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my kook!
01
( 브금: love is you (inst) )
(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천천히 연재됩니다.)
동성연애에 대해 반감을 가진 분들이 보시기엔 다소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와 왠일로 존나 잘생긴 애가 우리과에 들어왔냐. 테이블로 돌아가 술을 마시면서도 자꾸만 눈이 갔다. 다른 남자애들과 여자애들도 계속 힐끔 쳐다보는 것을 보니 나만 이런 게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잘생긴 외모도 잠깐이었다. 그 파릇한 존잘 신입생에게 벌써 흥미가 떨어진 나는 다시 부어라 마셔라 햇병아리들에게 술을 먹이기 시작했다. 애들이 혀가 살살 꼬이는 게 이제 점점 취한 것 같았다. 아니, 간도 튼튼할 나인데 이거밖에 못먹어? 봐봐, 내가 맛있게 섞어줄게. 사색이 된 신입생들의 표정을 보며 활력을 얻고 술을 미친듯이 섞어댔다. 난 아무것도 몰라요. 이렇게 말하는 듯한 표정이 귀엽게만 느껴졌다. 이제 선배들은 자리 섞자-. 김남준이 박수를 치며 말했다. 아니 어디 갔다가 지금 나타난 거냐고. 아 선배 난 이 테이블이 좋은데. 애들 존나 귀여워. 김남준에게 바꾸지 말자는 듯한 무언의 눈빛을 보냈다. 김남준은 분명히 내 눈빛을 알아챘음에도 불구하고 임의대로 자리를 섞기 시작했다.
"아, 한참 재밌는데 뭘 또 자리를 섞어요. 이제 친해지기 시작했는데..."
"야, 네 테이블에 있는 애들 상태나 보고 말해. 그리고 이렇게 중간에 섞어야지 다양하게 친해지지"
"뉘예뉘예"
"이게 진짜. 넌 저기 앉아"
아무튼 정의의 사도 납셨어. 김남준이 가르킨 테이블에 있는 곳으로 가니 아까 그 존잘 신입생 한 명이 있었다. 원래 그 자리에 있던 내 동기 여자애가 아쉽다는 듯이 자리를 일어섰다. 아니 근데 여기에 김태형 박지민이 있는 건데. 이미 그곳은 김태형과 박지민이 모든 술을 점령하고 있었다. 야, 이제 너네도 먹어. 먹이기만 하냐. 나는 김태형과 박지민에게 친히 술을 섞어 대령했다. 야, 인간적으로 네가 섞은 건 훅가. 술잔을 밀어내는 김태형의 손목을 꽉 잡자 그제야 알았다며 마시는 김태형이었다. 박지민 얘는 술 약할 것처럼 생겨서 존나 쎄단 말이야. 박지민은 여유롭게 내가 섞은 술을 벌컥벌컥 마셨다.
"후배님? 후배님은 몇 살?"
"아, 스무살입니다"
"크으, 언제나 들어도 풋풋하다. 나는 14학번 김태형이라고 해"
"아... 저는 16학번 전정국이라고 합니다"
"너 근데 잘생겼다"
또 김스치면인연씨는 앞에 있는 존잘 신입생에게 미친 친화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낯가리는 박지민은 그냥 웃으며 여유롭게 술만 돌릴 뿐이었다. 근데 얘도 박지민 못지않게 낯 엄청 가리나보네. 김태형의 미친 친화력에도 뚫리지 않는 철벽에 어쩌면 얘는 박지민보다 더 철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존잘 신입생에게 시선이 빼앗겨 눈치만 보고 있는 다른 신입생들에게 말을 걸며 술을 먹였다. 이래서 외모지상주의는 안된다니깐. 다들 쟤한테만 관심있고. 열심히 이 테이블에 앉은 신입생들에게 술을 돌리고 말을 걸다보니 어느새 신입생들은 한껏 꼴아있었다. 에이 재미없게, 우리 후배님들 술이 약하네. 나는 입맛을 쩝 다셨다. 야, 김탄소. 왜 너가 가는 테이블마다 애들이 죽어나는 거냐. 김남준은 장렬히 쓰러진 신입생들을 보며 말했다. 그렇다 우리 테이블에는 내가 관심을 듬뿍 준 신입생들, 즉 김태형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전정국 빼고 모두 장렬히 전사했다.
