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이크 컬러 버스 (Take color verse) :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신의 머리카락이 상대의 머리카락 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머리 끝부분부터 위로 올라오듯이 물든다. +추가 설정 물든 부분은 잘라도 다시 끝부분부터 물들기 때문에 오래 숨길 수 없으며, 염색을 한다 해도 물든 부분을 원래 머리색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입술이 맞닿았을 때 원래의 머리색으로 돌아오게 된다.사랑이 식으면 윗부분부터 밑 부분으로 점차 원래 색으로 돌아온다. 꽃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식물들은뿌리를 뽑지 않는 이상,싹을 잘라도 다시 자라난다. 그 말은 즉,내 마음에 피기 시작한 꽃의 싹을 잘라도 뿌리를 뽑지 않는 이상에는 아무리 자르고 잘라도 계속해서 싹을 틔울 것이란 말. 그리고 그 뿌리에서, 다시 싹이 나려 하고 있었다. 染 ; 물들임 04 그래, 일단 김태형이 가르쳐 준다니까 좋긴 한데... 가르쳐 주는 것도 좀 추는 애가 배워야 잘 추지, 난 좀 못 추는 수준이 아니란 말이야.한 달반만에 그 춤 배우는 것도 어려울 텐데, 그걸 다 외워서... 거기다 동선 같은 것까지 더하면. 나 그리고, 막 율동 같은 건 초딩때 해봤어도 너네가 추는 그런 춤은 애초에 춰 보질 않았다고.그런 내가 너네가 추는 그런 수준 높은 춤을 어떻게 춰...진짜, 네가 먼저 나보고 하라 해놓고 나 춤추는 거 보고 막 뭐라 하기만 해봐. 난 분명 안 한다고 했는데 네가 억지로 시킨 거다?네가 벌인 일이니까 네가 책임지고 가르쳐. 나도 몰라... "야야, 김탄소!" 그렇게 엎드려 한참 눈을 감고 잠이 드려 할 때쯤, 누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박지민인가. 답을 하기 위해 고개를 들려 했을 때에는 다시 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얘 자는데." "... 어, 미안."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에 들려던 고개를 다시 파묻고는 무거워진 눈꺼풀을 가지고 눈만 깜빡거리며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너의 한마디에 박지민은 다시 제자리로 가는듯 했고, 교실이 조용해지자 조금 뒤 나는 다시 감겨오는 눈을 못 이겨 잠이 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얼만큼 잤을까, 비몽사몽 한 정신으로 느릿하게 고개를 들었다.근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덜 떠진 눈으로 주위를 둘러봤을 때, 문학 선생님이 책을 들고 앞에 서 있는 걸로 봐서는.망했다. 수업 시작한 지 얼마나 된 거야. 박지민도 안 깨워주고 진짜... 김태형은 짝지면서 안 깨워주고 뭐 했대.문학책을 펴며 수업을 듣고 있을 너를 살짝 째려보려다, 공책에 무언갈 열심히 적고 있는 너에 공책을 쳐다봤다. ... 오, 김태형. 필기도 하네. 춤만 추는 줄 알았는데. 신기하다는 듯 너와 공책을 번갈아 보고 있었을 때, 너는 나를 흘긋 보고는 다시 공책으로 시선을 옮겨 나에게 작게 말을 걸었다. "깼어? 야, 넌 무슨 여자애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자냐." "너 이씨, 왜 안 깨워줬어. 수업 10분 밖에 안 남았잖아..." "뭐. 