로그램 '들리나요'의 막내작가 부자연입니다."

"....."

"지난번에 소속사로 한 번 찾아갔었는데요....."

"요즘엔 내 대기실에 이렇게 잡상인 출입해도 되나? 난 분명 우리 회사 식구들이랑 여기 토크쇼 스태프들만 들어오게하라고 한 것 같은데."

"아!! 그래도 죄송하지만 지난번 그 기획안 다시 봐주세요! 혹시 안읽으셨을까봐 제가 이렇게!! 여기 또 가져왔어요!!"

"저기.... 자연아... 미안한데 조금 있으면 돌돌이 폭발할 것 같다... 나가야 될 것 같아."

"아니... 언니 진짜 조금만요!! 최승철씨!! 꼭 읽어봐주세요! 나 여기 탁자에 놓고 가요!"

나는 근처 탁자에 내 명함을 끼워넣은 기획안을 두고 쫓겨나듯이 나왔다.



역시.... 돌돌이라는 이름값 제대로 한다. 토크쇼 녹화가 들어가고 나를 봐주던 예능국 언니에게서 최승철이 내 기획안을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이렇게 물러서면 부자연이 아니지. 나는 토크쇼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최승철의 벤이 있는 주차장에 대기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30분. 저 멀리 엘레베이터에서 최승철이 내리는 것을 보았다.

난 최승철을 보자마자 최승철에게 다가갔고 주변 경호원들이 나를 막아섰다.

"아!! 저 PBS 라디오국 작가입니다!! 스태프로써 최승철씨께 할 말 있어요!!"

나는 필사적으로 사원증을 보여주고 최승철에게 다가갔다. 최승철은 까칠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뭐요?"

"하하.... 아까 제가 드린 기획안 버렸다고 들어서요!! 이 기획안. 안읽어보면 최승철씨가 손해일 것 같아서. 제가 정말 꼭!!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다시 들고왔습니다."

"안해요. 그러니까 들고오지 마요."

"에이~ 이거 하시면 돈도 더 벌고 팬들이랑 소통할 수도 있고. 그럼 최승철씨 호감 이미지도 상승하고 얼마나 좋아요! 그니까 그냥 못이기는 척 기획안이라도 들고 가요."

"가세요, 제발. 안볼거니까."

"어허!! 들고는 가라니까요!!"

나는 막무가내로 최승철 손에 기획안을 쥐어줬다.

"아나.... 진짜 사람 여러번 번거롭게 하네. 가라고요."

최승철은 얼굴을 잔뜩 구기고 나를 노려봤다.

"꼭 연락주세요. 꼭이요."

난 최승철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이 말과 함께 다시 라디오국으로 돌아갔다.











나 뭐한거지..... 난 일개 막내작가고 상대는 A급 톱스타인데 막내작가 주제에 톱스타한테 들러붙어서..... 애걸복걸 하고있고..... 아 어떡해....

"아 몰라!! 그냥 기왕 하는김에 그냥 끝까지 해!!"

나는 뒤숭숭해진 기분을 뒤로하고 자판기에서 이온음료 하나를 뽑아 시원하게 들이켰다.

"으아아아아!!! 몰라!! 살릴거야!! 프로그램 살려!!!"

내가 속시원하게 소리지르자 인적드문 라디오국 복도에 내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얼마 전 대표님 말씀으로는 라디오 DJ를 맡아보는게 어떻겠냐며 물어보셨다. 하지만 나한테 아나운서같은 일은 이제 다시는 하고싶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남들에게 내 목소리로 내 이야기를 해야되니까. 난 단칼에 거절했고 대표님도 내 눈치를 보는 듯 했다. 그렇게 거절했나 싶었는데 토크쇼 촬영장에 웬 여자가 들어와서 기획안을 봐달라며 난리였다. 난 당연히 그 여자를 내보낸 뒤 종이뭉치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썩 좋지못한 기분으로 방송을 들어갔다. 예상보다 길어진 방송시간에 컨디션까지 썩 좋지 못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주차장에 가니 아까 대기실에 왔던 그 여자가 기다리고있었다.

당연히 주변 경호원들이 막아섰고 그러다 그 여자는 꿋꿋히 자기 이야기를 했다.

"아!! 저 PBS 라디오국 작가입니다!! 스태프로써 최승철씨께 할 말 있어요!!"


"뭐요?"

"하하.... 아까 제가 드린 기획안 버렸다고 들어서요!! 이 기획안. 안읽어보면 최승철씨가 손해일 것 같아서. 제가 정말 꼭!!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다시 들고왔습니다."

"안해요. 그러니까 들고오지 마요."

"에이~ 이거 하시면 돈도 더 벌고 팬들이랑 소통할 수도 있고. 그럼 최승철씨 호감 이미지도 상승하고 얼마나 좋아요! 그니까 그냥 못이기는 척 기획안이라도 들고 가요."

"가세요, 제발. 안볼거니까."

"어허!! 들고는 가라니까요!!"

"아나.... 진짜 사람 여러번 번거롭게 하네. 가라고요."

"꼭 연락주세요. 꼭이요."

그 여자는 막내작가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일자리에 굉장히 필사적으로 덤벼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막내가 이렇게 덤벼드는 걸 보면 여간 발등에 불떨어진게 아니구나 싶었다.


벤에 타고 기획안을 들여다봤다.

"최승철의 들리나요? 무슨 프로그램 이름도..."

난 몇 장 넘겨보고 다시 옆자리에 던져뒀다.

"형, 집 다오면 깨워줘. 나 한숨 잘게."

"어 알았어! 좀 자."

덜컹거리는 차 속에서 안대를 눈에 덮자 새카만 어둠이 다가왔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너가 어렴풋이 보였다. 너는 어딨는 걸까. 솔직히 너한테 미안해서 다가갈 수도 없을 것 같지만.

난 너를 위해 이렇게 달려가고있어.















안녕하세요 여유입니다.

뭔가 상당히 부족한거... 저도 압니다 허허:)

그래도 아직 도입부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져!

앞으로 수타면 뽑 듯 이야기 쭉쭉 뽑아봅시다!!

앞으로도 다들 꾸준히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8ㅅ8





[암호닉]

몬 (님)

(한 분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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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몬 입니다. 댓글을 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또 첫 번째 글을 읽고 가네요. 음, 첫 화 부터 아둥바둥하는 여주의 모습도 인상 깊고. 재미있는 소재 같아요 노래도 나름 잘 맞고. 앞으로도 좋은 글 써주세요 작가님. 감사합니다.
8년 전
Your Universe
감사합니다:) 이렇게 댓글 남겨주시는게 힘이되네요^^
8년 전
독자2
글 잘 읽고 가요! 여주랑 승철이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네요 ㅠㅠ 악연인지 아니면 인연인지! 승철이가 돌돌이... 라는 설정도 재밌어요 ㅠㅠ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감사합니다 ❤ [릴리] 로 암호닉 신청해요!
8년 전
Your Universe
어머나...♥ 감사합니당:)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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