"이제 애들 보내고 우리끼리 마셔요"
"아, 그래야겠네. 너무 취한 애들은 거기 명단에 애들 주소 있으니깐 택시 태워서 보내"
"아 또 제가 해요? 왜 건장한 남자들 나두고!!"
"걔네보다 네가 더 힘 세거든"
"...."
"이따 윤기오니깐 오랜만에 뭉쳐서 술 먹자"
뉘예뉘예. 김남준에게 건네받은 명단을 들고 15,14들과 함께 떡이 된 신입생들을 술집 밖으로 한 명씩 날랐다. 어, 넌 걸을 수 있지? 정류장까지 데려다줄게. 집 도착하면 이 번호에 꼭 문자하고. 요즘 술자리에서 하도 문제가 많이 일어나나보니 학교에서 모든 책임을 과대와 부과대에게 고스란히 물려줬다. 덕분에 일일히 문자도 받아야 하고 일도 몇 배로 늘었다. 아휴, 이제 몇 명 남았나. 후배님, 일어나봐요. 움직일 수 있어요? 얼마나 먹은 건지 일어서지도 못하는 신입생의 팔을 내 어깨에 두르고 있는 힘껏 일어섰다. 아 시발 존나 무거워. 이새낀 몸에 돌이라도 넣었나. 생각보다 무거운 신입생 때문에 도와줄 인간을 찾아 주위를 둘러봤다. 그때 저기 저 다시 술집으로 들어오는 김태형과 눈이 마주쳤다. 야! 김태형! 김태형은 내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가벼워보이는 신입생을 데리고 술집을 나갔다. 아, 저새끼가. 어쩔 수 없이 낑낑거리고 있는데 그때 갑자기 어깨가 가벼워졌다.
"가요"
"...어?"
저기 후배님! 안그래도 되는데! 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전정국이랬나. 아무튼 그 존잘 신입생이 내 어깨에 달려있던 신입생을 가볍게 들쳐맸다. 오, 힘 좋네. 전정국이 신입생을 택시에 태워 보낼 때까지 우람한 전정국의 팔뚝을 구경하며 새삼 감탄을 했다. 반팔 입으면 난리나겠네. 여자애들이 엄청 들이대겠고만. 멍하니 전정국을 쳐다보다가 나를 부르는 전정국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저... 김탄소 선배님 맞죠..?"
"응? 아, 맞아. 기억력 좋네. 너도 이제 집 가야지"
치마가 너무 짧아요. 그때 전정국이 자신의 떡볶이 코트를 벗어 내 허리에 둘렀다. 에? 안그래도 되는데. 너 춥잖아. 내 허리에 코트를 꽁꽁 싸매는 전정국의 정수리를 보며 말했지만 대꾸도 하지 않는 그였다. 야! 김탄소!! 이제 애들 다 보냈어 들어와! 술집 문에서 머리만 빼꼼 내민 박지민이 특유의 애교 넘치는 목소리로 외쳤다. 쟤는 술들어가면 더 치명적이라니깐. 얘 데려다주고 갈게! 전정국을 데리고 버스정류장으로 가고 있는데 멀리서 누군가가 헉헉거리며 나를 불렀다. 김탄소..! ...김태형? 쟤는 왜 아직도 저기있어. 정류장 쪽에서 뛰어오던 김태형은 내 팔을 늘어잡으면서 징징거리기 시작했다. 아니이~ 자꾸 집 안간다고 우겨서... 진짜 떼느라 죽는 줄 알았어! 아까 나 버리고 가더니 잘됐네. 징징거리는 김태형의 팔을 가볍게 떼어내고 전정국과 버스정류장에 가려는데 김태형이 전정국의 팔을 붙잡았다.
"신입생! 너도 같이 술먹고 갈래?"