깨웠는데 네가 안 일어난 거거든?" "... 아, 그래?" "근데 피곤해 보이길래, 더 자라고." 너의 말을 마치고는 나를 향해 살짝 웃어 주는 너였다.야, 잠도 덜 깼는데 갑자기 그렇게 웃어주면 어떡해... 10분 동안이라도 수업 집중하긴 글렀네.그나저나, 나 수업시간에 자본적 한 번도 없는데. 오늘 복습은 뭐 갖고 하지. 수업하고 계신 선생님 말씀은 들리지도 않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문학 책만 뚫어져라 쳐다봤다.그러다 다시 필기를 하며 선생님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는 너에 다시 고개를 돌렸다. "필기한 거라도 빌려줘?" "헐, 진짜 빌려줄 거야? 고마워." "완전 고맙지? 댄스 대회 나가줘서 빌려주는 거야." "... 아." 왜, 그 어이없거나 하면 저절로 나오는 그런 탄식 같은 거 있잖아. 그런 거였어 방금.필기하는데 펜을 툭 치고 싶었지만, 빌려준다는 너에 입을 꾹 다물고 조용히 네가 필기하는 모습만 쳐다보고 있었다.그러다 수업이 끝났고 아이들은 종이 울리자마자 자기 친구들과 떠들어대기 바빴다. ... 그다음 시간이 뭐였더라. 체육?가방을 들어 체육복을 꺼내려다, 책만 들어있는 가방 안을 보고는 방에 그대로 두고 온 체육복이 생각나 멍하니 앉아있었다.김태형, 매점 가자.너의 친구들이 너를 부르는 소리에 너는 알았다며 공책을 덮고 일어났고, 그 공책을 내 책상 위로 밀었다. "야, 이거 오늘 안 줘도 되니까 내일 줘." "너는 공부 어떻게 해, 그럼." "나야 뭐. 들고 가봤자 안 할걸? 오늘은 이거 갖고 공부해." "어, 어..." "난 애들이랑 매점 갔다 올게." "응, 갔다 와." 이거 다음 체육인데, 매점 갈 시간이 있냐...교실문을 나서며 손을 흔들거리는 너에 손을 흔들어주고는 너에게 건네받은 연두색 공책을 들고 교실문만 바라봤다.그 연두색 공책에는 오른쪽 밑쪽에 작게 김태형이라고 적혀있었다. 나보다 글씨도 더 예쁘게 쓰네. 똑딱거리며 빠르게 한 바퀴를 돌아가는 시계를 한 번 보고는 공책을 가방에 집어넣었다.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일단 박지민은 축구한다고 체육복 절대 안 빌려 줄 거고... 진짜 누구한테 빌려, 다른 반에는 친한 애 없는데. 그렇게 하나둘씩 체육복을 갈아입고 체육관으로 가는 아이들을 쳐다보며 손톱만 물어뜯고 있었을 때, 다시 네가 교실로 들어왔다. "어, 너 체육 안 가고 여기서 뭐 해." "아, 그게." "너 체육복 없지." "... 어, 어? 아닌데? 지금 갈 거야." 뭐야, 눈치 완전 빨라... 나 그냥 아프다고 할래, 체육 선생님한테. 아프다는데 봐주겠지.입고 있던 교복을 한 번 내려다보고는 체육관으로 가기 위해 일어나 교실문을 나가려 했을 때, 네가 사물함에서 무언가를 꺼내고는 나에게로 다가와 말했다. ... 막 그렇게 예고도 없이 다가오지 말라니까. "야, 자두. 이거 입어." "... 어?" "이거 입고 가라고. 그거 입고 어쩌게." "이거, 네 거잖아. 너도 지금 체육인데... 근데 내가 왜 자두야." "자두 닮았으니까. 그리고 난 쌤한테 오늘 행사 미뤄져서 갑자기 수업 듣게 된 거라 체육복 없다고 하면 돼." "... 아니거든, 아무튼 고마워." "너 오늘 나한테 진 빚만 얼마야." "그러게, 뭘로 갚지." "나중에 생각하고, 빨리 입고 체육이나 와. 쌤한테 말해줄게. 먼저 가 있는다." "어, 어어..." 네가 나가고 난 후, 네가 준 체육복만 쳐다보다 수업 종이 울리는 소리를 듣고는 정신을 차려 체육복을 갈아입었다.... 좋은 냄새난다.나 살면서 남자애 체육복 입어볼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근데 이거 너무 큰 것 같은데... 