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헐헐 김탄소! 빨리 와봐! 미친!!"
점심시간 밥을 먹고 올라와 폰을 붙잡고 나를 다급히 부르는 친구의 목소리에 심장이 쿵쾅댔다.
다급히 매점에서 사온 하드를 물고 친구의 옆으로 갔다.
"왜왜왜!! 뭔데뭔데?!"
" 미친 오늘 지민이 착장봐ㅠㅠㅠㅠ 미친ㅠㅜㅠㅠㅜㅠㅠㅠㅠ개이뻐ㅜㅜ"
오늘 오전에 뜬 공항프리뷰를 보고 친구는 열심히 앓고 있었다. 이후 프리뷰를 본 나도 물론 같이 앓았다.
"헐!!!!!! 개멋있어... 오늘 미쳤네...살도 엄청 빠져가지고ㅠㅠ 딴애들도... 와 다들 오늘 외모 자비리스다... 죽겠다... 날짜 기억해야된다 진심ㅠㅠ
야야 민윤기 프리뷰도 좀 찾아봐!"
점심시간만 되면 반에 하나밖에 없는 또다른 팬과 열심히 덕질을 하는 나는 고3 김탄소였다.
새학년이 시작된지 한달도 안됬지만 올해는 덕질을 안하고 열공할꺼라던 내 다짐은 몇일만에 무너졌다.
아니 무너질수밖에 없는게
앨범들은 물론이고
굿즈만 나오면
"아미친 빅히트 굿즈 더럽게 비싸 xxx ..(비속어).." 하면서 애들은 또 예뻐서 사서 진열해놓고,
트위터를 키면
매번 하트를 뿅뿅대며 엄청 소통해주는 방탄이들 때문에 당최 끊을래야 끊을수가 없었다.
그렇게 내 방에는 앨범들과 굿즈들과 포스터들로 뒤덮혀 여기가 공부방인지 덕질방인지 구분을 못할 정도였다.
하루아침에 최애와 영혼이 바뀌었다 01
w. 말랭이
밤 10시, 평상시처럼 야자가 끝나고 집에 가려고 밖으로 나왔다. 내일이 주말이라 기분좋게 나왔는데,
맑은 아침과 다르게 어둠이 내린 밖은 비가 추적추적 오고 있었다.
" 비오네.. 아침엔 안왔는데.. 오늘 온다고 했었던가?"
인터넷 기사와 뉴스에서도 비 온다는 말은 안들은것 같은데...
순간 의아했다가 다시 교실로 가서 사물함에 있는 휴대용 우산을 꺼내왔다.
그렇게 걷고 있는데 설상가상 천둥까지 치는게 아닌가.
봄날인데 뭔 천둥까지 치면서 비가 오는지 찝찝한 느낌이 싫어 집으로 재촉하고 있었다.
집으로 가는 골목엔 인기척 하나 없었다.
열심히 걷고 있는데 멀리서 우산 하나 없이 이 시간에 비에 가득 젖은 폐지가 잔뜩 든 수레를 힘겹게 끌고가시는 할머니를 보았다.
비를 잔뜩 맞고 계서서 도와드릴까 생각했지만 나도 집가기 바빴으므로 지나쳐버렸다.
하지만 양심(?)에 찔린 나는 곧 돌아와 어느새 수레 끄시는걸 도와드리고 있었다.
하핳하하 이 정의로운 성격을 진짜....
**
"아이고 학생 힘들텐데 도와줘서 고맙네. 여기까지 오고. 조심히 가요"
"아 아니에요! 할머니도 어서 들어가서 쉬세요! 요즘엔 비가 언제올지 모르니까 우산 꼭 들고 다니시고요."
그렇게 난 할머니의 목적지까지 우산을 들고 끄시는걸 도와드렸다. 폰을 보니 시간은 11시가 되기 몇분전이었다.
아 빨리 가야겠다. 그렇게 인사하고 뒤를 돌았는데,
"학생"
"? 네??"
" 학생 마음이 너무 예뻐서 선물 하나 주려는데 어여 가져가"
"네? 괜찮ㅇ..."
괜찮다고 하기도 전에 내손에 뭔가를 쥐어주시고는 할머니는 대문안으로 사라지셨다.
