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 - 잊지말아요
※ ' * * *' 표시가 나오면 현재 또는 과거로 시상이 바뀌어 전개됨을 알려드립니다.
두통을 진정 시키려 고개를 들고 정면 보다 조금 높은 곳을 응시했다. 관객들은 저마다 일어나서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난 그 소리에 아찔해져왔다.
경기장을 훤히 비추는 스포트라이트를 보다가 이내 더 극심해지는 두통 때문에 난 다시 고개를 숙였다. 여기저기서 괜찮냐고 묻는 소리..
차오는 숨을 내쉬며 괜찮다는 말을 몇 번 하고 급히 락커룸으로 들어왔다. '그 날'의 기억은 멀쩡하던 날 바보로 만든다.
'그 날'의 기억은...
설레였다. 내 왼쪽 가슴에 굳게 박혀 있는 태극 마크.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벅차오름이 내 가슴을, 내 머리를 가득 채웠다.
경기 30분 전. 관객들이 꽉 꽉 들어찬 필드에서 나와 락커룸으로 다시 들어왔다. 당당하고 듬직하게 태극 마극를 떡- 하니 단 거울 속의 내가, 내가 봐도 멋져 보였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실 거의 다 들어찬 관객석을 보고 그녀의 다 왔다는 문자가 없어 불안한것도 있었다.
[응 흥민아-]
"아직 안왔어?"
[거의 다 왔는데 길이 막혀서 좀 늦겠다]
"그러게 버스 말고 택시 타라니까-"
[금방 갈게. 거의 다 왔으니까 내려서라도 가지 뭐]
"아냐 아냐! 천천히 와! 내리기만 해봐! 늦더라도 천천히 와. 다치지 말고"
그 말은 화가 되었다. 그녀를 걱정 한답시고 했던 내 말은.. 휴대폰을 락커에 넣고 필드에 입장한다는 관계자의 말에 줄을 서서 싸인을 기다렸다. 심장이 뛴다, 빠르게.
심장이 뛰는게 내가 다 느껴질 정도였다. 싸인이 보내져 왔는지 앞에서 부터 입장 되는 줄. 한 발짝 한 발짝 필드에 가까워지고 내가 필드를 밟고 관객의 환호성이 들리고..
당당하고 힘차게 필드를 걸어 일렬로 섰다. 장내에 쩌렁쩌렁 울리는 사회자의 목소리. 그리고 들러나오는 애국가. 비장한 표정이 아닌 헤헤 하고 웃는 얼굴을 해버렸다.
미친듯이 뛰는 왼쪽 가슴에 손을 얹자 심장이 뛰는게 손바닥에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힘차게 애국가를 불렀다. 제창이 끝나고 형들이 날 보고 비웃을 만큼.
지금 쯤이면 그녀도 왔을것 같았다. 악수가 끝나고 심판의 경기 시작 휘슬이 경기장에 크게 울렸다. 내가 공을 잡을 때 마다 아, 이런게 국가대표구나 하는 설레임이 느껴졌다.
내 국가대표 데뷔 경기는 1대 0의 승리로 끝이 났다. 선배들이 저마다 잘했다며 칭찬을 해줬고 승리의 기쁨과 데뷔의 기쁨으로 난 하늘을 날아가도 모자를 기분을 맛봤다.
밤하늘을 예쁘게 수 놓는 멋진 불꽃이며 아직도 꿈만 같은 내 왼쪽 가슴에 달린 태극 마크며 내 경기를 보고 기뻐할 그녀가 내 심장을 더 빠르게 뛰게 했다.
락커룸에 들어가 제일 먼저 확인한것은 휴대폰. 왠일인지 경기 시작 전, 경기 중에 온 그녀의 부재중 전화로 가득찬 내 휴대폰. 살짝 굳어지는 내 표정을 느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바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2번의 통화음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 그리고 다급하게 받는 그녀가 아닌 다른 사람.
[OOO씨 아시는 분이신가요?!!]
"네? 네... 맞는데 누ㄱ.."
[여기 병원인데요! 빨리 좀 와주세요! 지금 교통사고 나셨거든요]
교통사고라는 말에 나는 곧바로 경기장을 뛰쳐나갔다. 값진 땀 흘린 태극 마크 유니폼도 그대로 입고, 내가 제일 아끼는 축구화도 그대로 신고.
경기 직후 턱 끝까지 차는 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병원까지 쉴새 없이 달렸다. 사람들의 시선은 중요치 않았다.