길이도 길고 이건 거의 아빠 옷 뺏어 입은 수준. 아 몰라, 일단 뛰자. 1학년 수업에 들어가 있는 담임선생님이 뛰지 말라는 소리에도 정신없이 뛰어 체육관으로 다시 뛰었다.... 아, 힘들어.체육관에 들어오니 저쪽에서 체조를 하고 있는 우리 반이 보였고, 계속 차는 숨에 숨을 대충 고르고는 잠시 와 보라는 체육 선생님 앞에 섰을 때 김태형도 같이 보였다. "... 후, 늦어서 죄송합니다." "김탄소, 늦은 이유. 늦는다고 얘기는 들었다." "그게, 체육복을 안 가지고 와서 빌려 입느라..." "다음부터는 늦지 않도록. 김태형, 넌 왜 교복 차림인가." "오늘 행사 때문에 수업 안 듣는 걸로 얘기했었는데, 행사가 갑자기 미뤄져서 수업 들으라고 그러셔서요." 이런저런 이유로 체육복을 안 들고 왔다고 말하는 너에 고개를 숙이고 체육복에 있는 너의 이름이 안 보이도록 고개를 숙이자, 긴 머리카락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반 아이들은 체조가 끝나고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고 나를 보고는 키득거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야, 전학생 체육복 진짜 커.체육 선생님은 나와 김태형을 보며 한숨을 내뱉고는 출석부를 들고 휘적거리며 운동장에 나가서 축구를 하던, 농구를 하던 하고 싶은 운동을 하라 그러고는 다른 체육 선생님들과 수다를 떨기에 바빴다.박지민은 나를 한 번 봐주고는 친구들과 축구를 하러 운동장으로 나갔고, 나는 박지민이 나간 체육관 문을 쳐다보다 너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저, 김태형. 진짜 고마워. 체육복도 없었으면 나 진짜 혼날 뻔했어." "어. 근데 너 체육복 좀 접고 오지. 진짜 웃긴 거 아냐." "... 아, 맞다." 고개를 숙여 소매 부분을 접으려 할 때, 김태형의 손이 체육복 위로 올려졌고 소매를 세 번씩 접어주는 너에 터질듯한 얼굴로 접혀지는 체육복만 보고 있었다. "... 어, 야... 내가 해도 되는데." "쓰읍, 가만히 있어라? 내 체육복이라서 내가 접어주는 거야. 너 팔도 짧은데 이렇게 긴 걸 어떻게 너 혼자 하냐." "... 이씨, 뭐래. 팔 안 짧거든. 내가 혼자 할 수 있거든?" "네, 네. 알았네요." "..." 지금 나보다 키 크고 팔도 길고. 다 길다고 자랑하는 거지? 사실이라서 반박은 못하고... 체육복도 네가 빌려준 거라서 뭐라 못하겠고.박지민이었으면 한 대 때렸어 진짜.... 근데 김태형, 너라서 봐주는 거다. -- 적화입니다! 총총...비도 오는데 뭐하고 계신가요.토요일이라서 기분은 좋은데 날씨만 좋았어도 이 글이랑 분위기가 어울렸을 텐데... 아쉬워요.아무튼 지금까지 신청해주신 암호닉 다 정리해서 들고 왔으니, 아래 확인해주세요!암호닉을 마감해야 할지 어쩔지 몰라서 신청해주신 것까지만 정리해서 왔습니다.혹시나 암호닉 신청 원하시는 독자님들은 신청해주셔도 무관합니다. ^ㅁ^마감은 내일쯤 할까 생각 중이에요. 암호닉 가나다 순혹시나 빼먹은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핑크색으로 해보고 싶어서... 특수문자@침침@@.~♡계란말이♡♡율♡숫자0331213 영어EHEHㄱ골드빈골뱅금어김석진사랑해요꾸꾸야 ㄴ내 기억 속의 빈칸내마음의전정쿠키너굴대장너굴징뉴밍뉴밍뉸뉴냔냐냔늘품 ㄷ델리만쥬도모다찌됴♡ㅏㅁ모찌섹시몽마ㅂ방봄방형네셋째아들정호석뱁새복동봄봉불낙브이백빙구빙그레빵빵맨ㅅ사랑둥이삼학년새벽슈가슈가슈놀스파클링썰썰ㅇ아이스애플망고오츠카레올옵요랑이우유웃음망개짐니윤기자몽융기태태쀼융융힝ㅈ지블리쪼아요ㅊ추억칙촉침치미 ㅋ코코몽 ㅌ탄둥이태랑이태태태태마망ㅎ헐마이니호비호비의 물구나무가나다 순 혹시나 빼먹은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핑크색으로 하고싶어서... 