그렇게 난 몇분간 멍을 때리다 집으로 왔다.
그리고 엄마의 폭풍 잔소리를 들었다...
방으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고 내가 한 일은 컴퓨터를 키는 일이었다. (공부따위...★ ) 그러다 힐끗 책상위에 올려논 아까 가져온 무언가를 보았다.
내 손에 있던 건 코팅된 말린 노란 꽃이었다..
이쁘네 책갈피로 써야겠다.
무심코 뒷면을 보니 짧은 설명이 있었다.
'달맞이꽃'
꽃말: 소원성취, 밤의 요정
*1시가 되기 전 곁에 두고 자면 당신의 작은 소망이 이뤄질지도
.
.
.
안 믿기지?
.....뭐야, 이거 진짜인가..?
그렇게 나는 몇분동안 이게 진짜일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렇게 나온 결론은 믿지말자였다.
고3이 되면 모든게 신기하고 재밌어 보인다더니...
내가 드디어 정신이 나갔나보다 이런 종이쪼가리를 믿고..
"....ㅋㅋ 이게 진짜일 확률보다 내가 방탄할 확률이 더 높겠닼ㅋㅋㅋㅋㅋㅋ 몸이 바뀌든지 새멤버로 들어가든짘ㅋㅋㅋㅋ"
나는 갑자기 이런 종이쪼가리에 시간을 뺏긴것이 어이가 없었다.
그 종이쪼가리를 구겨서 침대옆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렸다.
아 컴이나 해야지
그렇게 여러 사이트들을 들락날락거렸지만 소식없이 조용했다.
금세 흥미가 떨어진 나는 컴퓨터를 끄고 잠을 청했다.
아 오늘은 방탄몽이나 꿨으면.... 민군주님이 보고싶은 밤이군.....
그런데
내가 못보고 지나친것이 있었다.
설명밑에 조그만 글씨로 써져있는,
※경고: 이걸 봤을시 절대로 아무말이나 하지 말것
무슨 상황이 일어나든 절대 책임 불가
**
흠냐....
꿀잠을 자고 있는데 누가 나를 흔들었다.
" ... 일어나요! 일어나봐요 좀!"
어렴풋이 계속 들려오는 말소리에 짜증이 났다.
누가 날 깨우고 있다. 엄마인가?
뭐야 오늘 토욜인데 왜 깨우는거야 학원도 오후늦게 가는데.....
"아 좀 자자! 나 학원 오후에 간다고!....흠냐.."
"??? 이 형 뭐라는거얔ㅋㅋㅋㅋ 스케줄 가야죠 빨리 일어나요 형 늦었어요"
아 진짜 뭐가 늦었다는거야.. 안늦었ㄴ... 잠깐.....
형??? 나 남자 아닌디...? 스케줄은 또 뭐야...?
눈을 살짝 떠보니 .....내앞엔...
지민이가 웃으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헐 대미친 세상에 드디어 내가 바라고 바랬던 방탄몽을 꾸고 있나 보다... 아이고ㅠㅠㅠ하느님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 착하게 살게여
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
"빨리 준비하고 나와요 윤기형, 우리 먼저 차에 가 있을게."
그렇게 지민이는 방문을 닫고 나갔다.
응 그래 망개야ㅠㅠㅠㅠ금방 준비해서 나갈게ㅜㅜㅠㅠㅠㅠㅠㅠ
잠만...
응?...
윤기형??
윤기??
민윤기???
방탄 민윤기??
그 민슈가??
내가 잘못 들은건가...? 설마...
난 침대에서 조심조심 일어났다..
혹시나 해서 보니
내가 누워있는 곳은 내 침대가 아니었다.
내가 서있는 곳도 내 방이 아니었다.
떨리는 손으로 방문을 열고 나가니
처음보는 낯설은 아니 뭔가 낯익은 풍경이 들어왔다.
그랬다.
이곳은...
뷔앱에서 딱 한번 잠깐봤던 방탄 숙소였다.
그리고 거울 속에 비친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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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부탁드립니다...///
하하하하핳
(혹시나....)암호닉 신청받아요...(그렇게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