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네가 죽었다.
02
장례식을 치뤘어. 너의 부모님이 오셨는데, 아무말도 못하겠더라.
어머니, 한참 울다가 가셨어. 한대맞긴했는데. 뭐, 괜찮아.
아, 그리고 승현아. 나 안울었다. 니가 너 없을때 울지말랬잖아.
안울었으니까, 빨리 다시 돌아와. 나 안아주러와. 나 너무 힘들다.
03
우리집에 못들어가겠어.
오늘만, 오늘만 영배네서 잘게. 화내지마 승현아. 응?
04
영배가 밖에 좀 나가보래서 우리 자주 같이왔었던 카페에 왔어.
구석에 있어서 아무도 없다고 좋아했었는데, 니가 없으니까 별로야.
주인 아줌마가 너는 왜 안왔냐고 물어보더라. 여행갔다고 말하려고했는데, 눈물부터 나오는거야.
주인아줌마앞에서 펑펑 울어버렸다. 쪽팔리게. 헤어졌냐고 물어봐서 아니라고했어.
승현아, 우리 헤어진거아니잖아. 너, 다시 돌아올거잖아. 그치?
05
오늘은 하루종일 카페에 가서 앉아있었어.
너랑 키스하던, 같이 커피를 마시던, 서로 마주봤던 그 자리에 앉아서 네 생각밖에안했어.
보고싶다, 보고싶어. 죽을만큼 보고싶어.
06
세상은 전부다 그대로야.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똑같이 웃고, 즐거워하고, 행복해해.
나는, 네가 없어서 너무 힘든데.
너랑 자주 들렀던 공원도 그대로고, 옷가게도 그대로.
네가 없어진거빼곤 모두 그대로야, 그래서 더 슬프다.
07
용기내서 우리집에 가봤어.
들어가자마자 우리 사진이 붙어있어서, 주저앉아서 울어버렸다.
너랑 함께있을때는 사진보면서 좋아했는데. 지금은 너무 슬프다.
오늘도 영배네 집에서 자야될거같아. 미안,미안해 승현아.
08
매일 똑같은 옷만 입을수가 없어서 옷을 챙기러갔는데,
옷장을 열자마자 네 냄새가 확 풍겨와서 옷을 끌어안고 울뻔했어.
그래도 이번엔 참았다. 내가 울어버리면, 더이상 네 냄새가 나지않을까봐.
그러면 너무 버티기힘들어질거같아.
09
네가 있는곳에 다녀왔어.
너는 내품에 쏙 들어올만큼 작은곳에 담겨있더라.
네가 날 안아줘야하는데, 이젠 내가 널 안아줘야겠네.
그래도 한번만 니가 나 안아주면 안돼?
10
매일매일 안아줄게, 니가 좋아하던 김치볶음밥도 해줄게, 매일매일 뽀뽀도해줄게.
그러니까 제발 돌아와주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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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방에서 글잡으로 도망왔어ㅇㅅㅇ 저장해놓고 싶어서 그나저나 내가 필명도 있었다니..! 필명참구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