특수문자@침침@@.~♡계란말이♡♡율♡숫자0331213 영어EHEHㄱ골드빈골뱅금어김석진사랑해요꾸꾸야 ㄴ내 기억 속의 빈칸내마음의전정쿠키너굴대장너굴징뉴밍뉴밍뉸뉴냔냐냔늘품 ㄷ델리만쥬도모다찌됴♡ㅏㅁ모찌섹시몽마ㅂ방봄방형네셋째아들정호석뱁새복동봄봉불낙브이백빙구빙그레빵빵맨ㅅ사랑둥이삼학년새벽슈가슈가슈놀스파클링썰썰ㅇ아이스애플망고오츠카레올옵요랑이우유웃음망개짐니윤기자몽융기태태쀼융융힝ㅈ지블리쪼아요ㅊ추억칙촉침치미 ㅋ코코몽 ㅌ탄둥이태랑이태태태태마망 ㅎ헐마이니호비호비의 물구나무
* 테이크 컬러 버스 (Take color verse)
: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신의 머리카락이 상대의 머리카락 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머리 끝부분부터 위로 올라오듯이 물든다.
+추가 설정
물든 부분은 잘라도 다시 끝부분부터 물들기 때문에 오래 숨길 수 없으며,
염색을 한다 해도 물든 부분을 원래 머리색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입술이 맞닿았을 때 원래의 머리색으로 돌아오게 된다.
사랑이 식으면 윗부분부터 밑 부분으로 점차 원래 색으로 돌아온다.
꽃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식물들은
뿌리를 뽑지 않는 이상,
싹을 잘라도 다시 자라난다.
그 말은 즉,
내 마음에 피기 시작한 꽃의 싹을 잘라도 뿌리를 뽑지 않는 이상에는 아무리 자르고 잘라도 계속해서 싹을 틔울 것이란 말.
그리고 그 뿌리에서, 다시 싹이 나려 하고 있었다.
染 ; 물들임
04
그래, 일단 김태형이 가르쳐 준다니까 좋긴 한데... 가르쳐 주는 것도 좀 추는 애가 배워야 잘 추지, 난 좀 못 추는 수준이 아니란 말이야.
한 달반만에 그 춤 배우는 것도 어려울 텐데, 그걸 다 외워서... 거기다 동선 같은 것까지 더하면.
나 그리고, 막 율동 같은 건 초딩때 해봤어도 너네가 추는 그런 춤은 애초에 춰 보질 않았다고.
그런 내가 너네가 추는 그런 수준 높은 춤을 어떻게 춰...
진짜, 네가 먼저 나보고 하라 해놓고 나 춤추는 거 보고 막 뭐라 하기만 해봐. 난 분명 안 한다고 했는데 네가 억지로 시킨 거다?
네가 벌인 일이니까 네가 책임지고 가르쳐. 나도 몰라...
"야야, 김탄소!"
그렇게 엎드려 한참 눈을 감고 잠이 드려 할 때쯤, 누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박지민인가. 답을 하기 위해 고개를 들려 했을 때에는 다시 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얘 자는데."
"... 어, 미안."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에 들려던 고개를 다시 파묻고는 무거워진 눈꺼풀을 가지고 눈만 깜빡거리며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
너의 한마디에 박지민은 다시 제자리로 가는듯 했고, 교실이 조용해지자 조금 뒤 나는 다시 감겨오는 눈을 못 이겨 잠이 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얼만큼 잤을까, 비몽사몽 한 정신으로 느릿하게 고개를 들었다.
근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덜 떠진 눈으로 주위를 둘러봤을 때, 문학 선생님이 책을 들고 앞에 서 있는 걸로 봐서는.
망했다. 수업 시작한 지 얼마나 된 거야. 박지민도 안 깨워주고 진짜... 김태형은 짝지면서 안 깨워주고 뭐 했대.