정신 없이 달려간 병원. 이 문만 지나면 응급실인데, 그녀를 빨리 찾아야 하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덜컥 겁이 난다, 그녀가 어떻게 됐을지.
후들거리는 다리와 자꾸만 나쁜 생각만 하는 머리, 덜덜 떨려오는 손. 한 걸음 한 걸음 응급실 안으로 발을 들여놨다.
그녀를 찾고 말고 할것도 없이 의사와 간호사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한 침대. 의사와 간호사들 사이로 간신히 보이는, 침대 바깥으로 힘 없이 떨궈져 있는 손에 끼인 반지.
왼손 약지에 예쁘게 끼워진, 어제 갓 맞춘 우리의 커플링. 피 한 방울이 흘러 지나간... 빛을 잃지 않은 큐빅. 눈을 천천히 깜박였다.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다.
급히 그녀 쪽으로 뛰어가는 간호사 하는 잡고 아주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그맣게 말을 했다.
"제가... OOO 보호자인데요"
간호사는 왜이리 늦게 왔냐며 대뜸 서류를 건냈다. 수술 동의서. 어떠한 사고에도 병원측에 책임을 묻지 않겠습니다 라고 약속하는 동의서.
"축구경기장 부근에서 버스끼리 충돌사고가 있었어요. 수술을 해야할것 같네요.
수술 부작용은 많아요. 확률도 높고요. 시간은 없는데 해야할 수술은 많고 여러 수술을 한번에 할 수도 없어 안정성이 없습니다.
지금 수술에 안들어가면 환자는 100% 사망합니다. 수술을 한다고해도 살 가능성은 40% 밖에 되질 않아요"
속사포로 뱉어내는 간호사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는다. 사람의 생명을 퍼센티지로 나타낸다라.. 그래도 살 가능성 0% 보단 40%가 났잖아..
간호사가 건네는 펜을 떨리는 손으로 건내받고 또박 또박 내 이름을 쓰려 노력했다. 삐뚤삐뚤 써진 내 이름, 손흥민.
수 많은 간호사와 의사를 해치고 그녀의 얼굴을 마주했다. 하얀 붕대가 여기저기 피에 얼룩져 그녀의 머리에 감겨있고 옷은 여기저기 찢어져 있었다.
예쁜 눈을 감고 두 손을 떨구고 죽은듯이 누워 있는 그녀. 떨구어진 그녀의 손을 부여잡고 커플링을 매만졌다.
"..... 금방... 온다고 했잖아.. 왜... 왜... 여기 누워 있어"
목소리가 다 갈라지고 쉬어서 잘 나오지도 않는다. 덜덜 떨리기 까지 해 내 목소리는 볼품 없이 공기 중에 흩어졌다.
눈을 감은 채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쉬는 그녀에게 그 어떤 말을 해도 대답할것 같지 않았다. 심장 박동수는 점점 느려졌고 나는 다급했다.
뽀얀 피부에 까만 머리, 큰 눈망울. 모든게 예쁘다 그녀는. 제발 일어나서 나에게 괜찮다고, 나 괜찮다고 말만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제발..
잠시 뒤 간호사가 와서 수술에 들어간다며 수술실에 그녀의 침대를 끌고 들어갈 때 나는 마치 그녀를 다시는 볼 수 없는 마냥 울었다.
안녕하세요! 초고추장입니다~ ㅎㅎ 다리가 생각 보다 많이 아파서 오늘 한의원 갔다가 17살이나 먹고 펑펑 울었어요ㅠㅠㅠㅠㅠㅠ
할머니들이 이불 꿰메는 바늘 보다 더 큰 바늘로 침을 놓는거 있죠ㅠㅠㅠㅠ 한의원도 처음이고 침도 처음인데 너무 아파서 펑펑 울었어요ㅠㅠㅠ
드디어 흥민 선수와 여주인공의 과거가 밝혀졌네요ㅎㅎ 슬프죠?ㅠㅠㅠㅠㅠ 하지만 오늘이 끝이 아니라는거!!!
내일 7편이 또 나올 예정이니 기다려주세요~!!! 점점 끝을 향해 달려가는 이 망상이 저는 아쉬울 뿐이고!!!
망상인데 나오라는 여주인공은 안나오고 이상한 전개를 한것 같아 두고 두고 마음이 안좋아요ㅠㅠㅠㅠ
Thanks to.
짤랑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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