"야, 김태형 얘 불편하게 왜그래. 거기 우리만 있는 거 아니잖아"
"아 다 친해졌는데 얘만 아직 덜 친하단 말이야"
"아직 안친한 게 정상이야"
내가 허리에 묶인 전정국의 코트를 풀려고 하자 전정국이 내 손을 막고 말했다. 갈게요. 뭐야, 이새끼 갑자기 왜이래. 당황한 내 표정과 달리 김태형은 뭐가 그리 좋은지 실실거렸다. 드디어 전정국의 철벽도 뚫어버린 건가. 표정 보면 아직도 낯가리는 거 같은데. 김태형은 전정국 어깨에 팔을 두르고 어서 가자며 방방 뛰었다. 김태형은 두루두루 친하지만 예전부터 한 명에게 꽂히면 그 사람에게 특히 붙는 경향이 있었다. 그 사람을 확실하게 자기사람으로 만드는 그런 힘이 있다. 전정국이 김태형 마음에 꽤 드나보다. 저거저거, 박지민한테 했던 거랑 똑같이 구네. 그때, 오른쪽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김탄소 안와?"
"먼저 가, 나 전화 좀 받고 올게"
"오케이~"
[여보세요?]
"응 세리야"
[신환회는 다 끝났어요? 시간 많이 늦었는데]
"다 끝났어~ 선배들이랑 한 잔 먹고 가려고"
[거기 그 김태형오빠도 있어요?]
"응, 박지민도 있고"
[암튼 난 김태형오빠가 젤 불안해. 언니랑 스킨십이 너무 잦아!]
오구 그랬쪄요? 나는 신발코로 바닥을 톡톡 쳤다. 세리의 귀여운 질투를 받는 이 모든 게 좋았다. 가슴이 몽글몽글하게 설레어왔다. 세리랑 통화를 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통화를 해버렸다. 이러다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집에 너무 늦게 들어가지 말라는 세리의 귀여운 당부를 마지막으로 전화를 마친 뒤 다시 술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근데 전정국한테 술 왕창 맥이는 거 아니야? 김남준만 있다면 별로 걱정이 없지만 중요한 건 민윤기가 있다는 것이다. 내 몸을 알콜에 면역력이 생길 정도로 만들어낸 장본인. 덕분에 술이 겁나게 쎄졌지만 처음에는 거의 응급실에 실려갈 뻔했었다. 아 진짜 뭔 일 생기면 어떡하지. 나는 불안한 마음에 발걸음의 속도를 높였다.
"헉... 윤기선배 왔어?"
"왔다 임마"
"어... 지금 오셨어요?"
아까 왔다 자식아. 화장실 갔다 온 거야. 갑자기 내 뒤에 나타난 민윤기는 내 머리 위에 손을 척하니 얹었다. 아까 왔다고요..? 그럼 전정국은 이미 전사한 건가. 민윤기가 오고 최소 30분이 지났을 테니 보통 애들이면 이미 뻗고도 남을 시간이다. 내 특제 술 섞는 기술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고. 바로 저 민윤기에게 어깨너머 배운 것이었다. 급하게 테이블을 두리번 거리자 민윤기가 나즈막히 나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야, 김태형이 데리고 온 신입생 좀 맘에 든다? 민윤기는 피식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저기, 박지민이랑 쌍벽으로 여유만만하게 술 먹는 사람이 설마 전정국은 아니겠지.
본래 민윤기라는 사람은 사람 사귀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함부로 인간관계를 맺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가장 친해지기 어려운 대상 1위로 꼽히기도 했다. 그런 민윤기의 마음에 들기란 쉽지 않은데, 왜냐면 그 기준이 딱 두 개이기 떄문이다. 하나는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람. 나머지 하나는 술이 존나게 쎈 사람. 물론 나는 후자였다. 그럼, 전정국은?
"으아 탄소다아..."
"누가 김태형한테 술 먹였냐"
"우리 탄소!! 오빠가 많이 아끼는 거 알지!!"
"아휴, 꺼져"
나는 들러붙는 김태형을 옆으로 치우고 자리에 앉았다. 김태형의 주량은 평균적으로 보기엔 보통이지만, 이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에겐 알콜병신일 뿐이다. 아, 정국아. 너 코트. 내가 다시 일어나서 허릿춤에 있는 코트를 벗어서 건너편에 있는 전정국에게 건네려고 하자 전정국은 무릎에 덮고 있으라고 하며 나를 다시 앉혔다. 해맑게 웃고 있는 저 전정국의 얼굴을 보니 사람들과 꽤 친해진 듯했다. 아깐 되게 무뚝뚝해보이더니 적응 잘 하네. 그때 옆에 앉은 민윤기가 내 앞으로 술을 가득채운 맥주잔은 쾅하고 내려놓았다.