문학책을 펴며 수업을 듣고 있을 너를 살짝 째려보려다, 공책에 무언갈 열심히 적고 있는 너에 공책을 쳐다봤다.
... 오, 김태형. 필기도 하네. 춤만 추는 줄 알았는데.
신기하다는 듯 너와 공책을 번갈아 보고 있었을 때, 너는 나를 흘긋 보고는 다시 공책으로 시선을 옮겨 나에게 작게 말을 걸었다.
"깼어? 야, 넌 무슨 여자애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자냐."
"너 이씨, 왜 안 깨워줬어. 수업 10분 밖에 안 남았잖아..."
"뭐. 깨웠는데 네가 안 일어난 거거든?"
"... 아, 그래?"
"근데 피곤해 보이길래, 더 자라고."
너의 말을 마치고는 나를 향해 살짝 웃어 주는 너였다.
야, 잠도 덜 깼는데 갑자기 그렇게 웃어주면 어떡해... 10분 동안이라도 수업 집중하긴 글렀네.
그나저나, 나 수업시간에 자본적 한 번도 없는데. 오늘 복습은 뭐 갖고 하지.
수업하고 계신 선생님 말씀은 들리지도 않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문학 책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러다 다시 필기를 하며 선생님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는 너에 다시 고개를 돌렸다.
"필기한 거라도 빌려줘?"
"헐, 진짜 빌려줄 거야? 고마워."
"완전 고맙지? 댄스 대회 나가줘서 빌려주는 거야."
"... 아."
왜, 그 어이없거나 하면 저절로 나오는 그런 탄식 같은 거 있잖아. 그런 거였어 방금.
필기하는데 펜을 툭 치고 싶었지만, 빌려준다는 너에 입을 꾹 다물고 조용히 네가 필기하는 모습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수업이 끝났고 아이들은 종이 울리자마자 자기 친구들과 떠들어대기 바빴다.
... 그다음 시간이 뭐였더라. 체육?
가방을 들어 체육복을 꺼내려다, 책만 들어있는 가방 안을 보고는 방에 그대로 두고 온 체육복이 생각나 멍하니 앉아있었다.
김태형, 매점 가자.
너의 친구들이 너를 부르는 소리에 너는 알았다며 공책을 덮고 일어났고, 그 공책을 내 책상 위로 밀었다.
"야, 이거 오늘 안 줘도 되니까 내일 줘."
"너는 공부 어떻게 해, 그럼."
"나야 뭐. 들고 가봤자 안 할걸? 오늘은 이거 갖고 공부해."
"어, 어..."
"난 애들이랑 매점 갔다 올게."
"응, 갔다 와."
이거 다음 체육인데, 매점 갈 시간이 있냐...
교실문을 나서며 손을 흔들거리는 너에 손을 흔들어주고는 너에게 건네받은 연두색 공책을 들고 교실문만 바라봤다.
그 연두색 공책에는 오른쪽 밑쪽에 작게 김태형이라고 적혀있었다.
나보다 글씨도 더 예쁘게 쓰네.
똑딱거리며 빠르게 한 바퀴를 돌아가는 시계를 한 번 보고는 공책을 가방에 집어넣었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일단 박지민은 축구한다고 체육복 절대 안 빌려 줄 거고... 진짜 누구한테 빌려, 다른 반에는 친한 애 없는데.
그렇게 하나둘씩 체육복을 갈아입고 체육관으로 가는 아이들을 쳐다보며 손톱만 물어뜯고 있었을 때, 다시 네가 교실로 들어왔다.
"어, 너 체육 안 가고 여기서 뭐 해."
"아, 그게."
"너 체육복 없지."
"... 어, 어? 아닌데? 지금 갈 거야."
뭐야, 눈치 완전 빨라... 나 그냥 아프다고 할래, 체육 선생님한테. 아프다는데 봐주겠지.
입고 있던 교복을 한 번 내려다보고는 체육관으로 가기 위해 일어나 교실문을 나가려 했을 때, 네가 사물함에서 무언가를 꺼내고는 나에게로 다가와 말했다.
... 막 그렇게 예고도 없이 다가오지 말라니까.
"야, 자두. 이거 입어."