자, 지각한 벌은 받아야지?
시발, 누가 술윤기 아니랄까봐.
어느정도 모두 술에 적당히 취해있을 때 즈음 민윤기가 턱을 괴고 나와 전정국을 흥미롭게 쳐다봤다. 뭘 쳐다봐요. 민윤기는 아무 것도 아니란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곤 전정국에게 질문을 던져대기 시작했다. 여자친구 있어? 아니요. 신입생 중에 마음에 든 애는? 없어요. 그럼 선배들 중엔? 마지막 질문에 전정국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민윤기는 재밌다는 듯이 푸슬푸슬 웃었다. 아니 왜 웃냐고 찝찝하게. 아까 나와 전정국을 번갈아보던 것을 알고 있기에 이 찝찝함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아니 귀찮아서 질문의 커녕 대답도 안하는 사람이 저렇게 질문을 해대니 이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럼 뭐 궁금한 거 있어? 신입생이라 궁금한 게 많을 텐데"
"...."
"없음 말고"
"있어요"
"뭔데"
"탄소선배"
"어?"
"남자친구 있어요?"
"...아니?"
전정국의 갑작스런 질문에 잔뜩 꼴아있는 김태형과 민윤기를 제외한 인물들의 눈이 한껏 커다래졌다. 민윤기는 꽤 만족스러운 듯이 안주를 하나 집어들며 나와 전정국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저기요. 지금 영화봐요? 박지민과 김남준은 멍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빤히 쳐다보는 전정국을 바라봤다. 그니깐 지금 이 상황. 얘 나한테 관심있는 거 맞지? 전정국은 기분이 좋은지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그때, 다시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발신자: 내새끼♥] 전화를 받으려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민윤기가 내 팔을 잡고 억지로 자리에 앉혔다. 그냥 여기서 통화해. 내 팔을 잡고 있는 민윤기의 손을 보고있는 전정국의 눈썹이 작게 꿈틀거렸다.
"여보세요?"
[언니~ 집 갔어?]
"아니, 아직 술 먹고 있어"
[내가 일찍 들어가라고 했잖아!]
"걱정말고 먼저 자~"
[힝... 알겠어. 언니 내일 데이트 알지?]
"응 당연하지"
[그럼 내일 봐!]
"잘자~"
너 그새 애인 생겼냐? 전화를 끊자 민윤기는 나를 흥미롭게 쳐다보며 말했다. 응, 이번에는 오래갈 것 같아. 귀여워. 성격도 좋아. 내가 눈을 휘어접게 웃으며 말하자 민윤기는 이번엔 제발 오래가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나를 쳐다보는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리니 굳은 표정의 전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김남준과 박지민은 그저 눈치만 볼 뿐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선배 누구랑 사겨요?"
"응"
"아까 남자친구 없다면서요"
"없으니깐 없다고 하지"
"...."
"네가 여자친구 있냐고 물어보진 않았잖아"
"....네?"
....?
+)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인물들
"존나 재밌네"
자신이 계획한 대로 흘러가서 마냥 재밌는 윤기
"....?"
(눈치)
예상치 못한 상황에 눈치만 보는 남준
"...."
(측은)
과거의 자신이 떠올라 정국이 불쌍해지는 지민
"헤헤..."
마냥 취한 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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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오마꾹 1화를 지르겠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꾸며놓은 이야기로
100% 실화가 아니라는 점 알아주세요~
음 굳이 따지자면 실화 60% 픽션 40% 정도?
헤헤 오늘 윤기가 했던 진회색으로 염색하러 가요!!
기분이 매우 좋슴미다
드디어 금발에서 벗어나여ㅠㅜㅠㅜ
요즘 여러분들 댓글 읽는 재미로 삽니다
몇 번이나 정독을 하는 건지.
우리 독자님들 말 왜케 이쁘게 해여
정말 워더스러워
납치하고싶다.
여러분들 제가 좋은 짤을 발견했습니다
예, 저의 인생이죠.
이미 망했어요.
그런 김에 방탄에 인생배팅하지 뭐.
그럼 전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