"... 어?"
"이거 입고 가라고. 그거 입고 어쩌게."
"이거, 네 거잖아. 너도 지금 체육인데... 근데 내가 왜 자두야."
"자두 닮았으니까. 그리고 난 쌤한테 오늘 행사 미뤄져서 갑자기 수업 듣게 된 거라 체육복 없다고 하면 돼."
"... 아니거든, 아무튼 고마워."
"너 오늘 나한테 진 빚만 얼마야."
"그러게, 뭘로 갚지."
"나중에 생각하고, 빨리 입고 체육이나 와. 쌤한테 말해줄게. 먼저 가 있는다."
"어, 어어..."
네가 나가고 난 후, 네가 준 체육복만 쳐다보다 수업 종이 울리는 소리를 듣고는 정신을 차려 체육복을 갈아입었다.
... 좋은 냄새난다.
나 살면서 남자애 체육복 입어볼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근데 이거 너무 큰 것 같은데... 길이도 길고 이건 거의 아빠 옷 뺏어 입은 수준. 아 몰라, 일단 뛰자.
1학년 수업에 들어가 있는 담임선생님이 뛰지 말라는 소리에도 정신없이 뛰어 체육관으로 다시 뛰었다.
... 아, 힘들어.
체육관에 들어오니 저쪽에서 체조를 하고 있는 우리 반이 보였고, 계속 차는 숨에 숨을 대충 고르고는 잠시 와 보라는 체육 선생님 앞에 섰을 때 김태형도 같이 보였다.
"... 후, 늦어서 죄송합니다."
"김탄소, 늦은 이유. 늦는다고 얘기는 들었다."
"그게, 체육복을 안 가지고 와서 빌려 입느라..."
"다음부터는 늦지 않도록. 김태형, 넌 왜 교복 차림인가."
"오늘 행사 때문에 수업 안 듣는 걸로 얘기했었는데, 행사가 갑자기 미뤄져서 수업 들으라고 그러셔서요."
이런저런 이유로 체육복을 안 들고 왔다고 말하는 너에 고개를 숙이고 체육복에 있는 너의 이름이 안 보이도록 고개를 숙이자, 긴 머리카락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반 아이들은 체조가 끝나고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고 나를 보고는 키득거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야, 전학생 체육복 진짜 커.
체육 선생님은 나와 김태형을 보며 한숨을 내뱉고는 출석부를 들고 휘적거리며 운동장에 나가서 축구를 하던, 농구를 하던 하고 싶은 운동을 하라 그러고는 다른 체육 선생님들과 수다를 떨기에 바빴다.
박지민은 나를 한 번 봐주고는 친구들과 축구를 하러 운동장으로 나갔고, 나는 박지민이 나간 체육관 문을 쳐다보다 너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저, 김태형. 진짜 고마워. 체육복도 없었으면 나 진짜 혼날 뻔했어."
"어. 근데 너 체육복 좀 접고 오지. 진짜 웃긴 거 아냐."
"... 아, 맞다."
고개를 숙여 소매 부분을 접으려 할 때, 김태형의 손이 체육복 위로 올려졌고 소매를 세 번씩 접어주는 너에 터질듯한 얼굴로 접혀지는 체육복만 보고 있었다.
"... 어, 야... 내가 해도 되는데."
"쓰읍, 가만히 있어라? 내 체육복이라서 내가 접어주는 거야. 너 팔도 짧은데 이렇게 긴 걸 어떻게 너 혼자 하냐."
"... 이씨, 뭐래. 팔 안 짧거든. 내가 혼자 할 수 있거든?"
"네, 네. 알았네요."
"..."
지금 나보다 키 크고 팔도 길고. 다 길다고 자랑하는 거지? 사실이라서 반박은 못하고... 체육복도 네가 빌려준 거라서 뭐라 못하겠고.
박지민이었으면 한 대 때렸어 진짜.
... 근데 김태형, 너라서 봐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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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화입니다! 총총...
비도 오는데 뭐하고 계신가요.
토요일이라서 기분은 좋은데 날씨만 좋았어도 이 글이랑 분위기가 어울렸을 텐데...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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